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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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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화· 멀리 떠난다· 아주 멀리·

그런 천화서고 대공자의 모습은 능량에겐 이상하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이런 식인가· 그럴 리가· 화산의 어린 제자들만 봐도 다들 예의가 바르다·

아니 이건 예의의 문제가 아니다·

“대공자 대공자!”

이 친구 북교산에서도 그러더니 긴장감이란 것이 없다·

물론 대단한 건 안다·

천공단의 단주이고 무려 천공단에 금적자를 위시한 쟁쟁한 인물들을 수하로 두고 있는 자이니 비범한 자임에는 틀림없다· 심지어 천하의 성숙노괴조차 어려워하는 듯 보이지 않았던가·

하지만 ‘검선’이란 칭호는 차원이 다르다·

그 별호 앞에서는 달라야 한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하면서 말을 더듬고 안색이 변해도 몇 번은 변해야 마땅하다· 한데 바깥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채 산들바람처럼 미소만 짓고 있을 뿐이라니·

“대공자아아아아아!”

급기야 고함·

그제야 후공이 돌아봤다·

소리가 너무 컸다는 말을 뚱한 표정에 귀를 후비는 것으로 대신해주었다·

그러곤

“장로님의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저는 화산에 가지 않습니다·”

“자네 혹시 내 사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건가?”

“하하 재밌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강호에 몸 담은 이가 검선의 드높은 명성을 모를 리 있겠습니까·”

“근데?”

능량의 입이 부루퉁 튀어나왔다·

그런데 너는 왜 그러냐 이다·

후공이 그 의미를 모를 리 없다·

수많은 강호인들이 만나길 원하는 이 하지만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없는 존재· 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 불세출의 기인·

검선(劍仙)은 그런 인물이다·

하지만 상대가 안 좋다·

상대는 천하제일인이다·

마화(魔化)하여 소림의 백팔나한을 도륙했던 그 검성을 조각내버린 천하제일인이다·

검선은 모두의 선망·

검선을 만나는 것이 누군가에겐 일생의 소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후공에겐 아니다· 그저 검선이 잘 지내고 있는 듯하니 그것이면 충분했다·

“버릇 나빠집니다·”

“응?”

“저는 강호초출일 뿐입니다· 제가 뭐라고 검선을 뵐 수 있겠습니까· 화산의 위신 검선의 위신을 볼 때 제 명성만 높여주는 만남이 될 뿐이고 화산의 위신이 떨어질 일입니다· 버릇 나빠집니다·”

“아니 내가 괜찮다잖나! 게다가 사숙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단 말이네!”

능량이 역성을 냈다·

하지만 후공은 미소만 머금었다·

능량이 좋은 건 이놈이 전혀 도사 같지 않다는 점이다·

어디에 가져다놔도 이질감이 없는 녀석· 개방과 함께 있으면 개방처럼 보이고 녹림과 함께 있으면 거의 녹림도였다·

그런 기질은 검선도 마찬가지·

검성과는 결이 다르다·

마화했던 검성은 지극히 겸손한 자였고 예의에 함몰된 이었다· 그러다 억눌린 것이 폭발했다·

하지만 화산의 검선은 겸손함과는 거리가 멀다· 아닌 건 아닌 거고 화를 내거나 불만을 삭이지 않는다·

그래서 괜찮다·

검성과 같은 우를 범할 일은 없다·

잘 지내고 있는 듯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후공은 그것이면 되었다·

훗날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날이 있을 테지·

하지만 능량은 포기를 모르는 도사·

바로 전략을 바꿨다·

“대공자 내 검을 보게·”

자신의 검을 꺼내 건넸다·

능량의 검 그리고 화산의 검은 철금회주의 작품·

과거에도 자랑을 늘어놓았던 능량이었다·

“훌륭한 검이로군요·”

“알아보는구만· 철금회주가 직접 만든 검일세· 자네는 잘 모를 테지만 철금회주의 검은 아무나 받을 수 없지· 그런데 내가 회주와 매우 친밀하다네·”

그러면서 능량이 검령 쪽으로 힐끗 시선을 던졌다가 회수했다· 자신의 말 한마디면 저 투박하고 못생긴 검을 훌쩍 뛰어넘는 명검을 쥘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래도 함께 안 갈 거냐 였다·

하지만 그 말은 철금회주의 필생의 역작인 검령의 발작만 부추겼을 뿐이었다· 후공은 검령을 진정시키고 입을 열었다·

“철금회주가 저를 좋아합니다·”

“어····”

능량이 알아들은 탓에 멍해졌다·

철금회주로부터 이미 받았다는 말이었기에 능량은 검령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설마··· 저렇게 못생겼는데?”

