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384화
모두와 함께 (6)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 되물었다·
“그러다가 연위가 죽으면 어쩌려는 거냐·”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서란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오늘부터 이 마을을 거점으로 돌아다니며 요괴들을 잡거나 시호처럼 복종시킬 요량이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도 모으며 세력을 키우고 위업을 쌓을 생각이었다·
서란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질문했다·
“그럼 어쨌든 세력을 키우는 건데 세력의 거점이 되려면 마을을 전복시키는 게 좋지 않습니까? 마을을 전복시킨 후 요괴를 앞세워서 공물을 받고 숭배도 받으면서 살면 되지 않습니까?”
‘이 녀석 왜 이렇게 마을을 다스리고 싶어하는 거지?’
나는 생각해보니 문득 서란이 축기경일 당시에 작은 섬 하나에서 용신 같은 걸로 섬김받았단 걸 떠올렸다·
“흐음···”
나는 서란을 잠시 흘겨보았다·
그러나 조금 못 미덥긴 해도 서란의 말은 사실이긴 했다·
‘하긴 어차피 세력을 모으면 보급을 위해서 약탈이 생길 수도 있으니···’
그럴 바엔 차라리 태을촌부터 시작해서 정기적으로 공물을 받을 곳을 만드는 게 좋을수도 있었다·
나는 이 진법의 목적을 떠올렸다·
‘육린 일지에 의하면 이 진법은 들어올 때마다 진입자들의 기억에 따라 세부 사항이 달라지지만 목적만은 매번 같다고 했다·’
그건 바로 봉래국의 왕(王)이 되는 것이었다·
육린의 정보에 의하면 봉래국의 왕이 되는 방법은 여러가지였다·
우선 운이 좋아 태자 신분으로 설정이 된다면 그냥 왕위 즉위식을 기다리면 되었다·
그러나 진입자가 태자 신분이 아닐 경우 태자와 결혼하거나 혹은 공주와 결혼하여 국서나 왕후가 되는 방법도 있다고 하였다·
물론 공주나 태자와 혼인하지 않고 그냥 봉래국을 뒤집어버리고 나라를 엎어서 자기가 국가를 세우고 왕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왕 혹은 왕과 근접한 인물이 되면 환상진법에서 나갈 수 있는 권한과 함께 ‘왕성’의 보물들을 가져가거나 조사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했다·
‘머릿수로만 보면 우리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무극교단의 교도들이 기억만 되찾는다면 봉래국이고 뭐고 당장 갈아엎고 내가 칭왕할 수 있다·
그러나 육린의 정보에 의하면 먼저 진입한 이들일수록 봉래국왕과 가깝거나 혹은 왕이 되기 좋은 조건을 가진다고 하였다·
왕족이나 강력한 힘을 가진 권신 혹은 요괴 신령 괴물이 되는 것이었다·
‘육린은 지난번 봉래도행에서 봉래국의 공주들을 납치한 지하국대적이란 괴물을 죽이고 봉래국의 공주와 혼인하여 국서가 되었다 했었지·’
그리고 그렇게 왕이나 국서 혹은 왕비가 된다면 왕명에 의해 왕이 아닌 이들은 얼마든지 봉래도 바깥으로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내 상황으로 볼때 왕위에 가장 가까운 건 그 빌어먹을 해적놈들이겠지·’
물론 놈들이 정신을 차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들리는 바로는 현재 봉래국의 왕은 정정한 상태라 왕위를 계승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취할 방법은 하나였다·
“역시 봉래국을 전복시키는 게 좋긴 하겠어·”
서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지요! 그럼 마을을 정복할 겁니까?”
“기다려 봐라· 마을 정복은 좋은 생각이 아니야·”
난 서란에게 내 계획을 얘기했다·
“그러니까··· 요괴들을 무수히 굴복시켜서 요괴 대군을 일으켜 봉래국의 도성을 공격하고 속전속결로 왕위를 찬탈하신다는 겁니까?”
“그래· 요괴를 제외하면 이 세상에 술법이나 신비한 힘은 없다는 걸 생각하면 이 방식이 가장 좋다·”
“뭐··· 그럼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서란은 마을 사람들에게 숭배받지 못한다는 게 아쉬운 모양이었지만 내 알 바는 아니었다·
우리는 즉시 계획을 짜고 시호에게 돌아가 명령을 내렸다·
“요괴들을 굴복시키려면 밑천이 좀 필요하지· 시호! 멧돼지 같은 것 좀 사냥해 오거라·”
시호는 그 말에 내 눈치를 보더니 서란이 다시 한 번 내 말을 반복하자 그제서야 움직여 사라졌다·
“···네 말만 듣는군·”
“···제가 좋나 봅니다·”
그리고 얼마 후 시호는 커다란 소를 한 마리 물어왔다·
소는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듯 큰 눈을 끔뻑이고 있었다·
“···멧돼지를 잡아오랬더니··· 마을 소를 물어왔군·”
그것도 산채로 물어왔다·
“어디서 물어온 거지?”
