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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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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그날처럼·

묘빙빙은 소리내지 않으려고 했다·

어떻게든 그렇게 하려고 했다·

울음소리를 내면 지는 것 같아서 절대로 내지 않겠다며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묘빙빙의 각오는 힘없이 무너졌다·

입술을 깨물고 있어도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그렇게 묘빙빙은 울었다·

천공단주가 올 거라고 외친 건? 기대해서가 아니었다· 이미 빙빙도 알았다· 참담한 결과일 건 잘 알고 있었다·

단지 호기롭게 소리친 건 차마 ‘어떻게 된 거냐’ ‘죽은 거냐’라고 물어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니 싫었다기보단 용기가 나지 않았다·

빙빙의 흐느낌은 주변으로 번져갔다·

소천개가 울먹였고

은앙개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형아요 두목이며 천공단주가 무공 실력을 다 드러내지 않았다해도 벌레 앞에선 무사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자리에 있는 천룡의 가주들과 수뇌부들도 버티지 못했으니 결과는 뻔했을 터·

자신들도 결과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겁쟁이었다· 그저 머리를 처박고 귀를 막고 묻지도 떠올리지도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회피하고 있었건만 묘빙빙이 용기를 낸 탓에 듣고 말았다·

왜인가?

함께한 시간은 짧았는데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한 것 같으니 이제 곧 보게 될 천공단주의 끔찍한 모습에 슬픔을 가눌 길이 없었다·

그건 비단 천공단만이 아니었다·

짧지만 울림이 컸던 난화서원의 묵영도 남궁세가의 후계자인 남궁연도 서글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아직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배우고 싶은 것이 많은데 이제 함께할 수 없는 것이다·

다른 이들도 마음이 먹먹해졌다·

천화서고 대공자는 이 사건의 시작부터 홀로 고군분투한 것이다· 결과가 다를 것이 없었을지라도 그를 혼자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싶으니 그에게 미안해졌고 부끄러워졌다·

요희는 그런 모습이 또 흐뭇했나 보다·

“호호호호호호호!”

뜻밖의 눈물짓는 모습에 그녀는 한참동안 웃음을 터뜨리고는 찬사를 보냈다·

“정녕 의외로군요· 천화서고 대공자는 꽤 괜찮은 녀석이었나 봅니다· 그 덕분에 여러분들이 더욱 슬퍼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본녀는 뿌듯함을 금할 길이 없네요· 하지만 여러분···· 이럴 때가 아니랍니다· 지금 타인을 걱정할 때가 아니에요· 호호호호····”

“····”

“····”

깊은 한숨과 탄식이 터졌고

“자 그럼 연회를 시작해보죠·”

요희는 연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내 기다렸다는 듯 귀살들이 남궁소예를 끌어냈다·

“뭐 뭐하는 짓이냐!”

“안 된다 안 돼· 소예야!”

“당장 멈추지 못하겠느냐!”

남궁가주와 그의 부인을 비롯한 남궁세가의 일원들이 울부짖었다· 하지만 막을 길은 전무했다· 끌려가 널브러진 소예의 입을 귀살 중 하나가 강제로 벌려 검은 환약을 삼키게 했다·

이내 마비가 풀린 소예가 몸을 가누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굳이 설명이 없음에도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마비는 풀려야 하는 것이다·

처절하게 몸부림쳐야 하니까·

난자당하며 미칠 듯이 꿈틀거릴 수 있도록·

귀살이 소예를 무릎 꿇린 후 목에 칼을 겨누었다·

요희가 흡족히 여기며 입을 열었다·

“강호인들은 논하곤 하죠· 천하제일가문은 어디냐고· 많은 이들이 남궁세가를 거론하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또 이곳이 남궁세가이니 본녀는 첫 번째 선물을 선택하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답니다· 자 그럼 여러분께 소개하죠· 남궁소예입니다·”

“····”

“여러분이 보기에 어떤가요? 어여쁘지 않나요? 호호호호호호 피범벅이 되어도 예쁠 것 같지 않나요?”

