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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283

여긴 어디지·

나는 문득 내가 시커먼 어둠 가운데에 서 있다는 걸 느꼈다·

아니 아니었다·

이곳은 허공간이다·

‘아··· 그런가·’

헌원의 공격에 건곤중역 전체가 날아가 버린 것이었다·

우우우웅!

그리고 나는 이 허공간 주변에 몇몇 개의 공령지(空靈池)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렇군· 비선대의 순수한 원형인 건가····’

그리고 그중 한 공령지가 출렁이고 있었다·

아마 내가 다시 녀석들을 내보낸 공령지인 듯싶었다·

‘움직···여야 하는데····’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예 감각이 없다·

‘아니··· 아니군·’

손발에 감각이 없는 게 아니었다·

‘손발이’ 없는 것이었다·

나는 창령성광오채대법을 익힌 육신 전체가 떡 반죽처럼 짓이겨져서 공간을 둥둥 떠다닌다는 걸 깨달았다·

머리통만이 그나마 형태가 조금 남아 있었지만 곧 숨이 끊길 것 같았다·

‘금단도··· 원영도··· 다 깨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혼과 연결된 무색유리검은 전명훈과 함께 광한계 바깥으로 던져서인지 멀쩡한 것 같았다·

파아아앗!

눈앞에 헌원이 나타났다·

헌원은 진심으로 놀라운지 탄성을 터트렸다·

[놀랍군· 본좌의 태산열제를 맞고도 형체를 유지하다니···· 엄청난 위업이로구나·]

그는 양손에 흑백의 기운을 띄우며 말했다·

[지금껏 어떤 천인기도 내 태산열제는커녕 내 일격을 맞으면 흔적조차 남지 않았지· 하지만 너는 태산열제를 맞고도 목숨을 부지하니··· 그

업에 경의를 표하마·]

우우우우웅!

죽어 가는 나를 음양오행의 주박이 묶는다·

[잘 가라 금신천뢰문을 지키지 못한 실패자 놈들·]

파아아앗!

그는 냉막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양손을 뻗었다·

[태산(太山)·]

‘지키지··· 못했다고?’

과연 그랬는가?

그랬다·

금벽호 금소해 진휘 홍수령 금민 금진찬····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던가·

나는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씨익·

“···그들에게··· 부끄럽지는 않다·”

금신천뢰문은 맥(脈)이 남아 역사가 이어지고 멸문을 피했다·

그렇게 운명을 이겼다·

“이번 생(生)은···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무의미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이번 생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의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나를 보며 헌원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러나 그의 동작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열제(裂帝)!]

새하얀 빛이 세상을 덮었다·

그것이 나의 열여덟 번째 회귀(回歸)였다·

18회차의 첫날

부스스―

나는 눈을 뜨며 생각을 정리했다·

“서은현·”

‘이번에도 죽었는가····’

“서은현·”

좋은 삶이었었다·

“서은현!”

고통스러웠을지언정····

“어이 서은현!!!

그리고·

나는·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다·

‘···어?’

“···전명훈?”

나는 옆에서 나를 바라보는 전명훈·

홍범·

연진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곳은 생전 처음 보는 별자리들이 펼쳐진 기이한 밤바다 상공·

그 밤바다의 중심에는 자그마한 섬이 하나 둥둥 떠 있었고 하늘은 점차 천겁으로 차오르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

나는 당황스러움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

“엥? 뭘 말하는 거냐 서은현?”

“주인님 어디 안 좋으십니까? 부디 말해 주십시오·”

전명훈과 홍범이 내게 걱정스러운 듯한 눈길을 보내 왔다·

나는 당황스러움에 머리를 부여잡았다·

‘회귀 시점이··· 또··· 한번··· 고정되었다???’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차원과 차원을 이동하는 것도·

하계에서 상계로 비승하는 것도 이전에 전부 해 본 일이었다·

그러나 그때도 회귀가 고정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정된 것이다·

‘왜???’

나는 혼란스러움에 머리가 꽉 찰 것 같았다·

그리고 이곳은····

‘그 괴생명체의 뱃속?’

하필이면 고정된 곳은 또 왜 이곳이란 말인가?

