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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338

노괴의 발광 (6)

오혜서는 등 뒤쪽의 괴물 서은현을 보며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켰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녀가 해야 할 최적의 ‘연기’를 계산해 냈다·

“크윽 서은현!”

우선 그녀는 얼굴로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정말 내키지 않는단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죽여 줘···!”

뚝 뚝뚝····

오혜서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어색한 움직임을 보이며 서은현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번쩍!

그녀의 손 안에서 튀어나온 선수의 형상이 서은현을 향해 돌진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되면 오혜서의 승리였다·

그녀는 서은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사실 회사 내의 많은 남자 사원들이 그랬지만 서은현 역시 그녀를 은근히 좋아하고 있었다·

오혜서는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자 서은현· 뭔가 이상하단 걸 눈치채· 나를 공격하는 것에 망설임을 둬·’

‘악랄한 서휼에게 조종당한 가련한 동료’가 그녀가 연기하며 보여 주고자 하는 이야기였다·

이제 서은현이 무슨 일이 있느냐 물어본 후 서휼에게 조종당한다고 대답한다·

그런 후 서은현에게 서휼의 세뇌를 풀 방법을 알려 준 후 서은현이 그걸 풀게 유도한다·

‘그런 다음에는 결계를 풀어 준 다음 서휼에게 잡혀 있단 걸 알리면 돼· 그러면 서은현과 동료들이 나를 구하러 올 테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합류할 수 있겠지·’

오혜서는 속으로 완벽한 계획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한번 외쳤다·

“나를 죽여 줘 서은현···!”

[알겠다·]

“···?”

그리고 오혜서가 보낸 선수의 형상을 찢어 버린 서은현은 망설임 없이 오혜서를 향해 시커먼 귀조를 휘둘렀다·

오혜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귀조를 피했다·

현재 명계의 외곽을 뒤틀어 만든 이공간·

이 공간의 중심부인 이곳에서 이공간을 제어하려면 혼(魂) 상태일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물리력은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리어 영혼 상태이기에 오혜서는 서은현의 귀조에 닿으면 큰일 난다는 걸 이해했다·

‘저 귀기 저 저주! 닿으면 혼이 썩어 들어가겠어····’

그녀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맹렬히 굴렸다·

‘뭐지? 도대체 왜 저렇게 망설임이 없는 거야? 아니 잠깐· 내가 정말로 배신했다 생각하는 건가···? 아니 그럴 리 없어!’

오혜서는 울먹이며 소리쳤다·

“나를 해방시켜 줘 서은현! 서휼이 나를 조종해서 억지로 너를 공격하게 하고 있어···!”

콰과과광!

오혜서는 입으로는 그렇게 떠들며 양손에서 떠오른 태극의 형상을 서은현 방향으로 날리며 그 반동을 이용해 뒤로 날아갔다·

치이이이―

그러나 오혜서의 공격에 일말의 상처도 입지 않은 서은현은 백색의 공간을 걸어오며 38개의 안광을 빛냈다·

[그래· 도와주지· 푹 쉬어라·]

부웅!

서은현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향해 저주문을 흩뿌렸다·

시커먼 저주문들이 줄기줄기 그녀를 향해 떨어진다·

오혜서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저 멍청한 새끼! 회사에서도 연이가 같이 식사하고 오자 하니까 혼자 밥 먹고 오라 하더니 진짜 죽여 달라는 뜻으로 알아들은 거야!? 이 폐급 새끼 같으니!’

그녀가 조종당한다는 뜻을 드러낸 이상 정말로 멍청한 게 아니라면 그녀를 더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오혜서는 머리를 굴렸다·

‘그래 어쩌면 서휼과 한 판 해 봤다 하니까 도리어 서휼의 무서움을 알고서 나를 구할 가능성이 없다 판단한 것일 수도 있어!’

결론을 내린 그녀는 입술을 악물며 다시금 연기를 했다·

“고마워 은현아· 서휼의 술법을 풀려면 내 체내에 있는 108개의 음양오행의 실타래와 오행혈주번이라는 사악한 금제를 푼 후 의식 속에 있는 4개의 금제를 순차적으로 풀어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어렵겠지· 나를 편하게 해 줘!”

[그래· 정말 어려워 보이는군· 난 자신이 없다· 잘 가라 오혜서·]

‘네가 풀 줄 모르면 강민희나 다른 똑똑한 사람한테 물어볼 생각이라도 하라고!!! 풀 수 있는 실마리도 다 줬잖아!’

