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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Chapter 473

강신(降神)

이 세계를 지배하는 모든 신령이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죽음 이후는 천존들의 영역일지언정 죽음 이전의 삶은 평생을 빛의 시선 아래에서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무수한 신령들은 [빛]을 두려워하고 경외하며 동시에 숭앙했다·

그리고 그런 만큼 또한 혐오하였다·

혈음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빛을 싫어하는 부류였다·

아니 사실 유호덕이었을 시절부터 그랬다·

[가장 오래된 분]에게 빛에 대한 진실과 그들의 추악한 목적을 들었을 때부터 그는 빛의 혐오자가 되었다·

물론 지금은 가진 바 힘과 뒷배를 잃어 빛에게 벌레 취급을 당하면서도 그들을 두려워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는 빛이 싫었다·

옛 벗인 광한의 일도 더해져서 더더욱 혐오스러운 것이 빛이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그는 광한의 시체를 관리하는 빛의 신자 백운을 용서할 수 없었다·

또한 백운을 비롯해 빛을 그 세계에 불러들인 존재·

서은현 역시 용서할 수 없었다·

백운이야 광한계와 동화중이라 건드릴 수가 없다지만 서은현은 달랐다·

고작해야 심족이니 뭐니 같은 사장된 옛 힘이나 다루는 것으로 존자에 올라간 것·

별로 두렵지도 않았고 설령 심족의 힘이 아니라 나머지 천지쌍수의 경지도 모두 쇄성기 수준으로 올려도 두렵지 않았다·

개열기들 따윈 말할 것도 없었고 성사조차도 중경계와 동화된 존재가 아니면 두렵지 않았다·

하물며 고작해야 쇄성기 따위임에야!

그러나 혈음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혈음의 예언에 의해 그와 재회하게 된 서은현이었다·

서은현은 그와 만나자마자 어떻게든 발악해 보려는 듯 바로 쇄성기로 승급하기 시작했다·

원래 죽인 다음 혼을 뽑아 천년만년 고문할 생각이었던 혈음으로선 오히려 죽이려는 수고를 덜어 주려는 것이라 기꺼운 마음으로 구경해 주었다·

어차피 쇄성기 승급 확률 따윈 높지도 않았고 설령 기적 같은 확률을 뚫고 승급하더라도 오히려 쇄성기부터는 진선의 앞에서 더더욱 취약해지니 걱정도 없었다·

설령 취약해지지 않아도 쇄성기 한 마리 따위·

그것도 쇄성기 초기 따위는 진선 앞에서 인간과 오목눈이 내지는 병아리 정도로 그 차이가 격심했다·

: : 분명 그래야 할 터· : :

혈음은 눈앞에서 승급하는 서은현과 서은현이 완성한 별을 보며 당황했다·

: : 너는 무엇이냐· : :

정상적인 쇄성기 존자가 첫 승급과 함께 만들어 내는 별은 위성(衛星) 정도의 크기였다·

그러나 혈음의 눈앞에 드러난 서은현의 별은····

명백한 행성(行星) 수준의 크기였다·

절대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위이이이잉!

거기에 혈음은 서은현의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한 ‘고리’에 대경할 수밖에 없었다·

: : 천지쌍수(天地雙修)! 어찌! : :

아무리 합체기에서 천지쌍수로 수련한 존재라 해도 쇄성기 승급을 한꺼번에 진행할 수는 없었다·

쇄성기부터는 천지쌍수로 수련하고 싶다면 무조건 그 무지막지한 승급의식을 ‘한 번 더’ 치뤄야 하는 것이었다·

이미 별을 만든 상태에서 별을 한 번 더 폭발시켜야 하는 미친 방식을 통하여 인력을 이해하는 행위를 취하지 않으면 쇄성기에서의 천지쌍수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눈앞의 서은현은 어찌 된 건지 천지쌍수 수련자의 증거인 ‘고리’를 두르고 있었다·

: : 아해야 무슨 사술(邪術)을 썼느뇨· 이 판관장 앞에서 진실을 드러낼지어라· : :

* * *

실패했다·

실패했다·

실패하고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혈음을 상대로 자폭하기를 몇 번 몇십 번 몇백 번을 반복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인력의 성질을 더더욱 깊게 파고 들어갔다·

내 별을 완성한 상태에서 완성된 별을 한 번 더 폭발시키기를 계속해서 반복하며 점점 더 나아갔다·

그리고 나는 진선의 일격을 수백 번이나 내 몸으로 맞아 가며 진선에 대해서 더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진선(眞仙)이란 세계(世界) 그 자체다·

합체기처럼 소세계나 쇄성기처럼 위성이나 만드는 가짜 세계가 아닌 [진짜 세계] 그 자체가 바로 진선이다·

진선의 체내에서는 진짜 생명체들이 자라날 수 있고 정말로 생로병사를 지니며 수선을 향해 나아가는 수도자들이 탄생할 수 있다·

그들은 삼라만상의 운명을 조율하며 저 하늘 위쪽에서 무적처럼 군림하는 신(神)들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세계] 그 자체의 힘을 몇백 번이나 받아 내며 [세계]에 대항할 수단을 찾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필멸자 하나 따위의 힘으론 세계의 힘을 받아 낼 수 없다·

그러므로 빌려야 한다·

세계를 내 손으로 이길 수 없다면 나 역시 세계로부터 힘을 빌려야 했다·

우우우웅!