‘아니 차라리 좋긴 하군·’

나는 일단 빠르게 머리를 식혔다·

너무 혼란스럽고 감정을 관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코앞에 헌원의 위험이 있었다·

쿠구구구구!

빠르게 세계가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우리는 광한계를 앞두고 인력의 흐름에 올라탔다·

이대로 가면 또다시 헌원과 맞닥뜨리게 될 터였다·

헌원의 코앞에서 회귀가 고정된 것이 아닌 게 어딘가·

나는 광한계로 진입을 코앞에 두며 고민했다·

‘나를 이끄는 인력은 셋· 비선대의 인력· 섭명함의 인력· 선수 진혈의 인력·’

비선대에는 헌원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섭명함과 선수 진혈은··· 아무것도 모른다·

‘일단 선수 진혈은··· 가지 않는다·’

선수(仙獸)와 연관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에 조심하기로 했다·

흑룡 진혈은 물론이고 오혜서의 유리공작의 빛에 당했던 기억 때문에 괜스레 조심스러워졌다·

나는 섭명함이 이끄는 인력을 바라보았다·

‘이쪽은 명귀계와 관련된 건가? 아니면 흑색귀골곡?’

어느 쪽이든 조심스럽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비선대의 인력을 잡았다·

‘됐다· 두 곳에 대해서는 너무 아는 게 없고 금위의 말에 따르자면 건곤중역만 벗어나면 헌원이 쫓아오지 않으니 도망칠 수 있다· 그러니 일단은 가능성이 높은 비선대 쪽으로 가 보도록 하지·’

그리고 나는 품속에서 살덩이를 하나 꺼내 들고 섭명함의 인력이 이끄는 곳을 향해 던졌다·

우우웅!

원유였다·

나는 원유의 몸뚱어리에 기괴고를 박아 넣고 차후에 녀석이 저 인력을 통해 다른 곳으로 들어오면 그 위치를 파악해 보기로 했다·

‘뭐 이만하면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

나는 전명훈과 홍범 연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광한계에 진입하면 전력을 다해 건곤중역을 벗어난다· 알겠지?”

“응? 어째서지?”

“일단 시키는 대로 해라· 아마 높은 확률로 헌원이 눈이 뒤집혀서 우리를 쫓아올 테니 말이다·”

“흠 네 수배 때문인가?”

“내 수배 문제가 아니라··· 그가 가진 정신병 때문이겠지· 어쨌든 금위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건곤중역 너머로 나오지 않을 테니 빠르게 도

쳐야 한다·”

“흠 차라리 우리가 네 도원도에 들어갈 테니 너 혼자 빠르게 도망치는 게 나을 거 같군·”

나는 영수나 사람을 담을 수 있는 저물도인 도원도를 미리 펼쳐 놓고 차원 장막의 충격에 대비했다·

콰아아아앙!

우리는 차원 장막을 뛰어넘었고 전명훈은 내가 신호를 준 즉시 비선대에 발이 닿자마자 홍범과 연진을 잡고 내가 펼쳐 둔 도원도 속으로

어들었다·

나는 도원도를 접은 후 사축기 감찰 선사 놈들이 우리를 발견하기도 전·

빠르게 삼태극을 띄운 후 정지된 세계에 진입하였다·

그 상태에서 나는 그대로 발을 굴렀다·

파아아앙!

그대로 미친 듯이 건곤성을 벗어나·

규백이 내게 예전에 알려 준 하늘길을 통해 건곤성의 결계를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이대로 5만 리만 더 날아가면 건곤중역을 벗어날 수 있다·’

순식간에 1만 리를 넘어가고 2만 리 3만 리 지점을 벗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4만 리를 넘어 1만 리만을 남겨 뒀을 때였다·

쿠구구구구구!

‘이런 헌원이 온다!’

나는 저 뒤쪽에서 느껴지는 저릿저릿한 살기에 식은땀을 흘리며 더더욱 속도를 높였다·

그때였다·

우우우우우웅!

“···!?”

갑자기 내 앞의 거리·

그러니까 건곤중역의 끝과 나 사이의 [거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뒤쪽에서 헌원이 나를 쫓아오는 걸 보았다·

척 척 척!

