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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419

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419화

대면 (2)

찌릿 찌릿····

나는 눈앞의 존재를 인식하며 마음속 깊은 곳까지 오한이 드는 기분을 느꼈다·

표현 그대로·

눈앞 백옥루 안에 있는 존재는 세계(世界)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인지하려 하면 할수록 의식이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위압감보다는 절망감이 먼저 드는 존재·

광한계의 관리자·

백운 성사(星使)·

나는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백운 성사에게 엎드려 절했다·

“···인도(人道) 서은현이 성사를 배알하나이다·”

따악!

뭔가가 튕겨지는 소리와 함께 나는 어느새 다시 백옥루 안쪽·

거의 성 하나만큼의 넓이를 가진 대청에 들어와 있었다·

‘이 권능은····’

나는 남의 의식을 거두절미하고 뽑아와 자신의 앞으로 데려다 놓는 이 말도 안 되는 권능을 한 번 본 적 있었다·

진인들·

개열기 진인들의 권능이었다·

그 말은 즉····

‘눈앞의 존재는 사실상 진인들과 동격이라고 생각해야겠지·’

꿀꺽·

나는 침을 삼켰다·

당장이라도 성사가 내 혼백을 흩어 죽이려 해도 저항할 수가 없을··· 것 같진 않았지만·

여하튼 지금 당장이라도 내게 해코지를 할 수 있는 존재란 건 명백했다·

“···어찌 성사께서 아직 필멸자에 불과한 인도를 부르셨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내 질문에 백운 성사의 청아한 목소리가 누각 안을 울렸다·

[고개를 들라·]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거인이었다·

쿠구구구구!

상반신의 길이만 2 3리는 될 것 같은 거인이 백옥으로 된 옥좌에 걸터앉아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백운 성사의 피부는 나무껍질 같은 부분이 부분부분 드러나 있었고 머리 곳곳에는 새하얀 나뭇가지 같은 것들이 자라나 있었다·

그녀는 새하얗고 깨끗한 소복을 입고 있었으며 양 눈에서는 서기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얼마간 백운 성사를 올려보던 중 그것이 환영이었다는 걸 눈치챘다·

흠칫!

정신을 차리고 의식을 집중하자 내 눈에 비쳤던 거인은 사라지고 작은 옥좌에 앉아 있는 말라비틀어진 고목 같은 존재가 눈에 띄였다·

마치 말라비틀어진 고목으로 만들어진 허수아비가 여인의 옷을 대충 걸치고 있는 것 같은 추레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가슴과 배 부분에는 각각 색이 다른 7개의 번개의 창이 꽂혀 은은하게 번갯불을 튀기는 중이었다·

금색 적색 군청색 자색 연분홍색 흑적색 흑색의 번갯불들은 뇌전을 마구 튀기며 그녀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사슬이 되어 그녀를 휘감고 있었다·

백운 성사가 고개를 까딱이며 입을 열었다·

[역시··· 그래도 체급만큼은 쇄성기인가· 내 기세를 꿰뚫고 진체를 직시하다니·]

“····”

나는 저 번개의 창들을 보며 어쩐지 저 창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기에 속으로 침음성을 흘렸다·

백운 성사와 내 눈이 마주쳤다·

몸은 번개의 창 때문인지 추레한 고목과 같았으나 그 눈만은 방금 전 환영에서 보았던 서기를 내뿜는 맑은 눈과 더없이 비슷해 보였다·

아마도 방금 내가 보았던 환영은 그녀의 전성기 시절 본체였으리라·

[어찌 그대를 불렀는지는 이유를 알고 있나? 불길한 세계에서 온 나그네여·]

“····”

짐작가는 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자 그녀가 끌끌 웃었다·

쇄성기 존자들의 웃음소리만큼 듣는 것만으로 합체기 수준의 공격은 아니었으나 나는 더더욱 위험한 느낌을 받았다·

존자들의 웃음이 흘러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한 느낌이라면 성사의 웃음소리는 그 거대한 힘을 완전하게 절제해서 순수한 웃음만 남겨 둔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존자들보다 더더욱 절제된 위험·

그것이 성사였다·

[그 [거만한 군주]를 만나고도 살아남았더군· 그렇지 않은가?]

“···!”

거만한 군주·

칭호는 틀렸으나 누구를 말하는 건지 단박에 알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내가 태산의 주인을 만나고도 살아남았단 걸 안 모양이었다·

“···그렇습니다·”

[그 포학한 어선이 아무 이유도 없이 물러갔을 리는 없지· 이유를 아는가?]

“···!”

