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have javascript enabled! Please enable it! For the Musical Genius Chapter 149 - English Novel
Switch Mode

For the Musical Genius Chapter 149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eck here for how to translate it.

< 음악천재를 위하여 – 149화 >

“夜長夢多(밤이 길면 꿈도 많다).”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는 목소리였다. 수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굳은살이 가득하고 상처투성이지만 아직까지 모자란 손바닥이다.

음악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난관을 겪었던가. 그때마다 자신은 포기하지 않았다.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지로 잘츠부르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을 했을 때 그 다짐을 현실로 입증시키지 않았던가. 허나.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수가 미간을 찌푸리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경호원이 염려되는 표정을 지었다.

수는 고개를 짧게 끄덕이고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위스키를 한 잔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음속에 폭풍우가 몰아닥친 것처럼 감정이 복잡할 때에는 이만한 특효약이 또 없었다.

‘런던 심포니.’

얼마 전 왕실공연을 위해 지휘자를 선별한다고 연락이 왔다. 자신뿐만 아니라 미국의 마일즈 유럽의 매튜까지 런던 심포니의 초청을 받았다고 했다.

하나같이 실력 있는 신예 지휘자들이다. 허나 그중에는 이름이 다소 생소한 지휘자도 있었으니.

수는 위스키 맛이 쓰다고 느꼈다. 아마도 그를 떠올렸기 때문이리라.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라고 했다. 국제 지휘콩쿠르에 출전한 경험은 전무 하며 그 어떠한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 또한 경험해 보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지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지 않던가.

콰득.

기다란 손가락을 굽혀 주먹을 말아쥐었다. 처음에는 런던 심포니 측에서 농담을 하는가 착각이 일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설마하니 왕실공연을 위해 선별한 지휘자 중 그러한 애송이가 섞여 있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바이올리니스트로서야 두각을 나타냈을지 몰라도 지휘는 아예 다른 분야였다.

“도련님?”

경호원이 수를 바라보며 재차 물었다. 그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수는 손사래를 쳐 보이며 경호원을 물렀다.

지금 수의 머릿속에는 단 한 명의 소년만이 떠오르고 있었다.

우연찮게 그 소년이 지휘했던 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다. 믿기지 않게도 베를린 필을 지휘하는 영광을 얻은 모양이었다.

세계 최고의 악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곳에서 소년은 지휘봉을 들었다. 영상을 보면서 수는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소년이 숨을 야트막하게 들이쉬자 들어 올려지는 어깨에서부터 팔꿈치를 지나 지휘봉의 끝에 이르기까지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보였다.

차이코스프키 교향곡 6번 비창.

수는 영상을 보는 동안 전율이 자신의 온몸을 관통하는 느낌을 받았다.

소년의 손끝에서 선율은 흐름을 타고 음습하고 불안한 비창의 악상을 완벽히 재현해 냈다.

트럼펫의 차오르는 울림과 함께 악상이 고조될 때는 영상으로 보고 있던 수가 숨을 집어삼킬 정도였다.

신출내기라고? 말도 되지 않는 소리. 오랫동안 지휘를 해온 사람처럼 능숙하게 행동하지 않는가.

“현.”

소년의 이름을 읊조리는 수의 눈동자에는 복잡한 감정이 일었다.

* * *

‘쯧.’

혀를 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마하니 공항에서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다고 할 줄이야.

물론 내 책임도 피할 수는 없었다. 아무 말 없이 뒷좌석에 올라탔으니 일부 책임은 있는 것이다.

나를 데리고 온 운전기사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하다. 누가 보면 죽을죄라도 지은 것처럼 기가 팍 죽어 있지 않은가.

“왕춘 도련님께서 두 시간 뒤 공항에 도착하신다고 한다. 그때는 실수가 없어야 할 것이야.”

“예 예―!”

그제야 운전기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흰머리가 성성한 늙은 집사가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나를 바라봤다.

“귀하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하기는 돌아가야지. 물론 나 혼자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도심과는 멀찍이 떨어진 교외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저택 입구까지 걸어나기도 벅찰 만큼 정원이 길게 이어졌기에.

그때 집사가 내 생각을 읽은 듯이 고개를 저어 보였다.

“물론 돌아가시는 차 편은 이쪽에서 제공할 것입니다. 허나 저희 측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기에 보답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가문의 어르신께서는 저택에 들어온 손님을 쉬이 내보내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보답이요?”

늙은 집사의 얼굴이 어찌나 진중한지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차피 런던 심포니 측에는 내일쯤 도착한다고 말을 해놨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일단 전화를 한 통화 쓰겠습니다.”

아아 크리시에게는 전화를 해야겠다. 아니면 나를 찾으려 무슨 짓을 벌일지 몰랐기에.

“차린 것은 없지만 마음껏 드십시오.”

겸손이 과하면 부담스럽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경우가 딱 그랬다. 붉은 식탁보 위에 차려진 진수성찬은 과거 시황제가 먹었다는 만찬 못지않아 보였으니. 이게 차린 게 없는 수준이면 도대체 제대로 차린 음식은 어떤 것들일까.