서란의 질문에 시호는 어느 한 방향을 가리켰다·
이웃마을인 소을촌 방향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아· 우리마을에서 잡아온 게 아니니 태을촌에 팔 수 있겠어·”
양심에 조금 많이 찔리긴 했지만 나는 좋은 게 좋은거라 생각하기로 하며 시호가 잡아온 소를 이끌고 마을로 내려갔다·
“연위 어르신!!! 문 좀 열어 보십시오!”
연위네 집 문을 두드리자 연위가 노비 서넛과 함께 성난 표정으로 나타났다·
“이 썩을 놈이 또 뭘 달라고 온 거냐!”
“달라고 온게 아니라 소를 팔러 왔습니다만·”
그 말에 연위는 내 뒤에 있는 소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놈이 소는 도대체 어디서 끌고 온 거냐?”
“뭐 제가 어디서 끌고왔는지가 중요하겠습니까· 연위 어르신께 싸게 팔려 하니 값좀 쳐주십시오·”
“으음··· 이놈 괜히 수상쩍은데 병든 소를 팔려는 건 아니겠지?”
“안 살거면 다른 집에 팔겠습니다·”
“누가 안 산댔느냐! 이런 중요한 문제는 남편하고 상의를 해야하니 기다리거라·”
얼마 후 연위는 집안으로 달려가 놀부 대감을 데리고 왔다·
놀부 대감은 소를 살펴보더니 내 위를 슬쩍 보고는 고개를 선선히 끄덕였다·
“좋은 소로군요· 제값에 사 드리겠습니다·”
“하하 어찌 말을 높이십니까· 말을 낮추셔도 됩니다·”
내가 겸양을 떨자 그는 얼굴을 와락 찌푸리더니 말했다·
“이런 되먹지 못한 놈 같으니· 제발 예절이란 걸 배우거라!”
“···?”
나는 놀부의 해괴한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어쨌든 놀부 대감에게 엽전 사십 전에 소를 팔았다·
‘하긴 헌원은 원래부터 정신병이 있었으니까 그걸 반영한 걸지도 모르겠군·’
헌원은 노비들을 시켜 소를 외양간에 데리고 가게 한 후 연위에게 말했다·
“부인 어쨌든 귀한 소를 팔아주었으니 서 가에게 답례로 떡이라도 주시구려· 서 가네는 딸린 입도 있으니까···”
“네 네? 하지만 서 가놈이 준 소가 제대로 된 소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거기다가 서 가놈은 농사꾼도 아니라 숯장수라서 필요 없는 소를 판 것 뿐이고···”
“어허 부인! 안 그래도 최근 요괴 때문에 가축도 부족한데 고마운 건 고마운 거요! 토 달지 마시오·”
“네에에···”
그 말에 연위는 살짝 심통이 난 듯 했지만 얌전히 광주리에 떡을 몇 개 담아서 내게 건냈다·
‘···제일 오래된 떡만 담았군·’
나는 혀를 찼으나 어쨌든 감사히 받고 놀부 대감의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자 뒷쪽에서 놀부가 연위에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미안하오 부인· 그러나 내 부인을 미워해서 그런 게 아님은···”
“알고 있어요·”
연위는 놀부의 사과에 기분이 좋은 듯 다시 목소리가 녹아내리며 헤헤 웃는 투가 되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밭에서는 전명훈이 금소해와 함께 자식 12명을 데리고 농사를 하는 게 보였다·
‘···만약 이게 꿈이나 환상이라고 한다면···’
저들은 과연 그것을 깨닫고도 깨어나도 싶어할까·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
나는 연위에게 받은 돈으로 건너건너마을 대장간에 가 검과 각반을 구매했다·
태을촌에서는 내 악명이 너무 유명했기에 내가 그런 걸 구매하려 하면 칼부림이라도 하려는 줄 알고 팔지 않는다 했기 때문이었다·
“끌끌 원래는 관군한테만 납품하는 건데 청년이 효심도 깊어보이고 하니 내 특별히 청년에게 파는 걸세·”
이웃 마을의 대장장이는 껄껄 웃으며 소를 팔고 산 돈의 사분지 삼을 뜯어갔다·
순 날강도 같은 가격이었지만 이의를 제기하면 그대로 관군한테 말하러 달려갈 것 같았기에 그냥 달라는대로 주었다·
‘어차피 봉래국을 정복하면 칼값 같은 건 신경쓸 필요도 없을 테니·’
어쨌든 이로써 준비는 대충 끝났다·
스릉-
그렇게 훌륭한 검은 아니었지만 여하튼 철검이었다·
서란은 미심쩍은 눈으로 철검을 바라보며 물었다·