다시금 홍범이 내게 쏘아지는 천겁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보인다·

명의 계위에서 움직이는 혈음의 인력이····

‘나 역시 일순간이나마 명의 계위로 날아올라야 해·’

파아앗!

일순간 내가 만들어 낸 별이 작아지며 체내로 들어왔다·

몇 번이나 별을 만든 상태에서 자폭하고 회귀하기를 반복했을까·

어느 순간부터 내 주변에는 ‘고리’가 생겨났다·

‘이 ‘고리’가 주변의 힘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치 천인기 때에 만드는 천원이 주변의 천지영기를 끌어들이는 것과 같이 ‘고리’의 힘은 ‘세계’ 그 자체의 힘을 끌어오는 것 같았다·

혈음이 홍범에게 일격을 가하려 했다·

나는 고리를 단 내 본체를 내 화신체 안쪽으로 밀어넣은 후 인간형으로 변하여 혈음의 일격을 향해 뛰어올랐다·

무색유리검이 내 손에 잡혔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 짧은 순간마다 수백 번 이상 회귀하며 수백 번이나 ‘겹쳐진’ 무색유리검은 어느새 쇄성기 수준의 법보로 진화해 있었다·

나는 더더욱 흉악해진 무색유리검을 잡은 채로 눈을 빛내며 원(圓)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에라도 혈음의 공격이 홍범에게 향할 것 같았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검으로 원을 그렸다·

키이잉-

이것은 아심검 영유월감이었다·

동시에 적진성산이기도 했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무색(無色)의 원(圓)이 만들어졌다·

김연의 비익무가 기묘성채의 괴뢰들로 인해 일순간 진정한 무한(無限)의 경지에 이르렀듯이·

내 검이 한 번 원을 그릴 때마다 내 의식은 계속해서 가속하기 시작했다·

붕-

붕붕-

붕 붕 붕 붕!

····

키이이이이잉!

처음에는 조금 느리다 싶었던 회전이었지만 어느새 나는 세상이 정지한 듯한 영역에 들어온 것을 느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정신 가속으로도 들어올 수 있는 경지다·’

더 가속시킨다·

내 검은 점차 빨라졌다·

‘더·’

키이이잉-

‘더!’

키이이잉!

‘더!!!’

피이이잇!

어느 순간·

나는 세상이 완전히 정지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빛 그 자체가 되어 버린 듯한 느낌·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정지된 세상 속에서 명의 계위를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혈음은 이 정지된 세계 속에서도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혈음이 나와 눈이 마주쳤다·

: : 놀랍구나· 필멸자의 육신으로 이 영역에 도달하다니· : :

그가 눈을 빛냈다·

: : 그렇구나· 놈· 오각(五覺)을 전부 가졌느냐· : :

오각?

다섯 감각?

무슨 뜻일까·

: : 어찌 필멸자 주제에 선가(仙家)의 영역에 정신을 디밀었는지 의문이었는데 그런 방식을 쓰다니· 놀랍도다 놀라워· : :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지금 이 순간 내 정신은 진선이라 불리는 존재들과 일시적이나마 동등한 영역에 올라왔다·

원을 그리며 끊임없이 정신을 가속시킨 결과 이 영역에 이른 것이었다·

혈음은 내 의도를 알아차린 듯 나를 비웃었다·

: : 혹여 내 일격을 막아 보려 애쓰는 것이더냐· : :

나는 답을 할 수 없었다·

일시적으로나마 이 영역에 머무르기 위해선 필사적으로 원을 그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 : 소용없도다· 네 정신 하나만 우리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하여 해결될 것 같으냐· 아하하하하···· : :

그리고 다음 순간·

혈음의 공격이 홍범의 앞을 막아선 내게 직격했다·

‘원을 유지해야····’

명의 계위에서 붉은 파도가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그 압도적인 거력에 전신이 증발하는 걸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안 돼· 버텨· 계속 원을 유지해· 그러면 성공할 수 있어· 계속 계속 유지하면···· 수미(須彌)의 초식을···!’

그러나 결국 나는 이 거력 앞에서 균형을 유지하지 못했다·

내 본체를 비롯한 반신(半身)이 그대로 날아가며 균형이 깨졌고 내가 그려 오던 원이 박살 났다·

그와 동시에 내 정신은 다시 필멸자의 영역으로 돌아왔다·

‘···제길·’

나는 의식이 흐려지는 걸 느끼며 이번에는 홍범과 전명훈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내 인척력이 그들을 향해 뿜어지며 그들을 머나먼 곳으로 밀어버렸다·

다음 순간 아득한 성겁이 나를 뒤덮었고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그것이 나의 구백여든여섯 번째 회귀(回歸)였다·

* * *

986회차·

나는 다시금 수미의 초식을 발동시키며 혈음에게 달려들었다·

혈음이 또다시 방금 전의 상황을 반복한다·

모든 것이 똑같았다·

하지만 한 가지가 달랐다·

쿠구구구구구!

