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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Musical Genius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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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천재를 위하여 – 050화 >

“현이 어땠냐고요?”

북유럽의 에릭은 두꺼운 손으로 턱을 매만졌다. 강인한 그의 사각턱이 크게 실룩인다.

“요리를 정말 잘했습죠.”

에릭은 과거를 회상하듯 짐짓 두 눈을 감아 보였다. 마른 입술을 쓸어 보이는 그 모습에서 감칠맛이 맴돌아 보이는 것은 왜일까.

“그 꼬마의 작은 손으로 만든 요리가 샤펠에서 먹은 요리 중 최고였다면 믿겠습니까? 현은 요리대회에 나가도 분명 우승할 거예요. 아오 또 생각하니까 입에 침이 고이네.”

에릭은 침을 꼴깍 삼키곤 말을 이었다.

“현이 제 자세를 잡아준 건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저희 고향에서는 복수는 두 배로 갚아주고 은혜는 열 배로 보상하라는 말이 있죠. 현은 제가 만난 꼬마 중 으뜸이었습니다. 피디님 현에게 한마디만 남겨도 되겠습니까?”

촬영 카메라가 고개를 끄덕이듯 위아래로 움직였다.

“찜닭 레시피를 잃어버렸다. 다시 적어다오.”

곧이어 비어있는 인터뷰 석에 윌리엄이 앉았다.

“현은 한마디로 제 라이벌 입니다.”

라이벌?

“비록 이번 대회에서 제가 수상을 하진 못했지만 아쉽진 않습니다. 현은 분명 대상을 차지할 만한 바이올리니스트이기 때문이죠. 왕립음악원에서부터 저는 제가 최고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제 음악적 가치관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놓은 장본인이 바로 현이

죠. 언젠가는 제가 현을 꼭 뛰어넘고야 말 것입니다.”

처음 브뤼셀을 찾았을 때 당당했던 모습 그대로 윌리엄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윌리엄은 피디를 슬쩍 바라봤다. 주춤거리는 그 모습이 조금 전 당당했던 모습과는 영 딴판이다.

“피디님 혹시 그 장면 편집됩니까?”

무슨 장면?

“크흠 그 왜 아시잖습니까.”

촬영 카메라가 단호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지막으로.

“현은 정말 대단했어요.”

안나의 눈동자에는 동경이 가득했다. 타오르는 태양처럼 숨기지 않겠다는 듯 정열적인 모습이다.

“샤펠에 있는 동안 각 참가자들은 선율을 탐구하는 동반자인 동시에 서로 겨뤄야 하는 경쟁자죠. 그렇기에 저 또한 처음에는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진 못했어요. 하지만 그 애만은 달랐죠. 윌리엄을 다독이는 모습에서는 저도 모르게 울컥했는걸요. 현은 우리

중 가장 어린 친구였지만 그 누구보다 속이 깊었어요. 분명 저보다 동생인데 오빠처럼 느껴질 만큼요. 더불어 그의 연주는.”

안나의 앙증맞은 두 손이 흥분을 머금은 채 움켜쥐어졌다. 현의 선율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았기에.

“뽀 뽀뽀는 왜 했냐고요?”

안나의 볼에 홍조가 가득하다. 유독 하얀 피부 때문에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지도. 그래 이 질문은 패스하고.

“우리 모두 샤펠에서 현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할 음악적 문제들을 현은 마치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해결해 주었죠.”

풍부한 감정 변화를 보여주듯 안나의 백금발이 크게 출렁였다.

“샤펠에는 음악의 신이 있다는 전설이 있죠?”

안나의 시선이 촬영 카메라를 직시했다. “우린 이미 만났는지도 몰라요.”

*

샤워 후 목에 수건을 두르고 나오자 구수한 된장 냄새가 코 밑에 닿는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어머니와 가정부 아주머니가 합을 이뤄 요리를 하시는 모양. 뭐니 뭐니 해도 집밥이 최고란 사실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입맛을 다시며 일 층으로 내려가자 할아버지

가 묘한 미소와 함께 날 맞아주신다.

“현아 어제 다큐멘터리가 아주 재밌더구나.”

“다큐멘터리요?”

무슨 소리일까.

어젯밤 등위평이 어찌나 철썩 달라붙던지 저택에 오자마자 그대로 곯아떨어졌었다. 어린놈이 활동량이 얼마나 대단한지 거의 기진맥진할 정도였다. 꽌시를 두 번 맺으려 했다가는 내 체력이 남아나지 않을 것만 같다. 헌데 다큐멘터리라니?