‘마피아인가.’

광둥어를 쓰는 것을 보아하니 삼합회일 수도 있겠다. 저택의 집사를 비롯해 사람들은 몸에 절도가 깊게 배어 있었다.

자세한 것은 묻지 않은 채 밥만 먹고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참이었다.

“피아노?”

식사를 끝마치고 나오는 길에 내 눈길을 끄는 물건이 있었으니. 샹들리에가 자리한 저택의 거실 중앙에 거대한 피아노가 자리하고 있었다.

내가 하염없이 피아노를 바라보고 있자 어느샌가 흰머리가 성성한 집사가 나타나 옆자리를 꿰찼다.

“식사는 괜찮으셨는지요?”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런데 저 피아노 오랫동안 사람이 연주한 적 없죠?”

집사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듯 눈을 크게 떠 보였다.

내가 이렇게 말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피아노의 외관만 보자면 관리를 잘 받아온 악기의 형상이었지만 문제는 바깥이 아니라 내부에 있었으니.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냥 척 보면 알아요.”

“과거에는 저택의 도련님께서 연주를 하셨지만 어느 순간부터 켜지 않으셨지요. 실상 내부가 고장이 났는데 명장들 또한 어떻게 수리를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제가 잠깐 봐도 될까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식탁 다리가 부러지도록 만찬을 얻어먹었는데 이참에 그에 대한 보답을 하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피아노의 뚜껑을 열어 보이자 내부의 문제가 훤히 보였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악기의 구조에 대해서는 마치 손바닥을 펼쳐 보이는 것처럼 훤히 꿰뚫게 된 나다.

때문에 백정훈도 종종 놀라곤 했다. 자신이 본 그 누구보다 내가 악기 수리에 능통하다며 날 곧잘 추켜세워줬다.

“많이 상했네요.”

누군가 의도적으로 부순 게 틀림없었다. 소리를 내는 현과 해머가 엉망이 되어 있지 않은가. 건반의 깊이는 물론이고 댐퍼의 나사가 녹슬어 있었다.

이 상태로 건반을 누르면 아마도 꽹과리가 쳐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하물며 페달 고무까지 삭은 상태니. 사람으로 따지면 병상에 오래 누워 욕창까지 생긴 격이 아닌가.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았다. 녀석에게는 나를 만난 것이 그 어떠한 행운보다 깊게 자리매김하게 될 테니.

“조율기.”

나는 뒤편으로 손을 내밀었다. 마치 간호사에게 메스를 바라는 의사처럼.

* * *

“도련님 오셨습니까―!”

늙은 집사가 버선발로 뛰쳐나가 수를 맞이했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주를 바라보듯 집사의 눈동자에는 감동이 깃들어 있었다. 것도 그럴 것이 수가 영국의 저택을 다시 찾은 것은 무척이나 오래간만의 일이었다.

“오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셨습니까?”

“기사가 운전을 잘해서 불편한 건 없었어요. 괜찮다면 영국에 있을 동안 운전기사는 방금 전 그 사람으로 하죠.”

집사가 여부가 있겠냐며 고개를 끄덕였다. 왕춘의 운전 실력 하나는 이미 일품이라고 소문이 자자했으니.

“오늘 저 말고도 다른 손님이 왔었다죠?”

“예?”

“운전기사가 너무 긴장을 하는 거 같아 혹시나 싶어 물어봤었습니다. 제가 오기 전에 무슨 실수라도 저지른 게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더군요.”

왕춘은 식은땀을 흘리며 집사의 눈을 피했다. 집사는 짧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오늘 있었던 일련의 일들을 설명했다.

특이한 손님이었다. 여태껏 수많은 손님을 맞이한 집사가 보기에도 눈에 이채가 돌 만큼.

“특이했다고요?”

대개 보통 사람의 경우에는 이같이 거대한 저택을 마주하게 되면 왈칵 겁부터 내게 마련이었다. 허나 소년은 마치 자기 집인 것처럼 향하는 발걸음에 거침이 없었다. 또한 두 눈동자에 두려움과 긴장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만큼 그는 당당했다.

하물며 중국인도 아니건대 꽤 유창한 광둥어까지 선보이지 않았던가. 홍콩에서 오랜 생활을 한 사람처럼.

집사의 말이 이어질수록 수의 눈동자에는 흥미로운 기색이 드리워졌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랍니까?”

“음악을 한다고 했습니다.”

뜻밖의 이야기였다. 수는 걸음을 옮기다 어렸을 적 자신이 연주했던 피아노를 바라봤다.

자신이 음악을 하는 것을 반대하셨던 아버지가 부서뜨린 겉만 멀쩡한 반쪽짜리 피아노다. 그 누구도 고치지 못한다고 했을 때는 왈칵 눈물을 쏟을 정도로 어린 소년의 마음에는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다.

이미 버려도 한참 전에 버려졌을 줄 알았건만 늙은 집사는 용케도 이 피아노를 보관하고 있었다.

