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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274

기둥 (3)

쿠구구구구―

문득 성제국의 한 성·

대산맥과 가까운 성 중 하나인 도운성의 사람들은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진 것을 느꼈다·

“어 어째 좀 답답해진 것 같지 않으이?”

“이거 공기가 좀 돌처럼 무거운 느낌인데··· 몸이 허한가?”

“숨쉬기가 힘든데····”

일반인들은 이런 수준이었고 무림인들은 조금 달랐다·

“끄으윽! 고 공력이!”

“내공이 갑자기 딱딱하게 굳었어!”

“호 호흡을 해도 공력이 들어오지 않아! 수 숨쉬기가 힘들어!!!”

공력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 수준·

그리고 수도자들은 더더욱 심각했다·

끄륵 끄르르륵!

성제국의 수도자 중 한 명이 바닥에 쓰러져 거품을 물었다·

끄륵 끄르르륵!

전신의 영맥이 굳어 버렸다·

동시에 그들이 호흡하는 천지영기·

그 천지영기에 섞인 살기(殺氣)가 수도자들의 정신에 거대한 압박을 주고 있었다·

이 압박은 축기기 수도자들이 가장 심하게 받고 있었고 그나마 결단기 수도자들부터는 금단의 힘을 끌어올려 비틀거리며 저항을 하는 정도였다·

그들 중 누구도 갑자기 왜 천지영기가 변화하며 이런 천재지변이 일어난 건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 * *

표정을 유지하려 했지만 절로 얼굴이 굳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얼마 후·

나는 정신을 추스르며 살기를 거둬들이고는 의념을 통제했다·

“···죄송합니다· 청문세가는 광한계에도 있는데 그들 중 청문령이라는 이를 아는 자가 있다고 해서 과민 반응했습니다·”

나는 김영훈에게 사과를 했다·

김영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인의 지인이었나? 이해한다· 지인이 슬퍼할 걸 생각해도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있지· 하지만··· 나로선 어쩔 수 없었었다· 정확히는 그를 죽인 거라기보다는 가사 상태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거라고 봐야겠지·”

“···흠·”

나는 ‘가사 상태’라는 말을 듣자 가까스로 의념의 통제에 성공했다·

‘죽지는 않았다는 건가·’

그렇다면 아직 여지는 있었다·

이 세계에서는 방법이 없을지 몰라도 광한계에는 기진이보와 기화요초가 한두 가지가 아니니 치료할 방도가 있을 것이다·

“청문령이 결단기에 도달하고 쌓은 위업(偉業)이 이 세계의 역사의 변곡점이었다· 그래 이것부터 설명하는 게 좋겠군· 우선····”

김영훈의 설명이 이어졌다·

* * *

내가 이 세계에 수많은 운명을 바꿔 놓은 결과의 나비 효과는 크게 작용했다·

우선 청문세가의 주도로 서방 삼국 수도가문은 청우맹(淸友盟)이라는 단체를 조직했다·

각자의 영역은 존중하되 그 이외의 영역에서 협력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단체는 수상할 정도로 재산이 많아진 청문세가와 그 청문세가에 협력하는 흑색귀골곡의 잔당·

천인기 수사의 잔혼인 결단기 급 원령 송진·

그리고 그의 제자인 인요 혼혈 서란의 도움에 힘입어 봉명성에 드나들며 세력을 키워 갔다고 했다·

김영훈은 이전 생과는 달리 처음부터 수도자들과 맞닥뜨려야만 했다·

결단기 수준의 요수인 여우가 지키고 있는 무림인이었으니 오히려 청우맹의 관심사가 된 것이었다·

김영훈은 초반에는 여우에게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으며 그를 찾아오는 청우맹 수도자들과 대련을 하며 빠르게 실력을 키웠다·

그렇게 약 5년·

김영훈은 입천에 도달하여 여우를 두들겨 팰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수도계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한다·