소개를 했음에도 울분에 찬 성난 외침뿐이라 요희는 실망하는 표정이 되었다·

“이런···· 박수갈채가 없으니 흥이 나지 않는군요· 좋아요· 그럼 여기에서 제가 제안을 하나 하죠·”

“····”

“어느 세가의 누구라도 좋아요· 이 어여쁜 금지옥엽 남궁소예에게 칼을 휘두르겠노라 자청하는 이가 있다면 그 가문은 살려주겠어요· 아 오해의 여지가 있겠군요· 가문만이 아니에요· 개방이 휘두른다면 개방 모두를 살려줄 것이고 무림맹이 나선다면 관련자들 전부를 살려주도록 하죠· 한 명만 나서면 되는 일이에요· 여러분 제 배려가 어떤가요?”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다·

도대체 그 누가 나설 것인가·

짐승도 하지 않을 짓이다·

이는 그저 이 상황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려는 수작일 뿐이다·

“너희는 어찌 이리 악독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너희가 인간이란 말이냐!”

남궁학이 피를 토하듯 외쳤다·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다·

사람이면 그럴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내··· 내가 하지·”

환경에 따라 변하는 사람은 있었다·

놀랍게도 목소리가 나왔다·

그가 사마가주 사마유였기에 모두가 경악에 찬 눈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사마가주의 처와 그의 아들 사마공까지 놀라 눈동자가 흔들렸다·

“사 사마가주···· 그대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남궁학이 더듬거렸다·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마가주는 못 들은 척 요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요희 약속은··· 확실한 것이겠지?”

“호호호호호호호호!”

요희는 기쁨을 참을 수 없어 대답 대신 한참을 웃었다· 이윽고 그녀가 백리가주를 가리켰다·

“사마가주 아무 걱정 말아요· 여기 백리가주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이제 우린 한 몸이 되는 겁니다·”

“하하하 사마가주! 잘 생각하였소·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며 오직 산 자만이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 아니겠소· 환영하는 바이오!”

백리청이 껄껄 웃으며 호응했다·

이내 귀살들이 사마가주와 그의 아들 사마강을 끌어냈다·

“요 요희···· 어찌 내 아들을····”

“안심하세요· 당신이 손에 피를 묻힌 후엔 풀어줄 테니·”

당황해하는 사마가주를 요희가 달랬다· 사마유는 곧바로 상황을 이해했다· 입안에 들어오는 검은 환약을 삼키면서 마비가 풀렸고 그의 손에 검이 쥐어졌기 때문이었다·

즉 거짓 배신을 경계함이었다·

마비가 풀린 것을 기회삼아 검을 휘두를 걸 염려한 것이다· 사마유는 자신의 아들의 목에 칼날이 겨누어진 것을 보며 쓰게 웃었다·

“요희···· 그대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군·”

“사마가주 앞으로도 기억해두세요· 신뢰는 확실하게 해둘수록 커지는 법이라는 걸·”

요희는 다시 좌중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자 기대되는군요· 이 자리에 용기 있는 다른 영웅은 없나요?”

“····”

“····”

“····”

좌중은 울분으로 가득차 있을 뿐이었다·

요희가 싱긋 웃었다·

“여러분 저는 인내심이 많지 않답니다· 오래 기다려줄 순 없어요· 그리고 지나간 기회는 다시 오지 않죠·”

“이 자리에 그런 파렴치한 자가 누가 더 있겠느냐!”

무림맹 안휘지부장 몽연몽이 크게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에 의기가 가득했다· 흔들리지 않도록 다잡아주려는 것처럼 들렸다· 더는 약해지지 말라고· 굴하지 말라고·

그의 바람대로 되었다·

요희는 한참을 기다려도 동요됨이 없자 실망했지만 이내 포근한 미소를 되찾았다·

“좋아요· 여러분께 약속하죠· 기회는 이대로 끝났습니다· 이제 한 사람 한 사람 자식들이 순서대로 피칠갑 되어 비명을 내지르는 것을 구경해보도록 하죠· 사마가주?”

사마가주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예 곁에 섰다·

“오른팔부터 자르겠소·”

“아니에요·”

“···?”

