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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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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화· 향기를 남기고, 웃음을 남기고·

공포에 질린 건 녹림왕만이 아니었다·

지켜보는 녹림 수뇌부 녹림도들도 모두 침을 꼴깍 꼴깍·

‘무서워·’

‘살려줘·’

‘여차하면 몰살·’

‘말 한마디 잘못 나가면 다 죽어·’

‘도망쳐야 해·’

‘소고기가 목적일 리 없잖아!’

괴생물체는 묵빛 연기로 이루어져 있다·

입이 달려있긴 해도 사람 같지도 않고 뭘 먹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이건 그거다·

시비다·

– 부 총채주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부 총채주님 당장 소를 잡는 시늉이라도 해야 합니다!

– 우선 도망쳤다가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누구는 도주를 제안했고 누구는 소를 잡자고 했다·

부 총채주 장염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 도망치자고 한 새끼 누구냐!

실상 장염 자신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기에 도리어 쏘아붙이는 것으로 내면의 공포를 다스렸다·

녹림에 의리 빼면 뭐가 남는가·

결코 도망칠 수 없다·

그럼 소를 잡아야 하는가?

‘시발 소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맛집도 널렸는데 소고기를 먹겠다고 녹림총채를 찾아오는 절세고수가 어디에 있겠는가· 후공이라면 몰라도·

정확한 분석·

그 후공이 찾아왔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당명·

갑자기 일진광풍이 불어 흙먼지가 날렸고 그 안에서 조각조각 흩날린 형체가 본 모습을 갖춰갔다·

“허업!”

알아본 장염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눈은 이미 왕방울·

‘암향야께서 왜?’

얌향야는 사천당가주이기 이전에 천하제일인의 패거리 중 하나· 현 강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절세고수가 등장했기에 장염은 한 줄기 희망을 품었다·

“얌향야! 저희를 구하러 오셨군요! 저 괴물새끼가····”

“일행이다·”

“어··········”

“그리고 일행은 더 있지·”

그 말이 끝나기도 전 뭔가 번뜩였다 싶은 순간 암향야 곁으로 두 사람이 홀연히 나타났다·

아니 정확히는 세 사람이었다·

젋고 아름다운 여인이 노인의 등에 업혀 있는 터·

‘누 누구?’

청년이며 노인이며 신법이 미친 수준·

암향야보다 더 대단해 보였기에 장염은 자신도 모르게 주춤 물러났다·

‘뭔데 갈수록 태산이냐! 이번엔 또 누구야!’

장염은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지만 알아본 이가 있었다·

“대공자!”

무극살부를 멸망으로 이끈 멸살단의 주축 중 하나·

낭인왕이 생매장당하는 광경을 본 뒤로 기겁해 도망쳤던 신풍채주였다·

후공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신풍채주 여기서 보는군요·”

“대공자 여긴 어쩐 일인가? 서 설마 우릴 파묻으려고 온 건가?”

“하하하하하하하!”

후공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

·

·

·

·

·

녹림은 소를 잡았다·

술을 내왔다·

녹림왕은 고기를 구웠다·

정성껏·

타지 않게·

다 익지 않게·

적당히 익을 정도로만 열과 성의를 다해서 굽고 또 구웠다·

후공이 왔을 때보다 더 집중했다·

장작불을 가운데 두고 모여 앉은 상황· 왜 괴생물체가 옆에 바짝 앉아 있는가· 거 좀 떨어져 앉으면 안 되냐· 염혼이 스윽 한 번씩 쳐다보기도 하는 탓에 녹림왕은 손이 떨려 실수할까 두려웠다· 실수하면 일장에 머리가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런 와중

‘근데 저 노인은 누구지? 옆에 괴물은 또 누구시고?’

녹림왕은 풍제와 염혼을 궁금해했다·

어떤 소개도 받지 못한 것이다· 물어볼 엄두는 나지 않았다· 첫인상은 신선의 풍모에 초탈한 노인으로만 보였는데 고기를 구우면서 보다 보니 그저 보는 것만으로 자꾸만 몸이 움츠러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설마··· 그는 아니겠지?’

본 적은 없지만 듣기는 많이 들었던 한 사람·

함부로 입에 올리면 안되는 이·

풍제!

마교 교주!

‘아닐 거야· 아니어야 해!’

위대한 존재가 왜 녹림에 오겠는가·

물론 더 위대한 존재였던 후공은 녹림을 찾았지만 그건 후공이 천하제일인이자 무림맹주였기에 얻게 된 영광·

마교 교주는 다르다·

마의 군단을 통치하는 자가 아닌가·

그때 들려왔다·

“형님 맛이 어떻습니까?”

