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399화
바람과 함께 (2)
촤아아악!
진득한 마기로 이뤄진 결계를 뚫자 주변이 밝아졌다·
그리고 나는 일순간 그 압도적인 광경에 순간 입을 벌렸다·
고석!
황금빛 고석들이 곳곳에서 빛나고 있었다!
‘미친··· 섬 몇 개를 갈아서 고석밭을 만들기라도 한 거냐?’
그야말로 보물 천지!
곳곳에는 고석은 물론이고 그 귀하다는 감찰옥과 심지어 염정조차 두어 개가 보였다·
그리고 고석들 외에도 산호로 이뤄진 법보·
혹은 차거(硨磲) 적주(赤珠) 파려(玻瓈) 청금석(靑金石) 마노(瑪瑙) 등 칠보(七寶)라고 소개되는 귀한 보석들도 영기를 철철 흘리며 흩뿌려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것은 바로 그 무수한 보물들의 산 정가운데에 있는 새하얀 대궐(大厥)·
육린이 봉래도에서 뽑아온 염정의 대궐이었다·
이 어마어마한 보물의 산에 나조차 흠칫하였고 진마열은 아예 눈이 반쯤 돌아서 숨을 몇 번이고 내쉬었다 들이쉬며 호흡을 조절하지 못했다·
나는 그 틈을 타 빠르게 염정의 대궐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번쩍!
새하얀 검기(劍氣)가 소름 끼치는 검광을 흩뿌리며 내 뒤에서 날아왔다·
나는 황급히 뒤를 돌며 진마열의 검광을 막아 냈다·
‘이건···!’
팔이 저릿거렸다·
절대로 진마열 따위가 낼 수 있는 검광이 아니었다·
녀석을 돌아보자 진마열은 어느새 보물 더미에서 새하얀 검을 뽑아 내게 겨누고 있었다·
‘저건 또 뭐야 미친····’
그것은 새하얀 염정으로 이뤄진 검이었다·
검 주변으로 은은하게 공간이 떨리고 있었으며 검에 음각된 개력(改曆)이라는 문자가 은은히 빛나며 주변으로 패기를 뿜어내는 중이었다·
“장인들의 신이라는 ‘천상의 장인’에 대한 신화를 아나? 무수한 선보들을 만들어 냈다는 장인은 역법(曆法)의 신(神)에게 그의 권능을 담아 낼 선보를 만들어 바쳤다고 하지· 아주 오래전 한 개열기 준선이 그 선보의 그림자 자락을 목도한 후 감격하여 그 모조품이라도 만들어 보고자 염정으로 세 개의 작품을 빚어냈지만··· 결국 실패하여 실패작만 세 개가 남았다고 하지·”
“···뭐 어쩌라는 거냐·”
“이것이 선보(仙寶) 개력(改曆)의 모조품이라는 말이다!!!”
부웅!
다시 한번 진마열이 개력을 휘둘렀고 진마열 주제에 김영훈의 능광도에 맞먹는 검광이 그의 손에서 생성되었다·
부웅!
나는 총천검을 휘둘러 그 검광을 박살 낸 후 눈을 찌푸렸다·
‘밀려났다···!’
검광을 받아치고 발이 한 치나 밀려나 버렸다·
본래 진마열이 가진 실력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부웅!
나 역시 주변을 둘러보며 뭔가 쓸만한 법구를 찾았으나 어째 무기 형태의 법구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철컥 철컥 철컥!
진마열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검과 도 창과 신병이기들이 줄줄이 꽂혔다·
‘놈····’
저 해적 놈은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합도영역을 빠르게 펼쳐 보물들을 끌어모았던 것이었다·
‘이제 보니 녀석의 합도영역은 은신이 아니라 도둑질에 특화되어 있던 거로군·’
난 녀석의 욕망과 녀석의 합도영역이 긴밀하게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
“그렇군· 네 합도영역····”
“눈치챘나?”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추잡하군·”
어떻게 나도 눈치 못 챌 정도로 빠르게 주변의 보물을 쓸어 간 건지 눈치챈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녀석의 합도영역이 가진 능력·
그것은 단순한 은신이 아닌 ‘자신의 탐욕에 비례해서 도둑질 능력이 강화되는’ 것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두근거리는군· 이 정도로 보물이 많은 곳은 내 생전 본 적이 없었다! 하하하! 육린 그 돼지 같은 새끼가 이 정도로 많은 보물을 꿍쳐 두고 있었을 줄이야! 정확히는 해룡왕 육웅의 유산이겠지만··· 흐흐 이게 심해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는 해룡족 왕의 보물들이란 말이냐! 흐하하!”
진마열의 눈이 번들거렸다·
“덤벼라 마교주 놈! 이곳에서라면 내 탐욕은 절정(絕頂)이다! 이곳에서 나는 최강이다!”
