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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450

연의 마음(1)

조연의 인생은 벽국과 북방 대초원 사이에 있는 조씨세가의 한 영지에서 시작되었다·

본가 태생도 아니고 조씨세가의 방계의 방계·

단수기도 못 되는 그의 아비가 동방에서 잡혀 온 노비와 하룻밤을 보내 낳은 것이 조연이었다·

다만 어느 쪽의 혈통이 잘못된 것인지·

조연은 곱사등이로 태어났다·

조연의 아비는 조연을 싫어했다·

그런 기형아가 자신의 자식이란 걸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기도 했다·

조연의 아비는 조연이 젖을 떼기도 전 그의 어미를 다시 팔아 버렸다·

그런 후 조연을 적당한 범인들의 집안에 버리려고 했으나 조연이 영근을 가진 것이 확인되며 어쩔 수 없이 조연을 키우게 되었다·

조연은 아비의 학대 속에서 컸다·

조연은 삼영근자로 나름 진영근자에 속했지만 그 시점의 조씨세가의 위세는 절정에 달해 있었기에 진영근자 따위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다·

그랬기에 조연은 그리 특별 취급은 받지 못했고 학대 속에서 죽지 않은 게 기적일 정도로 어찌어찌 커 갔다·

그러나 조연이 10살이 되던 해·

조연은 그런 아비의 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는 어느 날 커다란 새가 자신을 짓밟는 꿈을 꾸었고 그날 기문법재를 각성했다·

기문법재를 각성한 이는 몇 영근이든 간에 전부 본가로 보내져서 관리되어야 했다·

그 덕에 조연은 그를 학대하는 아비의 손에서 떨어져 본가에 도착했다·

조연은 생각했다·

이제 자신의 인생은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그러나 착오였다·

그의 인생은 더 암울해졌다·

일곱 색의 기문법재·

칠문법재라고 불리는 기문법재 중에서도 최악의 재능을 각성한 이들·

재능은 쥐뿔만큼도 없는 주제에 흥분하면 얼굴에 흉측한 문양이 떠올라 자못 기괴해 보이는 이들·

조씨세가의 종마(種馬)로써의 역할 외에 아무것도 맡을 수 없는 쓰레기들·

그것이 칠문법재였다·

거기에 조연은 타고난 곱사등이이기까지 했다·

당연히 또래들로부터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다·

조씨세가의 한구석에서 얻어맞는 건 기본이고 발가벗겨져서 땅에 얼굴만 내놓고 묻힌 적도 있었다·

맛있는 게 있으면 뺏기거나 상납하는 건 기본이었고 가문의 어른들조차 조연을 보면 기분 나쁘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고 지나갔다·

심지어 성정이 포악한 이들 몇몇은 기분 나쁘답시고 조연을 걷어차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반쯤 조씨세가의 훈련용 허수아비로 지냈다·

두들겨 맞고 조롱당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도 조연은 참았다·

어찌되었든 조씨세가는 자신의 가문이었으니까·

언젠가 어른이 되면 팔려 나간 자신의 어미를 다시 찾아와 함께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면서 조은 그렇게 버텼다·

그리고 조연이 성인이 되었을 때·

조연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예?”

“네 애비가 죽었으니까 가서 장례를 치러 주란 말이다· 알아듣겠느냐?”

조연은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황급히 그의 고향 영지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아버지의 사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수은 중독으로 죽었다 했다·

듣자 하니 해당 영지에 있는 조씨세가 직계 후기지수의 법기 제련 중 수은 제련 과정이 들어갔는데 직계 후기지수는 수은 제련을 맡을 사람으로 조의 아버지를 지목했다 했다·

그의 아버지가 가장 경지가 낮았기 때문이었다·

조연은 수은 중독으로 죽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러 주며 허탈한 심정이 되었다·

‘···내 가문····’

비록 안 좋은 기억 외엔 아무것도 없는 아버지였으나 그래도 그와 조씨세가를 이어 주는 고리 같은 존재였다·

그는 알 수 없는 허전함을 느끼며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려 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일어났다·

“네 애비 유품? 음··· 태워 버렸다만·”

“····”

조연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후기지수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뻐끔거렸다·

