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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463

뱀이 찾을 수 없는 곳(3)

“여기가 그 벽라국이라는 곳이냐?”

“예 벽라국 천색성이라는 곳으로····”

“동방에서 오신 분들이시오? 천음성에 오신 걸 환영하외다!”

“천음성이라는데?”

“아 이름이 바뀌었나 보군요·”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천음성’이라 불린 곳 앞에서 타고 온 요수를 세웠다·

투두두····

답천사막은 범인들의 발로는 건너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넓었고 그 때문에 답천사막을 경유하는 범인들은 사막에서 어마어마하게 빨라지는 요수 등을 타고 사막을 횡단한다 했다·

우리가 타고 온 것은 사막 횡단용으로 쓰이는 애완요수 첩막악(接漠鰐)이었는데 동방 부족에서 훔쳐 온 것으로 꽤 쓸 만한 것이었다·

“횡단 요수는 이곳에 매어 두시오! 아! 혹시 아예 파실렵니까?”

답천사막과 접하고 있는 벽라국 극단 천음성에는 이런 요수 무리를 비롯해 요수들을 사육하는 수도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연기기 2 3성 정도군·’

나는 우리가 타고 온 첩막악을 판 후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동방보단 옷을 좀 더 잘 입고 다니는구만·”

“하하 명훈이가 아쉬워하겠는데요· 아닌가 오히려 피부가 하얀 이들이 많으니 더 좋아하려나··· 어떠냐 전명훈?”

김영훈은 천음성을 둘러보며 탄성을 터트렸고 오현석은 껄껄거리며 전명훈을 놀려 댔다·

그러나 전명훈은 예상외로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음··· 별로군요·”

“허··· 정말 감흥이 없다고?”

“예 뭐··· 다들 예쁘긴 합니다만 왠지 안 끌린다고 해야 하나··· 아니 뭐랄까 여자를 쳐다볼 때마다 가슴이 쿡쿡 찔린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동료들을 슬쩍 바라보았다·

현재까지도 나와 서란을 제외한 동료들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허 이놈· 지구에서 그 전명훈 맞냐?”

“모르죠· 혹시 압니까 이 세상에서 마누라 될 사람이 정해져 있는지도····”

오현석이 자꾸 놀리자 전명훈은 짜증 난다는 듯 말했고 나는 그를 보며 쓰게 웃었다·

아무래도 기억은 잃었어도 금소해에 대한 마음은 여전한 모양·

하지만 일단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었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천음성 골목 중 한 곳으로 들어왔다·

원 세계에선 백색법련이 있던 곳이었다·

“···없나·”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백색법련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눈을 찡그렸다·

‘이상하단 말이지·’

이 세계가 이상하다는 것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으나 천음성에 오자 더더욱 확실해졌다·

‘십만 년이 되었는데 건물은 물론이고 골목의 구조까지 똑같다고?’

등선향쯤은 그러려니 했다·

십만 년 전에 배운 동방 만리국의 언어와 지금 만리국의 언어가 똑같은 것도 어느 정도는 그러려니 했다·

만리국은 물론 북방 대초원과 성제국 연국 벽라국 등 범인들의 세력 구도가 전부 똑같은 것도 그럭저럭 납득은 했다·

어쨌든 그런 것들은 수만 년 동안 갈 수도 있는 것들이니까·

하지만····

‘천음성과 천색성이 생김새는 물론이고 골목 구조마저 완전히 똑같다?’

고작 성 하나의 모습이 십만 년 전과 완전히 같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성의 모습이 같다면 백색법련은 또 왜 없는 거냐·’

헷갈린다·

나는 머리를 짚으며 골목에서 빠져나왔다·

“골목에는 왜 들어갔던 거냐·”

“아··· 뭐가 있는 줄 알았는데 잘못 봐서 말이다·”

나는 전명훈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답하고는 천색성 수도자들을 찾아가 물었다·

“청문령? 그 함해자 청문령을 물은 거냐?”