나는 그녀의 말을 듣자 흠칫 놀랐다·

아무렇지도 않게 [어선]을 언급한 것이었다·

내가 살짝 놀라는 표정이 되자 그녀는 머리를 까딱이며 말했다·

[진선들의 존재를 함부로 인지하거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안 되는 이유는 그들을 부르면 인력이 생겨나기 때문이지· 그 인력으로 인해 미물들은 충격을 받아 죽는 것이고· 하지만 나 정도 되는 자라면 [호칭]에 담긴 힘을 빼 버리고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하면 아무렇잖게 그들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그렇게까지 어려운 건 아니지·]

“···그렇군요·”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은?]

나는 침을 삼키며 말했다·

“말할 수 없습니다·”

시간의 천존을 만나 그의 힘으로 19만 년의 세월을 거슬러 돌아오고 돌아오고 나니 산의 신에게 잡혀 죽으려던 걸 빛의 신이 도와줘 살았다·

말하는 건 간단하다·

하지만 여기에 엮인 어선들이 너무나 많다·

설령 백운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의 인력까지 제어해 줄 수 있다고 쳐도 이렇게 많은 존재의 인력을 전부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믿기 힘들었다·

내 말에 그녀는 조금 불만족스러운 듯 ‘흐음’ 소리와 함께 옥좌의 팔걸이를 톡톡 두들겼다·

나는 백운 성사를 보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하실 얘기가 없으시다면 한 가지 청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뭐지?]

“지금 광한계 내부로 진입하려는 쇄성기의 존재· 그녀를 제압해 이지를 되돌리는 것을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예···?”

나는 그녀의 대답에 벙찐 얼굴이 되었다·

“아 아니··· 그녀는 이성이 없을 뿐· 능히 쇄성기 수준의 존재입니다· 저로서는 그녀를 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성사께서는··· 제가 알기로 광한계를 수호하는 분이 아니십니까···?”

[···뭔가 잘못 알고 있군·]

그녀는 혀를 차며 말했다·

[불길한 세계의 객이여· 나는 광한계를 관리하는 자이지 광한계의 생령들의 안위를 관리해 주는 자가 아니다·]

“그게 무슨··· 아니 됐습니다·”

나는 그녀의 말을 이해해 보려다가 시간이 없단 걸 기억하고 외쳤다·

“하실 말이 더 없으시다면 저를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녀를 하다못해 제 손으로라도 막을 것입니다!”

[그럴 순 없지· 너를 살펴보며 거만한 군주와의 인력이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다· 혹여라도 네가 거만한 자의 꼭두각시라면 너를 풀어 두는 것은 세계의 멸망을 초래하는 일이니·]

나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태산의 주인에게 세계가 멸망하는 걸 직관한 것이 나였으니까·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순 없었다·

츠츠츠츠-

나는 멸법진언의 힘을 끌어 올리며 주변으로 소금 알갱이 같은 영기를 띄웠다·

절대 멸법진언을 함부로 쓸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이것은 순수하게 겁박용이었다·

“당장 보내 주십시오· 가서 제가 막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터트리겠습니다·”

단순한 허장성세다·

태산의 주인의 포학함은 내가 가장 잘 뼈에 새겼고 더 이상 함부로 진선들에 관련된 것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그러나 백운 성사에겐 허장성세로 느껴지지만은 않았는지 그녀는 몸을 흠칫 떨더니 인자하게 말했다·

[시간이 걱정된다면 걱정 말라·]

따악!

우웅!

나는 어딘가 주변 환경이 왜곡되는 느낌이 들어 긴장을 끌어 올렸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더더욱 긴장할 수박에 없었다·

[너와 나의 의식을 백 배 가속시켰다· 잠시 이야기할 시간은 될 터·]

“····”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의식을 끌고 와서 가속시키는 권능·

나도 김연의 꿈 속에서 그녀의 의식을 가속시키긴 했지만 그건 그녀의 꿈 속이라는 특수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백운 성사는 현실에서 대뜸 남의 의식에 간섭을 할 수 있는 권능을 지녔다는 것이었다·

[가속된 의식 속에서 네 혼의 인력을 조사하도록 하지·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궁금한 게 있다면 말해 보아라· 아는 한에서 알려 주도록 하마·]

가속된 세계에서 나를 조사하며 그동안 내 의문을 풀어 주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잠시 생각해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하면 우선 성사께서는 어찌 광한계의 생령들을 학살하는 괴군을 내버려 두시고 광한계 대지를 집어삼킬 귀도음화선근의 존재를 내버려 두시려 하십니까?”

[말했었지· 나는 광한계의 관리자일 뿐· 너희들의 수호자가 아니라고·]

“그건 또 무슨 의미입니까?”

[흐흠····]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말했다·

[이걸 이해시켜 주려면 조금 설명이 길어지겠군· 성사들의 존재 의의가 무엇인지 아나?]

“세계의 관리자란 것 외에는 잘 모릅니다·”

[우리가 왜 세계를 관리한다고 생각하지?]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후후··· 맹랑한 것· 천천히 듣거라· 성사들부터는 운명의 인력을 통해 수행을 하기 시작한다·]

“···!”