“아하하 미안하다· 새로 만든 법기를 실험해 보다가 말이지· 정말 실수였다 미안· 너무 기분 나빠하진 말아라· 진짜 내 의도는 아니었다고· 대신 여기··· 축허단 열 알이다· 이거면 약 내성을 제외하고도 수명을 30년 정도는 늘릴 수 있으니 이 정도면 보상이 될 거다·”

“···감사 ···합니다·”

아버지의 유품에 관심은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장부에는 그가 조연의 어머니를 어디에 팔았는지가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를 찾을 유일한 단서였었다·

조연은 어쩔 수 없이 범인들을 고용해 어머니를 수소문해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할 수 없이 수행에만 집중했다·

기문법재로서의 그는 최악의 폐품이었지만 수도자로서의 그는 썩 나쁘진 않았다·

조은 빠르게 연기기를 대성하고 20년 안에 축기기에 올랐다·

물론 축기기라고 해서 좋은 건 없었다·

소규모 세가에서나 축기기 정도 되면 장로로 삼는다지만 그의 세가는 조씨세가·

당당한 대륙제일세가였고 축기기 수사 따위는 발에 채일 정도로 넘쳐나는 게 조씨세가였기에 조연은 가문 내에서의 지위가 조금 높아진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는 축기기에 오른 후 가문을 잠시 나왔다·

잠시 강호를 유랑하며 수행을 공고히 하겠다는 이유였으나 실상은 어머니를 제대로 찾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약 5년간의 유랑 끝에 조연은 마침내 어머니의 흔적을 찾는 데에 성공했다·

조연의 어머니는 범인들의 무림세가 한 곳의 시비로 팔려 갔다가 그곳에서 여생을 다했다고 했다·

조연은 무림세가 한 곳에 있는 하인들의 무덤에 몰래 들어가 술과 절을 올렸다·

‘···난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어머니까지 죽은 것을 확인했다·

조연은 괜스레 공망해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어차피 조씨세가에 돌아가긴 해야 할 터였다·

조씨세가에서 기문법재들에게 허락하는 방랑 기간은 49년·

그 안에 무조건 조씨세가로 돌아가지 않으면 가문의 추혼대가 찾아와 그를 잡아갈 터였다·

그러나 조연은 자신의 소속감이 없어진 기분이었다·

어디를 가도 소속된 느낌이 들 것 같지 않았다·

마치 세상이라는 바다의 부평초가 된 느낌이었다·

그가 공망하게 하늘을 올려다볼 때였다·

“웬 놈이냐 못 보던 하인인데··· 어찌 우리 강주월가의 묘터에 들어온 게야!”

범인 한 명이 조연을 꾸짖었다·

조연은 그를 보며 피식 웃고는 말했다·

“알 것 없다· 저리 가라 범인 놈· 지금 내 기분이 좋지 않으니····”

“놈! 지금 본가의 영내에 함부로 들어와 놓고 못 하는 말이 없구나! 아무래도 하인 중 한 명의 가족인 모양인데 아무리 가족이라도 이곳에 들어오려면 미리 총관에게 말을 해 놓고 왔어야지· 나는 총관에게 아무것도 들은 바가 없는데 어찌 절차를 무시하고 이곳에 바로 들어온····”

퍼벙!

조연은 시끄럽게 떠드는 사내의 머리 쪽으로 기초법술을 날려 위협했다·

“닥쳐라· 내 심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범인 녀석· 수도자의 존재도 모르는 이딴 소규모 가문 따위 지금 당장 멸해도 상관없으니···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썩 꺼져라·”

그는 쓸데없는 분쟁을 만들고 싶지 않아 위협을 한 것이었으나 그것이 문제였다·

철컥!

사내는 오히려 호승심에 불타는 눈빛을 보이며 양손에 단창을 움켜쥐었다·

“이거··· 귀인이셨군· 이 월 모가 귀인을 알아보지 못한 죄· 정말 사죄드리외다· 하지만 가문에는 법도가 있는 법! 귀인께서도 본가의 묘터에 방문하고 싶으시다면 총관에게 먼저 말씀을 해 주셨어야 하오!”

“이 녀석이 끝까지····”

조연은 법술들을 주변에 띄우며 사내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일순간 조연이 흠칫 놀랐다·

“음 영근이 있는 놈이었나?”

