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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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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화· 환명 그리고 외나무다리·

천공단의 감탄은 한동안 이어졌다·

“와아아아··· 쩔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우리가 뭘 보고 있는 거야?”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당가주는 잎사귀에 강기를 실어 날린 것뿐 아니라 먼 거리에 있는 멧돼지를 미리 감지했고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은 멧돼지를 잎사귀로 타격했다· 그것도 정확히 머리였다·

과연 명불허전·

천공단은 사천당가주가 천하제일인의 패거리 중 일인인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감탄하는 한편으로 기가 죽는 건 어쩔 수 없었고 걱정도 찾아왔다·

– 이대로 형님이 지는 건가?

– 그럴 리가·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내심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인가·

– 사형 형아가 지면 어떻게 되는 거야?

– 알잖아· 두목이 돼지를 손질하고 고기를 굽게 되겠지·

– 그건 안 돼! 아니 아니야· 이길 거야· 천공단주니까·

– 당연하지 멍청아!

– 근데 왜 목소리가 떨리는 건데?

– ····

내기에서 지면 봉사를 해야 한다·

천공단은 당연히 사천당가주가 질 것이라 생각했다가 가볍게 보인 한 수에 당혹을 금치 못했다·

이 기회에 모가지 뻣뻣한 당가주를 굴릴 수 있겠다며 좋아했던 천공단은 모가지가 움츠러들었다·

– 형님은 돼지 손질 잘 못하실 것 같은데·

– 뭐든 못할까· 그래도 형님이 직접 손질하게 둘 수는 없지·

– 당연하지· 당가주한테 맞더라도 우리가 나서야 해·

– 많이 맞을 것 같은데····

– 그렇겠지····

험상궂게 생긴 주제에 정이 많은 무산쌍웅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마음을 다졌다·

그렇게 누군가는 기대하고 누군가는 불안해하고 누군가는 시무룩해져 있는 천공단의 모습에

‘이놈들 뭔데 이렇게 진지해·’

당명은 내심 조소를 금치 못했다·

애초에 천공단주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부터 우스웠고 돼지를 잡아 손질하고 장작에 굽는 것이 뭐라고 이러는지도 어이가 없었다·

당명은 과거 늘 해 오던 일이었다·

오늘은 돼지? 대형이 그렇게 말하면 돼지를 잡아왔고 오늘은 사슴? 하면 사슴을 잡아왔다· 당연히 손질부터 굽기까지 모든 것이 자신의 몫이었지만 당명은 하등 불평이 없었다·

누구에게 시킬 것인가·

후공? 풍제? 제갈 형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당명은 그냥 이 삼인방에 끼워 주고 사인방으로 불러주고 같이 다니게 된 것만으로 감지덕지였다·

“단주 이제 자네 차례로군·”

당명은 말하며 한쪽 입꼬리를 슬쩍 올려주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 있는 기대도 잊지 않았다·

이 사냥의 시작은 환명의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천공단주는 환명을 활용해 멧돼지를 잡겠다는 의미일진대 도대체 그 수법 어떻게 활용한다는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과거 대형이 영물인 푸른 늑대를 잡을 때 보였던 환명은 여러 번의 추적 끝에 예상 경로에 덫처럼 환명을 깔아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돼지는 다르다·

찾아내고 잡으면 그만인 것이 돼지· 지금 상황에서 덫을 설치하는 건 번거롭고 기약이 없다·

“단주 설마 덫을 설치하는 건 아니겠지?”

“덫을 설치합니다·”

“기대되는군· 앞장서게· 따라가겠네·”

대답이 뜻밖이었지만 당명은 실망하지 않았다·

돼지야 잡든 말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덫·

덫의 형태를 보는 것이다·

“여기 계시면 됩니다·”

“응?”

혼자 간다고? 그럼 무슨 의미인가?

당명이 의아하게 여기며 갸웃할 때 후공은 금섬을 보고 있었다·

내기를 하든 말든 돼지를 잡든 말든 주변에서 도토리를 줍고 있던 금섬이 주인의 시선을 느끼고 마주봤다·

그것도 잠시 눈웃음을 치고 달려왔다·

폴짝·

한 번에 주인의 어깨로 뛰어올라 도토리 하나를 아삭아삭 먹어대기 시작했다·

후공은 도토리 향을 천향사주로 채취했다·

도토리 향은 이미 알고 생성할 수 있지만 이 지역의 도토리 향이면 더 좋은 것이다·

그렇다· 도토리는 금섬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돼지도 좋아한다·

우수를 들어올려 천향사주를 발현했다·

하늘로 멀리 쏘았고 공중 어느 한 지점에서 터뜨렸다·

천향의 공법은 삼주에서 사주가 되면서 향의 범위는 비약적으로 늘었기에 산야의 일대를 뒤덮었다·

당명은 여전히 갸웃거렸다·

덫을 설치한다더니 덫은 설치하지도 않고 엉뚱하게 허공을 향해 손을 들어 가리킬 뿐인 것이다·

하지만

꿀꿀꿀?

