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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308

서를 위해 서를 향해 (1)

강민희는 나를 보고 있었다·

아니 그녀의 시선은 정확히 내 혼(魂)을 향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

“····”

봉령휴를 연결하며 나와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이어졌다·

물론 얼마 안 가 풀려 버릴 연결이었지만 그 연결 덕에 강민희의 명각이 더더욱 내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후우우····”

그녀는 얼음으로 된 의자를 만들어 그 자리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그녀는 어째 상당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개새끼··· 찾아올 거면··· 좀 제대로 찾아오라고····”

강민희는 눈을 감으며 욕을 했다·

그러나 그녀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잠들었다·

봉령휴의 작용이었다·

* * *

강민희는 꿈을 꾸었다·

지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꿈이었다·

그 꿈에서 그녀는 화장대 앞에서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거울 안에 있는 그림자를 노려보고 있는 그녀였다·

그림자가 말했다·

―너는 나야· 나는 너야· 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네가 만들어 낸 그림자· 네 재능이 워낙 대단한 것이라 저절로 내가 생겨난 거야·

강민희는 입술을 짓씹었다·

그녀는 그림자에게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간단한 화장을 한 후 바로 나가 버렸다·

그림자는 강민희가 가진 재능·

그 힘의 일부였다·

그리고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재능은 그녀가 흑색귀골곡에 입곡했던 바로 그날·

허곽에게 귀도공법을 배우며 전부 그녀 자신이 흡수했다는 것을·

여태껏 무시해 왔던 진실이었다·

그림자가 그녀 자신의 힘이라는 것·

그리고 그 그림자는 이미 자신의 안에 있다는 것····

그러니 그림자는 다시는 그녀의 앞에 나타날 수 없었다·

한참 전에 그녀가 재능을 일깨우며 잡아먹었으니까·

그녀 스스로가 무의식적으로 봉인해 놓았던 기억이 풀려나오며 그녀의 정신을 봉합했다·

하지만 그 대가일까·

아니면 봉령휴의 술이 가진 부작용일까·

그도 아니면 마음을 잃어버린 누군가의 농간일까·

강민희는 하나의 기억을 해방한 대가로 하나의 기억을 봉인해야 했다·

서립의 안에 있는 서은현의 혼을 본 기억·

그 잠시간의 기억은 그녀의 혼에 박힌 봉령휴에 의해 그대로 묻혀 버렸다·

강민희는 다시 눈을 떴다·

그녀의 마지막 기억은 그녀가 어째서인지 폭주하다가 서립이 그녀의 폭주를 막아섰다는 것이었다·

그 대가로 뭔가 기억이 봉인된 느낌은 있었지만 왜곡된 그녀의 기억은 ‘봉인된 기억’이 강민희 자신의 폭주 원인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기에 강민희는 언젠가 자신이 자기 자신의 폭주를 이겨 낼 정도로 성장할 때까지는 이 봉인을 건드리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 * *

“뭐냐 서립·”

나는 연위에게 인사를 한 후 천부산으로 돌아오며 말했다·

서립에게서 항의가 빗발치고 있었다·

―강민희의 기억을 네가 봉인한 거냐?

“네 정체를 그녀가 알아봤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함부로 기억에 손대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본인이 알아서 풀 수 있을 정도다· 자신이 성장하면 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풀겠지·”

―도대체 왜 진실을 뒤로 미루려 하는 거지?

“왜 굳이 지금 시점에 그걸 알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군· 전명훈을 명귀계로 보내는 게 더 중요한 시점이다· 굳이 강민희의 정신을 흔들어 놓을 필요가 없어·”

―필요의 문제가 아니었다·

“세상 모든 건 필요의 문제일 뿐이야·”

―····

얼마간 서립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나는 서립의 과대 망상도 치료를 해야 하나 생각하며 혀를 찼다·

그렇게 천인도에 도착했을 때였다·

“주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음 홍범인가·”

“예 지족 영역에서도 의뢰자가 뭔가 틀어졌다면서 독 제조를 취소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원하던 건 전부 얻었지요· 산공독과 해독제까지도 전부 말입니다· 후후····”

“잘 됐군 역시 넌 쓸모 있다 홍범·”

그리고 내 말에 홍범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 후 나를 쳐다보았다·

“한데 주인님· 뭔가 예전과 달라진 듯싶습니다?”

“흠 내가 달라졌다고?”

“예· 어디 아프신 게 아니십니까?”

“흐으으으음··· 어디가 아픈 거 같지?”