수도계는 청우맹의 주도로 대격변이었고 그 중심에 있는 청문세가·

그리고 청문세가에서도 유난히 많은 수도자원을 받아 경지에 이른 청문령이 변화의 중심이 되었다·

마침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청문세가 전체에서 정신 나간 수준의 영석을 지원받은 청문령은 그동안 그가 연구하고 예습해 왔던 축기 후기 대원만 그리고 결단 초기의 구결들을 선각후통으로 꿰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영석을 지원받자마자 선통후각과 선각후통의 방식을 병행하며 약한 체질을 이겨 내며 마침내 결단기 수도자가 되었다 했다·

김영훈의 첫 상대는 청문령이었다·

그리고 결단 중기에 이른 여우조차 입천에서 두들겨 팼던 김영훈은 결단기에 막 이른 청문령에게 죽기 직전까지 몰려야만 했다·

그때가 김영훈이 ‘인간 수도자’에게 패배한 첫날이었다·

어쨌든 그날 이후 청문령과 김영훈은 기묘하게 맞는 구석이 있어 동고동락했다·

두 사람은 붕우(朋友)가 되었으며 김영훈은 청우맹에 가입하고 점차 청문령과 몇 번 붙으며 그를 이길 정도로 무공이 숙련되기 시작했다·

김영훈은 청문령 여우와 붙으며 미친 듯이 무공 경험치를 쌓고 그의 뇌리에서 떠도는 답천의 구결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얼마 정도는 평화로웠다·

송진이 청우맹에 한 가지 부탁을 하지 않았다면 말이었다·

―남쪽 끝에 있는 해룡족의 천문관(天文官)에 진입하려 하는데 그곳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섭명함의 기본적인 수리가 필요하오· 섭명함을 수리할 수 있는 법기 장인들을 불러모아 주시오·

송진의 요구에 청우맹 곳곳에서 내로라 하는 법기 장인들이 벌떼처럼 모였다·

전설의 흑색귀골곡의 섭명함을 볼 수 있는 기회였으니 말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최근 벽라국에서 결단기가 되어 ‘축기기 3대 위인’의 위치에서 빠진 청문령을 대신해 새로운 축기기 3대 위인인 ‘법기의 북향화’가 최고의 인재였다·

송진은 그녀의 실력에 감탄하며 그녀와 실력 있는 법기 장인 100인을 뽑아 봉명성에서 학습할 기회도 주고 그들에게 섭명함의 수리를 맡겼다·

그 과정에서 북향화는 청우맹의 핵심 인원인 청문령·

그리고 청문령의 붕우인 김영훈과도 면식이 트여 그들과도 친분을 맺게 되었다·

특히나 청문령은 그의 뒤를 이어 ‘3대 위인’의 자리에 오른 북향화를 그녀의 노력과 재능을 늘 흡족하게 보았다고 한다·

그런 평화 속에서 5년이 더 흘렀고 마침내 북향화의 주도로 섭명함의 기본적인 수리가 완료되었다·

송진은 크게 기뻐하며 북향화에게 포상을 내렸고 섭명함을 타고 해룡궁의 천문관이라는 곳에 진입했다고 했다·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김영훈의 눈빛이 착잡해졌다·

“송진이 청문령에게 천문관에서 찾아낸 관측 기구들을 이용해 뭔가를 알아내 달라고 부탁했지· 기초법술은 무슨 수도계에서 통용되는 기초적인 언어고 그 언어를 극한으로 익힌 청문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말이지·”

‘천문 해석?’

하긴 애초에 청문령은 천문 관측과 별자리의 탐색에도 능했으니 천문관의 기구들도 다룰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청문령은 송진과 함께 해룡궁의 천문관이라는 곳에 가서 몇 년간 자료를 해석했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이른 지 14년째 되는 날 나는 바둑이를 두들겨 패며 답천경에 이르렀고····”

“잠깐 바둑이는 뭡니까?”

“아 그 여우 말이다· 어릴 적 키우던 똥개가 생각나서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지·”

“···어릴 적 키우던 개 이름을 붙이면··· 동물 학대 아닙니까?”