“손목부터 시작해서 팔꿈치· 그렇게 잘게 잘게·”

“···그렇게 하지·”

사마가주가 소예의 손목에 검을 가져갔다·

“소예···· 날 원망하거라·”

“····”

소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한없이 밝은 안색으로 미소지었다·

사마가주 쪽이 아니었다·

소예의 눈에 사마가주 따위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소예는 단지 아버지와 어머니를 눈에 담았고 오라버니와 막내 동생을 담아갔다· 그렇게 바라보면서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요희의 말을 떠올렸다·

그녀의 말이 맞다·

생의 마지막 순간은 특별하니까

결코 잊혀지지 않을 테니까

사랑하는 이들이 슬퍼하지 않도록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환하게 웃어주었다·

눈길에 고마움도 실어 보냈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딸이 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바라보았다·

그 마음을 어찌 모를까· 마음이 보여 남궁가주도 그의 아내도 남궁연과 남궁우도 울음을 참았다·

“언니····”

악영산을 비롯한 후기지수들이 눈물을 쏟았다·

그 모습은 누군가에게 불편했다·

내내 침착하던 요희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코웃음쳤다·

“사마가주 당신은 언제까지 머뭇거릴 셈인가요?”

“알겠소·”

사마가주가 검을 치켜든 순간이었다·

휘이이이이익!

갑자기 긴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

사마가주가 멈칫하며 미간을 좁혔다· 그는 황급히 소리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찰나간에 자신의 진기가 흔들린 탓이었다· 휘파람에는 내력만 담긴 것이 아니었다· 음공의 요체가 묻어있었다·

휘이이이이이익!

휘파람 소리는 순식간에 커졌다· 누군가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고 있음이었다·

그건 요희도 인지했다·

귀령주의 안색이 변했고 도충상인도 불안한 목소리를 냈다·

“요희····”

소리의 증폭을 고려할 때 다가오는 자의 신법이 실로 무시무시한 것이다· 또한 휘파람에 실린 내력도 중후하기 이를 데 없으니 도대체 누가 오고 있는 것인지 간담이 서늘해졌다·

이내 휘파람 소리가 귀청을 날려버릴 듯 커졌다·

그리고

고작 두 번 정도 호흡할 시간·

휘파람 소리가 뚝 그쳤다·

워낙 소리가 컸음인가·

귓가에 이명만이 윙윙 울리고 깊은 정적이 내려앉았다·

한순간

팟!

하얀 인영이 거짓말처럼 허공에 나타났다·

소예의 머리 위쪽이었다·

그 상태로 하얀 인영이 소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소예는 둥실 떠올라 빠르게 이끌려갔다·

허공섭물!

하얀 인영은 그렇게 끌어온 소예를 품에 안았다·

뒤늦게 귀살들의 암기가 하얀 인영에게 쏟아졌다·

하얀 인영이 속삭였다·

“잠시 어지러울지도·”

품 안에 안긴 소예는 목소리를 통해 그제야 자신을 안고 있는 이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살아있었어!

‘천화서고 대공자!’

순간 몸이 몇 차례 뒤집혔다·

파라라락· 옷자락이 나부끼는 소리가 났고 소예는 어느샌가 자신의 발이 땅에 닿아 있는 걸 알아차렸다·

후공은 소예를 내려놓으면서 손을 잡았다·

장심을 통해 정순한 내공이 스며드니 소예가 멍하니 바라봤다· 어떻게 된 걸까· 진기는 물론이고 격정에 휩싸였던 마음까지 다독이는 듯 따뜻한 기운이었다·

후공이 마주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소예 널 다시 보니 좋구나·’

“괜찮습니까?”

동쪽 후원의 연못에서 어린 소예를 당겨 안았었는데 다시금 녀석을 당겨오게 되어 후공은 좋았다· 그때 어린 소예는 ‘또 또 또 해’라고 했으니 이룬 셈이다·

소예는 대답 대신 눈물을 흘렸다·

여태 참고 참았던 눈물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눈물은 보이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젠 울어도 될 것 같았다·

괜찮아서

괜찮을 것 같아서

그녀는 마음껏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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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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