“뭔가 의식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신지요· 주인님의 상단전에는 제가 개발한 무형지독을 불어넣어 놓아 의식의 이상 유무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한데 의식 파동이 이전의 주인님과 같지 않습니다·”

“····”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뭔가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오르고 홍범을 죽이고 싶은 살심이 치솟아 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성으로 그 감성을 억누르며 생각했다·

‘서립뿐이 아니라 홍범도 나를 이상하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내가 정말로 문제가 있을 확률이 있지·’

나는 봉령휴를 나에게 써 볼까를 고민해 보았다·

하지만 내 생각에 내 정신은 단순한 정신 분열이 아닌 것 같았다·

‘뭐· 좋아· 애당초 태열전에게 찾아간 이유가 의식에 도움이 될 불가공법을 얻으러 간 거였지·’

나는 천부산으로 돌아가며 태열전에게 받았던 불가공법 서책들을 꺼냈다·

불가공법을 익히면 의식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또렷히 알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그때·

홍범이 불가공법들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주인님 그것은 무엇입니까?”

“음· 불가공법이다· 불가공법은 칠화왕이라는 가공의 개념적인 존재들을 공법에 넣은 공법 부류인데····”

내 설명을 들어본 홍범은 눈을 크게 빛내며 말했다·

“호오 주인님· 어쩐지 크게 흥미가 돋습니다· 저도 그 공법을 참고하면 안 되겠습니까?”

“으음 홍범· 그런데 이건 천족 공법이다·”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불종 그 자체에 대해 더 알고 싶으니 불가공법에 대해 공부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 주십시오·”

나는 갑자기 불가공법에 큰 관심을 가지는 홍범을 보며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뭐 상관없겠지·’

나는 공간을 베어서 천인도 아래·

태열사에 도착했다·

“여기 태열사에 계신 태열전이라는 분을 찾아가면 된다· 인족 태수 중 한 분이니 조심히 대하거라 홍범·”

“당연하지요·”

나는 태열전에게 홍범을 소개시켜 주기 위해 태열사로 들어갔다·

태열전은 태열사에서 마당을 쓸고 있었다·

결단기인 만큼 법술을 쓰면 금방일 텐데도 그녀는 구태여 몸을 써서 비질을 하고 있었다·

“반가운 손님이 또 오셨군요· 어쩐 일이십니까 서 수사?”

태열전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나는 홍범을 소개하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태 도우· 여기 홍범이라는 내 수하가 있는데 불가공법에 관심이 많다고 하여···”

그리고 나는 문득 기이한 것을 발견했다·

도저히 이 자리에 있기 힘든 의념이 내 옆에서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홍범은 태열전을 보자마자 전신에서 황금빛과 연분홍빛의 의념을 흘리고 있었다·

홍범은 양 볼에 홍조를 띄우며 말을 더듬었다·

“주 주인님· 저 아름다우신 분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 내가 말한 태수 태열전이다만····”

“아 아아····”

홍범은 홀린 듯이 그녀에게 다가가 대뜸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겨 결혼해 주십시오 첫눈에 반했습니다·”

“···???”

“···!?”

나는 이해할 수 없어 눈을 껌뻑였고 태열전은 눈에 띄게 당황한 듯했다·

늘 평정심이 가득했던 그녀의 얼굴에 황당함과 어이없음 그리고 약간의 공황이 서려 있었다·

늘 평온한 심상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공황을 느낄 정도로 홍범의 고백은 뜬금없고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으음 미안하오 태 도우· 갑자기 내 수하가 무례를 범했소· 홍범 일단····”

“조용히 하십시오!!!”

“···???”

홍범은 내게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던 강력한 어조로 목청을 높였다·

“아무리 주인님이라도 저와 이분의 사이를 방해하면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늘 침착하던 홍범이 그 정도로 격노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에 나 역시 당황해서 일단은 한 걸음을 물러났다·

홍범은 다시 고개를 태열전에게 돌리더니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고백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아아 아름다우신 분이시여· 제발 저와 혼인해 주십시오· 당신처럼 아름다운 분을 만난 적이 없나이다· 당신을 보고 있자니 제 마음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제발····”

정말로 당황스러운 것은 그 촌극 속에서 태열전의 가슴 속에 연분홍빛 의념이 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태열전은 당황한 얼굴이었으나 어느새 그녀의 얼굴에도 홍조가 돋아 있었다·

“아 아니··· 송구하지만 저는 비구니입니다· 함부로 교제할 수 없습니다·”

“만약 비구니를 포기하신다면 저와 교제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불가능합니다· 저는 제 도를 얻은 후 누구와도 정을 주고받지 않겠노라고 맹서했습니다·”