“하하 그렇긴 합니다·”

“내가 한번 봐도 되나?”

후공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흔쾌히 능량에게 검을 건넸다· 능량에게 보여줄 수 없다면 세상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다·

스르릉·

검을 살피는 능량의 안광이 빛났다· 한참 동안이나 바라봤다· 갸웃하면서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다 능량의 눈은 점점 커졌다· 비로소 진가를 알아보았고 급기야 아예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검령의 단면만 알아차렸다가 진면목에 접근해 알아가게 되면서 경악은 점점 커져갔다·

그러다 혼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가?”

검날은 뭉툭하고 여기저기 흠집이 보이는 데다 심지어 길게 파여 나간 선도 여러 갈래다· 그런데 그것이 검기와 검강에 특화되어 있고 그 결과는 무엇이든 벤다· 그 파인 선과 흠집마저 검의 흐름을 따라가게 정밀히 가공된 것임을 능량은 알아봤다·

그저 쇳덩이로 보였던 것도 실상은 대부분이 현철로 이루어져 있음도·

도대체 철금회주는 무슨 짓을 한 건가·

이 검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심력을 쏟아부은 것인가·

그러다 깨달았다·

“아···! 이 검은 철금회주가····”

틀림없다·

철금회주가 후공에게 인정받으려 제작하고 있다던 검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능량은 얼이 나가버렸다·

뒷말은 흐려졌지만 후공은 알아들었다·

철금회주는 이미 인정 받았고 바라던 바를 이룬 것이나 그 말을 해줄 순 없는 노릇·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렇구만· 이게··· 자네 손에 들어갔군· 얼마나 대단한 검인지는 알고 있겠지?”

“알고 있습니다·”

“어····”

능량이 고개를 끄덕였다·

검공의 뛰어남보다 검의 위대함을 알아보는 안목이 더 놀라운 터· 하긴 그런 인물이어서 그랬겠지· 후공이 세상을 떠난 뒤라 해도 철금회주가 친분만으로 건넸을 리 없다·

검의 위대함은 검을 다루는 위대한 자에게서 비로소 빛나는 법이다· 그걸 철금회주가 모를 리 없지 않는가·

이쯤 되자 능량으로선 더욱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차올랐다· 위신 어쩌고가 아니라 사숙을 만날 자격이 차고 넘치는 것이다·

하지만 축객령이 떨어진다·

“찾아주시고 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번 유령곡 일 또한 화산파가 아니었다면 크게 곤혹을 치렀을 터라 그 점도 고마운 마음입니다·”

“가라고?”

“하하하!”

후공은 그만 참지 못하고 웃고 말았다·

능량이 울 것처럼 시무룩하니 반문한 것이다·

“천공단은 한동안 여기에 있는 건가?”

“정해진 건 없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정해진 건 있다· 후공은 떠날 생각이었다·

멀리· 천공단과 함께·

하지만 굳이 말을 꺼낼 이유는 없었다·

“한동안은 여기 머물게나· 사숙이 직접 올 수도 있어·”

“연이 닿으면 뵙도록 하죠·”

“연이 닿게 해야지·”

*

능량이 떠난 자리는 이내 구양수가 채웠다·

구양수는 감사의 말을 끝도 없이 쏟아냈다· 후공은 당연하게도 무림맹 섬서 지부장인 구양수를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이놈이 이렇게 말이 많은 놈이었나 싶어 놀라버렸다·

덕분에 겸양도 그만큼 해야 했던 터라 적당히 했으면 싶어 슬슬 짜증이 나려 할 때 비로소 구양수가 잦아들었다·

“쌍둥이가 그렇게 예쁘다고요?”