부웅!

오혜서는 다시금 서은현의 저주를 가까스로 피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저 폐급 자식 진짜 나를 죽이려 하고 있어· 마공 같은 걸 익히더니 돌아 버린 건가? 도대체 그 100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 정도로 망가진 거지? 과거도 희뿌연 안개에 가로막혀서 읽히지 않고····’

잘근―

입술을 깨문 오혜서는 계획을 변경했다·

‘저 미치광이 자식· 어깨에다가 이상한 걸 박아 넣고 다니더니 광증이 도진 게 틀림없어·’

오혜서는 눈알을 굴렸다·

‘일단 서은현은 포기하자· 이 미친놈이 이러고 있는 이상 동료로 들어갈 가능성은 없으니 일단 추후에 기회를 노려서 전명훈이나 머리가 돌아가는 강민희 쪽을 통해 합류하는 게 좋을 거야·’

오혜서는 계획을 수정하기로 하며 양손을 펼쳤다·

위이잉―

그녀의 양손 사이에서 태극이 맴돌았다·

“혈음귀곡미궁 개(改)·”

파아아앗!

순식간에 백색의 공간이 비틀리며 오혜서와 서은현 사이가 100리 벌어졌다·

태극이 한 번 회전한다·

그러자 다시금 100리가 벌어진다·

서휼의 혈음귀곡미궁·

이 술법은 명계의 외곽을 뒤틀어 특수한 목적을 지닌 아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본래 서휼은 혈음귀곡미궁을 제작할 수 있을 뿐 제어할 순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혈음귀곡미궁의 문을 열고 닫고 관리자 권한을 부여해 주는 것뿐이었다·

그렇다고 관리자 권한을 받은 이 역시 공간을 마음대로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관리자 권한을 넘겨받더라도 어떠한 ‘특수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이 공간을 제어하는 게 가능했다·

그리고 오혜서는 본인의 권능을 통해 이 공간을 제 것처럼 제어하는 게 가능했다·

‘이대로 서은현에게서 멀리 떨어진 후 타 공간에 격리시켜야겠어· 빨리 나가지 않으면 서휼이 내 몸에다 또 무슨 짓을 해 놓을지 몰라·’

꾸구구구국!

저 멀리서 어마어마한 인력으로 인해 공간이 휘는 게 보였다·

오혜서는 입을 앙다물며 양손을 뻗었다·

공간이 움직이며 서은현의 인력이 ‘무효’가 되었다·

“허억 허억····”

그녀는 식은땀을 흘렸다·

‘합체기급이라서 그런가? 인력을 금제하는 게 힘들어· 어쨌든 인력을 봉인했으니까 축지법을 써서 쫓아오진 못할····’

그때였다·

“···어?”

오혜서는 두 눈을 끔뻑였다·

그녀의 앞에 서은현이 도착해 있었다·

[걱정 마라· 해방시켜 주마·]

부웅!

서은현이 팔을 치켜들어 올렸다·

콰아아앙!

시커먼 저주를 머금은 팔이 백색의 공간에 내리꽂힌다·

“이 이 무슨···!”

오혜서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이를 악물었다·

‘축지법을 안 쓰고 그냥 비둔술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위이잉!

그녀가 양손을 벌려 다시 태극을 소환했다·

태극이 빠르게 회전하며 다시금 서은현과 그녀 사이에 [거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100리 200리····

3천 리!

‘이 이만큼이나 됐으면 축지법 없이는····’

“···환상 술법인가?”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눈을 감았다 뜨자 다시금 서은현이 눈앞에 도착해 있었다·

“어 어떻게 축지법도 없이 여기에···!”

[그냥 내가 빠른 거다·]

서은현은 덤덤하게 오혜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오혜서의 얼굴이 하얘졌다·

감정이 없는 그녀일지언정 ‘욕구’는 있었다·

식욕 성욕 수면욕 등의 기본 욕구부터 시작해서 ‘생존 욕구’ 자체는 충실히 있는 것이 오혜서였다·

그리고 생명체인 이상 ‘살고 싶다’는 기본적인 삶에 대한 욕구와 거기에서 비롯되는 ‘공포’라는 것은 있기 마련이었다·

오혜서는 생존 욕구에서부터 비롯되는 공포에 헛숨을 들이키며 양팔을 뻗었다·

[선수 유리공작!]