운명의 인력은 진선만이 다룰 수 있던 게 아니었던가?

‘아니지· 생각해 보면 준선들 역시 운명을 이용해서 내게 액운을 점지해 줬었지·’

어쩌면 중경계의 후반부터 어느 정도 명의 계위에서 운명의 인력을 다룰 수 있게 되는지도 몰랐다·

[총 8종의 운명의 인력을 느끼는 것으로 수행을 하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광대한 세계다· 가장 좋은 것은 중경계요 두 번째는 항성계이며 마지막은 살아 있는 진선에게 잡혀가 선보로 부려 먹히는 것이다·]

“····”

[어째서 마지막이 굳이 ‘살아 있는’ 진선인지는 이해하겠지?]

“···죽은 진선을 관리할 수도 있다는··· 겁니까···?”

백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 정도라면 어느 정도 짐작했겠지만 우리가 있는 일월천역의 중경계는 하나를 제하고 전부 죽은 진선의 시체다·]

“····”

나는 조금은 충격을 받았지만 이전부터 짐작하고 있던 사실이었기에 침음성을 흘릴 뿐 수긍할 수 있었다·

[50만여 년 전· 광한천군이라는 위대한 존재를 필두로 세 분의 명계 판관장과 한 분의 명계 첩자· 그리고 그 휘하 무수한 명계의 대군들· 총 다섯 분의 신들과 휘하의 무수한 사신과 진선들의 군대가 우리의 일월천역에 강림했다· 당시 광한천군은 네 분의 천존들과 겨루고 힘을 증명한 후 뭔가를 목표로 이곳에 강림하셔서 전쟁을 벌였다고 전해지지·]

신기하다·

백운이 자신의 말에 담긴 힘을 조절할 수 있단 것 때문일까·

분명 위험한 지식이었으나 아무리 들어도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

[네 분 천존과 겨룬 후에 일월천역에 온 광한천군은 그 압도적인 힘으로 [뭔가]와 전쟁을 벌였다고 하였다· 하지만 명계의 군대를 비롯한 광한천군 진영은 처참하게 패배했다고 하지·]

그녀의 입에서 50만 년 전·

광한계의 창세기가 흘러나왔다·

[공허간의 시를 알지? 개열기 준선들이 진선으로 승급하며 벗는 허물· 혹은 그들의 시체··· 진선격의 존재들 역시 잘못 죽은 이들은 간혹 그들의 몸에서 시가 탄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참하게 죽었던 광한천군의 시체 역시 시가 탄생하기 아주 쉬운 시체였다· 네 분의 천존과 대등히 싸웠던 광한천군의 시라면 얼마나 무시무시할지 짐작이 가나···?]

“····”

[시 혼자만의 힘으로 일월천역을 멸망시킬 수도 있을 터다· 때문에 일월천역의 개열기 진인들은 모두 모여서 상의했지· ‘누군가가 저 판관장들과 광한천군의 육신을 맡아 성사가 되어 시가 되지 않게 관리하여야 한다·’ ‘저분들의 유해를 관리할 묘지기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백운 성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렇게 광한천군의 시체에는 광한계 초대의 성사이자 판관장의 후예인 증룡진인이 경지를 잠시 낮춰 들어왔고 고력계에는 고력진군의 아들인 해유(獬柳)가 명귀계에는 명귀진군의 권속인 유오(攸於)가 진마계에는 명마진군의 선보였던 새음(璽陰)이 자금계에는 마침 근처에서 성사로 승급한 꼬마가 잡혀서 성사로 들어가게 되었지···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증룡진인이 그것에게 죽고 내가 경지를 낮춰 성사로 들어왔고··· 이제 알겠느냐?]

그녀는 버썩 마른 손을 쥐었다 펼치며 말을 이었다·

[나는 광한계의 생령을 수호하는 자가 아니다· 아직 수행중인 성사였다면 운명의 인력을 통해 수행해야 할 게 있었기에 생령들을 보호했겠지만 나는 이미 인력의 의미를 알 만큼 아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나는 너희 생령들을 수호하는 게 아닌 광한계라는 중경계 덩어리를 운명의 인력으로 매어 두어 이 세계가 나뉘고 쪼개져 무시무시한 시가 탄생하지 않도록 막아 두는 역할일 뿐이니라·]

“···그래서 저희를 돕지 않으시는 겁니까?”

[나는 할 만큼 했다· 장익을 불렀으니 500년 정도만 있으면 녀석이 도착할 터다· 500년 정도만 참으면 장익의 분체가 도달하여 괴군이니 쇄성기 귀물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정리해 줄 테지·]

“500년씩이나 생령들이 학살당하는 걸 두고 보신단 말씀입니까···?”

