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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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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화· 연향·

수면 위로는 꾸며진 대화·

수면 아래로는 전음이 이어졌다·

– 모용 군사 소향객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요?

– 대공자 그게··· 제가 착각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용곽은 조금 물러났다·

괜히 색관조에게 말을 꺼냈다는 후회가 들었고 대공자가 소향객을 의심하는 듯하니 소향객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 대공자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해서 정말로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십시오·

소향객은 현경에 이른 고수·

그런 소향객이 설마 섭혼에 당했겠는가·

모용곽은 그렇게 생각하며 이 대화가 이쯤에서 마무리되길 희망했다·

하지만 후공이 생각하고 있는 건 섭혼이 아니다·

환혼·

모용곽이 머리를 긁적이며 난감함을 표현하고 있었기에 후공은 긴장을 풀어주려 미소를 지었다·

– 군사 실망입니다·

– 네?

– 호기심에 물었을 뿐인데 반응이 너무 과하군요·

– 하지만····

– 전음을 사용한 건 소향객이 우리의 대화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 아····

모용곽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후공은 채근하지 않고 모용곽의 말이 나오길 기다렸다·

이내 모용곽이 입을 열었다·

– 대공자 그럼 헛소리라고 생각하시고 들어주십시오·

– 물론입니다·

– 처음에는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습니까·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 날이 있고 옛 생각이 날 때면 혼자 웃기도 하고 울적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데 어느 순간 이질감을 느꼈다·

– 제가 아는 소향객은 매우 유쾌한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어깨에 칼이 박혔다면 태연히 ‘뭐야? 팔이 하나 더 늘었네?’ 이럴 사람입니다· 그는 생각지도 못한 말을 종종 하곤 합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 사람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평범해졌다·

농담의 수준이 떨어졌다·

–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사람의 재치는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범해지기는 더 어렵다· 그런데··· 평범해졌습니다· 저와 다를 게 없달까요·

후공은 의미를 이해했다·

소향객을 모를까·

녀석은 천공단과 흡사한 면모가 있다·

남궁연이나 언교운 모용진 쪽이 아니다·

굳이 찾자면 은앙개와 닮았다·

그러니까 지금 모용곽의 말은 은앙개가 남궁연이 된 것 같은 괴리감을 느꼈다는 의미·

만약 남궁연이 은앙개가 하는 농담을 따라 한다면?

안 된다·

느낌을 살릴 수 없다·

어설픔이 말로 할 수 없게 된다· 너 뭐하냐? 같은 말을 듣게 될 테고 주변 분위기만 싸해진다·

반대 상황도 마찬가지·

은앙개는 결코 남궁연의 진중함을 따라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모용곽은 제대로 보았다·

후공은 칭찬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 크흠···· 별 감흥이 없군요·

마음을 숨겼다·

시큰둥한 반응에 모용곽이 웃음을 머금었다·

–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제가 예민했던 것이겠지요·

– 다른 건 없습니까?

– 맹으로 돌아온 소향객은 가끔 진중한 모습일 때가 있습니다· 낯설게 느껴지곤 했습니다만··· 역시 착각이겠지요·

– 그 외 특이점은?

– 딱히····

– 소향객이 돌아온 시점이 언제입니까?

맹의 진법이 와해되기 전인가? 후인가?

그 물음엔 모용곽이 갸웃했다·

– 저기 대공자···· 어째서인지 감흥이 있으신 것처럼 들립니다만····

– 크흠 모용 군사는 그게 문제로군요·

– 네?

– 매사 너무 의미를 부여하시니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 처 천화서고 대공자····

– 네 맞습니다· 무림맹이 신검을 잃었을 때 누가 찾아주었습니까?

