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놈, 웬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대봉래궁의 땅이다· 네놈 문파가 최근 상부에서 조금 신경 쓰고 있다곤 해도, 우리 대봉래궁은 엄연한 상문(上門)
며 네놈들 따위가 왈가왈부할 수 있····”
“닥쳐· 그럼 죽어·”
콰르르릉!
전명훈은 뭐라 떠들려는 봉래궁의 천인기 호법을 향해 출수했다·
붉은 벼락의 창에 천인기 호법의 금단이 일격에 박살 나며 그의 몸 전체가 터져 나갔다·
천인기 호법의 원영은 혼비백산하며 달아나 버렸고 전명훈은 이를 짓씹으며 외쳤다·
“예의 차리며 실랑이하는 건 시간 낭비임을 깨달았으니 지금부터 내 앞을 막는 놈은 다 죽인다· 보고 있는 놈들도 다 꺼져라·”
전명훈이 살기를 내뿜자 곳곳에서 봉래궁의 문도들이 나타나 그를 에워쌌다·
“네 이놈! 감히 아무리 상부에서 최근 어여삐 여기는 종문이라지만 네놈이 대봉래궁의 제자 그것도 호법을 죽이고도····”
푸콱!
“이 이놈! 무슨 짓이야!? 또 천인기를 죽여!? 감히 대봉래궁의 핏값은 너희 금신천뢰문에 톡톡히····”
퍼엉!
“흐 흐아악! 모두 공격해!”
전명훈은 문답무용으로 봉래궁의 천인기 수사들을 쳐 죽이기 시작했다·
40명이 넘는 천인기 수사들이 일제히 전명훈에게 결인을 맺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전명훈은 얼굴에 힘줄을 돋우며 이를 갈았다·
[이 주제도 모르는 놈들이··· 길을 막으면····]
그가 손을 뻗자 그의 왼손에 붉은 벼락의 창이 잡혔다·
전명훈은 벼락의 창을 잡고 그대로 휘둘렀다·
적뢰천겁(赤雷天劫)·
[모조리 죽인다고 말했다·]
콰르르르릉!
벼락의 창에서부터 쏘아진 번개가 그대로 해일이 되어 전방을 휩쓸었다·
40인의 천인기 수사들이 일제히 뒤로 나가떨어졌고 그들의 뒤쪽에 있던 산맥이 그대로 뻥 뚫리며 길을 만들어 냈다·
전명훈은 짜증스런 얼굴로 씹어뱉었다·
“내 뒤에서 천겁 맞으면서 칼춤 추는 놈이 안 보였냐· 머저리 같은 놈들·”
혀를 찬 전명훈은 산맥 너머 분지 안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분지에 도착한 그의 시선이 어느 한쪽을 향했다·
지하 깊은 곳·
전명훈은 그곳에서 번개의 목소리가 속삭이는 것을 들었다·
“다 왔다·”
콰르르릉!
그의 손에 번개의 창이 다시 잡혔다·
전명훈은 뇌창을 그대로 내리꽂았다·
쿠르르르릉!
번개로 이뤄진 빛의 기둥이 사방을 밝혔다·
그 모습은 마치 시커먼 마기로 가득한 마계의 하늘에 붉은 기둥이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 후 전명훈의 전방에는 지하로 이어지는 거대한 통로가 생겨났고 전명훈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그대로 통로 안쪽으로 뛰어들었다·
파아아앗!
전명훈이 도착한 곳은 거대한 수정 동굴·
그리고 수정 동굴을 뒤덮은 수천 수만 수억 겹에 달하는 ‘진법’이었다·
“이건····”
전명훈이 수정 동굴 앞에서 당황할 때·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전명훈? 아니 뒤쪽에 서은현까지 있군· 아니··· 전명훈 네 품속에 그건 금신천뢰문? 안쪽의 기운은 하뢰 제자들로 보이는데····”
진법결계의 안쪽에서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
머리가 흑백으로 물든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전명훈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어찌 된 거냐 전명훈·”
전명훈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상대는 그가 아는 연진이 아니었다·
번개의 목소리가 말하고 있었다·
상대는 연진의 몸에 붙어 있는 4만 년 전의 금신천뢰문의 배신자·
금위라고·
“당신····”
하지만 전명훈은 눈앞의 배신자를 처단하기보단 딱딱하게 본래의 의도를 말할 뿐이었다·
“연진을 꺼내라· 지금부터 연진과 함께 수계로 내려갈 예정이다·”
“흐음 이 어린놈이 사문의 존장에게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한 번만 더 말 돌리면 죽인다·”
전명훈의 적나라한 말에 연위는 조금 당황한 듯이 헛웃음을 흘렸다·
“허··· 이놈 참···· 뭐 알았다· 마침 잘도 찾아왔구나· 일단 진 안으로 들어와라· 안 그래도 서은현이 네놈에게 잡혀간 후 이곳에 숨어서 기운을 감춘 채 몇 년을
버티고 있었다만 근래에 천기가 괴악하게 바뀌어서 사정이 궁금하던 참····”
번쩍!