헌원은 비둔술을 쓰고 있지 않았다·

단지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공간이 접히고 있었다·

그는 축지법을 사용하며 나를 쫓아오는 것이었다·

‘저게 합체기····’

내가 가진 건 합체기 급의 전투력일 뿐·

합체기 수사가 가진 ‘공능’ 자체는 가지지 못했다·

합체기 수사부터는 공간을 자유자재로 휘어 버리는 게 가능하다더니 이런 식으로 나를 묶어 두려는 모양이었다·

부웅!

나는 눈앞의 휘어진 공간을 향해 무색유리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 상태로 검을 내리쳤다!

부웅 콰아아앙!

그대로 왜곡된 공간이 통째로 찢어발겨지며 허공간이 드러났다·

나는 허공간으로 진입해 미친 듯이 건곤중역의 끝을 향해 달아났다·

쿠구구구구!

뒤쪽에서 음양(陰陽)의 형상을 담은 거대한 손바닥 모형의 기파(氣波)가 날아오고 있었다·

난 맞서려 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그의 일격을 피하며 마침내 건곤중역의 끄트머리에 거의 도달했다!

‘이제!!!’

그때였다·

부우웅!

불길한 느낌이 등을 핥고 지나갔다·

나는 도저히 그 흉(凶)한 기운을 무시할 수 없어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는 흠칫 놀랐다·

우우우우웅!

헌원을 중심으로 원구형의 차원 장막이 생겨나며 일대를 뒤덮으며 나를 쫓아오고 있었다·

‘이런 젠장!’

헌원이 자신의 영역을 전개하고 있었다·

나는 저 영역에 잡아먹히면 건곤중역을 벗어나든 말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직감적으로 깨달으며 가속을 더더욱 심화시켰다·

머리가 박살 날 것 같다!

당장이라도 과열된 상단전이 폭발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도리어 전신의 기를 격발시키며 더 속도를 늘렸다·

쿠구구구구!

그러나 차원 장막과 한없이 닮은 그의 영역은 어느새 내 발끝을 집어삼킬 듯 가까이 다가왔다·

‘더 빨리!’

그리고 어느 순간!

파아아앗!

나는 마침내 내가 건곤중역을 벗어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용맥의 기질이 달라졌다!’

범인들은 영토로 영역을 나눈다·

하지만 수도자들은 용맥이 가진 기질에 따라 서로의 영역을 나누고 지역을 분리했다·

그리고 건곤중역 특유의 기운이 흐르는 용맥 지대를 마침내 벗어났다!

‘이제 헌원의 손길에서 벗어났다!’

나는 환호의 미소를 지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 금위의 말마따나 헌원의 영역은 건곤중역 바깥으로 넘어오지 않고 그 안쪽에서 꿀렁거리고 있었다·

‘이제 헌원에게서 벗어났으니····’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우우우웅!

나는 헌원의 영역이 줄어드는 걸 보았다·

“···!”

그의 영역은 작아지고 작아져 헌원의 몸 크기만큼 줄어들었다·

그리고 줄어든 헌원의 영역은 정확히 그의 몸 형태의 맞게 마치 헌원에게 옷처럼 입혀졌다·

나는 어떠한 불길함이 들어 멈추지 않고 속도를 유지했다·

그리고 자신의 영역을 몸에 ‘입은’ 헌원은 굳은 표정으로 건곤중역 바깥으로 ‘나왔’다!

‘금위 이 쓸모없는 인간 같으니!’

안 나오긴 뭘 안 나온단 말인가!

멀쩡히 나오잖나!!!

파아아아앗!

헌원은 비둔술을 쓰며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합체기 태수의 비둔술인 탓인지 그 속도만 해도 삼태극을 띄운 나를 빠르게 쫓아오고 있었다·

심지어 비둔술은 애당초 장거리 이동용이기에 일직선으로 도망치는 나와의 거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이었다·

‘조금만 더 버텨 조금만!’

나는 전신의 힘을 쥐어짜 내며 그에게서 도망쳤다·

무수한 산과 강을 넘고 기이한 늪으로 된 지역을 넘어 설산과 용암지대를 넘었다·

헌원은 약 반나절 간 내리 미친 듯이 나를 쫓아왔으며 어느덧 그와 내 거리가 10리 안쪽으로 줄어들었다·

‘제길 제길 제길!!!’

그리고 내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던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앗!

우뚝!