“대형이 옳았다· 정녕 휼륭하구나· 이 정도면 녹림왕이 아니라 우왕(牛王)이다·”

그 말이 떨어진 순간

쩌저적·

녹림왕은 바로 얼어붙었다·

암향야의 말에 답한 이가 소개받지 못한 노인이었기에 집게를 든 채로 굳어버렸다·

이쯤이면 자세한 설명이나 소개가 필요없다·

암향야의 형님은 셋·

그건 강호인이라면 상식·

그중 둘은 떠났고 한 사람만 남았을 뿐이다·

그가 바로 풍제·

‘시··· 발····’

굳어버린 건 녹림왕뿐이 아니었다·

귀가 밝아 다 듣고 만 녹림 수뇌부가 사태를 파악하고 얼어붙었다·

마교 교주!

녹림에 강림하시다!

사위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고 고기는 타들어갔다· 타는 냄새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녹림왕이 크게 소리쳤다·

“뭣들 하느냐! 당장 술을 내와라! 더 더 많이!”

당장 부산해졌다·

이미 내온 술이 많았다· 이건 다른 의미· 꽁꽁 아껴둔 없는 척했던 오십 년 된 백화주를 파내느라 정신이 없어졌다·

이제 괴생물체도 이해되었다·

괴생물체가 아니라 풍제의 호법이었구나·

어쩐지 괴물이라더니 어쩐지 기이한 기운이 전신경맥을 흔들더라니· 마기여서 그랬구나·

그런 자각 아래 난리가 났고 녹림왕은 잘 보이고 싶어졌다·

“한잔 올리겠습니다·”

술병을 들고 허리를 반으로 접었다·

풍제가 미소를 머금었다·

“순서를 바꾸자· 먼저 대공자에게 건네도록 해라· 난 그다음으로 하지·”

“···?”

이건 또 뭔 소린가·

녹림왕은 머리를 숙인 채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렸다·

왜 풍제가 천화서고 대공자 다음이 되겠다는 건가?

녹림왕으로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풍제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

대형의 성향이야 서열 따위 문제 삼는 이가 아니고 예법에 얽매이는 이도 아니니 아무 생각이 없겠지만 풍제는 그리하고 싶었다· 이날만큼은·

녹림왕이 알 수는 없는 일·

감히 토를 달 수도 없었기에 녹림왕은 몸을 돌렸다·

“대공자 한잔 받아주겠나·”

“영광입니다·”

잔을 채워가며 녹림왕은 다시 의문·

‘사양하질 않네? 왜?’

인간적으로 이러면 안된다·

풍제와 암향야를 앞에 두고 있으면 한두 번 사양하는 것이 정석인데 당연하다는 듯 잔을 내밀다니·

천화서고 대공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풍제와 암향야에 견줄 정도로?

그러고보니 이 친구 분위기 죽여주네·

정갈한 목소리에 여유가 넘쳐나고 고귀함과 오만함이 물씬 풍겨난다·

‘이런 비슷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누구였지?’

그때 들려왔다·

“녹림왕 넌 어찌 이리도 고기를 잘 굽는 것이냐? 따로 공부를 한 것이냐?”

암향야였다·

“헤헤헤헤!”

녹림왕이 생존 웃음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모두 후공의 은덕입니다· 후공께서 소를 키우라고 하신 말씀을 듣고 재능을 개화했습니다·”

“그런가···· 아쉽게 됐군·”

“네?”

“한 번씩 찾아와 먹고 싶어졌는데 말씀이야· 한데 아까 듣자니 오늘부터 소는 안 키운다고?”

“네? 누가 그런 소리를 하던가요?”

녹림왕이 버럭 성을 내고는 뒤돌아보며 소리쳤다·

“누구냐! 너희가 그랬냐!”

부 총채주 장염을 비롯 녹림의 수뇌부의 동공이 지진을 일으켰다·

누구냐니·

당사자가 죽일 듯 노려보면 어쩌자는 건가·

물론 백번 천번 이해는 간다·

‘살아야지·’

‘아무렴·’

오늘은 후공이 떠난 날·

그 아우들이 녹림을 찾았는데 그 아우가 풍제요 당가주인데 후공의 뜻을 내던진다는 건 자살행위였다·

그렇기에

“녹림은 후공의 뜻을 언제까지고 지켜나갈 것입니다!”

“정성껏 키우겠습니다!”

“자주 찾아와 주십시오!”

“수입도 이쪽이 훨씬 좋습니다!”

생존을 위한 수하들의 외침에 흡족해진 녹림왕이 비로소 웃는 낯으로 돌아섰다·

“들으셨습니까?”

잘 들었다·

잘 먹기도 했고·

그렇게 떠났다·

남겨진 녹림은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하지만 홀린 건 아니겠지·

남은 장작불과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녹림왕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살았다아아아아아아아!”