그때·
전명훈의 등 뒤쪽에 따라온 서은현을 향해 천겁이 내리치며 밝은 빛이 사방에 흩뿌려졌다·
콰르르르릉!
그와 함께 거대한 빛의 기둥이 전명훈의 위쪽에서부터 아래로 내리꽂혔다·
빛의 기둥은 서은현에게 내리치며 그대로 연위가 짜 놓은 진법결계들에 부딪혔다·
진법결계들은 말 그대로 수수깡처럼 부스러졌고 연위는 기겁을 하며 뒤쪽으로 피했다·
쿠르릉····
천겁이 잦아든 후·
그곳에는 숯덩이가 된 한 인영이 남아 있었다·
“서은현!”
“무엇···!”
전명훈이 악을 쓰며 서은현을 불렀다·
그러나 숯덩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얼굴조차 전부 타 버려 형체조차 남지 않았기에·
연위는 그런 그를 보며 황급히 결인을 맺었다·
쿠구구구구!
그와 동시에 사방에 펼쳐진 진법결계가 작동했다·
“그동안 네놈이 잡혀가고 나서 봉래궁이 네 진법을 장악하고 분석한답시고 열심히 뛰더구나· 다행히 이 몸의 진법결계는 찾지 못해서 나를 발견하진 못했
만···· 여하튼 그러면서도 진법을 해체하진 않아 그동안 생명력은 잔뜩 모았다!”
촤라라라락!
연위가 결인을 맺자 서은현을 향해 황금빛 용맥의 힘이 흘러 들어갔다·
순식간에 숯이 된 서은현의 몸이 돌아왔다·
* * *
깜빡·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어쩐지 긴 꿈을 꾼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코끼리를 거의 완성했음을 인지하였다·
“이곳은····”
나는 주변을 보았다·
눈앞에는 연위가 서 있었고 주변은 수정 빛이 가득한 수정 동굴이었다·
저 멀리 투명하게 반대편이 비치는 호수가 보였다·
공령지였다·
“하아아····”
연위는 무언가 설명하려 했지만 나는 고개를 저어 설명을 막았다·
의념만 보고도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그녀가 도망쳤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예상외로 끝까지 숨어 의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부웅!
나는 하늘로 뛰어올라 다시금 내리치는 천겁을 향해 검을 뻗었다·
천겁이 잘려 나갔다·
타앗!
그대로 다시 지상에 착지한 나는 심유한 눈빛으로 연위와 전명훈을 마주 보았다·
“서은현 너····”
“괜찮다 전명훈· 모든 것이 잘 되었지 않나·”
“아니 네놈 죽을 뻔했다!”
“괜찮아· 그것보다 여기는 공령지가 아닌가?”
“그래·”
연위가 대답하였다·
“전명훈에게 대강 들었다· 시간이 없는 것 같으니 짧게 묻지· 천뢰번 있나 없나·”
“없소·”
“금신천뢰문은 망했나?”
“아직·”
“그렇군· 그래도 수계로 내려갈 거냐?”
“물론·”
내 눈을 본 연위는 잠시 침묵하는가 싶더니 말했다·
“전명훈은 수계에서 천인기에 오른 게 아니니 수계를 찾기 힘들겠지· 네 혈체를 꺼내라· 지금부터 수계로 안내하겠다·”
나는 말없이 원유를 꺼내고 다시 한번 내게 내리치는 천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스르릉―
검을 휘두름과 동시에 나는 내 검과 내 선수의 힘이 엮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선수의 힘은 만상인연도와 엮여 있었고 만상인연도는 천족공법으로써 천족의 힘이었다·
나는 천 지 심이 모조리 한데 엮여 있다고 느꼈다·
이전에도 이것들을 병행해서 익히긴 했지만 오늘만큼 완벽하게 일체된 느낌은 느낀 적이 없었다·
‘뭐지 이 느낌은···?’
연위가 눈앞에서 연진의 몸에서 빠져나와 원유의 몸으로 들어갔다·
드드드드득―
동시에 그녀가 사축기 급 의식으로 원유의 몸속에서 원유를 자신과 강제로 맞추기 시작했다·
전명훈은 빠르게 연진을 자신의 압축 공간에 집어넣었고 연위는 원유의 몸속에서 원유의 수행을 강제로 증폭시키기 시작했다·
콰자지지지지직!