그는 이전의 김영훈처럼 수십 수백 자루의 신병이기를 두른 채 내게 달려들었다·
쿠과과광!
놈의 개력과 내 총천검이 부딪혔다·
개력이 가진 압도적인 힘에 나는 전신이 떨리는 걸 느꼈다·
놈의 경지는 일천하지만 합체 초기의 체급과 명검의 힘으로 그것을 상쇄하고 있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주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건···!’
쿠구구구구!
보물의 산이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산의 정상에 있는 염정의 대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파아아아앗!
몽환적인 힘이 주변을 감싸는 듯했다·
동시에 나와 그의 눈이 바싹 졸아들었다·
‘기(氣)가 희박해졌다? 아니··· 이건···!’
환상!
염정의 대궐이 미약한 환상을 뿜으며 일대를 봉래국과 같은 신비를 쓸 수 없는 환상 속 세계와 동화시키기 시작했다·
물론 그 위력은 소금산 위쪽에 있었을 때와는 비교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미약했다·
하지만 나와 진마열의 힘은 순식간에 줄어들었고 좌탈입망 분신이었는지라 가진 힘 자체가 크지 않았던 내 몸은 반투명해지면서 소멸되기 일보 직전이 되었다·
‘이 정신 나간!’
나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다시 한번 보물의 산이 출렁이더니 안쪽에서 거대한 용(龍)이 튀어나왔다·
‘허물!?’
그것은 육린이 벗은 허물로 보이는 껍질이었다·
육린의 의식이 미약하게 담겨 있는 듯 그 허물은 보물의 산에 침입한 우리를 보며 울부짖고는 마구 몸을 꿈틀대며 우리를 잡아먹으려 입을 벌렸다·
허물이 가진 힘 자체는 결단기도 안 되어 보였지만 불합리하게도 허물은 환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 기운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 같았다·
출렁!
허물이 몸을 꿈틀거리자 보물의 산이 바닷물처럼 마구 출렁거렸다·
“좋아 점점 재밌어지는군!”
카앙-
내 총천검과 놈의 개력검이 부딪혔다·
안 그래도 대궐의 환상 때문에 기운이 약해진 나는 순식간에 전신이 소멸될 뻔한 충격을 받았다·
쿠구구구!
‘이··· 쓸모없는 환상진 같으니·’
내 기력은 소멸 직전으로 축소되었지만 정작 합체기인 진마열의 기운은 축기기 수준이었다·
우리는 육린의 허물의 공격을 피하며 서로 검을 부딪쳤다·
카앙 캉!
총천검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기운 자체가 부족하기에 나는 총천검을 검의 형태로 고정시키며 녀석과 부딪혔다·
가로 베기로 놈을 공격하는 체하며 바로 뒤이어 다리를 걸어 하체를 흐트러트리고 놈의 눈을 일곱 번 연속으로 찔러 들어갔다·
푸콱!
진마열의 머리통이 갈라져 나갔지만 축기기 수준인 녀석의 몸은 머리가 잘리지 않는 한 끊임없이 회복되며 나를 몰아쳐 왔다·
쿠과과광!
놈이 개력을 휘두르자 그대로 작은 산이나 다름없던 보물산의 한 귀퉁이가 무너져 내렸다·
고석들의 해일이 우리를 덮쳤고 우리는 출렁이는 고석의 바다 위에서 검을 겨뤘다·
춤추듯 하단세에서 회전하며 녀석을 올려 벤다·
진마열의 턱끝이 갈라진다·
놈이 한 발을 디디며 좌상에서 우하로 내려 베려 한다·
그대로 놈의 발을 걸어 균형을 깬 후 옆구리를 향해 월악의 초식으로 베어 낸다·
녀석이 넘어지려다가 균형을 잡고 개력을 세 번 연속 찍어 낸다·
첫 번째는 공곡전성으로 되쳐 두 번째와 상쇄시키고 세 번째는 심산의 초식으로 흘려 낸 후 유곡의 초식으로 품으로 파고들어 가 베어 낸 후 괴암기석의 초식을 연속으로 펼치며 놈의 앞가슴을 갈아 버렸다·
“크으으윽! 아아! 좋아 좋아 좋아!”
놈은 상기된 표정으로 몸을 재생시키며 오른손에는 개력을 왼손에는 정체 모를 신창(神槍)을 허공에는 요도와 귀궁 등 기병들을 잔뜩 띄운 채 나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쿠구구구구!
마치 광선 같은 공격이 내게 퍼부어졌다·
하지만 얕다·
제대로 조화되지 못한다·
나는 춤을 추듯 산수화의 초식을 펼치며 공격들을 튕겨 내고 흘려 내고 또는 피했다·
출렁!