내 질문에 연기기 1성 수도자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했다·

“음 내 기억으로··· 지금은 아마 성제국 쪽에서 봤다는 풍문이 도는 것 같다만·”

“성제국··· 감사합니다·”

“그래 함해자의 설법이라도 들으러 가려는 모양인데··· 주의하게나· 함해자 주변에는 건달들이 많아서 해를 당하기가 십상이니·”

“아 예· 충고 감사드립니다·”

나는 수도자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던 정 뭔가 이상한 걸 깨달았다·

‘···뭐지 수도자가 범인한테 충고를 해 줘?’

천색성 아니 천음성이 수도자와 범인이 잘 어울려 사는 도시라곤 하지만 그게 수도자들이 오만하지 않단 의미는 아니었다·

원래 수계에서도 북향화나 북중호 정도를 제하면 천색성 수도자들 역시 범인을 멸시하는 풍조는 알게 모르게 꽤나 있었다·

동방 만리국 같은 경우야 인력이 귀하니 친절한 수도자들도 꽤 있었고 내 이름값도 높았기에 대우가 좋았다·

그러나 벽라국 쪽에서 내가 ‘수도자에게’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기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나는 당혹스러움을 숨기며 그렇게 성제국 쪽으로 출발하였다·

* * *

우리는 연국을 경유하여 성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청문령에 대한 풍문은 꽤 많이 들려와 그의 위치를 쉽게 특정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그의 상황도 알 수 있었다·

‘간혹 한적한 계곡에 자리를 잡고 설법을 한다라··· 그리고 그 주변에는 청문령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는 건달패들이 득시글대지만 청문령은 딱히 제지하진 않고····’

그의 제자가 건달패들을 통제하며 청문령을 귀찮게 만들고 있진 않은 듯했다·

‘좋아 일단 뭐가 됐든 빨리 만나러 가 보도록 하자·’

우리는 청문령이 있다는 성제국의 서쪽 극단·

쇄천봉 너머 군도 지대를 마주하고 있는 해안가로 향했다·

* * *

성제국 최서단의 해안가·

그곳은 하늘이 맑기로 유명하고 서쪽에서 오는 배들과의 교역으로 발달한 곳이었다·

그리고 안 그래도 활발한 해안가가 오늘은 더더욱 번잡하게 붐볐다·

“이봐 소문 들었나? 함해자가 제자를 모집한다더군·”

“대륙제일현인이자 깨달음만은 가장 깊다는 그 함해자 청문령 선생께서 말이신가?”

“그래 그렇다니까! 얼른 법회 장소로 가 보세!”

“쯧쯧 이 사람아· 함해자 선생의 제자 모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시네· 그분은 늘 제자를 모집하고 다니셨어! 하지만 지금까지 그분의 정식 제자가 된 분은 지금까지 한 명밖에 없고 그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전부 함해자 선생을 추앙해 따라다니는 추종자들일 뿐이야· 그마저도 최근에는 행실이 패악해지고 악독해져 건달패라고 불린다는데··· 시험도 어려울 게 뻔하고 시험에 실패했다가 잘못하면 그 질 나쁜 추종자 무리에게 도적질을 당할 수도 있네!”

“어허 무슨 소리! 어떤 시험이든지 간에 해 봐야 알겠지· 그리고 그분을 추종하는 무리가 도적무리라 해도 도적 무리와 친분을 다지면 오히려 쓸 만한 무력 집단과 안면이 생기는 것이니 좋네!”

수많은 이들이 함해자 청문령의 법회 장소로 꿈과 희망을 가지고 모여들었다·

함해자가 설법하는 곳은 서극단의 한 해안가·

그곳에 있는 폐선 위쪽이었다·

함해자 청문령은 하늘을 바라보며 폐선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고 있었다·

“스승님 바람이 찹니다· 옷을 더 두텁게 입으시지요·”

그런 청문령의 뒤쪽으로 누군가가 걸어와 공손하게 두터운 옷을 건넸다·

청문령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바람을 보아하니 왠지 오늘은 제대로 된 제자를 더 구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암아 네 사제나 사매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청문령의 말에 그자는 아주 작게 이를 뿌득 갈고는 그에게 질문했다·

“···제자는 스승님의 의발을 이어받을 수 없나이까·”

“무슨 소리냐 암아 나는 너를 포함해서 가능한 한 많은 이들이 내 뜻을 알았으면 좋겠단다· 내 뜻을 받아들인 이는 누구나 내 의발을 이은 자란다· 너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알겠습니다· 저는 설법 준비를 마쳐 놓겠습니다····”

그는 청문령 앞에 자신이 가져온 옷을 내려 둔 후 물러갔다·

청문령은 그가 두고 간 옷을 흘긋 본 후 쓰게 웃었다·

“저 아이를 어찌해야 할까····”

* * *

성제국 서극단 회해주·

우리는 그곳에 있는 청하현이라는 곳에 도착해 청문령의 법회가 얼마 후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란은 괜찮아?”