“···아아··· 그렇다면 저에게는 기회가 없는 것입니까? 부디 제게도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도를 완성하는 것을 응원해 주십시오· 그리하면 저에게도 당신과 만날 수 있는 길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당신이 도를 완성하면 당신은 당신으로서 완전해질 터인데 어찌 제가 당신과 만날 수 있다는 겁니까· 오직 불완전한 이들만이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부디 제게 기회를 주소서····”

홍범은 그녀 앞에 엎드려 엉엉 울기 시작했다·

태열전은 여태껏 보여 주던 평온함과 신비감이 다 깨진 얼굴로 땀을 뻘뻘 흘리며 홍범을 달래 주었다·

“어찌 꼭 그렇게만 생각하겠습니까· 제가 도를 완성하는 걸 보지도 않으셨잖습니까· 도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미래왕밖에 아는 이가 없는데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지성이 있다면 유추할 수 있는 것이 도의 궁극이겠지요· 존재와 존재는 인연과 인연은 불완전한 채로만이 사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수선을 이어 갈수록 높은 경지에 이를수록 무정해지는 것을 모르십니까?”

“···진정하십시오· 오직 인연과 운명은 미래왕께서 정하심이니 그분께 인연을 구해 보시지요·”

“그게 뭐냔 말입니다! 미래왕이 뭘 하는 놈인지는 모르지만 그 자식이 전능한 놈이라도 되는 겁니까? 인연을 그런 놈한테 구할 거면 제가 왜 사랑을 고백하겠습니까! 그놈이 구해다가 던져 준 인연이면 제가 만족하겠습니까? 나는 미래왕인지 뭔지가 아니라 내 손으로 당신에게 사랑을 구하고 싶은 것입니다!!!”

홍범은 완전히 흥분해서 눈이 충혈된 채로 태열전에게 매달렸고 태열전은 땀을 뻘뻘 흘리며 홍범을 조심스레 밀어냈다·

마냥 끝없이 매달릴 것만 같았던 홍범은 의외로 그녀가 부드럽게 밀어내자 힘없이 밀려났다·

홍범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외쳤다·

“저는··· 안 되는 겁니까···?”

“···용서하시지요· 이만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만약 설법하실 일이 있으시면 알려 주십시오· 멀리서나마 지켜보겠습니다·”

홍범은 고백 공격이 더 통하지 않자 눈물을 흘리며 물러났다·

고백으로 혼쭐이 난 태열전은 땀을 닦으며 당황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내게 고개를 숙였다·

“송구하지만 서 수사· 오늘은 제 상태가 안 좋은 듯 하니 차후에 뵙겠습니다·”

“···아 예· 들어가시지요·”

말은 저렇게 했지만 나는 어쩐지 직감적으로 태열전이 더는 나를 만나 주지 않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아마 홍범이 내 수하로 있는 이상 그녀는 더는 내게 다가오지 않으리라·

‘고백으로 혼내 주기 때문에 불가공법의 조언자를 잃은 건가····’

나는 조금 황당한 기분이 들어 홍범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비련의 주인공처럼 바닥에 쓰러져 눈물을 삼키는 홍범을 보고 있자니 추궁하면 무형지독을 먹을 것 같아 일단 가만히 있기로 했다·

얼마 후·

홍범을 진정시킨 나는 홍범과 함께 천인도로 올라갔다·

“···홍범·”

“예 주인님·”

“왜 갑자기 그런··· 고백을 한 건지 이유를 물어도 되나?”

“말했지 않습니까· 첫눈에 반했습니다·”

“으음····”

‘충족이 가진 미의 기준은 인간의 것과 좀 많이 다른 건가····’

내가 황당해할 때 홍범이 고민하는 듯하더니 말했다·

“그리고 또한··· 그분을 뵙자마자 뭔가가 떠올랐습니다·”

“음? 뭐가 말이냐?”

“···사실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째선지 그분을 보자마자 제가 잊고 있던 감정이 떠오른 것 같습니다· 왠지는 모르지만 저는 예전에 어딘가에서 저분을 뵌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으음····”

나는 머리를 굴려 보다 한 가지 가능성에 생각이 닿았다·

‘홍범의 전생(前生)인가···?’

홍범은 오래된 영혼이다·

그렇기에 늙은이의 모습을 한 것이었고 늙은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홍범은 전생에 태열전을 만난 적이 있는지도 몰랐다·

내가 생각을 정리할 때 홍범이 갑자기 내게 말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는 저 분께서 주신 불가공법을 가지고 계시지요?”

“어 음· 그렇다만···?”