번쩍!

새하얀 빛이 서은현에게 뻗쳐 갔다·

그러나 서은현은 희뿌연 안개로 스스로를 감싸는 듯했고 유리공작의 빛은 아무런 쓸모도 없이 그냥 흩어져 버렸다·

오혜서는 뒷걸음질을 치며 계속해서 선수의 힘을 끌어 왔다·

[선수 음귀현무!]

만귀를 부린다는 현무의 음기가 주변에 깔리는 듯했으나 서은현이 38개의 안광을 빛내자 현무의 음기가 깜짝 놀란 듯 도리어 서은현에게서 멀어지려고 했다·

[선수 파산마원 백익천마!]

질서를 상징하는 백익천마와 혼돈을 상징하는 파산마원의 힘이 오혜서의 양손에 맺혔다·

오혜서는 흑백의 기운을 양손에 부딪혔다·

쿠과과과과!

대혼돈의 기운이 백색의 공간을 꽉 채우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태산·]

번쩍

[열제!]

대혼돈의 기운은 모조리 풀어 헤쳐지며 흩어져 버렸다·

[선수 청붕·]

위이잉―

그녀의 날갯죽지에서 푸른 날개가 뿜어지는 듯하더니 공간을 뒤틀었다·

동시에 혈음귀곡미궁이 비틀리며 서은현은 공간이 뒤꼬아진 공간의 미궁에 갇혀 버렸다·

‘공간 미궁 신통으로 유명한 선수 청붕의 힘이야· 혈음귀곡미궁의 힘과 더해서 한 번 더 공간을 꼬았기 때문에 절대 단기간에 못 나올····’

콰칭!

그리고 백색의 공간을 깨뜨리며 서은현의 손아귀가 나왔다·

[오···혜···서····]

“흐 흐····”

오혜서는 다시 한번 공간미궁을 걸어서 서은현을 재봉인한 후 혈음귀곡미궁의 신통을 사용해서 서은현과 그녀의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녀는 선수 태호의 힘을 빌려 육신을 강화하며 도망치고 청붕의 힘으로 공간을 깨고 바깥으로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그녀는 오싹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두두두두두두―

19개의 머리를 덜렁거리고 38개의 눈에서는 피눈물을 흘리며 별빛의 육신을 가진 거인이 전신에 흑색의 괴기한 꽃을 피운 채 그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오오오오―

끼야아아아아―

흐아아아―

괴기한 귀곡성이 거인의 주변을 장식하고 있었다·

“저 저리 가···!”

마침내 오혜서의 평정심도 무너졌다·

“저리 가 이 괴물···!”

두두두두두―

수많은 선수의 형상을 떠올리며 괴물에게 던진다·

그러나 소용없다·

음귀현무의 음기는 그냥 입으로 씹어먹고 파산마원의 혼돈은 도리어 저주로 오염시키고 백익천마의 파사현정은 새하얀 꽃을 소환해 먹어치우며 유리공작의 힘은 희뿌연 안개로 막아 낸다·

청붕의 미궁은 그냥 뚫어 버리며 태호의 힘도 소용이 없다·

두두두두두―

오혜서는 어느새 그녀의 바로 뒤까지 쫓아와 손을 뻗는 서은현에게 흑룡의 형상을 만들어 던졌다·

하지만 서은현은 흑룡의 아가리를 잡아 그대로 찢어 버린 후 다시금 미친 듯이 그녀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우우웅―

서은현의 손아귀 안에 ‘뭔가’가 잡혔다·

‘위험해···! 위험해! 뭔가 날리려 하고 있어 맞으면 위험해···!’

그녀는 천지영기의 흐름을 읽으며 서은현이 그녀에게 뭔가 ‘흉험한’ 것을 날리려 한단 걸 눈치챘다·

‘진짜 위험해! 안 돼!’

[총천!]

“꺄아아아악!”

서은현은 그녀에게 ‘뭔가’를 날렸고 오혜서는 전신이 난도질되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콰악!

그리고 마침내 오혜서는 거인의 손아귀 안에 잡혀 버렸다·

* * *

‘드디어 잡았군·’

나는 한숨을 쉬며 오혜서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마치 졸도할 듯한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총천검을 통해 혼을 헤집은 게 상당히 고통이었던 듯싶었다·

‘좋아· 그럼 이제····’

나는 그녀의 몸에 귀기를 주입하며 이 공간의 중심인 오혜서를 통해 공간을 왜곡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명계의 외곽을 빌려 만든 공간이다· 그러니····’

충분히 내 재능으로 움직일 수 있을 터였다·

쿠구구구!