계속해서 나를 쫓아오던 헌원이 갑자기 그 자리에 멈춰섰다·

‘더 더 쫓지 않는 건가!?’

그러나 나는 그의 양손에 흑백의 선마기가 감도는 걸 보고 이를 악물었다·

‘공격을 날린다!’

쿠구구구구!

천지의 음양의 기운이 맴돈다·

그리고 오행의 기운이 오방을 틀어막는다·

[태산!]

“흐아아아아아아!!!”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음양오행의 옥을 향해 무색유리검을 들고 짓쳐들어갔다·

[열제!]

쿠과과과과광!

천지가 하얗게 빛났다·

그리고 나는 간발의 차이로 음양오행의 옥에 구멍을 내고서 간신히 태산열제의 공격 범위 바깥으로 도주할 수 있었다·

건곤중역 바깥인 탓인지 공격 범위 자체가 많이 줄었고 음양오행의 옥이 가진 내구도가 상당히 약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파아아아앗!

나는 미친 듯이 계속 도망쳤고 헌원이 공격을 날린 이후로 더는 쫓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

‘다 다행이다····’

아무래도 방금 날린 공격은 나를 더는 못 잡을 것 같으니 오기로 날린 것 같았다·

* * *

쿨럭 쿨럭쿨럭!

뚝 뚝뚝····

합체기 태수 헌원은 입에서 흐르는 피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금위··· 그 요괴 놈만 아니었어도····”

치이이이이―

그가 흘린 피 안쪽에서 음양이기가 마구 꼬이며 버둥거리고 있었다·

“건곤중역으로 되돌아가야겠군· 기혈이 다시 꼬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헌원의 눈이 서은현이 도망친 곳을 바라보았다·

“저놈은 수배를 다시 내려야겠구나·”

꾸드득!

헌원이 허공을 잡고 그대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동시에 건곤성에 그가 심어 두었던 좌표와 그가 연동되며 공간이 휘기 시작했다·

꾸그그그그극!

퍼엉!

공간이 우그러지며 건곤성의 좌표와 연동되어 헌원이 서 있는 곳과 건곤성 사이에 공간 문이 생겨났다·

헌원은 건곤성으로 돌아가 건곤중역의 기운을 빨아들이며 외쳤다·

그의 음성이 천지영기를 진동시키며 건곤성 전역에 울려 퍼졌다·

“건곤성 사축기 감찰 선사들은 들으라· 모두 잠시 하던 업무를 중단하고 내가 만들어 둔 공간 문으로 들어가 건곤성에 신분 등록을 거부하고 도망친 도주자를 잡아 오라· 심히 악질적인 놈이니 반항한다면 목숨을 빼앗아도 좋다!”

그의 명에 건곤성의 사축기 감찰 선사 36인 중 15인이 서은현을 잡으러 이동하기 시작했다·

헌원은 생각했다·

‘제아무리 합체기 태수인 내게서 도망쳤다지만 느껴지는 경지 자체는 천인기였다· 그만큼이나 기운을 빼 놨으니 천인기 주제에 이만한 사축기 수사들은 절대 이기지 못하겠지· 움직일 수 있는 거리에 제한이 있는 나에게서 도망치는 거야 목숨을 태우면 가능하다고 쳐도 동급 수사가 아닌 이상 그 정도 전력은 절대 막지 못할 테니····’

심지어 도망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터였다·

그에게서 도망치며 이미 진력이 잔뜩 빠졌을 테니까·

헌원은 곧 그의 앞에 끌려올 서은현을 기대하며 가부좌를 틀고 운기요상을 시작하였다·

* * *

파아아앗!

얼마나 도망쳤을까·

이제는 헌원은커녕 헌원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까지 올 수 있었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멈출 수 있었다·

‘후우··· 드디어····’

나는 그렇게 한 후 자리에 멈춰서 숨을 몰아쉬었다·

‘벗어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위기에서 벗어나자 동시에 그동안 묻어 두었던 당혹감이 가슴 속에서 들불처럼 번져 왔다·

‘왜··· 도대체 왜 회귀 시점이 고정된 거지?’