“동물 학대는 무슨 동물 학대는 말 못 하는 억울한 동물들한테 적용되는 거지 내 사지를 뜯어서 씹어먹어 버리겠답시고 바락바락 대드는 그놈한테는 적용이 안 돼·”

“···예 뭐· 어쨌든· 그래서 어찌 되셨습니까?”

“뭐 결단기 대원만에 달한 바둑이를 이기고 답천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나는 내 붕우였던 청문령에게 자랑하기 위해 남쪽 끝을 찾아갔지· 나는 남쪽 끝 천문관이라는 곳에서··· 미쳐 버린 청문령을 찾았다·”

“···!?”

“그리고 거기서부터 모든 재앙(災殃)이 시작되었다· 청문령은 천문 관측 기구를 보며 무언가에 홀려 있었어· 그 천문 관측 자료들에 자신이 [해석]해 낸 것을 적고 있었는데 나는 그 해석해 낸 자료 자체에 어떠한 ‘힘’이 깃드는 걸 느꼈다·”

“···!”

“그리고 내가 그의 상태가 걱정되어 그를 말리기 시작했지· 하지만 그는 듣지 않았어· 도리어 격노하며 나를 공격하더군· 죽일 기세로 공격하기에 제압했다· 하지만··· 그 순간· 청문령이 내 손을 벗어나 자기가 해석한 자료들을 ‘먹기’ 시작했다·”

“예?”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먹었단 말이다· 천문 자료들을 종이째로 먹었다고·”

“····”

“여하튼· 청문령은 그 종이쪼가리들을 먹고 나서 힘이 급격히 상승했다· 그리고 자신이 세계의 진리를 해석해 내는 데에 성공했다면서 나를 공격했지· 나는··· 그 공격을 맞고 죽을 뻔했다·”

“···!”

나는 어이가 없어 물었다·

“청문령의··· 공격이 당신에게 ‘적중’했단 겁니까?”

“그래·”

어떻게 능광(凌光)의 깨달음을 담은 김영훈을 결단기 수준으로 ‘적중’시킨단 말인가?

‘천인기 수사여도 답천의 김영훈을 적중시킨다는 보장이 없거늘····’

내가 경악할 때 김영훈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상했다· 그건 적중이라기보단 필중(必中)의 개념이었어· [피하는 게 불허]되었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죽기 살기로 청문령의 눈을

해 해룡궁의 밑바닥에 청문령의 눈을 피해 있던 송진과 함께 섭명함을 타고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지· 나와 같이 청문령을 찾아갔다가 똑같은 일을 당하고 죽기 직전까지 갔지만 섭명함으로도 청문령의 눈을 피해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더구나·”

“····”

“탈출에 성공한 송진이 서란과 함께 주장했다· ‘청문령을 죽이지 않으면 미치광이 원영기 수사 청문령’에게 전 세계가 몰살당할 것이라고 외쳤지· 그리고 나는··· 송진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때 봤던 청문령은 내가 알던 이가 아니었다·”

김영훈은 침울한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말을 듣는 내 얼굴도 점차 딱딱하게 굳어 갔다·

“···청문령에게서 탈출하며 수리가 무색하게 박살이 났던 섭명함을 3대 위인 북향화가 고치는 데에 성공했다· 다행히 송진이 해룡궁의 밑바닥에 숨어 있다가 해룡궁에 쌓여 있었다는 재보들을 긁어와서 그 재보들을 이용해 섭명함을 완벽에 가깝게 수리할 수 있었지· 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양산형 섭명함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허····”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몰라도 그녀의 얼굴에 있던 문양들이 네 개에서 완전히 세 개가 되었는데 그 이후부터 양산형 섭명함들이 쏟아지게 되었지·”

‘기문법재· 삼문인가·’

기문법재는 칠문법재에서 일문법재까지 있다·

그리고 칠문에서 사문까지는 평범한 수재에서 천재 수준이다·

하지만 삼문법재부터는 진정 악마적인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고 한다·

‘그녀가 삼문법재가 된 건가?’

