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401화
바람과 함께 (4)
저벅 저벅····
나는 천천히 대궐 앞으로 걸어가 대궐의 기둥을 어루만졌다·
이전에 보았던 것과 달리 대궐의 기둥 중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육린이 염해귀로옥을 연마하는 데 사용했나 보군·’
그 귀한 염정을 이만큼이나 써야 염해귀로옥의 진도가 그만큼 나간다니 솔직히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가성비가 나쁜 공법이었다·
위력은 출중한 것 같았지만 육린의 정신에 문제가 생기는 걸 보니 위력이 출중해도 별로 욕심은 들지 않았다·
염해귀로옥 때문에 정신병이 도졌든 외부의 개입으로 정신병이 도졌든·
어찌 되었든 염해귀로옥은 태산열제공이나 그 역(易)과 달리 자신의 마음을 참오하는 데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단 뜻이었으니까·
나는 대궐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전에 봉래국 안쪽에서 진입했을 때에 본 것과 구조 자체는 똑같았다·
다만 봉래국에서의 대궐에는 봉래국의 특산물이나 그곳의 장식 혹은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기물들로 대궐이 가득 차 있었다면 현재의 대궐에는 육린이 작성한 듯한 문서 몇 개만 굴러다녔을 뿐 굉장히 황량했다·
유호덕제사서를 보았던 서고에도 들어갔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봉래국에서 보았던 건 전부 환상이라는 듯·
나는 잠시 이 대궐을 바라본 후 뭔가를 알아낼 수 있었다·
‘이 대궐··· 봉래도의 소금산과 인력으로 연결되어 있군·’
팔십여 년간 본체로 소금산과 교감한 나였기에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이었다·
이 인력은 굉장히 미약했기에 쉽사리 알아내기는 힘든 사실이었다·
‘그리고 소금산과 연결되어 있다면····’
나는 대궐의 중앙·
본래는 봉래국 여왕의 용상이 있었던 자리에서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역 태산열제공의 구결을 외웠다·
우우웅!
염정의 대궐이 새하얗게 빛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우우우웅!
염정의 대궐이 새하얗게 백열하는 듯하더니 내 정신이 어디론가 도야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이었다·
와글와글와글-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이곳은····”
주변이 시끄럽다·
분명히 나 혼자밖에 없던 대궐 안쪽이었건만·
어느새 용상의 앞쪽 어전에는 무수한 대소신료들이 황당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고 따가운 시선이 나를 찌르고 있었다·
“이 미친 요괴왕 놈! 뭐 하는 짓이냐! 당장 내려오지 못할까!”
“이 이 이 불경한!!!”
그들은 하나같이 나를 향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나는 감각이 어지러워 처음에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금방 그들의 말뜻을 깨달았다·
꿈틀 꿈틀····
엉덩이 아래쪽에서 뭔가가 꿈틀거렸다·
나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용상을 바라보았다·
용상에는 봉래국의 여왕이 조금 붉어진 얼굴로 앉아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짐을 깔고 앉다니 숨이 막혀 죽을 뻔했다· 어찌 갑자기 또 나타난 건가!? 또 뭘 원해서!”
“으음 잠시만 기다리시오·”
나는 머리가 아파 오는 걸 느꼈다·
얼마간 머리가 아프더니 순식간에 다시 눈앞의 환영이 흐려지고 나는 다시 원래대로 텅 빈 대궐 안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렇군·”
방금 전에는 당황해서 역 태산열제공의 진언을 잠시 멈췄다·
‘역 태산열제공의 진언을 외면 그 세계로 넘어가고 멈추면 다시 돌아오는 건가?’
아무래도 염정의 대궐과 봉래도의 소금산이 떨어져서 생겨난 특수한 상황 탓인 듯했다·
난 재미난 상황에 미소를 지으며 대궐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때였다·
찌릿!
“···!”
나는 갑자기 굉장히 두통이 심해지는 걸 느꼈다·
“끄으윽··· 뭐지?”
단순히 좌탈입망 분신에게 생긴 통증이 아니라 봉래도에 있는 본체마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나는 주의식을 본체에게로 옮기며 무슨 일인지 알아보려 했다·
그리고 나는 단박에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사흘?”
