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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Chapter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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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화 우리가 후회할 줄 아는 한, 영원히 (1)

사탄이 악의 근원 되는 왕이 잡혔다·

그것의 끝은 누천 년간 이 땅을 괴롭혀 온 것과 달리 초라했다· 비루했다· 정말이지 그것이 쌓아 온 악명에 맞지 않는 혹은 그 악성에 걸맞은 종막이었다·

아울러 그의 수하이자 반역자이며 모든 절망의 시초였던 메피스토펠레스도 지옥에 영원히 가두어졌다·

만약 그것이 그 구더기 굴을 빠져나온대도 제약이 있는 이상 함부로 몸을 굴리지는 못할 것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그 목숨이 먼저 날아갈지도 모르기에·

마지막으로 계명· 고향을 등진 배반자이자 역적 그러나 그저 증오할 수만도 없는 동행자·

그자도 스스로 지옥에 나가떨어졌다· 설령 그것이 자기 자신의 바람에 의해 이뤄졌대도 그가 향한 곳이 지옥이란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 존재는 앞으로 붉고 황량한 무허의 땅에서 아주 오랜 시간을 고독하게 보낼 것이다· 그런 결말이었다·

‘···아·’

그것을 깨달은 순간 파우스트는 기분이 실로 미묘해졌다· 영원히 얻을 수 없다고 여겼던 무언가가 기어이 손에 쥐어졌으니 어쩔 도리 없었다·

소년은 이것이 더없이 생경하고 눈부시고 버거웠다· 이 승리 아닌 승리가 견딜 수 없이 무거워서 숨통이 막힐 지경이었다·

죽고 싶었다·

혹은 강박적으로 살고 싶었다·

숨 쉬는 것이 힘들었다·

그렇지만 억지로라도 호흡해야 했다·

‘지금 한 이야기는 너에게도 마찬가지로 통용되는 말이야· 알아들었어?’

당신이 어떻게 가져온 미래인데 고작 과중하단 이유로 이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잘 살아·’

하지만 그레트헨 저는 역시 모르겠어요· 살아만 있다면 속죄할 수 있다는 건 제게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말이에요· 언젠가 이 어깨에 걸린 죄책감이 덜어질 것이란 말도 너무 까마득해요·

「그레트헨····」

당신께선 미련에 붙잡히거든 후회가 망집이 되어 미래를 망칠 것이라 하셨지요· 하나 그렇게 치면 저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망가져 있었어요· 그것을 바로잡을 자신도 없어요·

잘못을 반추하여 미래를 바꾸기에는 저는 너무 오랫동안 과거만 잡고 있었어요·

「그레첸·」

하면 인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련을 흘려보내고 나아가는 방법 따위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데· 죽지 않고 사는 미래도 차마 떠올릴 수가 없는데·

「···요백·」

아· 제발 이런 저를 혼자 남겨 두지 마세요·

“우욱·”

차마 하지 못한 말이 껄끄럽게 목 뒤로 넘어가고 모험가의 영혼이 육신으로부터 분리되었다· 빛과 함께 세상 저편으로 넘어가는 영혼이 꼭 승천하는 무언가 같았다·

추락했던 별이 원래 있을 밤하늘로 돌아갔다·

아울러 자동으로 끌어 올려진 파우스트의 의식은 찬란한 광채 속 언뜻 비치는 세상 일부를 볼 수 있었다· 모험가의 뒤에서 지켜볼 때는 조금도 현실감이 들지 않았던 그러나 직접 마주하니 더없이 장엄하고 두려운 풍경이었다·

“아 아·”

이런 이런 건 싫어·

파우스트는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렸다가 그대로 주저앉듯 웅크렸다· 고통이라든가 신체적 문제라든가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그 무엇 하나 그를 갈음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게 그리하여 그가 오롯이 혼자 이 대지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게 그를 떳떳치 못하게 만들었다· 세상에 보이기엔 너무도 부끄러운 낯이었다·