그나저나 섭명함 양산이라니·

나는 그 무시무시한 병기가 양산된다는 것에 당황했고 의문이 들었다·

“섭명함은 어마어마한 동력원이 필요하다고 아는데 그녀는 그 섭명함들의 동력원을 전부 어디서 구한 겁니까?”

“뭐 ‘처음’에는 그냥 수도자들을 무식하게 모아 법력을 무식하게 짜 넣어 양산형 섭명함 함대 통칭 ‘북향함대(北向艦隊)’를 운용했지·”

“···북향함대라는 이름은 누가 지은 겁니까?”

“북향화 본인이 지었다 하더군·”

나는 그 말을 들으며 그녀에게는 미안했지만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이름은 조금 못 짓는군·’

나였으면 조금 더 기막힌 이름을 지었을 거란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이 맴돌았다·

“뭐 어쨌든 북향함대와 나 그리고 청우맹의 결단기 수도자들의 ‘청문령 1차 토벌 원정’은 그렇게 꾸려졌다·”

“···‘1차’ 토벌 원정이란 말은····”

“맞다· 대차게 실패했지· 북향함대가 궤멸에 가깝게 박살 나고 결단기 수도자들 중 상당수가 치명상을 입고 돌아왔어· 한둘은 사망했고·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김영훈의 눈이 빛났다·

“청문령의 배를 한 번 갈라서 그의 배 안에서 ‘뭔가’를 끄집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예?”

나는 김영훈이 청문령의 배를 갈랐단 말에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얼굴을 찡그리며 되물었다·

“무얼··· 꺼냈단 말씀···입니까?”

“나중에 파악하기론 청문령이 먹어치운 ‘천문 자료’들이었다· 천문 자료들은 기이하게도 그의 체내에서 녹은 후 돌처럼 굳어··· 그의 체내에서 원영(元靈)의 역할을 일정 수준 해 주고 있었더군· 여하튼 우리는 그 괴석을 손에 넣은 후 퇴각했다· 그리고····”

그가 옅게 웃었다·

“송진이 말하기를 그 괴석(怪石)에는 섭명함의 동력원만큼의 힘이 내재되어 있다 하더군· 그래서 우리는 북향화의 손에 섭명함의 완전 수리를 맡겼다· 그리고··· 그날 흑색귀골곡이란 문파의 섭명함이 힘을 찾았지· 정말··· 엄청나긴 하더군·”

‘섭명함이····’

나는 흑색귀골곡에 남은 두 척의 섭명함·

그 두 척에서 예전 느꼈던 기운을 떠올리며 전신에 오한이 도는 걸 느꼈다·

‘미쳤군· 그게 가능하다고?’

도대체 청문령이 해석해 낸 것이 무엇이기에 그런 무지막지한 섭명함의 동력원이 될 정도로 정신 나간 물질을 체내에서 연성한 것일까·

“여하튼 섭명함의 지원을 받아 청문령의 2차 토벌 원정이 또 시작되었지· 물론 그것도 실패했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짐작이 가지?”

“···예· 청문령에게서 어떻게든 그 괴석을 또 얻어 내····”

“그래· 계속해서 청문령의 체내에서 생성되는 그 기괴한 물질로 인해 우리 측의 전력이 강해졌다· 북향함대는 날이 갈수록 말도 안 되는 위용을 보이기 시작했지· 그리고 그렇게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청문령 원정을 해야만 했다!”