수의 기다란 손가락이 피아노 덮개를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이 건반을 누르면 분명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지리라. 그때였다.

“어?”

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부서진 피아노에서 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왔기 때문.

건반 위를 미끄러지듯 눌렀지만 소리는 여전히 청아했다. 마치 갓 조율을 끝마친 피아노처럼.

그 모습에 늙은 집사가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덧붙였다.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기다리다니요?”

“피아노를 고쳐준 소년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마치 의사처럼 피아노를 고쳐나가던 소년이 콧잔등을 훔치며 멋쩍게 말하지 않았던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요.”

* * *

스펜서의 날카로운 눈동자가 신예 지휘자들을 훑었다.

미국의 마일즈 유럽의 매튜 중국의 수 그리고 한국의 강현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떠오르는 별들로 유명한 이들이다.

예컨대 밀레니엄의 악상은 이들의 지휘봉이 가로지르게 될 것이다.

“그대들을 부른 까닭은 나를 대신해 영국 왕실공연에서 런던 심포니를 지휘해 주길 바람이다. 하지만 지휘 단상에 여러 명의 마에스트로가 올라설 수 없듯이 그대들 중 단 한 명만이 나를 대신해 지휘 단상에 오를 것이다. 이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오디션을 나가도 좋다.”

스펜서의 차가운 목소리에도 그 누구 하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예 지휘자들의 눈동자에는 흥분과 설렘이 점철되어 타오르고 있었다.

것도 그럴 것이 런던 심포니를 지휘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었기 때문. 하물며 영국 왕실에서 자신의 지휘자로서의 명예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순간이 아닌가.

“따라오도록.”

스펜서가 앞장서자 신예 지휘자들이 뒤따랐다. 콘서트홀로 들어갈수록 그들의 심장은 마치 요동치는 것처럼 두근거렸다.

콘서트홀에서는 특유의 나무 향이 난다. 은은한 피톤치드 향이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

하지만 설렘은 곧 긴장으로 점철되기 시작했다.

“마에스트로?”

미국의 마일즈가 의아한 눈빛으로 마에스트로 스펜서를 바라봤다.

보통 지휘자의 간이 오디션을 볼 때는 오케스트라를 대신해 피아노를 지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시간을 전부 조율할 수 없을뿐더러 단원들과 단시간 내에 호흡을 맞추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왕실에서 나를 대신해 런던 심포니를 지휘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오디션 또한 실제 런던 심포니 단원들과 합을 맞추는 것으로 할 생각이네. 물론 오늘 단 한 번의 결과로 자네들을 선별하지는 않을 것이야.”

콘서트홀의 무대 위에는 런던 심포니의 단원들이 앉아 있었다. 하나같이 눈동자가 서슬 퍼렇게 보이는 듯했다.

단 한 명 한국의 강현만이 긴장을 머금지 않은 눈으로 단원들을 훑었다. 단원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이라기보단 원래 성정이 긴장이란 단어를 용납지 않는 것일 테다.

“쇤베르크 구레의 노래.”

불쑥 스펜서의 입에서 교향곡이 튀어나왔다. 신예 지휘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어느 악장이라도 좋네 이 중에서 연주를 해볼 사람이 있겠나.”

섣불리 나서는 이는 없었다. 하물며 스펜서는 총보 또한 건네주지 않는 것이었으니.

수십 개의 오선 위에 펼쳐지는 장대한 서사를 달달 외우고 있는 이는 드물다.

하물며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는 연가곡 오페라적 성격을 띤 독창 합창 대편성의 관현악 곡이기에.

규모가 워낙 거대해 실제로 직접 연주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쇤베르크가 요하는 현악 파트는 분명 무대 위의 단원들로는 부족했다. 애초부터 8성부 혼합합창단은 존재하지도 않았으니. 그 말인즉 상황에 맞춰 편곡을 하라는 뜻이 아닌가.

그 누구도 섣불리 손을 들 수가 없었다. 총보를 통달한다고 해도 쉽사리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의 수는 물론이고 미국의 마일즈와 유럽의 매튜 또한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 별다른 수가 없는 듯했다.

그때 단 한 명만이 미간을 좁히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으니.

“마에스트로 대형을 아예 바꿔도 괜찮을까요?”

강현이 전장에 나서는 장군처럼 단원들을 바라봤다.

—————————————=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For the Musical Genius

For the Musical Genius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Throughout my life, I had selfishly pursued my own goals, only to find in the end that I was left with nothing. But the day I decided to act for the sake of others, a new chapter began to unfold in my life. “Hyeona, do you know how to play the violin?” my grandfather asked in a very affectionate voice. His eyes filled with anticipation. There I stood with a violin in hand, amidst a gathering of the heirs of the wealthy chaebols. Whether by fate or chance, I raised the bow and placed it upon the strings. And it was at that moment when the winter movement of Vivaldi’s Four Seasons came to life. As I played the violin, the audience erupted in cheers and experienced a sense of awe from my performance. This is the story of a young maestro who would move the world around him.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