사내의 주변에서 흐르던 그의 의식이 일순간 수도자와 같이 구체의 형태로 뭉쳤다·

사내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건 뭔지 모르지만··· 다른 건 알지· 이건 오기조원이라 불리는 경지외다!”

“하 범인 주제에 자신감은··· 좋다· 해 보자꾸나! 재미가 없으면 내 심기를 건드린 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흐 오만하시군· 몇 달 전 창의 정수를 깨달은 것이 이 몸! 본인은 당대 무림의 천하제일창보다도 강하오!!!”

그날 축기기 극초기의 조연과 당대 벽라국 무림 은거고수인 월비(月比)가 부딪혔다·

* * *

“후우··· 후····”

조연은 천천히 아물고 있는 자신의 상처들을 보며 월비를 바라보았다·

‘죽을 뻔했다·’

방금 전 월비가 선 채로 기절하지 않고 그대로 창을 자신의 머리에 찔렀다면 어찌 됐을까·

분명 죽었을 터다·

축기기 수사인 그가 범인에게 말이었다·

조연은 잠시 자신의 상처가 전부 낫기를 기다린 후 월비에게 다가가 그의 입을 벌리고 요상용 단약을 꺼내 잘게 부숴 입 안에 넣어 주었다·

얼마 후 월비는 정신을 차렸다·

“하 하하! 이거 패했군· 과연··· 이렇게 강한 존재가 있을 줄이야·”

“····”

조연은 월비를 보며 혀를 찼다·

“나는 내 가문에서 벌레보다도 못한 존재다· 그런데 그런 내게 고전하면서 뭐? 천하제일창보다 강해? 어처구니없는 놈·”

“하하하 대형의 가문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곳이군· 대형보다도 강한 이들이 수두룩하다니····”

“네놈··· 수도계에 대해서 모르는 거냐? 그리고 왜 내가 네 대형인 거지?”

“사내끼리 한번 치고받았으면 호형호제하는 게 아니오? 아하하!”

“····”

조연은 월비를 보며 혀를 찼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가문 형제들에게 맞았던 때처럼 기분이 나쁘고 울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원한 느낌·

조연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월비를 따라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너 내 제자가 될 생각은 없나?”

한 번도 사람을 사귀어 본 적 없는 조연은 월비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좋은 인간관계를 제안했다·

그러나 월비는 고개를 저었다·

“음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스승이 있소 대형····”

“····”

“하지만 대형의 제자는 못 되어도 친구는 될 수 있겠지·”

“친구···?”

조연은 생소한 단어에 당황했다·

어릴 적부터 한 명도 친구가 없었던 그에게 친구란 너무나 낯선 단어였다·

그러나 조연이 낯설든 말든 월비는 그냥 밀어붙였다·

“그래 친구· 오늘부터 나와 대형은 친구이자 형제요· 으하하!”

“아니 잠깐····”

그렇게 월비는 조연의 첫 친구가 되어 주었다·

* * *

5년이 지났다·

조연은 월비의 가문에서 5년간 대장장이 일을 해 주었다·

그는 가장 좋은 벗인 월비의 무구를 만들어 주며 무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범인들이 저들 나름대로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 낸 무공·

그 무공을 익히는 이들이 자웅을 겨루는 수도계와는 또 다른 세계·

수도계에 비하면 많이 자그마한 세상이었지만 조연은 그 자그마한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다·

무공이라는 것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절도 있는 동작·

그 너머에서 오가는 무수한 무의 의미·

그 무의 의미가 극한으로 발현되어 의념을 교류하게 되는 절정과 삼화취정 그 너머 오기조원·

온갖 흥미진진한 무공 경지들····

조연은 난생처음으로 자신의 재능을 다해 이 무공의 세계에 사는 자신의 벗에게 최고의 무구를 만들어 주고 싶단 생각을 하였다·

그렇기에 그는 월가에 대장장이로 살며 몇천 몇만 번이고 무구를 만들고 또 만들었다·

월비는 그의 무구를 쓰며 항상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단창뿐이 아닌 온갖 무기를 다 다룰 수 있었기에 조연 역시 무구를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그는 조연이 무구를 만들면 그 무구를 다루며 그 무구에 맞는 무공을 시연해 주고 그 무공에 담긴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이 성연절학의 초식은 어떤 심정으로 만들어졌느냐 하면····”

“이 위신절예의 절기는····”

“삼철포의 무공은 강한 반탄력을 필요로 하오· 그리고 그 반탄력의 근원엔 남을 배척하겠다는····”

너무나 즐거웠던 순간들이었다·

그러나 즐거웠던 순간들도 오래가진 않았다·

“뭐? 강호행?”