산에 있던 멧돼지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토리 냄새!

도토리가 많아!

이런 도토리 냄새는 처음이야!

그런 생각에 눈동자가 뒤흔들렸다·

천향 특유의 매혹적인 향까지 결합된 도토리 향에 매료된 멧돼지들이 향의 진원지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두두두두두두두·

꿀꿀 꿀꿀!

멧돼지들이 달려오는 중에 금섬은 도토리 향에 취해 나른해졌다· 주인의 손끝에서 이제껏 맡아본 적이 없는 향긋한 도토리 향이 나는 것이다·

육각망의 향보단 덜했지만 이것도 좋았다·

당명만 갸웃거렸다·

멧돼지나 금섬만큼 예민한 후각을 지니지 않았기에 당명이 이해할 순 없는 일·

‘대체 뭐하는 짓··· 응?’

내심 투덜대다 당명의 눈이 커졌다·

두두두두두두두!

엄청난 소리· 뭔가 달려오고 있었다·

아니 뭔가가 아니라 이건 돼지들이었다·

돼지 특유의 움직임이었고 아예 대놓고 꿀꿀대는 소리까지 들려오지 않는가·

‘무 무슨?’

한편 천공단은 이미 난리가 났다·

“우와아아 돼지가 온다아아아아아아아!”

“돼지들이 죽으려고 와!”

“부른 적도 없는데 돼지들이 왜 오는 거야! 그래도 어쨌든 환영! 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천공단의 환호소리는 돼지들도 들었지만 그딴 건 돼지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도토리! 신비한 도토리!

도토리를 차지하기 위해 돼지들은 사력을 다했다·

그러다 찾았다·

도토리 향의 근원·

꿀꿀!

돼지들은 천공단을 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미 눈이 돌아가버렸기에

두두두두두두두두!

엄청난 속도로 달려갔다·

돼지들은 총 여섯 마리·

육중한 체구로 돌진해오는 광경에 천공단이 환호성을 내질렀고 화설난은 놀란 나머지 주춤 물러났다·

‘이대로면 대공자를 들이받겠어!’

대공자가 놀라운 무위를 지녔다는 건 짐작할 수 있지만 화설난은 본 적이 없었기에 멧돼지들의 원시적인 질주에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당연히 그녀 말고는 걱정하는 이는 없었다·

멧돼지 뭐라고· 백 마리가 들이받는다 해도 문제 될 건 없다·

그건 당가주 당명도 마찬가지였지만 당명은 다른 의미에서 얼이 나가버렸다·

어째서 돼지들의 눈이 돌아가버린 건가·

어떻게 돼지들이 찾아온 건가·

그것도 여섯 마리나!

멧돼지들은 이제 거의 도달·

“대공자 피해요!”

화설난이 경고를 발한 순간

파앙 파앙 파아앙!

후공이 환명을 피워냈다·

뭉글뭉글 아지랑이처럼 일어난 일곱 개의 환명은 투명한 벽이요 덫이었다· 뛰어올라 덮치려던 여섯 멧돼지들이 환명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꾸에에에에에엑!

꾸에에에엑!

꾸우우우우우!

돼지들이 허공에서 몸부림치는 광경에 천공단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우와아아 이겼다!”

“천공단주 만세!”

“승리는 누구의 것이라고?”

“천공단주우우우우우!”

“의심한 사람은?”

“죽어버려! 하하하하하하!”

언제 의심했냐 싶게 깔깔거렸다·

떠오르는 덫이야 볼 때마다 놀랍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돼지들이 자진해서 달려들었으니 더 놀라웠다· 그리고 누가 승자인지는 명백했다·

“하하하하 천공단 신입은 무릎 꿇을지어다!”

“위대한 천공단주 앞에 머리를 조아려라!”

“돼지 손질은 이제 누구?”

“사천당가의 가주! 암향야(暗香爺)!”

“누가 돼지를 굽지?”

“천공단의 신입!”

흥분한 천공단이 의기양양 당가주의 별호까지 불러대며 조롱했다·

하지만 당명은 반응하지 않았다·

아니 반응하지 못했다· 조롱을 하든 비웃음을 머금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 허우적거림·

이 아지랑이 형태·

대형이 쳐놓은 덫에 걸린 푸른 늑대가 이렇게 허우적거렸었다·

‘환명····’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완전히 똑같아·

그때도 그랬다· 푸른 늑대가 허우적대며 울었고 제갈 형님과 풍제가 드디어 잡았다며 웃음을 터뜨렸었다·

그 기억이 아직 생생했기에

당명의 눈빛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거칠게 흔들렸다·

충격만은 아니다·

의식이 과거의 한때를 오간 탓에 이내 당명의 눈빛은 아련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눈이 촉촉이 젖어들려 했기에 크게 숨을 들이쉬어야 했다·

그러면서 대공자를 바라봤다·

이런데도 대형과 관계가 없다고?