원유에게서 어마어마한 뇌력이 뿜어지며 삽시간에 원유의 수행이 원영기에서 천인기로 치솟기 시작했다·
하지만 급격히 수행을 폭증시킨 대가인지·
원유의 몸이 붕괴하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연위가 원유의 몸으로 결인을 맺자 장생진이 발동했다·
쿠구구구!
장생진의 힘이 원유의 몸으로 흘러 들어가며 막대한 생명력이 붕괴해 가는 원유의 몸뚱어리를 지탱했다·
다시금 원유의 몸이 원상 복귀하자 연위는 다시금 의식의 파장을 강제로 원유에게 맞췄다·
그리고 원유는 다시금 몸이 붕괴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을 몇 차례나 반복했을까·
그리고 나는 또 몇 차례나 천겁을 막아섰을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마침내 연위가 원유의 몸을 차지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쿠구구구구!
원유에게서 명백한 천인기 급의 힘이 느껴졌다·
빠직 빠지지직!
그와 동시에 지금껏 양성이 혼합되어 있던 원유의 몸이 완전한 여성의 몸이 되었다·
“역시 나는 이런 확실한 게 편하다니까·”
연위는 씨익 웃으며 나와 전명훈을 번갈아 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수계로 간다!”
우리는 말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위는 나와 전명훈의 손을 각각 잡고 그대로 공령지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와 전명훈은 각기 공간 압력에 대항하며 기운을 겹겹이 둘렀다·
다음 순간·
쿠우우우우!
우리는 거대한 어둠의 공간에 진압하였다·
‘이곳이 진마계의 외곽!’
그러나 그때였다·
쿠르르릉!
저 멀리서 천겁이 진마계 안쪽에서 일어나는 듯하더니·
진마계 바깥까지 나를 쫓아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세계의 바깥인 탓인지 천겁은 이전보다는 확연하게 느린 속도로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우우웅―
연위는 천겁을 신경 쓰지 않고 허공에 손을 뻗어 어떠한 [흐름]을 움켜쥐었다·
그 흐름은 일종의 실이 되어 연위를 먼 곳과 이었다·
그녀는 그 실을 잡고 등 뒤에서 두 개의 팔을 더 뽑아 나와 전명훈을 잡은 채 날아가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이윽고 거대한 천겁이 다시 내게 쏘아져 왔다·
촤락!
연위가 나를 잡은 손이 내가 움직이기 편하도록 살점으로 된 포승줄이 되어 내 허리를 묶었다·
나는 눈짓으로 감사를 표한 후·
눈앞에서 달려드는 천겁을 바라보았다·
“후우우우―”
세계의 바깥에서 세계의 안쪽에서 뻗어 나온 번개 자락이 나를 향해 손을 뻗는 이 장면은 너무나도 특이한 장면이라 생각된다·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천겁을 마주 보았다·
나는 그 상태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번개의 속도에 맞추어 검을 내리쳤다·
부웅!
그리고 내 검은 번개의 속도와 맞추어 번개를 향해 휘둘러졌다·
“아아····”
알 수 있었다·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
장님이 그린 코끼리가 완성되었다·
몇억 번을 휘둘러 온 검형이 내 손안에 이 세계 전체에 각인된 것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도화지에 그린 코끼리를 바라보았다·
코끼리의 이름은 서은현이었다·
부웅!
다음 순간 나는 어느새 천겁을 베어 내고 있었다·
뇌속(雷速)·
콰르르릉!
내 전신에서 내가 휘두르는 무형검에서 천둥과도 같은 울음이 울렸다·
세상이 정지한 것 같은 것은 착각이 아니었다·
내가 뇌속에 가깝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나는 무색의 번개를 전신에 두르고 내가 내 무(武)에 관철해 왔던 마음을 끌어 올렸다·
마음의 이름은 진심(盡心)·
동시에 진심(眞心)·
내가 다해 온(盡) 진실(眞)이 이 검 끝에 맺혔다·
동시에 내가 각인한 진심은 또 다른 내가 되어 제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형검이 생명을 얻었다·
콰르르르릉!
분명 ‘완성’하기 전이었으면 절대로 못 막았을 천겁이었다·
하지만 무형검은 아랑곳하지 않고 천겁을 베어 냈다·
하늘이 내리는 겁(劫)과 인간이 내리는 겁(劫)이 세계의 바깥에서 연이어 부딪힌다·
하늘의 겁은 절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서 나를 향해 끝없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점차 주기가 짧아지던 것이 이제는 찰나조차 주기의 안쪽으로 들어왔다·
쿠구구구!
거대한 어둠을 사르며 천겁이 끊임없이 마치 비처럼 나를 향해 쇄도해 왔다·
‘저걸 전부 막을 수 있을까·’
부우웅!