“어제 지상파에서 퀸엘리자베스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단다.”

“예?”

설마 그때 그 촬영분들을 말하는 것일까!

의문을 채 풀기도 전에 할아버지가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현이 네가 너무 곤히 자서 어미가 안 깨운 모양이다 할애비는 그저 현이 네가 나오니 어찌나 좋던지 허허.”

아침 식사자리의 주된 화두는 다름 아닌 어제 방영되었다던 다큐멘터리였다.

“아들 엄마는 아들이 그렇게 요리를 잘하는지 몰랐어! 도대체 찜닭을 어디서 배웠어?”

“하하. 티비 보면서 간간이 배웠어요.”

“현아 그것보다 윌리엄이라는 그 친구를 껴안아 주는 모습이 너무 어른스럽더구나. 아빠는 정말 감동했단다.”

갑자기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만 같았다. 한국에서 방영은 기대도 안 했는데 대체 언제 판권을 계약했던 것일까. 하물며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이야기만 듣고 있자면 장면 하나하나가 드라마가 따로 없을 정도였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를 즈음.

“참 아들. 그 안나 라는 아가씨하고는 무슨 사이야?”

어머니가 소녀같이 눈을 빛내며 묻는 것이 아닌가. 덩달아 할아버지와 아버지까지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날 바라본다. 아아 도대체 다큐멘터리가 어떻게 나왔길래 다들 이러시는 걸까.

* * *

“형아―!”

등위평이 철썩 내 옆에 달라붙었다. 그 모습이 얼핏 아주 우애 좋은 형제처럼 보인다. 등정은 그 모습을 아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아버지와 내가 김포공항까지 배웅을 나온 것은 당연했다. 꽌시는 한순간에 맺어지는 것이 아니었으니. 신뢰가 쌓아야 진정한 친구

로 거듭나는 법이다.

“어제 티비에서 형아 나왔어!”

너도 봤나 보구나.

어쩐지 아까 전부터 내 얼굴을 보고 힐끔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여행객들이 단체로 내게 캐묻지 않았던가 아니라고 여러 번 말하고 나서야 돌려보낼 수 있었으니. 하마터면 큰 곤욕을 치를 뻔했다. 하물며 스마트폰이 없어서 망정이지 있었다면 지금쯤 사진 수

백 장은 찍혔으리라. 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둘러댈 다른 방법을 한 번 강구해 봐야겠다.

“강선생과 현군이 이렇게 직접 배웅까지 해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난 형아랑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등위평.”

등정의 단호한 목소리에 등위평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볼살이 출렁이며 입술이 삐죽 튀어나온 것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도 모르게 볼을 꼬집을 뻔했다. 미운 정도 정이라고 어느새 정이 든 모양이었다. 그저 귀찮기만 했었는데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들려

는 걸 보면.

“등회장님 작은 성의이지만 받아주십시오. 한국에서의 기억이 뜻깊으셨길 바랍니다. 제가 직접 담근 인삼주 두 병입니다.”

아버지께서 정성스레 포장한 상자를 건네었다.

굳이 비싼 선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가격만 비쌀 경우 받는 입장에서 부담스러워 그 의미를 곡해할 확률이 높았으니. 더욱이 중국에는 고가품을 선물로 건네는 이를 경계하라는 격언도 있었다. 하지만 직접 만든 선물이라면 그 말이 달라지지.

모름지기 선물이란 정성을 주고받는 일이라 생각한다. 하물며 두 병을 준비한 까닭도 있었지. 중국에서는 짝수를 길수라 여기고 홀수를 흉수라 여기기 때문. 이런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신경을 써야 하니 결코 쉬운 손님은 아니었다.

“강선생 이렇게 귀한 것을 주시다니요. 정말 감사합니다.”

등정이 환하게 미소지으며 선물을 받아들자 아버지의 표정도 밝아졌다. 혹시나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 걱정했었기 때문.

“제가 조만간 중국으로 강선생과 현군을 모시겠습니다. 꼭 한 번 들르셔서 식사도 하시고 담소도 나누고 가셨으면 합니다.” “당연히 등회장님이 부르시면 가야지요. 오히려 영광입니다.”

통역을 해주는 와중 난 놀람을 속으로 삼키느라 애썼다. 아버지는 예의상 하는 말인 줄 알고 있지만 중국에서 자신의 집에 상대를 초대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형아 꼭 와야 해!”