나는 머리를 굴려보다 저번 시점에서의 회귀 고정과 이번 시점에서의 회귀 고정의 공통점을 떠올렸다·

‘수계·’

그랬다·

회귀 시점의 고정은 수계(首界)에서 비승한 직후로 고정이 되었다·

두 번이나 이런 일이 일어졌다면 수계와 회귀 시점의 고정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회귀가 고정되었다는 걸 생각하니 나는 다시금 온갖 감정들이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아 그렇구나·’

주르륵····

진휘 홍수령 등 소중했던 이들

금벽호 금진찬 금소해 등 구할 수도 있었던 이들·

이제는 다시는 그들을 만나지 못한다·

제아무리 그들이 이전 생과 다른 이들이라도·

제아무리 내가 그들을 다른 이들이라고 인식한다 하더라도·

은연중에 그들을 동일시했던 것일까·

나는 다시는 그들을 볼 수 없다는 것에 눈물을 흘렸다·

‘감사했습니다·’

그럼에도 후회는 없다·

나는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으니까·

그리고 시간이 고정되었다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있는 힘을 다해 해 온 모든 행위들이 단순히 시간의 공허 속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게 되

다는 뜻이니까·

나는 마음속 깊이 이미 죽은 이들에게 애도와 슬픔 미안함을 전했고 동시에 내가 살린 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렇게 눈을 감고 마음을 관조할 때였다·

쿠구구구구구!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열댓 명의 수도자들이 내 주변으로 날아와 나를 둘러쌌다·

“네 이놈· 네가 살던 세상에서는 천인기라고 거드름 피워도 모두가 한발 물려 줬겠지만 감히 광한계에 와서도 이런 난동을 피워!”

“순순히 포박되어 따라와라 만약 반항한다면 무력으로라도 제압할 것이야!”

“태수님께는 어찌어찌 모든 걸 다 쥐어짜 내 도망친 모양이지만 애당초 건곤성주께서는 건곤중역을 떠나시면 중태가 깊어지시기에 일부러

너를 쫓지 않은 것이다·”

나는 시끄럽게 떠드는 그들을 보며 히죽 웃었다·

“···목표를 정했다·”

“음?”

“뭐라는 것이냐?”

나는 곰곰이 팔짱을 낀 채 감정을 정리했고 목표를 정리했다·

‘이번 생의 목표는··· 태산열제공을 손에 넣는 것· 그리고··· 전명훈을 안정화시켰으니 이제는 현석 형님을 구하기 위해 창호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창호자는 결국 혈음계 존자에게 죽게 된다·

그러니 창호자가 죽지 않게 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창호자가 혈음계 존자와 마주치지 않게 하면 된다·

‘진마계와 인족의 전쟁은 곧 있으면 끝난다·’

진마계 태수들이 반격을 시작할 테니 인족이 형편없이 밀릴 터였다·

오현석은 현재 진마계에 있을 테니 광한계로 다시 불러들이면 될 터였다·

‘그리고 이번 생에는 오래도록 생존하며 강민희의 상태 그리고 김연의 정신 관리 그리고 서휼의 계략도 할 수 있는 한 살펴보자·’

태산열제공·

창호자의 생존으로 인한 오현석의 정신 붕괴 방지·

그리고 장기간의 생존이 이번 생의 목표인 것이었다·

나는 나를 압박하는 사축기 15명을 올려다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현석을 불러들이려면 인족 총연맹의 힘이 필요할 텐데··· 인족 총연맹에 힘을 행사하려면 우선····”

나는 입에서 무색유리검을 꺼내며 히죽 웃었다·

“명성이 조금 있어야겠지?”

천족 합체기 태수들이 천벌의 주인의 여파로 전부 앓아누운 지금·

당장 태수급 전력을 보여 준다면 헌원과의 은원이고 뭐고 총연맹은 나를 등용하려 할 터였다·

“이 시건방진 놈· 태수께선 반항하면 죽여도 된다 했으니····”

콰아앙!

한 명의 사축기 수사가 손가락 끝에서 쏘아낸 광탄(光彈)이 나에게 쏘아졌다·

약해 보이지만 일반적인 천인기 수사라면 그대로 피곤죽이 돼 죽을 법한 거력이 담긴 일격!

그리고 나는 그를 향해 무색유리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공간이 쪼개지며 광탄과 함께 광탄을 쏘아 낸 사축기 수사·

그는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반으로 쪼개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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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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