그러나 무형검이 무색유리검에 깃들며 울었다·
―벤다·
그것 하나로 충분했다·
나는 무형검에 몸을 맡기고 끝없이 검무를 추며 천겁들을 베어 나갔다·
천겁은 점차 강해지고 점차 빨라졌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서 계속해서 천겁을 베어 갔다·
거기에 우공이산은 아직까지도 멈추지 않았다·
나 역시 계속 강해지고는 있지만 점차 몸이 버티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어찌해야 하는가·
―벤다·
이번에도 무형검의 답은 같았다·
나는 미소 지었다·
전신에 흐르는 난잡한 힘의 기류를 모조리 일 검에 끌어모은다·
그런 다음 잡념도 망설임도 없이 그저·
벤다!
콰르르릉!
나는 또 한 번 번개를 베어 가며 웃었다·
외로이가 아닌 무형검과 함께·
* * *
쿠구구구구!
서은현과 전명훈·
그리고 연위의 일행이 잡은 [흐름]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연위는 흐름을 잡은 상태로 빠르게 [아래]로 향하며 위를 바라보았다·
위쪽에서는 서은현이 끝없이 검무를 추며 더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도대체 저게 뭐지?’
연위는 서은현이 검을 한 번 휘두를 때마다 계속 강해지고 힘이 증폭되는 효과에 흠칫 놀랐다·
‘저대로 무한히 강해지는 건가? 도대체가··· 몸이 버틸 순 있나? 앞으로 최소 사흘간은 이 계면 사이에서 하계로 가며 괴물들의 습격을 피할 기운을 끌어모
야 하는데····’
그때였다·
흠칫!
연위는 긴장을 끌어 올렸다·
‘이 기세는 최소 사축기?’
차원과 차원 사이· 비승할 때 수사들이 보게 되는 공간·
공허간(空虛間)·
이 공허간이라는 장소에는 간혹 지성이 없는 괴물들이 산다·
흔히들 ‘차원 틈새의 괴물들’이라고도 사는 괴물들이었다·
이 괴물들은 아무런 지성이 없었고 간혹 굉장히 괴악한 능력을 뽐내며 비승하는 수도자를 잡아먹곤 하였기에 비승하는 수도자들 사이에서는 요주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연위는 저 [밑]에서 무언가 무시무시한 존재가 이쪽으로 올라오는 걸 느꼈다·
그것은 황금빛의 거대한 붕조(鵬鳥)였다·
연위가 붕조를 보며 눈을 찌푸리고 대비를 하려 할 때였다·
파앗!
붕조는 그대로 연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뭐지? 언제?’
그러나 문제는 연위는 그 붕조가 지나간 것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인지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지나갔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붕조는 그들을 사냥하지 않았고 그저 서은현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저 [위]로 올라갔을 뿐이었다·
‘뭐지 저건?’
연위가 이상함을 느꼈을 때였다·
파아아앗!
그녀는 이상하게도 그녀가 잡은 [흐름]이 빨라짐을 느꼈다·
‘뭣? 인력이 강해졌어? 수계다 수계에서 뭔가가 우리 일행 중 한 명을 강하게 운명으로 부르고 있어!’
그녀는 희색을 드러냈다·
“꼬맹이들 기뻐해라· 운이 좋았다!!!”
쿠구구구구!
동시에 삼인방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공허간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원래는 사흘 정도 예상했다만··· 앞으로 삼십 초 남았다! 모두들 차원 장벽의 충격에 대비해라!!!”
다음 순간·
꽈아아아앙!
세 사람은 그대로 어떠한 거대한 ‘벽’ 같은 것에 얻어맞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세 사람은 그대로 ‘벽’을 통과하여 ‘벽’ 안쪽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파아아아앗!
푸르른 빛살이 그들을 맞았다·
전명훈은 한없이 희박한 영기에 눈을 찌푸렸으나 어딘지 친숙한 기운에 표정을 풀었다·
연위 역시 그립다는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서은현은 위쪽에서 내려오던 천겁을 막던 중 드디어 검무를 멈췄다·
드디어 끝없이 내리치던 천겁이 그들을 쫓아오지 못해 그쳤다·
서은현의 눈이 저 아래로 향했다·
“쇄천(碎天)···봉···?”
그들이 떨어진 곳은 금신천뢰문이 원래 자리했던 수계 서쪽 끝에 있는 쇄천봉 끝자락·
원래 천뢰번이 보관되었던 자리였다·
* * *
투웅 퉁―
수계의 동쪽 끝·
답천사막 동쪽에 있는 부족 국가들보다도 훨씬 동쪽에 있는 바다 건너 세계순력이 보호하는 ‘세계의 끝’·
그곳에서 흑의를 입고 허리춤엔 낡아빠진 도(刀)를 한 자루만 찬 흑립의 사내가 주먹으로 세계의 끝을 두들겨 보던 중·
문득 서쪽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