그래 인마!

난 멀어지는 등위평을 향해 손을 세차게 흔들어주었다. 아버지는 아직도 얼떨떨하신 모양. 처음 바이어를 접대한 것이었으니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으실 터였다.

“현아 아빠 괜찮았지?”

나는 말 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버지 제가 보기엔 아주 그레이트였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쇼!

그때였다.

“저기.”

트렌치코트를 걸친 승무원 두 명이 내게로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어제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그 아이 맞죠?”

아이고 정말 얼굴이 팔리긴 팔렸나 보다.

*

아침에는 등위평.

“오빠아―!”

저녁에는 손유하가 버선발로 날 반겼다. 누가 보면 십 년 만에 다시 만난 사인 줄 알만큼 무척이나 호들갑이다. 그러나 할아버지에게는 얌전히 고개를 숙여 보이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왕회장은 들고 있던 조경가위를 내려놓은 채 걸어왔다. 저 영감님은

언제봐도 체력이 짱짱하시단 말이야.

“현아 어제 티비 잘 봤다. 얼굴이 잘생겨서 그런지 화면이 아주 잘 받더구나. 유회장 하고는 아주 딴판이야.”

“손회장 무슨 소리인가. 현이는 딱 봐도 날 닮았는데.”

절친한 지기 아니랄까 봐 만나자마자 티격태격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나저나 나 빼고는 다들 방송을 본 눈치다.

더군다나

“오빠 오빠. 그 바이올린 켜는 부분 엄청 멋있었어! 그리고 비디오로 녹화도 해놨어. 나 잘했지!”

평창동에는 자칭 내 일호 팬도 있었으니.

탁.

왕회장이 찻잔을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주름진 눈가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유회장 사세를 확장하기로 완전히 마음을 먹은 게로구먼? 부동산까지 투자할 생각을 다 하고 말이지.”

“아무렴 지금이 기회이지 않은가.”

부동산은 부채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90년대는 비현실적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경제성장률이 폭등하던 때였다. 금리가 높으면 부채는 적어야 정상이거늘 90년대는 그러한 법칙마저 부술 정도로 시장에 자금이 풍부했었다. 물론 전부 눈먼 돈이었지만. 그러니 결과

는 어떠했겠는가 연일 치솟은 부동산에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었다.

물론 곧 있으면 불어닥치는 풍파에 전국이 시름을 앓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나쁘지 않은 투자처였다. 하물며 정부에서 기업들의 국가보증을 빌미로 한 부동산 투기를 적극적으로 막고 있는 추세지 않은가. 금싸라기 같은 땅들이 주인을 잃은 채 헤매고 있

는 시점. 훗날에는 돈이 있어도 못사는 땅들이 많으니 보유자금만 충분하다면 지금 긁어모아도 나쁘지 않았다.

아무렴 알아서 잘하실 분들이지.

왕회장의 정보력은 이미 국내에서 따라갈 자가 없으니.

“그리고 현자 명의로 주식도 좀 사둘까 하네만.”

“주식을?”

“그래 내가 이쪽에는 영 문외한이지 않나. 뭘 어떡하면 좋겠나?”

왕회장은 짐짓 고민하는 것이 보였다. 할아버지가 무슨 의중으로 저렇게 말씀하시는지 알기 때문일 테지. 자사주식을 어머니에게 넘겼다간 경영권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가 뻔했으니. 아예 타사주식을 증여하시려는 것이었다. 그때 왕회장과 내 시선이 마주쳤다.

“현아 원하는 회사가 있더냐?” 마치 장난처럼 건넨 질문 같았지만 침이 절로 꼴깍 삼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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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Musical Genius

For the Musical Genius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Throughout my life, I had selfishly pursued my own goals, only to find in the end that I was left with nothing. But the day I decided to act for the sake of others, a new chapter began to unfold in my life. “Hyeona, do you know how to play the violin?” my grandfather asked in a very affectionate voice. His eyes filled with anticipation. There I stood with a violin in hand, amidst a gathering of the heirs of the wealthy chaebols. Whether by fate or chance, I raised the bow and placed it upon the strings. And it was at that moment when the winter movement of Vivaldi’s Four Seasons came to life. As I played the violin, the audience erupted in cheers and experienced a sense of awe from my performance. This is the story of a young maestro who would move the world around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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