서책 비급을 통해 익혔다고?

말도 안 돼·

하지만 걸리는 건 있다·

천공단주의 당당한 태도가 문제였다·

둘러대는 것이라면 둘러대고 감추려는 것이라면 굳이 이 수법을 자신 앞에서 펼쳐 보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니 아니다·

애초에 둘러댈 이유가 없다·

대형의 제자라면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 사실만으로 강호의 위상이 달라진다·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어디 그뿐인가·

풍제와 자신을 얻게 된다·

엄청난 후광이 저절로 따라온다·

도리어 제자가 아니어도 제자라고 사기를 쳐야 마땅한 일·

한데 아니란다·

‘···뭐지?’

그저 우연이고 그저 만류귀종인가?

그때 들려왔다·

“가주·”

“···?”

당명이 바라보니 대공자가 빙긋 미소 짓고 있었다·

“어떻습니까? 비슷합니까?”

“뭐··· 그런 것도 같고····”

아예 똑같았지만 당명은 괜히 자존심이 상해 시큰둥하니 말을 흐렸다·

그 모습에 후공은 애써 터지려는 웃음을 참았다·

“어째 화가 나신 것 같습니다만· 혹시 제가 더 대단해서 그런 겁니까?”

“흥!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군·”

“화난 것 맞군요· 이해합니다· 이제 돼지를 잡게 생겼으니까요· 한데 어찌 손질은 할 줄 아십니까?”

“잘해!”

결국 당명이 욱해버렸기에 후공은 더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하하하하하! 다행입니다·”

과거에는 군말없이 잘했던 당명이었지만 이젠 궁시렁거리면서 잘하겠지·

·

·

·

·

·

·

·

정말 잘했다·

천공단이 놀랄 정도였다·

– 시발 뭔데?

– 허어··· 말이 안 나오네·

– 사천당가의 기본 사업이 축산업이었던 거여?

어설플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돼지는 한 마리· 몰려왔던 여섯 마리 돼지들은 풀어주었다·

머리에 잎사귀가 박혔던 돼지가 해체되는 광경은 여지껏 본 적이 없는 신기에 가까웠다·

“나무관세음보살· 가주께선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잘하시는 겁니까?”

소림의 무광조차 곁에서 지켜보며 혀를 내둘렀다· 물론 꿀꺽꿀꺽 군침을 삼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미타불··· 가주! 혹시 어릴 때 가출했습니까? 가출해서 도축장에서 일했습니까?”

“꺼져라·”

“네··· 아미타불 시····”

“거기까지 해·”

“넵·”

무광이 속으로만 욕하고 물러났다·

그런 광경을 후공이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자니 전음이 들려왔다·

– 백부님·

– 응?

– 무슨 생각하세요?

– 옛 생각·

– 늘 당 숙부가 했던 거예요?

– 후후 그렇지·

– 하하 그래서 그렇구나·

제갈혜가 좋아했다·

백부가 좋아해서 좋았고 백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백부라고 부를 수 있어 좋았다·

‘너무 좋아·’

나만 알고 있는 거잖아·

– 근데··· 누가 오는구나·

– 지금요?

– 그래·

– 누굴까요?

– 아마도··· 이곳이 외나무다리인가 보다·

– 백부님의 원수라고요?

제갈혜의 눈이 커져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 아니· 나와 당명의 원수· 물론 나는 몰라보겠지만·

– 원수라면 왜 아직 살아있는 건데요?

– 문파니까· 그 중 하나를 죽였는데 부활했지·

– 네?

– 파묻었거든·

그쯤엔 이미 다들 기척을 감지했다·

“누가 와?”

“엄청난 속도야!”

천공단의 시선이 한쪽 방향으로 쏘아졌다·

당명도 손을 잠시 멈추고 바라봤다가 이내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듯 돌풍이 불어온다 싶을 때 두 신형이 솟구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 백부님 왔어요· 누구예요?

– 청성파·

청성파가 왜 원수?

제갈혜가 의아해할 때 청성파의 두 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에 운규가 있었다·

과거 겁을 상실한 듯 대들다 파묻혔던 청성파 장로 운규가 내려서 뚱하니 천공단을 둘러봤다·

그때 당시 땅을 팠던 당명은····

애써 몸을 돌리지 않고 등을 보였다·

이마에 땀은 왜 흐르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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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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