“제발 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

그가 해서는 안 되는 발언임은 안다· 그렇지만 역시 혼자는 싫다· 무섭다· 차라리 지옥에 같이 버려졌다면 혹은 복수가 달성된 순간 이 목숨이 같이 사라졌다면·

그랬다면 이런 고독감은 느끼지 못했을 텐데· 이 거대한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을 텐데····

“제발 제발····”

다정하고 상냥하신 분· 몰염치한 말인 건 알지만 당신의 자비가 너무도 버거워서 차마 살 수가 없어요· 당신이 남기고 간 세상 모든 것이 제게는 너무도 과분해서 숨 쉬기조차 힘들어요·

이 정도로 구제 불능인 저를 전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대체 무엇을 해야 당신의 말을 지킬 수 있어요?

“가지 마세요····”

벌써부터 이렇게 벅차기만 한데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감당해야 되는 거예요·

[···울지 마라·]

파우스트는 기어코 터진 눈물을 엉엉 쏟아 냈다· 떠나가 버린 사람이 그리워서 그가 남기고 간 것들이 너무 무거워서 서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울었다·

역시 그는 살고 싶지 않았다·

[울지 마라 파우스트·]

하나 그런 파우스트를 달래듯 누군가가 그의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햇살처럼 보드랍고 숲의 바람처럼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이러언· 우리 파샤 여전히 눈물이 많네· 이래서 어떻게 어른이 되려고·]

[닥··· 다물어 빡대가리·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말 꼬라지가 뭐야?]

[···앨랴 조금만 더 상냥히 대해 주면 안 될까? 이 오빠 눈에서 눈물이 흐르려 그래····]

[울든가 멍청이·]

연이어 익숙한 그러나 잊고 있었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립고 그리운데 차마 꿈에서조차도 듣지 못했던 목소리였다·

[둘 다 조용·]

“···아 버지·”

형 누나·

파우스트는 빛 속에서 고개를 슬그머니 들었다· 혹시라도 환청을 들은 건 아닐까 고개를 들면 현실만이 남아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이 있었으나 들지 않고 배길 수는 없었다·

[그래· 오랜만이구나·]

당신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아 버지·”

[쯧· 꼴이 무어냐· 형편없구나· 이래서야 내 아들이라 할 수는 있겠─]

[아 꼰대 냄새· 아버지 지금 울고 있는 애한테 그런 말 하고 싶어요? 성격은 알지만 위로 진짜 못한다니까·]

파우스트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보며 차마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차마 호통치지 못하고 험험대는 아버지가 기억보다 더 유해서 옛날엔 아버지를 피해 다니기만 했던 형이 의외로 아버지와 사이 나빠 보이지 않아서 이쯤 되면 형의 명치를 후드려 패고 있어야 할 누나가 오늘따라 참고 있어서·

그래서 소년은 이도 저도 못한 채 아버지의 옷소매를 잡았다· 안타깝게도 잡히지는 않았다·

[아이고 내 동생 파샤·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요?]

“···형·”

[세상에 이 다크서클 좀 봐· 내 동생이 잠도 안 자고 일만 하는 일벌레가 될 줄은 몰랐는데·]

[능청 떠는 건 좋지만 날조는 작작 해 멍청이·]

“···누나·”

[고생했다 파샤· 홀로 버티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끝까지 이겨 내 줘서 고맙고 대견해· 정말 잘했다·]

대신 다가온 형과 누나가 그를 안아 주었다· 만질 수 없되 닿을 수 있는 온기가 서글프도록 따스했다· 파우스트의 눈꼬리 끝을 타고 투명한 이슬이 맺혔다·

“나 나····”

왜 이제서야 온 거야· 왜 지금에 이르러서야 나타난 거야·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당신들이 그리웠는데·

“보고 싶었어·”