“저를 주십시오· 제가 가지고 싶습니다· 햐 향기라도··· 저분의 향기라도 맡을 수 있게 제발 제게 주십시오·”

나는 홍범의 간청에 얼떨떨해하면서 얼떨결에 태열전에게 받은 불가공법들을 홍범에게 주었다·

그녀에게 받은 공법서들을 전부 거둬 간 홍범은 공법서들을 껴안고서 뭔가가 떠오를 듯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뭐 나도 그 공법들은 필요하니 나중에 가져다주려무나·”

“····”

홍범은 대답이 없었다·

‘쓸모 있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감정 따위에 저렇게 휘둘리다니·’

나는 홍범에 대해 왠지 모르게 염증이 생기는 걸 느끼며 내 동부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내 동부 앞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보며 눈을 찌푸렸다·

“···뭐냐· 왜 여기에 온 거지?”

서립이었다·

녀석은 내 동부 앞에서 술법으로 내 얼굴로 얼굴을 바꾼 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립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기분 나빠 하는 중이군 본체·”

“···그래· 홍범이 돌발 행동을 하는 바람에 손해를 보았다·”

“그럼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내 얼굴이 어때서 그렇지?”

서립은 날 노려보며 말했다·

“웃고 있지 않나·”

“···내가 웃고 있다고?”

츠츠츳!

서립은 법술로 거울을 띄워 내게 보여 주었다·

거울 안쪽의 나는 기분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본체 이쯤 되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나도 홍범도 네게서 이상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기분이 나쁠 때도 한 번도 그런 적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분 나쁜 표정을 하고 있지·”

“···웃으면 복이 온다지 않나·”

그러나 내 스스로도 궁색한 변명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왜 이런 거지?’

나조차 당황스러웠다·

서립은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향해 말했다·

“본체· 너를 네 동부에 봉인하겠다·”

“···뭐?”

촤르릉 촤릉!

서립의 주변으로 방금 배운 봉명휴와 오행혈주번 흑색귀주번 등 봉인 계열 술법들이 떠올랐다·

“어차피 사축기에 오르려면 폐관 수련을 해야 하니 동부에서 폐관하는 셈 치고 있어라· 네 대외활동은 분체인 나로 하고· 나 역시 흑색귀골곡에서 사축기에 먼저 이르러 깨달음을 전달할 테니 넌 이제부터 활동하지 마라·”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지?”

“너 자신이다·”

“····”

나는 한참을 고민했다·

확실히 나는 최근 이상해졌다·

“내가 움직이며 의식공법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나?”

“글쎄· 나는 오히려 네가 봉인된 상태로 스스로를 관조해 보는 게 더 낫다고 본다만·”

“흐음····”

나는 이성적으로 머리을 굴려 보았다·

확실히 서립의 말이 맞았다·

이성적으로는 그게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뭐 어쩔 건가· 마음은· 애당초····’

나는 생각을 정리한 이후 상냥하게 웃으며 양 팔을 벌렸다·

“좋다· 그게 좋을 것 같군· 나를 봉인해라· 원래 내 몸으로 진행하려 했던 계획은 네가 대신 좀 진행해 주고·”

“···알겠다·”

“그럼 나는 이만 들어가지·”

난 순순히 동부 안으로 들어갔고 뒤쪽에서 서립이 나를 불렀다·

“본체·”

부우웅―

서립은 무형검을 꺼내 검무를 한 번 춰 보고는 말했다·

“무형검을 꺼내 봐라·”

나는 싱긋 웃으며 서립과 똑같이 무형검을 꺼내 간단한 검무를 추었다·

“···알겠다· 그럼 천 년 정도만 봉인되어 있어라·”

“그러도록 하지·”

철컹 철컹 철컹!

봉령휴 오행혈주번 흑색귀주번 그리고 기타 등등 마공으로 이뤄진 봉인 술식이 내 동부를 뒤덮었다·

나는 봉인이 완성되기 전 이성적으로 분체에게 내 전권을 위임했음을 뜻하는 증표를 넘겨 준 후 그대로 갇혔다·

봉인의 구성으로 보아 봉인이 해제되는 시간은 이후 천 년·

천 년 동안 천천히 사축기 도전이나 해 보면 될 터였다·

나는 어둠 속에서 싱글싱글 웃으며 가부좌를 틀었다·

* * *

나는 녀석을 봉인한 후 의복의 술법을 써서 내 옷을 완전히 백의로 바꿨다·

녀석의 저 엿같은 표정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놈은 이제 본체가 아니다·

“서휼 무슨 짓을 한 거냐·”

저놈은 서휼이다·

이제 천 년 동안 서휼을 제대로 죽일 방법을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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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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