육린의 허물의 움직임에 다시금 지형이 변한다·
내가 진마열의 위쪽에 자리하게 되었다·
부웅!
참격이 한 곳으로 집중되며 마치 산중의 범처럼 진마열의 병기 중 하나를 물어뜯었다·
콰앙!
검기가 집약되며 우리와 함께 약체화된 놈의 귀궁이 박살 났다·
출렁-
다시금 지형이 변화한다·
진마열은 본래부터 해상에서 싸우던 해적 놈인 탓인지 지형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바로 자세를 잡은 후 나를 내리찍어 왔다·
나는 구산팔해의 초식을 사용하며 제자리에서 아흔 번 회전하고 그 회전력을 더하여 여덟 번의 참격을 위쪽으로 쏘아 올렸다·
진마열은 그대로 비틀거리는 듯하더니 다시 자세를 잡았다·
출렁-
다시금 지형이 변화한다·
우리의 검초도 변화했다·
육린의 허물 때문에 계속해서 지형이 천변만화했고 나는 계속해서 능곡지변의 초식으로 주변의 지형을 제어하며 내게 알맞은 지형을 조작해야 했다·
캉 카강 카가가각!
이러니저러니 하지만 놈은 썩어도 답천경·
녀석은 무(武)와 단단히 일체된 자신의 공격을 흩뿌리며 나를 압박해 왔다·
찰나간에 수십 수백 수천 번의 공방이 오갔다·
투웅-
고석 하나가 튕겨 오르고 진마열은 그 고석과 함께 나를 향해 신창을 휘둘렀다·
고석이 바스라져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그 조각 중 몇 개가 내게도 쇄도했다·
나는 요산요악의 초식으로 종횡하는 검기를 흩뿌리며 내게 날아오는 고석 조각을 전부 쳐 내 진마열의 눈으로 튕겨 보냈다·
직후 초식을 전환하여 이제는 육천광일출봉에 달한 단악검법의 12초를 사용하여 무식한 양의 검기를 녀석의 창에 집중시켰다·
파삭!
놈의 창이 부러진다·
출렁-
약 세 번의 출렁임과 함께 지형이 바뀌었고 그사이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합을 주고받았으며 진마열의 신병이기는 일흔일곱 개가 박살이 나 버렸다·
내가 놈의 신병이기를 박살 낼 때마다 녀석의 표정은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졌다·
김영훈의 무구를 부술 때는 보지 못했던 반응이라 상당히 짜릿한 기분이었다·
검을 주고받는다·
그의 요도가 내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직후 검의 궤적을 비틀어 녀석의 요도를 위로 쳐 낸 후 다시 용맥의 초식으로 요도를 강타해 부러뜨린다·
합을 주고받는다·
녀석의 마검이 내 귓불을 찔러 든 후 변초를 주며 목을 베려 했지만 총천검의 궤적이 기괴하게 변화하며 공격을 흘려 낸 후 첩첩산중의 초식으로 검기의 덤불을 만들어 녀석의 행동을 제약한다·
진마열이 찰나간 멈춘 틈을 타 능곡지변의 초식을 그의 마검에 집중시켜 진동으로 검을 가루로 만든다·
의념을 주고받는다·
시뻘겋게 변한 놈의 의념을 받아 내며 내 고간과 얼굴을 동시에 노리는 쌍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머리칼 한 올이 잘려 나간다·
직후 유릉의 초식으로 진마열의 아가리에 검을 꽂아 넣고 산명곡응의 초식으로 놈의 내장에 검명(劍鳴)을 흘려 넣어 전신을 진탕시킨다·
놈이 칠공분혈하는 새 녀석의 왼손에 들린 철퇴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콰강!
그리고 또다시 초식을 주고받으며 녀석의 병기를 세 개 더 박살 냈다·
벌써 몇 번이나 놈과 합을 주고받았을까·
이제 녀석에게 남은 건 놈이 처음으로 잡았던 신검 개력이라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진마열은 눈이 반쯤 뒤집혀서 이를 갈고 있었다·
“이 씹어먹을 놈··· 내 자식 같은 무기들을···!”
“언제부터 네놈 자식이었나· 육린 거였지·”
“닥쳐라! 죽여 버릴 테다!”
녀석은 길길이 날뛰며 오른손에는 개력을 쥐고 왼손은 괴검으로 변화시키며 마구 검초를 펼쳤다·
“선보의 힘을 보여 주마!”
파앗!