“네 어제 발작이 있고 난 후 점차 차분해지더니 오늘은 완전히 진정됐어요·”

“그런가··· 알겠어·”

나는 객잔에서 서란을 간호해 주는 김연을 보며 감사의 인사를 한 후 빠르게 청문령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김영훈 오현석 등에게 인사를 한 후 객잔을 나왔다·

객잔 바깥에선 품을 매만지고 있는 전명훈이 있었다·

뭔가 허전한 모양·

‘저 어림에는 항상 금소해의 손을 두고 있었는데 없어지니 허전한 모양이군·’

아무래도 전명훈은 얼마 있으면 기억을 찾을 것도 같았다·

“뭘 꼬나봐· 빨리 갔다 오기나 하라고·”

녀석은 짜증스러운 얼굴로 내게 손짓을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 뭐라 하긴 좀 그렇고 기억이 돌아오면 좀 패야겠어·’

나는 전명훈의 태도에 피식 웃어 준 후 빠르게 청문령이 법회를 연다는 곳을 향해 달려갔다·

얼마나 산군월악비를 펼쳐 달려갔을까·

저 멀리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는 장소가 보였다·

‘좋아 일단 최대한 앞자리로 가서····’

내가 법회의 앞자리로 향해 청문령을 빨리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가려 할 때였다·

“어이 네놈은 뭐냐·”

연기기 4 5성 이상의 수도자들 및 무공깨나 익힌 덩치들이 내 앞을 막아섰다·

“이미 함해자 선생님의 법회 정규석은 전부 찼다· 멀리서라도 그분 존안을 보고 싶으면 이 근처에서 보기만 해라·”

“으음 혹시 정규석은 어떻게 들어가야 합니까?”

“뭘 어떻게 들어가냐· 당연히 선착순이지· 함해자 선생님께선 법회가 끝난 후 그분이 정규석 자리에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제자 모집 시험을 내리시니 자리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

“선착순이라····”

나는 ‘정규석’이라는 곳에 앉아 있는 이들을 보았다·

전부 부티가 나거나 무공 혹은 법력이 고강한 이들밖에 없었다·

나는 어깨들의 주머니에서 들리는 은전 소리를 들으며 그들을 노려보았다·

“당신들이 함해자 대인의 설법 기회를 돈 받고 파는 건 그분께서 아시오?”

“아시오? 말이 짧구나· 내가 네놈 친구더····”

그가 내게 손을 뻗으려 할 때였다·

콰악!

누군가가 덩치의 옷을 뒤쪽에서 잡아당기더니 그대로 밀쳐 냈다·

나는 그자를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하하 말려 주셔서 감사드립····”

그리고 그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스승님의 법회에서 소란을 피우지 마라·”

나는 갑자기 난입해서 우리의 말다툼을 멈춘 자를 살짝 올려다보았다·

‘키가 꽤 크군·’

전신을 펑퍼짐한 누더기로 감싸고 있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가 없었고 얼굴을 비롯한 전신에 새하얀 붕대를 감고 있었다·

‘살갗 하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숨은 어떻게 쉬는 거지··· 그리고··· ‘스승님’이라고 했었지?’

그렇다면 이자가 현시점 청문령의 유일한 제자라는 존재일 터였다·

나는 빙긋 웃으며 정중하게 포권을 했다·

“안녕하십니까 대형· 아니··· 누이인가? 잘은 모르겠다만 어쨌든 저는 소란을 피우려 함이 아니고 여기 이자들이 청문령 어르신의 법회 자리를 돈 받고 매매하는 것 같길래 그저····”

“네가 이 녀석의 팔을 뽑으려 했잖나·”

“····”

그의 말에 나는 말을 멈추고 그자를 보았다·

붕대 괴인의 얼굴에서 유일하게 드러난 부위는 ‘눈’이었다·

그는 눈동자가 작아 사백안이었고 꽤나 눈매가 날카로워 보이는 것이 눈만 보면 썩 섬뜩해 보였다·

“스승님의 법회에 비명 소리를 더해 그분을 방해치 말아라· 그분을 방해한다면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우드득!