– 대공자께서····

– 그렇습니다· 제가! 어? 여기 제가 찾아주었지요· 물론 제가 도로 가져가긴 했지만 뭐 어쨌든· 그리고 모용 군사의 아우가 누구입니까· 제 부하입니다· 제가 두목이고요· 어디 그뿐입니까· 천룡대전에서 제가 맹활약해가지고 다들 은인이라고 난리인데 제가 군사께 아무 질문이나 하면 어떻습니까? 아버님이신 모용 가주께 섭섭하다고 이야기를 드려야겠습니다· 들으신다면 모용 가주께서 아주 좋아하시겠습니다·

–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 에잇 그냥 천화서고로 돌아가렵니다·

– 잠깐만요! 아무 말이나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모용곽이 황급히 소매를 붙들었다·

대공자가 말장난을 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대공자는 종잡을 수 없는 이· 진짜 떠날지도 모른다 싶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말씀도 떠올랐다·

대공자가 없었다면 나도 없었다·

대공자를 대하길 나를 대하듯 하라· 그가 무슨 부탁을 하든 뭘 요구하든 군소리 없이 따라야 할 것이다·

**

맹에 마련된 처소·

모용곽이 돌아간 다음 후공은 생각을 정리했다·

소향객의 도착은

맹의 진법이 와해되기 이틀 전·

우연이라면 우연이고 공교롭다면 공교롭다·

모용곽은 첫날부터 이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환혼이라고 가정해 보자·’

만약 환혼이라면 소향객은 이미 환혼이 이뤄진 상태로 왔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 진법이 와해된 의미는?

이전과는 다르다·

더 강대한 힘이 작용했다·

그 결과 무림맹 안에서 또 다른 환혼이 일어난 것이라면? 대상은 누굴까? 누굴 노리는 것이 가장 최선인가?

한 사람이 떠올랐다·

요로선인·

마침 공교롭다·

요로선인은 수행 중·

진법이 와해된 후 철저히 조사했지만 어떤 이유도 답도 찾지 못하자 자신의 수행의 부족함을 탄식하며 그다음 날부터 면벽에 들었다고 한다·

말은 된다·

말은·

현재 다른 천하십객들은?

아직 귀운종 쪽에·

그곳에서 이탈한 건 소향객과 청우자뿐·

청우자도 환혼된 것일까?

아니 그 전에 환혼은 누구의 짓인가?

처음에는 귀운종을 떠올렸지만 어느 때부터 그 마음은 사라졌다·

스스로를 불태워 늙어버린 유령곡의 아이들을 만난 후였다· 불태웠음에도 그들의 경지는 낮았다· 화경의 극에 이르렀을 뿐·

거기까지 생각한 후공이 문 쪽을 바라봤다·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고 움직임이 익숙했다·

‘연향이구나·’

이내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음성이 들려왔다·

“대공자 차를 더 내왔습니다·”

후공은 찻잔을 바라봤다·

차는 아직 입에 대지도 않아 가득 차 있었다· 그렇기에 바로 찻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잘됐구나· 마침 차가 더 필요했던 참이다·”

“들어가겠습니다·”

시녀가 들어와 예를 취하고는 차를 따랐다·

이름은 연향·

나이는 이제 열여섯인가? 아 이제 열일곱이겠구나·

후공은 반가운 마음이 들어 미소를 머금었다·

어찌 반갑지 않을 것인가·

무림맹주였던 자신의 시녀였다·

연향이 다녀가면 방 안은 새집처럼 깔끔해졌고 번쾌친의 검집도 반짝반짝 윤기가 흘렀다· 차를 타는 솜씨도 좋았고·

“네 이름이?”

“네?”

설마 말을 걸어올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는지 연향이 움찔했다·

“연향입니다·”

“예쁜 이름이구나·”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내가 고맙지·”

고마움만은 아니었다·

후공은 미안하기도 했다·

혜에게 들었다·

연향이 주검을 처음 보았노라 말했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창백하게 질려 말을 횡설수설했노라고·

이 어린 나이에 얼마나 놀랐을 것인가·

지난번 방문 때는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 그저 지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보았는데 이제 마주하게 되었으니 작은 위로를 건네고 싶어졌다·

“맹주님의 시녀였다고?”

“아··· 네·”

“꽤 충격이 컸겠구나· 지금은 어떠냐?”

연향이 무슨 말인지 몰라 갸웃하며 큰 눈을 몇 번 깜박였다· 그러다 이해했는지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괜찮습니다·”

“다행이구나·”

“조금··· 놀랐습니다·”

“응?”

“대공자께서 이런 말씀을 하실 것이라곤 전혀 생각지 못해서····”

연향의 반응은 당연했다·

외부 손님들 중 자신에게 그날의 사건에 대해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갈 군사에게 들었다·”

“아···!”