소금산 위쪽에서 정신을 차린 나는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렸다·
그 잠깐의 시간 동안 봉래국에 진입했다 눈을 뜨니 갑자기 사흘이 지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낯선 것이 아니었다·
‘···[그]와 만났을 때·’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봉명주 최하층에서 만났던 [어떤 존재]와의 대면·
그때 나는 십여 년을 그 안에서 버텼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굉장히 짧은 시간에 불과했던 기억이 있었다·
시공간이 왜곡되는 현상·
이것은···
‘진선이 관련된 것이다!’
척 봐도 알 수 있었다·
‘분명 소금산의 주 혹은 그와 관련된 뭔가가 개입한 것이겠지·’
두렵다·
하지만 두렵다고 해서 지금 도망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이를 악물며 다시 주의식을 좌탈입망 분신으로 옮기고 육린의 보물 창고를 둘러보았다·
‘···진마열의 시신이 사라졌다·’
나는 눈을 찌푸리며 창고를 나섰다·
보물 창고 바깥에는 백린과 육요만이 남아 있었다·
투마해적단은 전원이 사라진 이후였다·
“···어떻게 된 거지?”
“일단··· 투마해적단 놈들이 진마열의 시체를 꺼내더니 바로 도망쳤습니다· 아마 교주님이 나오시면 자기들을 몰살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도망친 건가·”
나는 머리가 아파 옴을 느꼈다·
‘빌어먹을 놈들의 염골호를 이용해야 백린을 옮길 수 있는데····’
놈들이 도망쳐 버리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진다·
물론 북향화가 알려 준 대로 염골호를 개조해 놓았기 때문에 해수면으로 올라오면 추적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나는 문득 이상함을 눈치채고 그들에게 물었다·
“···육린은? 육린은 어찌 됐지?”
김영훈과 육린의 싸움은 대등한 듯 보였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김영훈의 패배였다·
당연히 김영훈은 그냥 분신이었으니까·
그렇다면 김영훈의 분신을 패퇴시킨 육린이 그냥 있을 리 없었다·
바로 전송진을 이용해 이 심해도로 쳐들어와야 맞지 않는가?
그러나 내 말에 백린과 육요는 서로를 쳐다보더니 얼떨떨한 소리로 말했다·
“일단··· 교주님· 분체로도 교주님 본체의 힘을 끌어올 수 있으신 걸로 압니다만 본체의 감각을 잠시 끌어와 보시겠습니까?”
나는 백린의 말대로 총천검을 통해 본체의 힘과 의식을 끌어왔다·
그리고 내가 의식으로 심해도를 휩쓸었을 때였다·
“···!!!!!”
나는 벼락같이 굳었다·
본래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어야 할 심해도가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움직이는 게 서서히 느려지곤 있었지만 분명 지금도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정룡도의 중간지대와 이 심해도 사이의 거리가 멀어져서 전송진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되어 여기 갇혀 버렸습니다·”
“이 무슨····”
나는 당황하며 심해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의식을 더욱더 넓게 퍼뜨렸다·
그리고 그러던 중 나는 뭔가를 알아챘다·
* * *
우우웅-
봉래도·
소금산 위쪽·
나는 본체로 주의식을 옮기며 심해도에 있는 분신과 함께 역 태산열제공의 진언을 외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내가 앉아 있는 소금산이 빛을 뿜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신이 있는 심해도의 염정 대궐도 빛을 뿜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염정 대궐 안쪽에 있지는 않아서 의식이 그 세계로 빨려 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서로 당기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예상외로 어마어마하였다·
나는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투마해적단 따위의 도움은 필요 없겠군·”
봉래도의 소금산과 육린의 심해도의 대궐 사이의 인력이 서로를 어마어마한 힘으로 끌어당기며 백린과 육요·
그리고 내 분신이 있는 심해도 전체가 이쪽으로 끌려오고 있었다·
나는 광음역과 봉래도 전체에 전음을 보냈다·
[모두 기뻐하라· 수호귀왕 백린 구출 작전이 비로소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교염을 기다리며 봉래도를 탈출하는 것뿐이었다·
* * *
내 설명에 백린과 육요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물었다·
“저 정말 교단으로 돌아가는 것입니까 교주님!?”
“정말 봉래국으로 돌아가셨단 말인가요?”