조연이 본가를 떠나 방랑을 했듯이 무림에도 비슷한 게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그렇소 형님· 내 무공을 완성시켰으니 나도 제자를 구해야 하지 않겠소· 내 진전을 이어받을 제자를 찾아야 하니··· 이해해 주시구려·”

“흐음··· 알겠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나도 네가 알려 준 그 의념이란 걸 바탕으로 공법을 만들어 볼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오히려 잘되었지· 다녀와라·”

“음··· 원래는 같이 가자고 하고 싶었소만····”

“흐흐 그것도 좋지만 잠시 헤어지는 것도 좋겠지·”

조연은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의념을 사용한 공법을 만들어 월비를 깜짝 놀래켜 줄 생각에 신이 나 있었다·

“나는 잠시 가문 영지로 가서 수도공법을 만들고 너를 위한 선물을 준비할 테니 너는 가서 명성이나 쌓고 오너라·”

“하하 알겠소· 형님께서 그리 말한다면··· 그럼 나 역시 형님께 드릴 선물을 준비해서 만나 뵙겠소· 후에 봅시다!”

“오냐!”

그렇게 둘은 헤어졌다·

조연은 근처 가문 영지로 가 가문의 자료를 참조하며 공법을 만들고 월비를 위한 무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두 자루의 단창이었다·

월비의 월비에 의해 월비를 위해 펼쳐질 그의 무공·

그 무공만을 위한 단창!

완벽한 무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조연은 몇 년 동안 틀어박혀 무구를 만들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조연은 마침내 월비의 무공·

비익창법에 가장 잘 맞는 두 자루의 단창을 완성했고 그에게 선물하기 위해 다시 영지를 나섰다·

그러나 조연이 잘못 파악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수도자와 범인의 시간 감각은 다르다는 것이었다·

축기기 수도자인 조연에게 10년은 ‘고작’이었지만 일반 무림에서 10년은 강산이 뒤바뀔 정도의 시간이었으니까·

어릴 적부터 학대를 받고 자라고 따돌림과 괴롭힘에 시달려 왔던 조연은 늘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다·

월비 외에 제대로 마음을 열고 교류한 사람은 없다시피 한 것이 조연이었고 그렇기에 그는 수도자의 시간 감각이 범인들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인지할 수 없었다·

다른 가문의 자제들은 그나마 교류를 하며 지냈기에 본인들의 시간 감각에 대한 인지가 있었지만 조연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망연자실하게 완전히 망해 버린 월씨세가를 보며 품고 왔던 창을 떨어뜨렸다·

“이··· 무슨····”

수도자와 범인의 시간 감각 차이가 만든 비극이었다·

그는 빠르게 수소문을 하여 월씨세가가 이리된 이유를 찾았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천하제일창 월비를 중심으로 한순간에 부흥한 세가였지만 동시에 무수한 이들의 질투도 산 것이 월씨세가였다·

그리고 월씨세가에는 조연이 만들어 준 최상등품의 무구들이 넘쳐났고 그 무구들을 탐낸 다른 대형 무림 세력들이 힘을 합쳐 수도세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었다·

그리고 조씨세가가 나서서 직접 월비를 참하고 월씨세가는 대형 무림문파들에 의해 패망했다는 것이었다·

조연은 가슴을 부여잡고 통곡했다·

“왜! 왜! 왜!!! 왜 내게 해 준 것도 없으면서 내 벗을 뺏어 가는 겁니까! 왜!!!”