그가 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자····’

나는 청문령의 제자 붕대 괴인과 시선을 마주쳤다·

‘축기기다· 거기에 외공까지 수준급으로 익혔어·’

나는 붕대 괴인의 팔목을 잡고 내 어깨에서 떼어 내며 말했다·

“···함부로 남의 어깨를 만지는 건 예의가 아니지요 대형·”

“나는 네 대인이 아니다· 어찌 되었든 자리가 찼으니 다음에 와라· 어서 꺼져·”

“하하 그건 아니 되겠습니다· 오늘 청문령 어르신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있고··· 저는 그분의 제자가 되기로 꼭 마음먹었으니 말입니다·”

“···너·”

붕대 괴인은 내 말에 눈을 꿈틀거렸다·

어쩐지 내 말에 뭔가 불쾌함을 느낀 모양·

순식간에 그의 눈에 살기가 차올랐다·

“당장 꺼져라· 죽여 버리기 전에·”

“스승의 법회에 비명 소리를 더하지 말라시더니?”

“비명도 못 지르게 죽이는 걸 못 할 것 같으냐?”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못 할 것 같은데?”

“····”

다음 순간 그가 나를 발로 걷어찼다·

퍼엉!

발로 찼는데 어째선지 포탄 터지는 소리가 울리며 나는 순식간에 높은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그와 동시에 법술들이 나를 얽어매며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되었다·

‘외공을 이 정도로 익혔다고? 이 정도면 외공 수준이 아니라 그냥 연체공법 아닌가? 그렇군· 혹시 창천개벽문 공법을 익힌 자인 건가?’

나는 발길질 한 번에 구름 수준까지 치솟은 내 몸을 보며 무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붕대가 풀리며 내가 가지고 왔던 수십 자루의 기형병기들이 하늘에 풀어 헤쳐지기 시작했다·

파앗!

붕대 괴인이 비행법술을 써서 내게 날아온 것이 보였다·

“한판 해 보자는 거····”

번쩍!

그리고 내가 뭔가 말하려는 순간·

그가 허공을 박차더니 그대로 내게 주먹을 날렸다·

투쾅!

나는 그대로 해안가 위쪽 하늘에서 바닷가 한가운데·

그러니까 청문령이 법회를 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쏘아지게 되었다·

“무슨 완력이····”

나는 눈매를 꿈틀거리며 혀를 내둘렀다·

방금 전 그가 허공을 박찼던 게 기억났다·

그건 오기조원의 경지로 인해 공기의 결을 읽어 허공을 박차는 허공답보가 아니었다·

그냥 순수 완력으로 공기를 걷어차서 뛰어오른 것이었다·

그 상태에서 법술로 충격파의 소음을 없애 허공답보 비슷한 효과를 내는 괴물·

그것이 붕대 괴인인 것이었다·

파아아앗!

붕대 괴인이 날아온다·

부웅!

그가 내게 달려들어 주먹을 뻗자 충격파가 폭발하며 인근의 바다가 갈라지며 파도가 몰아친다·

쿠과앙!

의식영역이 없어 이전처럼 완전하 공기의 결을 읽을 순 없었지만 나 역시 그래도 경험을 토대로 허공을 밟고 날아오르며 소리쳤다·

“이봐 잠깐! 왜 그렇게 나를 죽이려 하는 거지?”

“제자는 나뿐으로 충분하다·”

나는 천잠조귀술을 통해 유사 무형검을 만들어 그의 일격에 맞서며 의아해했다·

“나 말고도 그분의 제자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은 많을 텐데?”

“그렇겠지· 하지만 너 정도라면 충분히 그분의 제자기 될 수 있을 테니 미리 제거해 놓는 게 좋겠지·”

“무슨 개 같은····”

생각해 보니 이상했다·

‘아까 그 왈패 놈의 팔을 뽑을 생각이긴 했다만 살기도 흘리지 않고 생각만 한 건데 알아채질 않나· 내가 청문령의 제자가 될 거라고 확신하고 달려들질 않나 뭘 하는 놈이지?’