나는 둘의 질문에 모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둘은 내 대답에 순간 만족하는 듯했으나 다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는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읽으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이제 이 둘은 그냥 돌아가는 것보다 ‘어디로’ 돌아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된 듯했다·
* * *
“···해서 일단 본 교단에 닥친 문제는 전부 해결한 셈이다·”
나는 무극교전 회의실에서 본체로 모두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해서 알려 주었다·
“다행이군· 육린 놈이랑 하루 밤낮을 싸우고 치명상을 입히긴 했다만 결국 분신의 기력이 되더구나· 그래서 조금 걱정하긴 했다만····”
“다행히 잘 풀린 모양입니다·”
김영훈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오현석이 김영훈의 말에 맞장구를 쳐 주었다·
전명훈은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김연과 북향화 둘은 동시에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서란은 육요와 백린의 사이에 대해 들은 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가 시호에게 걸려 눈총을 맞았다·
“잘 풀렸으니 정말 다행이지· 그러나 한 가지 논의해야 할 게 있다·”
나는 김영훈과 서란 시호 북향화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복왕· 아직까지 봉래도를 연구해도 성과는 없었다 했지?”
“예· 봉래도의 진법축들을 살펴봤습니다만 청문령 대인을 구할 만한 단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북향화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사실을 토로했다·
지난 80여 년간 북향화는 나름대로 서란 시호 등과 봉래도를 탐구했고 청문령을 구하기 위해 탐색하였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어떤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단서를 얻으려면 염정의 대궐과 봉래도의 소금산을 다시 합치거나·
혹은 환상진의 안쪽으로 들어가 그 세계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어야 한다·
특히 봉래국의 여왕은 뭔가 알고 있는 게 있는 듯했으니 그녀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터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일단 첫 번째 방법·
“그 심해도··· 앵룡도라고 했었던가? 앵룡도가 여기까지 빠르게 오고는 있지만 심해의 차원간 거리가 너무나 멀다·”
그 정체불명의 손이 우리를 대체 어디에 처박은 건지 감이 안 잡혔다·
소금산과 대궐 사이에 인력과 둘이 가까워지는 속도·
그리고 지금 앵룡도와 봉래도 사이의 심해 차원들의 간격을 생각하면 앵룡도가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에 어마어마한 수준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대략····
“7년 정도?”
이는 전적으로 고력계의 심해가 각 중경계의 난계지역 이상으로 훨씬 불안정하기 때문이었다·
난계지역에서도 심심하면 공간이 왜곡되고 거리가 멀어지거나 줄어들거나 하는 일이 잦다고 들었다·
지난번에 내가 갔던 증룡진인의 저물도 입구 같은 곳은 안계지역에 가까워 굉장히 안정적인 땅인 수준이었으니 제대로 된 난계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고력계의 심해 깊은 곳은 그보다도 훨씬 왜곡률이 심했다·
괜히 심해에 빠지면 합체기 수사조차 절반의 확률로 미아가 되는 게 아니었다·
그나마 봉래도와 앵룡도는 인력으로 서로 연결되어 빠르게 가까워지기에 7년을 잡은 것이었다·
그러나 7년이면 이제 꽤나 시간이 다가온다·
북향화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7년 후면 거사일이 코앞이 아닌가요?”
“맞다· 그래서 그때는 대궐이 다시 소금산과 융합해도 제대로 조사할 시간도 없겠지· 그러니····”
김연의 안색이 새하얘졌다·
“너무 위험해요 은현 오빠!”
그녀의 말에 다른 이들 역시 걱정스러운 안색으로 내 걱정을 해 주었다·
“맞다 서은현· 지금 너 혼자 거기서 봉래국으로 진입해 조사한다는 게 아니냐· 위험하다· 거기다가 그 세계에서는 시간 배율이 다르다 하지 않았나?”