다시금 무시무시한 새하얀 검광이 나를 스쳤다·
과연 흉험한 일격이었다·
지금껏 육린의 병장기를 다 박살 내 놓았지만 녀석의 손에 들린 개력만큼은 박살 내지 못했던 이유·
그것은 개력의 위력이 너무 상정 외였기 때문이었다·
‘곤란하군·’
투웅 투웅-
몇 번이나 개력을 자극해 보았지만 통하지 않는다·
단단했다·
부웅-
놈이 개력을 다시 휘두른다·
염정은 그 자체로 비선진의 핵심이며 하계에 접속할 수 있게 해 준다·
한마디로 차원에 간섭하는 광물이란 의미였다·
차원에 간섭했기에 염정을 용골로 삼은 투마해적단의 염골호가 심해 속을 자유자재로 잠수하며 돌아다니는 것이기도 했고 말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염정으로 이뤄진 개력검의 위력은 기가 희박해졌음에도 공간을 절단하는 능광도스러운 권능이었다·
촤악!
출렁-
개력을 피함과 동시에 육린의 허물이 움직였고 위치가 좋지 않게 개력의 참격이 육린의 허물의 허리에 직격했다·
댕겅-
그대로 육린의 허물의 허리가 잘려 나갔다·
육린의 허물은 미친 듯이 발광하며 꿈틀거렸다·
‘저건 못 부순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천상의 장인이 만든 선보의 모조품·
아니 정확히는 모조품도 아니고 실패작이라 했으나 느껴졌다·
이 개력검은 정신 나간 수준의 완성도를 지닌 천하의 신검이다·
이 검 하나로 괴군의 합체기 괴뢰 하나와 필적하는 압박을 받는다면 믿어지는가?
검 하나가 북향함대와 동급인 것이었다·
솔직히 법보 욕심이 없는 나조차도 가슴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 정도의 정신 나간 기물이 답천경급 전사의 손에서 휘둘러지고 있다·
아마 김영훈이 이걸 잡는다면 내 본체로도 승산을 장담할 수 없었고 장익이 이걸 잡는다면 그가 광한계를 정복해도 말릴 자가 없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쓰럽군·”
나는 검을 휘두르는 대신 개력검의 가능성에 잡아먹혀 검에게 휘둘리는 진마열을 보며 차갑게 그를 바라보았다·
“이게 네놈들 투귀족의 투무냐?”
처음에는 투귀족의 투무의 형식을 띄었던 진마열의 공격은 개력검을 휘두를수록 점차 형태가 비틀리며 무질서한 쓰레기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 입 닥쳐라!!!”
“멍청하긴····”
나는 혀를 차며 정신을 집중했다·
전투가 시작하고 나서 진마열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내게 유효한 공격을 넣지 못했다·
단순히 경지 차이도 있긴 했지만 내가 막 겁천경에 오른 이후 좌탈입망의 김영훈과 대등이 싸웠단 점을 생각하면 웃긴 일이었다·
그 당시 나는 체급으로라도 김영훈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 녀석은 뭔가·
놈에게 삼태극 같은 건 없다·
하지만 지금의 나보다 높은 체급을 가지고 있음에도 나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무기를 손에 쥐고 있음에도 나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시종일관 농락당하며 애지중지하는 보물들이 박살 나고 있었다·
“탐욕에 무공이 썩어 버렸군·”
나는 놈의 검을 비웃으며 내 옆구리를 베어 오는 괴검을 튕겨 낸 후 눈을 찔러 드는 개력검을 향해 총천검을 마주 찔러 들어갔다·
푸콱!
다음 순간 핏물이 튀었다·
내 총천검이 정확히 진마열의 손아귀를 찌르며 놈의 검이 전진하는 것을 막아섰다·
부웅-
퍼버벙!
다음 순간 내 총천검은 찰나에 수천 번의 찌르기를 통해 진마열의 손아귀 자체를 터트렸다·
‘쯧·’
그러나 녀석의 신체는 끈적하게 검에 달라붙었다·
‘썩어도 답천경이라 이거냐·’
나는 마음을 먹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걸 써야겠군·’
출렁-
다시금 지형이 변화한다·
안타깝게도 이번의 변화로 인해 그가 나보다 약간의 우위를 가졌고 나는 그보다 살짝 밑으로 내려갔다·
능곡지변으로 지형을 조절할 틈새도 없이 녀석이 내게 달려들었다·
‘상관없다·’
나는 검을 움직였다·
츠아아아아-
총천검이 울기 시작했다·
분명 염정의 궐로 인해 기가 희박해졌다·
내 몸과 총천검도 따라서 희박해진 상태였다·
하나 그 상황에서 총천검이 다시 뚜렷해진다·
검이 움직인다·
검의 궤적에 따라 희뿌연 안개가 뒤따랐다·
고력계에 와서 만들기 시작한 내 모든 것을 합일한 초식·
단악검법의 서른한 번째 묘예·
이것은 나의 역사(歷史)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