백색의 공간이 움직인다·

뒤틀린다·

나는 흩어졌던 동료들을 인지하며 하나둘 불러모으기 시작했다·

파앗!

가장 먼저 전명훈이 내 옆에 도착했다·

다음은 김연 오현석 순으로 그들이 나타났다·

파아앗!

마지막으로 나타난 건 강민희였다·

‘어찌어찌 김영훈 빼고 전부 모이긴 했군·’

[···다들 알다시피 오혜서가 우리를 이 공간에 데려왔다· 흑색귀골곡에 수작을 부린 것 역시 오혜서다·]

“오 오 대리가?”

“정말로?”

전명훈과 오현석이 놀랐고 김연 역시 조금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강민희는 팔짱을 끼며 혀를 찼다·

“이유나 들어 보죠· 지구에서부터 말은 잘 했으니까·”

나는 오혜서를 보며 물었다·

[그래· 나도 궁금하군· 도대체 우리를 배신한 이유가 뭐지?]

“····”

오혜서는 신기한 사람이었다·

늘 평온한 상태였으며 의념도 항상 안정적인 상태였다·

감정을 상징하는 의념이 희박하긴 했지만 서휼처럼 끔찍한 심상을 지니진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오혜서의 심상은 삭막한 사막 정도였고 더러운 오물 천지인 서휼이나 괴군의 것과는 달랐다·

그랬기에 오혜서에게 직접적으로 당하기 이전까진 그녀의 본성에 대해 몰랐었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단 말이지·’

도대체 그녀의 행동 원리는 무엇이고 왜 우리를 배신하고 서휼에게 붙었던 것일까·

내 질문에 오혜서는 빙긋 웃었다·

오싹!

“후후 역시나 혜서 양과 오래도록 접촉하시는군요·”

그리고 그녀의 혼에서 혈광이 뿜어졌다·

촤아아악!

귀기를 이용해 오혜서를 봉인하려 했으나 불가능하단 걸 깨달았다·

나는 혈광에 밀려 결국 그녀를 놓쳐 버렸다·

‘이 공간이 이 빛에 호응하고 있다!?’

붉은빛이 뿜어지며 오혜서의 그림자가 꿈틀거리더니 ‘서휼’이 되었다·

서휼은 내가 놓친 오혜서의 어깨를 살포시 감싸며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혜서 양은 돌려받겠습니다· 바깥에서 잠시 육신을 차지해 보니 결국 이 능력 자체는 그녀의 혼에서 기인하는 모양이라 그녀 자체가 필요한 것 같더군요·”

[너···!]

그리고 서휼이 손을 움직였다·

[열려라 탁혼살목·]

파아아앗!

주변으로 혈광이 퍼지는 듯하더니 서휼의 끔찍한 심상이 백색의 공간에 번져 나갔다·

[다들 눈을 감고 의식을 닫아!]

나는 황급히 주변으로 외쳤다·

서휼의 심상이다·

오래도록 들여다보면 놈의 탁혼만천에 단번에 세뇌될 터였다·

그때였다·

오싹!

“혈음귀곡미궁은 명계의 외곽을 이용한 일종의 ‘샛길’입니다· 다만 목적지가 명귀계가 아닌··· 혈음계일 뿐이지요·”

쿠구구구구!

저 멀리·

시뻘건 [세계]가 보인다·

“제가 축을 되찾을 시간 동안만··· 혈음계 관광이라도 하고 계시지요· 후후···· 한 3 4천 년 정도만 가 계시면 될 듯합니다·”

나는 저 시뻘건 [세계]에 저항하려 해 보았지만 [세계]로부터 강력한 흡인력이 이어졌다·

‘어림없지 도약한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인력에서 빠져나오려 했다·

그때였다·

위이이잉―

오혜서를 잡았었던 손에서부터 기묘한 ‘태극’의 형상이 일어 오르더니 마치 종양처럼 내 전신이 태극에 휩싸였다·

‘이건···!’

[서휼···!]

난 이를 악물었다·

‘잘 짜인 판인 건가!?’