녹림 수뇌부와 녹림도들도 기쁨에 동참했다·

“살았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싸게 막았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환호성이 그치지 않았다·

이제 녹림은 전설이 된 것이다·

풍제를 영접했으며 풍제를 만나고도 살아남은 것이다·

비록 오늘부터 강호를 털어버리겠다고 소리쳤다가 도리어 탈탈 털렸지만 그럼 어떠한가?

그때였다·

“저기··· 총채주님!”

“응?”

“그게····”

“뭔데 그러냐?”

신풍채주가 미적거렸기에 녹림왕이 으르렁거렸다·

“제갈 군사가 나중에 꺼내 보라면서 건네준 건데··· 지금 보니····”

신풍채주가 내민 건 전표였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거금이었다·

“야이 새끼야! 이걸 받으면 어떡해!”

“받을 때는 몰랐····”

“그걸 왜 몰라! 이거 완전히 미친 새끼였네!”

당연하게도 신풍채주는 자근자근 짓밟혔다·

“죽어! 죽어 이 새끼야!”

부 총채주 장염과 다른 채주들도 분노한 건 마찬가지였기에

“죽어라! 미친 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악!”

***

신풍채주의 비명을 뒤로하고 나아간 길·

안휘에 진입 이어 서남부를 질주하면서 후공은 약왕문을 떠올렸다·

월토기·

달에 사는 두 토끼·

용화운 용화청·

그리고 약왕문주 용악·

‘용악은 나아졌으려나·’

만날 생각은 없었다·

번거롭다·

그래도 부근이니 잠깐 보기만 할까?

·

·

·

·

·

약왕문주는 나아졌다·

사람을 알아보게 되었고 어제 일어난 일도 열흘 전에 나눈 대화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천화서고 대공자 덕분이었다·

대공자가 남겨두고 떠난 쇄금현침진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직 잠은 많았다·

그것도 쇄금현침진 때문·

쇄금현침진 안에 머물면 이지가 정갈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 깊은 수면을 강요받는 것이다·

하루의 절반은 자고 나머지 절반은 깨어 있었다·

깨어있을 때면 생각은 끝이 없었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먼저 떠난 아내를 생각하기도 했다·

또 한 사람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자신의 암호를 단숨에 해독한 이·

쇄금현침진을 기꺼이 전수하고 떠난 이·

천화서고 대공자·

그는 독양충을 흡수하면서 삼악을 이루었다고도 했다·

삼악에 이르면서 스스로 만향칠주의 공법을 완성했다는 말에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의심은 없었다·

한참 후에도 목련향이 남아 있었으니·

“화운아 조만간 천화서고에 함께 가자꾸나·”

나란히 뜰을 거닐며 들려온 아버지의 말에 용화운이 미소를 머금었다·

“아버지 어제도 확인해 보았습니다· 대공자는 멀리 떠나 천화서고에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공자가 한번 떠났다 돌아오면 계절이 바뀐다면서 천화서고도 많이 서운해하고 있습니다·”

“허허 그런 것이냐· 그래도 아쉽구나· 은인을 만나기가 어찌 이리 어려운 건지·”

“그보다 지금은 멀리 여행하시는 건 무리입니다· 그건 대공자께서 결코 바라는 바가 아닐 겁니다· 분명 찾아간다면 저와 화청은 대공자에게 크게 책망을 받을 것입니다·”

“허허허····”

더 채근할 수 없어 용악이 그저 너털거릴 때였다·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결에 목련향이 가득 담겨 있었기에

“어?”

“이 이건····”

아버지와 아들은 놀라 두리번거렸다·

대공자가 떠나던 날 그때와 같았기에 화운은 이내 멍해졌다·

‘설마··· 대공자?’

용악도 아련해졌다·

한 사람에 한 사람이 더 떠오른 탓이었다·

과거 그와 나눈 대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 후공 저는 목련향이 좋습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 왜?

– 은약이 생각나기 때문입니다·

– 은약?

– 제 안사람입니다·

– 목련향이 나나 보군·

– 아닙니다·

– 그럼?

– 목련향이 나면 그냥 떠오릅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 뭔 소리야?

천화서고 대공자는 누구일까?

왜 그는 후공과 나눈 대화를 알고 있는 것 같은가·

그가 그·

후공은 만나지 않았다·

번거로웠기에 그저 잠깐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다시 나아간 길·

안휘 중부를 지나면서는 낯익은 여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문 걸어잠가라아아아아아아아!”

독안미녀의 외침이었다·

누군가 또 도박장에서 큰돈을 땄나 보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자 풍제와 당명 제갈혜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 너무 궁금해요·”

만나진 않았다·

그 부근에 웃음만 남겨두고 신형을 이어갔다·

이제 곧·

천화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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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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