“하하 내 눈에 그리 보이는 걸세·”

말하며 구양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후공은 그 모습을 미소를 지은 채 물끄러미 바라봤다·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보던 구양수는 이내 멋쩍어했다·

분명 대공자의 나이는 자신보다 한참 어린데 어째서인지 몸 둘 바 모르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지부장께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게·”

“무림맹에 관해서입니다· 이번 일을 지나오면서 궁금해졌습니다·”

“···?”

구양수가 갸웃했다·

무림맹에 대해 물어올 것이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터·

“제가 무림맹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으나 천하십객은 알고 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무위가 놀라워 하늘도 놀라고 땅도 놀랄 정도라 들었습니다·”

“맞네·”

구양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천하십객·

맹주 후공과 강호에서부터 인연이 닿아 성장해온 친위대이자 직속 수하들이라 할 수 있는 이들·

각각의 무위가 한 문파와 견줄 수 있는 존재들·

천화서고 대공자의 물음인즉 맹주는 떠났다 해도 그들은 왜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느냐는 말이었다·

“십객 중 넷이 무림맹을 떠났네· 제갈 군사가 충격을 받아 떠났던 것처럼 그들도 더 이상 무림맹에 머물고 싶지 않았던 거네·”

“누구누구입니까?”

“어···?”

잠시 구양수가 멍해졌다·

그걸 왜 묻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탓이었다· 누군지 말한다고 아는 것도 아닐 텐데 라는 생각이 따라오는 것이다·

하지만 의문은 이내 접었다·

말하지 못할 것도 없고 천화서고 대공자에게 말하지 못할 이야기도 없다· 그가 없었다면 자신도 이미 없는 사람이다·

“소향객 청우자 뇌진자 옥면객· 이렇게 네 사람이네·”

“남은 여섯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왜인가·

구양수는 대공자가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 염려할 일 같은 건 없네·”

“아직이라면?”

“귀운종 때문이지· 귀운종이 꿈틀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어 모두 그쪽으로 향해 있네· 남만과 서장 쪽으로 알고 있네·”

후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녀석들이 나타나지 않을 만한 이유로는 충분했다· 아마 맹을 떠났다는 네 놈도 함께 있을 가능성이 크다·

걱정은 없다·

그만큼 강하다·

또 영리하고 도망도 잘 친다·

그렇게 성장했고 가르쳤다·

후공은 다시 구양수에게 눈길을 주었다·

“현재 무림맹의 맹주는 누구입니까?”

“맹주는 없네·”

“···?”

“그저 맹의 태상장로께서 임시로 그 직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네·”

요로선인·

후공은 요로의 얼굴을 떠올렸다·

잔기침이 많은 친구· 말이 많은 친구·

“요로선인일세·”

“그렇습니까·”

“한데··· 기분이 묘하구만·”

구양수가 뺨을 긁적였다·

그의 표정에는 의아함이 떠올라 있었다·

“묘하다니요?”

“모르겠네· 이상하게 마치 젊은 자네가 내 상관처럼 느껴지니 묘해지는군·”

그러면서 구양수가 빤히 바라본다·

마치 내면을 보려는 듯 그 기묘한 기분의 실체를 알고 싶다는 듯·

후공은 그 눈빛의 의미를 알아보았기에

“아직 정신이 돌아오지 않으셨나 봅니다·”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해 주었다·

“그 그런 걸까····”

“틀림없습니다·”

“····”

구양수가 시무룩해졌다·

**

그 밤·

색관조가 먼저 도착했다·

[주인님 저희가 왔답니다·]

[그윽·]

눈높이에 떠서 색관조와 금섬이 인사를 건넨다·

언제 봐도 웃긴 놈들이어서 보기만 해도 미소가 떠오르고 만다·

“식사는 했고?”

[배가 터질 것 같아요·]

“어····”

[까르르르르· 그동안 적적하셨죠?]

“뭐 그렇지·”

적적할 틈은 없었다·

종남제일검 태을과 종남파의 장문인이 다녀갔고 섬궁각주와 사마세가가 뒤를 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능량과 구양수·

조금 여유를 가질 때였다·

멀리 떠난다· 천공단과 함께· 혜와 함께·

현재 필요한 건 잠시 떠나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다·

[주인님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어요·]

“멀리· 아주 멀리·”

[신나요!]

[그으으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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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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