“····”

김영훈의 얼굴에는 괴로움이 서려 있었다·

“내가 이 세계에 오고 25년 차···· 나는 광인 청문령에게 죽기 직전까지 몰리기를 수 번···· 결국 쇄천봉에서 깨달음을 얻어 쇄천을 얻었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청문령은 점차 내가 알던 그가 아니게 되기 시작했다· 이제 청문령은 없었고 점차 그는 ‘괴물’로 변이하기 시작했다·”

“····”

나는 갈수록 참담해지는 이야기에 얼굴을 쓸었다·

“나는··· 괴물이 되어 가는 그를··· 죽여야만 했다· 하지만 동시에 내 벗을 살리고픈 마음도 너무나도 강했어· 그렇기에 나는 미친 듯이 다음 경지를 갈구했다· 갈구하고 갈구하고 또 갈구했다· 내 수명까지 깎아 가며 능광도로 가속한 시간 속에서 전신의 근육이 터져라 수련하며! 그렇게 나는 오로지 청문령을 안식에 들게 하기 위해 ‘다음’에 이르렀다·”

김영훈은 본인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의 얼굴에는 씁쓸한 미소가 서려 있었다·

“그렇게··· 나는 결국 ‘다음’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너머’에 달한 기술을 써 청문령의 혼(魂)을 봉인(封印)하는 데에 성공했지· 그렇게 청문령은··· 천문관의 안쪽에 변이한 몸을 남기고 가사 상태에 빠졌다·”

“···그렇습니까·”

“그걸 아느냐?”

김영훈이 말했다·

“내가 청문령을 향해 마지막 도를 휘두르는 순간 그는 마지막에는 정신을 차렸다·”

“····”

“우리는 그를 괴물이라 생각했지만··· 그때 알 수 있었다· 청문령은··· 오히려 자신의 정신력으로 그의 체내에서 발아하려던 뭔가를 억제하고 있었던 거였다···· 우리는 그를 제거해서 세계를 구해야 한다고 믿었지만··· 실상은 청문령 혼자서 체내의 뭔가와 대적하며 세계를 구해 내고 있던 거였어·”

“····”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느릿하게 물었다·

“그게··· 도대체 뭡니까·”

동공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청문령은 뭘 해석한 것이고··· 그는 무엇에 영향을 받은 겁니까?”

“나도 모른다· 청문령은 마지막에 자신이 [하늘]을 일부 해석했다고 하더구나· 비유인지 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천문관의 관측 기구를 통해 그리고 그 자신의 법술 이해에 힘입어 뭔가를 목도한 것 같다더군· 그래 그건 분명 그의 위업(偉業)이다· 그리고 그 위업으로 인해··· 그는 그런 꼴이 되었다·”

“····”

“너무나도 위대한 지성(智性)이었기에 위대한 지혜를 목도했지만 그 지혜라는 게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런 꼴이 된 것인지····”

나는 전횡의 일지를 떠올렸다·

하늘을 직시하고 있으면 머리가 아파 온다는 말·

그리고 양수진의 말을 떠올렸다·

이 세계는 불길하다는 말·

정려의 말도 떠올랐다·

어선에 준하는 존재들이 이곳에서 수두룩하게 소멸했다는 말····

청문령은 천문관에 진입하여 전횡 등 해룡족 천문관들이 발견한 자료에 힘입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법술의 이해로 자료를 해석한 것이 틀림없었다·

‘애당초 [기초법술 법결]은 기(氣)의 본질에 대한 것·’

연기기는 기(氣)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며 자기 자신의 몸에 ‘하늘’을 담기 위한 기초 단계였다·

그리고 청문령은 수계의 하늘을 관측한 자료에 그가 가진 기(氣)의 이해도를 바탕으로 관측 자료를 ‘해석’한 것이었고 그 결과 김영훈의 말대로 그런 존재가 되었던 것이리라·

“청문령은 마지막에 북향화에게 자신의 체내에서 나온 괴석들을 광기에 휩싸이지 않는 선에서 그 안의 지식을 ‘추출’하는 법을 알려 주고 잠들었다· 북향화는 그의 말대로 괴석들에 담긴 지식· 그 아주 일부를 얻어 북향함대를 다시 한번 강화시켰지· 그렇게 해서 청문령 북향함대 나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끝이 났다·”