“내가 이래뵈도 제갈 군사와 제법 친하거든·”

“하하하!”

목을 뻣뻣히 세우고 으스대는 대공자의 모습에 연향은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성공·’

웃게 했으니 성공·

후공이 내심 뿌듯해할 때 덕분에 긴장이 풀어진 연향이 다소곳하게 예를 갖췄다·

“대공자 감사드려요·”

“응? 갑자기?”

“그런 게 아니라··· 맹주님의 신검을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사람이 여기 또 있었구나·

연향의 마음이 예뻐 후공은 흐뭇해졌다·

“크흠 내가 대단하긴 하지·”

“하하하하!”

또 성공·

연향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대공자님은 제가 알고 있는 누구와 비슷한 것 같아요·”

“누굴까?”

“어····”

후공!

무림맹주· 천하제일인!

대공자의 말하는 방식이 떠난 맹주님을 보는 것 같았기에 꺼냈던 말이었는데 차마 맹주님이라고는 답할 수 없어 연향이 머뭇거렸다·

그 난처함을 후공이 도왔다·

“맞춰 볼까?”

“네!”

“개방 방주?”

“아니랍니다·”

“크흠 그럼 누굴까· 설마 녹림왕?”

“하하하하! 틀리셨어요·”

“그 외에는 떠오르지 않으니 난감하구나· 이제 말해 봐라·”

“비밀이예요·”

“이런····”

그 말에 다시 연향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웃음만은 아니었다· 그리움도 함께였다·

방금의 대화도 영락없이 맹주님을 떠올리게 하니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은 시녀였지만 맹주님은 마치 친구처럼 대했다·

어떨 땐 딸처럼 대하기도 하고 어떨 땐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연향은 자신도 모르게 그리워져 눈시울이 붉어졌다·

후공으로선 실패가 목전·

연향을 울게 둘 수는 없었다·

“넌 놀랍구나·”

“네?”

“내 눈이 빠른데 네가 하품을 하는 걸 전혀 못봤거든·”

“헤헤···· 맞아요· 다들 그렇게 말하곤 해요·”

“좋다· 이렇게 만난 기념으로 내가 선물을 하마· 원하는 걸 말해 봐라·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

“뭐든지요?”

“그래·”

“으음····”

연향이 떠올리느라 눈동자를 위로 올리며 굴렸다·

“맹주님의 신검은 찾아주셨고··· 돈은 충분히 받고 있고··· 괴롭히는 사람도 없고··· 아 생각났어요·”

“오호 그래 뭐냐?”

“재밌게 해 주세요· 시간을 잊을 정도로·”

“고작? 지금까지 충분히 재밌었을 것 같은데?”

“더 많이요· 이만큼·”

연향이 팔로 크게 원을 그렸다·

“이마아아아안큼?”

후공도 따라 했기에 연향이 깔깔대며 웃었다·

“네! 이마아아아아큼·”

“조금 어렵네·”

“하하 근데 이미 재밌어졌어요·”

“이 정도로는 안 되지· 좋다· 이리 되면 내 비장의 한 수를 꺼내야겠다·”

“비장의 한 수요?”

“그래 기다려 봐라·”

후공은 천향의 선을 끊었다·

색관조에게 연결된 천향의 선이었다·

끊어졌다 이어졌다 일곱 번 했을 때 색관조가 창가로 날아들었다·

[까르르르르르르르! 주인님 부르셨을까요?]

[그윽 그윽!]

연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색관조와 금섬은 이미 방 안을 날아다니고 뛰어다니기 바빴다·

“녀석들아 진정해라·”

[네!]

[그윽!]

이내 색관조와 금섬이 얌전해졌다·

바닥에 내려앉아 연향을 올려다보며 갸웃갸웃했다·

후공이 입을 열었다·

“연향아·”

“네·”

“두꺼비와 새가 춤추는 걸 본 적이 있느냐?”

“춤도 추나요?”

“노래도 하지·”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색관조와 금섬이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다·

[야! 박자 좀 맞춰! 엉덩이 더 흔들고!]

[큭큭큭!]

그 모습에 연향이 시간을 잊었다·

웃고 있다는 것도 잊고 또 웃었다·

후공은 한참이나 함께 시간을 보냈다·

후공도 잠시 소향객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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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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