“음··· 선배님 제 생각에 법력이나 내공을 못 쓰는 몸이라면 무기가 더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요 며칠간 인간의 몸으로 생활해 보니 요족의 몸과는 달리 형편없는 내구도와 근력을 가졌습니다만···”
그러나 나는 말없이 철검을 휘둘렀다·
나와 서란 시호의 옆에 있던 3장짜리 바위가 일격에 깔끔하게 갈라져 나갔다·
검을 잡아온 역사만 수천년이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볏짚으로도 살갗을 벨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
철검과 시간만 충분하다면 나 혼자서도 봉래국의 군대와 싸워 궤멸적인 피해를 입힐 자신이 있었다·
나는 철검을 손가락으로 몇 번 두드린 후 시호의 등에 올라탔다·
“다른 지역 요괴들 좀 끌고오겠다· 같이 갈 거냐?”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으니 그냥 여기서 인족의 몸에 적응이나 하고 있겠습니다·”
“오냐· 그럼 다녀올 동안 그물이랑 바늘 같은 것 좀 구해놓고 있어라· 바늘 같은 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가자!”
난 시호의 뒤통수를 때렸고 시호는 빠르게 산을 넘기 시작했다·
* * *
어느 날부터 봉래국에 해괴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요괴왕이 나타나 전국의 요괴들을 복속시켜 끌어모으고 있단 소문이었다·
들리는 소문으론 요괴왕은 요괴들로 하여금 도성을 공격해서 자신이 봉래국의 왕이 되고 세상을 요괴천지로 만들 예정이라고 하였다·
결국 그 봉래국의 국왕은 요괴왕을 처치하는 자를 공주와 혼인시키겠다고 발표하였고 전국의 내로라 하는 무사들이 요괴왕을 잡기 위해 요괴왕의 근거지인 태을촌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도성의 명문세가이자 최고의 권세가인 진가의 자제 진마열도 있었다·
“요괴왕 같은 괴적이 나라를 위협하고 있다니 참을 수가 없군·”
어렸을 적부터 타고난 재능이 남달랐던 진마열은 활이면 활 검이면 검 모든 것에 재능이 있었다·
집안에서는 진마열의 출전을 말렸지만 그는 모두의 반대를 뿌리치고 태을촌으로 향하였다·
“어찌 너 같은 인재가 태을촌으로 가 목숨을 잃으려 하느냐! 너는 어차피 차기 부마로 유력한 후보가 아니더냐!”
“말리지 마십시오 이렇게 왕국이 환란에 빠진 상태에서 부마가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진가의 누구도 진마열의 결정을 막을 수 없었고 진마열은 가주에 의하여 방에 갇혀버렸다·
“저 어리석은 놈을 묶어서 창고에 가둬라!”
가문의 인재인 진마열을 잃을 수 없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진마열은 한밤중 본인을 묶은 줄을 끊고 무기와 말 한 필을 빼내 집을 탈출했다·
‘어머님 아버님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나라의 은혜를 받고 태어난 몸으로 이런 대환란을 모른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진마열이 도성을 막 넘었을 때였다·
타닷!
얼굴을 가린 누군가가 진마열에게 달려왔다·
“누구요!”
진마열은 긴장하며 봇짐에서 활을 꺼내 그 자를 겨눴다·
그리고 얼굴을 가렸던 그 자가 얼굴을 드러냈다·
“아 아니!”
진마열은 식겁한 표정이 되었다·
“유 육요 공주님!”
그건 바로 진마열과 혼인 얘기가 오갔던 공주 육요였다·
“같이 가요 진 공자·”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까 공주님!”
“저도 나라를 지키고 싶어요· 여러 말 할 것 없어요· 진 공자도 나라를 지키고자 가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가는 것 아닌가요?”
“공주님과 제가···”
“여러 말 할 것 없고 계속 저를 말린다면 소리를 질러 당신이 도망가는 걸 알릴 거예요·”
“···!”