투정 부리는 시간조차 아쉬워서 목을 긁었다· 원망하기에는 그의 죄가 많아 삼켰다·

“정말로 보고 싶었어·”

대신 빌었다·

꿈이라면 차라리 깨지 말기를· 이 순간을 사는 대가가 목숨이라면 그깟 명줄 얼마든지 내줄 수 있으니 부디·

“항상 항상 보고 싶었는데····”

[···파우스트·]

“하다못해 따라가기라도 하고 싶었는데··· 내가 내가 너무 약해서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어· 그 악귀와 같이 죽는 것조차 성공하지 못했어·”

[파우스트····]

“미안해 미안해요 죄송해요·”

잉걸불의 이름이 나 때문에 망가졌어·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동생이 훌륭한 오빠가 되고 싶었는데 그것도 하지 못했어· 악마와 동귀어진하는 것조차 실패해서 남을 끌어들여야만 했어· 전부 내가 약해서 무능해서 어리석어서·

“제발 용서해 줘····”

아니 나는 용서받을 자격도 없어· 그러니 질타하고 비난해 줘· 너는 죽어야 마땅했다고 실망했다고 너 같은 건 가족도 아니라고 내쳐 줘·

그러면 그렇게만 해 주면 나는····

[파우스트·]

“아버지····”

[너는 언제나 대견스러운 자식이자 훌륭한 기사의 재목이었으며··· 내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아니 아니에요· 아버지· 나는····”

[그런 너를 지키지 못한 건 나의 부덕이요 너 혼자 남겨 둔 것은 아비로서의 무능이니· 그런 나를 용서해 주겠느냐·]

“무슨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이건 이건 절대로 아버지의 잘못이····”

파우스트의 말은 온전히 이어지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가 무릎을 꿇으며 용서를 빈 것도 모자라 그의 동경이었던 형과 누나가 차례로 같이 무릎을 꿇은 까닭이었다·

[무력하여 사랑하는 동생 하나 지켜 내지 못한 기사 아서가 감히 용서를 구합니다·]

[나약하기 그지없어 풍파로부터 무엇 하나 구하지 못한 기사 앨리스가 감히 용서를 구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그들은 그에게 빌었다· 그들의 죄도 아니면서 속죄했다· 파우스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왜 왜 내게 사과하는 거야····”

정말 잘못한 건 그인데· 진정 무력하고 나약했던 건 그였을 뿐인데··· 왜 그들이·

[기사란 이름을 받은 주제에 정작 소중한 이는 아무도 지켜 내지 못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

아버지가 긍지 높은 호박기사 볼프강 경이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파우스트·]

“···아버지·”

[잘 버텼다·]

그 옛날 그리도 존경하던 눈이었다· 어떤 순간에도 예리함을 잃지 않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웠던 그 눈·

분명 고개가 부러져라 꺾어야만 마주칠 수 있던·

[그러니··· 이제 행복해지거라·]

“하지만 저는·”

[네겐 자격이 있다·]

이제 그 눈은 같은 높이에 있다· 더는 고개를 젖힐 필요도 없고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아버지가 허리를 굽힐 필요도 없었다·

[···그 남자에겐 감사할 따름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회도 없었을 테니·]

[파샤 잘 살아야 해· 우린 언제나 네 곁에 있으니까·]

[네가 견뎌 내고 은인이 가져온 삶· 부디 온전히 누리다 왔으면 좋겠구나·]

파우스트는 그 사실을 깨닫는 즉시 너무도 서글퍼졌다·

“잠깐 가지 가지 마세요· 아직 아직 저는─”

[살아라·]

그들이 당장이라도 떠나 버릴 것처럼 굴었기에 그 설움은 더 컸다· 파우스트의 손이 멀어지는 그들을 향해 뻗어졌다·

[아차차· 나랑 앨랴랑 아버지 셋이서 열심히 빚은 몸이니까 어지간하면 다치는 일 없도록 해! 안 아껴 주면 미워할 거야·]