내가 명계의 외곽의 힘이 강한 흑색귀골곡에 갈 것도·

애당초 오혜서를 눈앞에 드러내며 우리를 이곳에 초대했던 것도·

내가 그녀를 잡아 그녀와 접촉할 것도·

전부 그의 예상 안이었던 모양이었다·

* * *

서휼은 오혜서를 품에 안으며 시뻘건 구덩이 밑으로 끌려가는 서은현 일행을 내려다보았다·

“원래는 혜서 양이 저 괴물과 독대하려 하기에 괴물만 보내려 했습니다만···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인원을 보내 버려야겠군요· 설마 원하시던 독대도 못 하고 이렇게 모두가 보는 곳에서 잡혀 버리실 줄이야· 좀 무능하시군요 혜서 양?”

서휼의 말에 그의 품속에 있던 오혜서가 머리를 짚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대군님도 대단하시네요· 저까지 미끼로 쓰는 척하면서 언제든지 튀어나와서 제 동료들을 이계로 보내 버릴 생각을 하시다니·”

“후후 혜서 양이 제 생각을 잘 따라 준 덕이지요· 덕분에 혜서 양과 오래 접촉했던 노괴를 저항도 못 하게 해서 아래로 보낼 수 있게 되었잖습니까·”

“그나저나 저건 어떻게 한 거죠?”

“혜서 양의 혼에는 어찌 되었든 선수들의 힘이 융합되어 있잖습니까? 그 융합에서 태극의 힘을 끌어내어 상대를 구속하는 술법입니다· 가르쳐 드릴까요?”

“또 이상하게 가르쳐 주실 거죠?”

“후후····”

그때였다·

콰과과과과!

거대한 별빛의 거인이 아래쪽에서 손을 뻗어 공간에 손을 박아 넣었다·

오현석이었다·

[오···혜···서···! 너 이게··· 무슨 짓이냐!!!]

“어머나 현석 오라버니· 그냥 내려가시지 뭘 그렇게 힘쓰시고 계시나요?”

[너··· 네 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하겠어! 당장 그만두지 못해!?]

“아하하 내 아버지?”

콰드드득!

그리고 또 다른 거인이 오현석의 옆에서 기어 올라왔다·

6개의 팔을 가진 뇌전의 거인이었다·

전명훈이었다·

[오 대리··· 배신한 건가···!?]

그의 두 눈에선 시뻘건 번개가 줄줄이 흩날리고 있었고 그의 그림자는 6개가 되어 휘날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끼야아아아아―

아아아아―

우우우우우―

기천에 달하는 귀신 떼가 나타나며 그 중심에서 팔척귀신이 몸을 일으켰다·

강민희였다·

[이 되바라진 년···· 사원들 집 몰래 쫓아다닐 때부터 알아는 봤었지· 네가 미친 년이란 걸···]

“아하하 민희 씨· 지금 꼴은 민희 씨가 더 미친 것 같지 않아요?”

오혜서는 세 괴수들을 보며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문득 저 아래쪽을 보며 흠칫 놀랐다·

실!

새하얀 의식의 실들이 곳곳에 뻗쳐서 세 명의 괴수와 혈음계로 추락하려는 서은현을 꽁꽁 묶어 두고 있었다·

김연이 몸을 구속당한 서은현의 추락을 막고 있었다·

[기다려라··· 올라가서 보자····]

전명훈이 두 눈에서 시뻘건 적뢰를 튀기며 읊조렸다·

설상가상으로 서은현의 도원도에서 커다란 지네도 한 마리 튀어나와 독기를 뿜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괴물들이 복마전에서부터 기어 올라오는 듯한 풍경이었다·

서휼과 오혜서 두 선남선녀는 가면 같은 웃음을 지었다·

“후후 혜서 양· 그럼 저 괴물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힘을 써 볼까요?”

“내 뒤통수는 안 칠 거죠?”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일단 떨어져·”

오혜서는 서휼의 품에서 벗어난 다음 술법을 준비했다·

서휼 역시 핏빛 빛무리를 내뿜었다·

오혜서는 선수 흑룡의 형상을 서휼은 거대한 해룡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마치 신령한 두 마리의 용이 지옥 밑바닥에서 현세로 넘어오려는 괴물들을 막아서려는 듯한 장엄한 광경이 펼쳐졌다·

“가시죠!”

서휼과 오혜서가 복마전에서 올라오는 괴물들에게 힘을 썼다·

신령한 빛이 괴수들에게 내리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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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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