그는 하늘을 보고 부르짖었다·

이는 동시에 조씨세가에 하는 말이기도 했다·

조연은 몇 달간 폐인처럼 지냈다·

그리고 다시 몇 달 후 그는 기운을 차렸다·

‘복수해야 해·’

조씨세가에는 복수할 수 없다·

천인기 수사만 다섯에 원영기 수사 스물아홉·

결단기 수사 백육십을 거느린 대세력이 조씨세가였다·

거기다가 애정은 없을지언정 그의 가문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조연은 조씨세가에 월씨세가의 멸문을 요청한 무림문파들을 손보기로 했다·

오기조원의 무림인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고작해야 절정의 극의인 삼화취정 고수만 한둘 있는 무림문파 따윈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복수는 빠르게 시행됐다·

조연은 조씨세가에 대형 문파 3곳의 멸문(滅門)을 신청했다·

이유는 자신을 모욕했단 이유였다·

그리고 조씨세가는 축기기 수사인 조연이 대형 무림문파 3곳을 멸문하는 걸 허락해 줬다·

그들에게 무림문파란 기르는 가축일 뿐이니까·

조연이 아무리 가문에서 폐급일지언정 조씨세가 입장에선 인간이었다·

가축이 인간을 모욕하다니 규모가 어찌 되든 멸문해야 옳았다·

조연은 열흘의 간격을 두고 3곳의 문파 중 두 곳을 멸한 후 다시 열흘 뒤 마지막 문파를 찾아가 멸했다·

화르르르르!

대형 문파 기창각의 현판이 불타올랐다·

전각 전체가 타오른다·

사용인들은 모두 도망갔으나 무공을 사용하는 이들·

그중에서도 월씨세가에서 빼앗은 무구를 사용하는 이들은 누구도 살아 나가지 못했다·

조연은 기창각의 최상층·

그곳에 남아서 그를 기다리는 기창각주의 앞에 섰다·

기창각주는 허탈한 눈으로 조연을 보며 말했다·

“···저희 기창각이 무얼 잘못했습니까 수도자 어르신·”

“····”

“공물도 제때에 바쳤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저희를 왜 멸하시는 겁니까····”

조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이건 그냥 폭거(暴擧)였으니까·

아무 이유 없는 더욱더 강한 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그런 폭거일 뿐이니까·

그저 폭거로 은원을 갚을 뿐인 아무것도 아닌 행위였다·

그러므로 조연은 입을 열지 않고 법술을 준비했다·

기창각주는 창을 들어 올리며 조연에게 맞설 준비를 했다·

조연의 법술이 그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때였다·

콰과광!

‘누군가’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누군가’는 조연의 법술을 그대로 잘라 버리고 마치 춤을 추듯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조연은 ‘누군가’의 동작을 보자마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가면을 쓴 채 두 자루의 단창을 든 여인·

그녀의 자세는 그의 벗 월비의 것과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으니까·

‘그녀’는 조연과 기창각주를 번갈아 본 후 물었다·

“누가 각주인가·”

기창각주는 희색을 띠며 외쳤다·

“원군인가! 나 나다! 내가 기창각의····”

푸콱!

다음 순간 기창각주는 채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창강(槍罡)에 심장이 관통당해 죽었다·

‘그녀’는 씹어뱉듯이 말했다·

“스승님의 복수다·”

“너 넌··· 월비··· 놈··· 의····”

기창각주는 말을 채 잇지도 못하고 죽었다·

허무한 죽음이었다·

‘그녀’는 불타는 전각의 최상층에서 홀가분한 듯이 웃었다·

“···복수 완료했습니다··· 스승님·”

그리고 조연은 그런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월비의 제자냐·”

“···?”

조연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어처구니없이 죽은 그의 벗·

그의 흔적이 눈앞에 있었다·

그는 그때 그날·

월비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리며 법술을 준비했다·

조연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나와 겨루자·”

“···누구시지요? 그리고 제가 왜····”

“네가 이기면!”

조연의 주변으로 수십 개의 법술이 떠올랐다·

조연은 자신의 저물법기에서 두 자루의 단창을 꺼내 그녀에게 보여 주었다·

“네 스승의 창을 네게 주마!”

‘그녀’는 가만히 조연의 말을 들은 후 말없이 자세를 잡았다·

가면 너머로 그녀의 투지가 느껴졌다·

어찌해서라도 스승의 물건을 받아 가겠다는 투지가!

다음 순간 두 사람은 불타는 전각의 최상층에서 부딪혔다·

그것이 조연과 ‘그녀’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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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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