그는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내 경지가 이해되느냐· 벗에게 안식을 주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개척한 경지다· 하지만 벗을 안식시켰다곤 해도 내 손으로 그를 벤 경지다· 벗을 벤 경지를 내가 이름 짓고 싶지 않아 이 경지에 이름은 짓지 않았다·”

“···그렇습니까·”

“···경지에 이르고 나서는 거의 미쳐 지냈다· 북향화의 강화된 북향함대와도 겨뤄 보고 그조차 시시해지니 정말 미친 듯이 수련만 하고 살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청문령의 혼을 봉인했던 그 감각이 잊히지 않았거든· 하지만 결국 무료해지니 계속해서 그 감각이 떠오르더군· 시시하고 또 심심해서 정말로 ‘미쳐’ 버리기 직전··· 서란과 송진이 고문서를 찾아냈다·”

나는 가만히 그의 말을 경청했다·

“그는 고력(古力)의 세계라는 곳에 어쩌면 청문령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회복시킬 수 있는 방도가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어· 그래서 본래는 나나 그들이나 천 년 후 승천문이라는 게 열린 후에 비승하기로 했다만 계획을 바꿨다·”

김영훈의 눈빛이 빛났다·

“나는 청문령을 구하기 위해 북향화는 청문령의 체내에서 나온 괴석들의 힘을 더 강하게 봉인하기 위해 서란과 송진은 무슨 서휼? 그런 놈에게 대항책을 찾기 위해 각자가 다른 이유를 가지고 고력계로 비승하기로 했다·”

“고력···계 말씀입니까?”

나는 고력계에 대해 떠올렸다·

자세히 아는 것은 많지 않았지만 일단 광한계에서 왕복하는 데에만 천 년은 걸리고 특수한 조건이 있어야만 진입할 수 있다고 들은 곳이었던 것 같다·

“그 고력계라는 곳으로만 비승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겁니까?”

나는 의아함에 물었다·

광한계로 비승하는 건 승천문이 있으니까 쉬웠다·

하지만 다른 중경계로 비승하는 건 순전히 본인이 익힌 공법에 따른 운이었다·

그런데 고력계라니?

김영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송진이 뭔가를 측정했는데 우리 전부 고력계에 진입할 ‘자격’이 있고· 그 ‘자격’이 있는 자가 봉명인이란 것의 축복을 받고 비승하면 고력계로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하더군·”

“흐음····”

“그리고 이 세계의 ‘하늘’의 위치에 따라 어떤 중경계와 조금 더 가까운지도 알려 주더구나· ‘고력’의 계는 금신천뢰문 위쪽 쇄천봉의 하늘에서 가장 가깝다고 하더군· 그래서 나와 북향화가 힘을 합쳐 다른 곳보다 유난히 차원 장막이 질긴 쇄천봉의 하늘을 뚫고 이 세계에 청문령을 감시할 용도로 ‘나’를 남겨 놓고 비승했다· 이게··· 내가 이 세계에서 겪은 일의 전모다·”

“····”

“네게는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네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분체인 나는 이 세계에서 서서히 미쳐 갔을 게야· 그리고 그건 본체에게도 영향을 줬겠지· 네가 나타나 주어 얼마나··· 이 마음이 풀렸는지 모른다·”

아무래도 김영훈이 나와 겨루며 희열에 찼던 것에는 그런 이유 역시 포함되어 있었던 듯했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완전히 뒤집혀 버린 수계의 운명에 기함했다·

얼마간 씁쓸하게 이야기를 듣던 나는 그에게 한 가지를 질문했다·

“···저는 청문령이라는 사람의 지인···과 어느 정도 안면이 있습니다· 그 지인과는 아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에 저는 청문령의 상태를 확인해야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인’은 나 자신이었다·

나는 김영훈을 보며 말했다·

“경지의 공능을 이용해 청문령의 혼을 봉인했다고 하셨지요?”

“그래·”

“저를··· 청문령에게 안내해 주십시오·”

“····”

김영훈은 착잡한 표정이 되었다·

얼마 후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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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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