“이 야밤에 공주인 제가 비명을 지르게 했다면··· 잡힌 다음 결과는 아시겠죠?”
진마열은 얼굴을 와락 찌푸리며 말했다·
“···좋습니다· 하지만 공주님께서 싸움에 참여하시는 건 절대 안 됩니다! 만약 고집 부리신다면···”
“알겠어요 진 공자 말 잘 들을 테니까 절 태우기나 하세요·”
육요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진마열의 뒤에 올라탔고 진마열은 똥 씹은 표정으로 말을 몰았다·
그리고 육요는 진마열의 뒤에서 그를 붙잡으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기회를 잡았어· 이 틈에 교주와 합류해야 해· 진마열이 그 전까지 의식을 차리지 말아야 할 텐데···’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긴장에 찬 눈으로 진마열과 함께 태을촌을 향했다·
진마열은 그 이후로도 육요 공주 외에 다른 동료들도 얻었다·
동해 용왕의 아들인 육린 지나가던 선비인 김영훈 귀신을 볼 줄 안다는 무당 백린 등 재주많은 친구들과 함께 태을촌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태을촌에 도착하여 요괴왕 서은현과 겨루었다·
요괴왕은 과연 강했다·
그의 일검에 용왕의 아들이자 주룡인 육린은 대번에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갔고 일행 중 가장 무술이 뛰어났던 선비인 김영훈은 어느 정도 서은현과 맞서는 듯 했으나 서은현의 수하인 요괴들에게 물량으로 짓눌려 패배했다·
귀신을 부린다는 백린은 귀신을 불러모으기도 전에 서은현에게 두들겨 맞고 기절했다·
결국 진마열은 벗인 육린과 함께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아 안돼 육린! 아직 육요 공주가 저기 있단 말이다!”
“멍청한 놈! 요괴왕은 이길 수 없다· 공주는 포기해라!”
“제기랄!”
진마열은 울분을 삼켰다·
“어째서! 나는! 도망치는 것 밖에 못한다는 말이냐!!!”
그는 육린과 함께 날아서 도망치며 이를 갈았다·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요괴왕!!!”
* * *
쩔그렁-
나는 육린을 상대하며 이가 잔뜩 나가버린 검을 던졌다·
“참 불공평하단 말이지· 나는 아무 신비한 힘도 없는 인간인데 육린 놈은 용족이랍시고 용으로 변해서 불도 뿜고 날아다닐 수도 있고 단단한 거죽도 가지고 있으니 말이야·”
거기다가 서란 역시 나름 용족인데 괴이하게도 서란은 인간종이었다·
“도대체 이 세계의 규칙은 왜 이렇게 해괴한 건지 모르겠어·”
나는 눈 앞에 다가온 육요를 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아무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데 나와 서란 그리고 너밖에 정신을 차린 사람이 없는 것도 이해할 수 없고 말이다 육요·”
그녀는 내 앞에 읍하며 말했다·
“교주님을 뵙습니다·”
“···그래· 반갑구나·”
물론 솔직히 반갑진 않았다·
기왕이라면 멀쩡한 동료가 정신을 차렸으면 했다만 육요같은 사기꾼이 서란 다음으로 정신을 차렸다니·
“그나저나 네가 공주라고 했느냐?”
“···예·”
“잘 됐구나 내가 지금 봉래국을 손에 얻을 생각인데 서란과 혼인하여 정통성 좀 실어다오·”
그리고 나는 이어진 육요의 말에 흠칫 놀랐다·
“싫습니다·”
“···? 방금 뭐라고···”
“대신 이 세계의 비밀과 진실을 알려드리고 육린의 계략을 전부 고하겠습니다· 왕이 되시는 것은 그에 비하면 쉬우실 테니 부디 이것으로 참아주십시오·”
“······”
나는 잠시 육요를 바라보다 물었다·
“뭔가 알고 있는게 있느냐? 하면 어째서 바깥에서 육린이 우리에게 잡혀있을때 말하지 않았지?”
“아버님께서 제 기억을 봉해놓으셨어서 그 당시에는 아는 게 없었습니다· 봉래도에 돌아오자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봉래도 안에서는 바깥 세상에서의 언약과 계약이 통하지 않으니까요·”
“···봉래도에···’돌아왔다’고?”
그리고 이어진 말에 나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는 봉래도 태생입니다· 아버님께서 지난번 봉래도행에서 지하국대적을 때려잡고 어머님과 혼인하여 저와 수많은 자식들을 낳아서 바깥세상으로 데리고 가셨지요·”
“뭐···?”
“···지금부터 이 세계의 진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