솔직히 모르겠다·

짐작 가는 놈도 없었다·

나는 천잠조귀술을 통해 그와 부딪히며 바다 위를 날았다·

놈의 공격은 하나하나가 너무 패도적이었기에 초반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녀석의 주먹과 공격들을 피하는 중일 때였다·

‘음? 상선인가?’

저 밑을 지나가는 배가 문득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내가 그 상선을 잠시 쳐다볼 때였다·

“집중이 안 되느냐? 칠칠치 못한 것! 네놈 같은 건 절대 스승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알겠느냐!!!”

갑자기 붕대 괴인이 버럭 소리치며 상선을 향해 날아갔다·

나는 흠칫 놀라며 소리쳤다·

“잠깐! 이 미친놈이····”

쿠과과광!

붕대 괴인은 그대로 상선에 내리꽂히며 상선을 산산조각 내었다·

나는 황당함에 기가 차서 입을 벌렸다·

‘전투 중에 내가 잠시 쳐다봤다고 그 상선을 박살 낸다고?’

붕대 괴인의 눈빛을 보아 딱히 싸움에 집중하라거나 전투를 즐기고 싶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그냥 순수하게 내 기분이 나쁘라고 저지른 미친 짓·

나는 도대체 붕대 괴인을 이해할 수 없어서 그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때였다·

“사 살려··· 어풉 어풉풉····”

상선의 선원들이 물 위로 헤엄쳐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소리쳤다·

“잠시 기다리시오· 이 미치광이를 잡고 구해 드릴 테니····”

철컥!

내가 품에서 동방의 보검을 꺼냈을 때였다·

“···잠깐·”

나는 붕대 괴인에게 집중하다 말고 상선의 깃발을 홱 바라보았다·

“···저게 왜····”

상선의 깃발에 그려진 그림·

그것은 봉래국 왕실을 상징하는 국기였다·

나는 빠르게 붕대 괴인에게 공격을 날린 후 그 찰나 해수면으로 내려가 선원 중 한 명에게 물었다·

“너희! 너희는 어디서 오는 배의 선원들이고 이 배의 주인은 누구냐!!!”

내 말에 선원들은 근처의 나무토막을 잡으며 소리쳤다·

“하늘을 걷다니··· 시 신선님이십니까? 저 저희는 봉래국 왕실 교역선의 선원들입니다! 봉래국에서 성제국과 교역하는 배의 선원들입지요· 이 배의 주인은 위대하신 봉래국 왕실의 여왕 전하이십니다!”

“····”

나는 당황스러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그 봉래국이란 나라· 성제국을 기준으로 어느 방향에 있지?”

선원은 서쪽을 가리켰다·

“서쪽을 향해 끝없이 항해하면 저희 봉래의 영토가 나오나이다!”

“···아니야· 무슨 개소리··· 성제국에서 더 서쪽으로 가면 나오는 건 ‘세계의 끝’과 이 세계를 지키는 세계순력이다· 이 이 세계는 평평하기 때문에 바다 끝으로 가면 세상의 끝밖에 없는····”

내가 혼란에 차서 중얼거릴 때였다·

투쾅!

붕대 괴인이 내가 있는 해수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촤아아아!

거대한 물기둥이 하늘로 치솟는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피했지만 나와 대화를 나누던 선원은 그대로 괴인의 공격에 몸이 반으로 쪼개져 죽었다·

괴인이 나를 비웃으며 말했다·

“병신같은 놈· 세계가 평평하다니 세계가 둥근 건 상식 중의 상식이 아닌가· 이 대륙의 반대편에 있는 나라가 바로 봉래국이란 국가다· 머저리 놈···!”

그를 통해 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세계는 봉래도의 세계와 이어져 있다·

그리고····

“세계가··· 둥글다고···!?”

나는 혼란과 공포에 차서 하늘을 보며 소리쳤다·

“수 수계가 둥글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건··· 그건 절대 있을 수 없어···! 이 세계는 평평하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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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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