[···어머니랑 리냐도 이 자리에 왔다면 좋았을 것을·]

[네 어미랑 막내가 왜 이 힘든 일을 한단 말이냐·]

[아아· 앨랴야 따돌리는 느낌 드니까 그렇게 말한 거겠죠· 하여간 편애주의자 아버지· 엄마랑 막내만 좋아하지·]

[···오해하지 마라· 파우스트 난 너도 사랑한다·]

[···이럴 때는 전부 사랑한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진짜 서러워서 살겠나!]

[갈비뼈 부러트리기 전에 닥쳐· 파샤가 울잖아·]

[아니 저건 내가 울린 게 아니─ 아악!]

“제발 제발 가지 마세요! 제발─”

하지만 닿지 않는다· 시야가 멀 것처럼 주위의 빛이 다시 강해졌다· 마치 그를 그들을 삼켜 버리려는 것 같았다·

[파우스트 행복해야 한다·]

아버지의 말을 끝으로 파우스트는 백색에 끌려갔다· 아주 짧은 고통이 모든 죄를 불태우는 업화처럼 그의 몸을 한번 훑고 지나갔다·

“내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짙고 짧았던 아릿함이 끝난 후 다시 눈을 떴을 때에는 붉은 머리카락이 있었다·

“아 아버····”

“앗·”

“아·”

반사적으로 아버지를 찾았던 소년은 붉은 머리카락을 발견하자마자 몸을 휙 일으켰다· 그녀가 누군지 몰라서 그런 게 아니었다· 단지 그 이상으로 쫓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 뿐·

“어···?”

다만 그쯤 되어 소년은 깨달았다· 그는 더 이상 어른이 아니었다·

“어어?”

그래 그는 더 이상 어른이 아니었다· 박제되었던 그 시절 그 순간의 소년이었지·

“저 괜찮으십니까?”

억지로 길어졌던 팔다리도 그 속에 구겨 넣어졌던 지독한 마기도 영혼이 깨진 이래 항상 동반되던 아릿함도 이제는 없다·

대신 놓쳤던 세월을 제대로 살아가라는 것처럼 과거에 정체되어 있던 그의 시간이 현실로 끌려왔다· 작금부턴 그가 원하지 않아도 혹은 멈춰 있고 싶어도 더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게 되었단 소리다·

“혹시 기억이····”

그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파우스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소년의 곁에는 마침 붉은 머리의 용사님이 있었다· 몸의 이질감을 갈음하여 그에게 현실감을 부여해 주는 존재였다·

“···용 사님·”

“아 기억은 있으신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그럼 혹시 다른 기억도─”

“그게··· 아·”

더불어 모든 악이 사라진 대지 위로 동이 트며 빛의 베일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지상의 별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광채였다·

“엇 해가 뜨네요·”

“···이러니까 진짜 싸움이 끝났다는 느낌이 확 드네·”

“애도 깨어났겠다 그럼 이제 돌아가는 건가?”

“피곤하네요 어서 씻고 자고 싶어요·”

동시에 그 여명은 정말이지 눈이 아릴 정도로 참 반짝거려서·

태양을 마주한 소년의 뺨에 결국 눈물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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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Difficult if the Main Character is a Concept Bug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m a roleplayer. A gamer who creates characters according to their classes and happily acts as them. “Don’t… Touch me……” “Talk more and see if you can handle my wrath……” My current character was a Demon Knight who kept a Demon sealed in his right arm! One day while I was just acting as my character and enjoying the game as usual……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And as if not being able to log out wasn’t enough… “You disgusting Demon! So you finally took over Sir Demon Knight’s body!” “My eyes cannot be deceived! Sir Demon Knight isn’t that kind!” Because of my damn companions I couldn’t even stop role playing! Can this role playing gamer faithful to their setting ever return to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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