“그래 은현아· 광한계로 나갈 때 네가 잠들어 있으면 답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
나는 모두의 말을 들어 본 후 김연을 바라보았다·
“괜찮습니다· 그녀가 절 깨워 줄 거니까요·”
나는 천천히 내 계획을 말했다·
그 안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조사만 하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기묘성심전으로 나와 김연의 정신을 일부 연결해 놓는다·
그런 후 나는 봉래국으로 진입해 그곳에서 정보를 모으고 시간이 다가오면 김연이 기묘성심전을 통해 내게 신호를 보낸다·
그리하면 내가 봉래국에서 빠져나온다·
그러면 될 터였다·
김연은 걱정되는 눈빛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나 역시 일부러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싶진 않았다·
혹시나 들어간 상태에서 뭔가 수상한 작용이 발동하여 내 기억을 삼킬 수도 있다·
물론 육요가 말한 정신을 차리는 조건에 따르면 절대 그럴 것 같진 않았지만·
어쨌든 어느 정도의 위험 부담은 있는 셈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모두 미안합니다· 하지만····”
나는 청문령을 소금기둥에서 꺼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순 없었다·
청문령이 그 세계에서 아직도 소금기둥이 된 채 잠들어 있다·
언제까지고 그를 그렇게 놓아 둘 순 없었다·
고력계는 태산열제공과 소금의 힘에 특히나 더더욱 잘 반응하는 세계·
‘이 세계에 남아 있을 동안 반드시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고력계가 아니라면 기회는 없을지도 몰랐다·
내 굳은 의지를 알아챈 이들은 한숨을 쉬었다·
김연은 입술을 깨물며 내 의지를 막을 수 없단 걸 알았는지 고개를 떨어뜨렸다·
“···알았어요· 정 그러시다면··· 다녀오세요·”
“···고맙다·”
난 그녀를 포함해 무극교단 모두에게 감사를 표했다·
* * *
우우웅-
나는 김연의 기묘성심전을 심상에 붙인 채 염정의 대궐의 앞에 섰다·
안에 있는 육린의 문서들도 궁금했지만 지금 당장은 일단 이쪽이 급했다·
“그나저나 너도 따라올 거냐?”
나는 내 옆에 서 있는 육요를 보며 물었다·
“당연하죠· 제 고향이니까요·”
“····”
육요 역시도 나와 함께 안으로 진입하기로 했다·
봉래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보고 백린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할 거지 백린?”
“···저는 ···모르겠습니다·”
백린은 육요가 그를 그 안으로 끌고 들어가 줬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육요는 백린을 붙잡고 같이 와 달라고 빌지 않았다·
그녀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백린은 이미 이 세계에서도 소중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걸 말이다·
“···그냥 이 세계에 같이 있으면 안 되겠습니까 공주님?”
그러나 육요는 백린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죄송해요 백린 공· 제게 저 세계는··· 정말로 고향인걸요·”
“····”
백린은 머뭇거리며 그녀를 따라가기를 주저했고 육요는 잠시 백린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어루만졌다·
둘은 그렇게 잠시 서로를 어루만진 후 떨어졌다·
‘···이렇게 끝인 건가·’
나는 왠지 모를 안타까움을 느끼며 대궐로 걸어갔다·
육요도 나와 함께 대궐로 걸어갔다·
나는 역 태산열제공의 진언을 외우면서 육요의 어깨를 짚었다·
부우우웅-
그리고 대궐의 입구에 발을 디뎠을 때였다·
파아아앗!
나는 다시금 정신이 도야하는 느낌과 함께 다른 세상에 도착하였다·
눈앞의 풍경이 뒤바뀌고 나는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병사가 도열한 복도·
그 앞에 봉래국의 여왕이 나와 있었고 내가 어깨를 짚고 있던 육요는 어느새 화형기 잉어 요족에서 아름다운 고대의 예복을 입은 인간족 공주가 되어 있었다·
봉래국의 여왕은 육요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돌아온 걸 축하한다 내 딸아·”
“어마마마!”
육요는 황급히 여왕에게 달려갔고 나는 잠시 모녀의 상봉을 바라보았다·
얼마 후 봉래국의 여왕은 나를 보며 말했다·
“방금 전에는 조금 소란이 있었지만 사정이 있었거니 생각하고 넘어가겠네· 여하튼 자네들은 내 딸을 돌아오게 해 준 은인이니 손님들을 제대로 맞이하지 않는 것도 불명예스러운 일· 연회를 열 테니 부디 즐기시고들 가시게나·”
그러나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공주님을 데리고 온 이유는 연회를 대접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알고 싶은 것이 있어서지요·”
나는 봉래국의 여왕을 바라보았다·
“부디 알고 계신 것을 모두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