[고작 500년이다· 무얼 그리 걱정하느냐·]

백운 성사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자신의 배를 가리켰다·

[어차피 나는 12만 년 전 양수진의 왼손 약지와 싸우느라 치명상을 입었기에 힘을 낭비할 여유도 없다· 장익을 부른 정도면 생령들을 위하여 내가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자비였느니라·]

“····”

나는 침음성을 흘리며 방금 알게 된 어마어마한 진실들을 이해했다·

우웅-

파아앗!

나는 내가 인지하지도 못한 어느 순간 내 몸 안에 들어와 있던 뭔가가 빠져나간 것을 알아챘다·

[조사는 끝났다· 일단은 연결된 인력은 보이지 않는군··· 거만한 군주가 갑자기 다시 강림할 일은 걱정치 않아도 되겠어·]

“···그럼 이제 보내 주시겠군요·”

아무리 의식이 감속되었다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듣느라 어느새 시간이 조금 흐른 상태였다·

이제 강민희가 강림하는 것도 곧이었다·

[마지막 질문 하나만 더 받고 보내 주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며 질문했다·

“마지막으로 저를 불길한 세계에서 온 자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양수진부터 시작하여 정려 등 어째서 몇몇 높은 존재들이 수계를 흉하게 취급하는지·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그녀에게 질문하였다·

다른 궁금한 것들이 많았으나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말에 그녀는 조금 굳은 표정이 되더니 말했다·

[···여섯 중경계가 어떤 식으로 늘어져 있는지 아는가?]

“···그건 잘 모르겠군요·”

내 말에 백운 성사가 손가락으로 팔걸이를 톡 두드렸다·

토옹-

그녀가 두드린 곳에서부터 물결 같은 것이 퍼져 나오더니 이내 주변이 환상으로 물들었다·

나는 내가 거대한 어둠 속에 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어둠 속에서 다섯 개의 태양 같은 빛과 검붉은 하나의 작은 빛이 있는 것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저 빛들이 다섯 중경계다· 검붉은 건 혈음계고· 자세히 보거라· 네가 볼 수 있도록 만든 모형이니·]

그녀의 말대로 중경계를 관찰하자 나는 빛덩이 속에 있는 시체들을 볼 수 있었다·

자세한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하나같이 기괴하게 꺾여 죽어 있거나 구멍이 뚫려 있거나 고력계 같은 경우 아예 머리를 제한 전신이 으스러져 곤죽처럼 변한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단 걸 알 수 있었다·

혈음계는 자세히 봐도 그냥 검붉은 안개였기에 확인이 불가능했다·

따악!

그녀가 손을 튕기자 주변으로 다시금 자그마한 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것들은 부해계이다· 명계의 군대와 광한의 추종자들이 [뭔가]에게 살해당하며 죽은 조각들이지· 잘 보아라·]

나는 5개의 중경계·

그 정가운데에 나타난 자그마한 빛을 보며 몸을 흠칫 떨었다·

그것은 눈알이 안쪽으로 뒤집힌 채 썩어 가는 누군가의 머리통이었다·

‘수계···?’

수계가 다섯 중경계의 가운데에 있었다·

그중 광한계와 거리가 가장 가깝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가깝지는 않았으며 다른 중경계들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저곳이 수계· 너희가 온 불길한 세계지·]

“예··· 중경계들의 가운데에 있군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경계들이 죽은 방향을 다시 보아라·]

“예···?”

나는 그 말에 빛덩이 속에 있는 시체들을 보았다·

곤죽이 되고 머리통만 남은 고력계는 수계를 보고 있었다·

전신이 8등분이 난 자금계의 머리와 양팔은 수계를 향해 있었다·

전신이 기괴하게 꺾여 죽은 명귀계의 머리는 몸이 꺾이면서까지 수계를 보고 있었고 수계를 향해 팔을 뻗는 것 같았다·

진마계는 신체 곳곳이 흉하게 훼손되고 없어진 부위가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수계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흉참하게 전신이 비틀려 죽은 광한계·

광한천군 역시 수계를 향해 손을 뻗는 듯한 상태로 죽어 있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알아채고서야 머리털이 쭈뼛 서는 듯한 공포감을 느꼈다·

[보이느냐? 너희가 비승한 수계··· 전 천역에 이름을 날렸던 신들이 마치 수계를 향해 달려들다 비참하게 죽은 것 같은 모양새가 아니더냐·]

“····”

어째선지 내 눈앞에 청문령이 적어 놓았던 ‘알현실’이라는 글자가 아른거리는 듯했다·

알현실·

위대한 존재를 알현하는 곳·

[어찌 수계가 불길한 곳이라고 여겨지는지 이해하는가?]

그렇다면 위대한 광한천군과 판관장마저 저렇게 몸을 비틀려 만나려 한 그 알현실의 존재는 도대체 어떤 존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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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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