혈음의 거력이 힘의 파도가 되어 나를 뒤덮었다·

그러나 나는 원을 그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반신이 파괴되어도 몸이 박살 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파아아앗!

나는 원을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린 끝에 마침내 힘이 일정 영역에 이른 것을 느꼈다·

내가 그려오던 원은 어느새 빛의 고리처럼 내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끝없이 그려지던 원이 완전히 실체화되는 걸 느끼며 나는 그 원을 압축시켰다·

원이 압축되며 내 체내로 들어왔다·

다 망가져 버린 내 별의 몸 중심·

그 중앙에서 내가 그려 왔던 원은 하나의 점(點)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정도인가·’

쩌어어어엉!

점을 완성한 바로 다음 순간 나는 완전히 혈음의 일격을 맞고 죽어 버렸다·

별이 완전히 망가지기 이전에 이 점을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그래도 괜찮아·’

다음번엔 분명 성공하게 만들 테니까·

그것이 나의 구백여든일곱 번째 회귀(回歸)였다·

* * *

987회차·

파아아앗!

나는 원을 그려 진선의 영역에 정신을 들이민 다음 그 원을 완전히 압축시켜 점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행히 몸이 완전히 망가지기 이전에 점을 완성했다·

남은 것은 점을 쪼개는 것!

강환(罡丸)을 만드는 구결!

나는 그 구결을 통해 하나의 점에서 세 개의 점을 복사해 냈다·

‘그리고 이걸 통해····’

파아앗!

세 개의 점을 다시 아홉으로 쪼갠다·

그리고 다시 아홉 점을 27개로 27개를 81개로 쪼갠다·

한 번 쪼갤 때마다 쪼개지는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

와득!

나는 다시 죽었다·

‘더 빨리····’

* * *

988회차·

회전을 통해 만든 점은 수백 개를 넘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목표치에 이르는 데엔 실패했다·

‘더···!’

* * *

989회차·

990회차·

991회차····

어느 순간부터일까·

나는 미친듯이 원을 그리던 중 ‘원’ 그 자체가 내 마음 안쪽에 내면화(內面化)되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

‘이건····’

나는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이 ‘원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어느덧 아심검 영유월감과 같이 내 내면에서 완전히 나와 하나 되었단 것을·

번쩍!

그걸 깨달은 순간 나는 회차가 시작하자마자 원을 그려 바로 응축하여 점을 만들 수 있었다·

파아아앗!

그리고 내 체내에 생성된 점은 순식간에 수십 수백 개로 쪼개지며 사방으로 흩뿌려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나는 내 주변에 삼천여 개의 빛이 생겨난 것을 인지했다·

‘이제 충분하다·’

: : 무슨 잔재주냐· : :

혈음이 나를 조롱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묵묵히 검을 들어 올렸다·

다음 순간 내 체내에 들어온 ‘최초의 점’이 빛을 토해 냈다·

동시에 최초의 점에서부터 터져 나온 빛이 다른 삼천여 개의 ‘점’들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삼천여 개의 별들로 이뤄진 별자리처럼 보이기도 했다·

: : 호오 그런 게냐· : :

과연 썩어도 진선답게 혈음은 단박에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본 모양이었다·

나로부터 시작된 별자리는 ‘점’들이 전부 사라졌음에도 계속해서 주변으로 뻗어 나갔다·

그리고 별자리의 선이 저 먼 공허간 한쪽·

그곳에 있던 시(尸)와 연결되었다·

치치직!

그리고 별자리는 계속해서 연결되기 시작했다·

한 번 시(尸)와 연결된 별자리는 계속해서 뻗어나 더더욱 많은 시들과 연결된다·

일순간 공허간 전체가 나와 연결된 별자리로 인해 빛이 나기 시작했다·

: : 일순간 선역(仙域)에 정신을 들이밀고 그 정신을 복제시켜 그 복제된 정신을 시들에게 연결시킨다···· 그리고 그 시들에게 선인의 정신을 부여하는 것이냐· 그것으로 내 앞에서 발버둥 치겠다는 것이느냐· 저 폐기물들에게 선인의 정신을 잠시 부여한다 해서 뭐가 달라질 것 같으냐· : :

그는 왠지 즐겁다는 듯 끌끌 웃었다·

: : 어지간한 준선들보다 낫구나· 진정한 선술은 아니지만 아(亞) 선술은 되겠어· : :

: : ···틀려· : :

나는 혈음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 : 시(尸)들에게 정신을 연결시킨 것이 아니다· : :

혈음이 나를 내려다보며 흠칫 놀라는 게 느껴졌다·

진선의 영역에서 대화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정신력을 소비했으므로 나는 더 말하지 않고 계속해서 수미의 초식을 발동했다·

수미의 초식에서부터 시작된 별자리의 선은 마침내 공허간을 넘어 성계에 도달했다·

시는 매개체일 뿐·

내가 진정 도달하려는 건···· 우주(宇宙) 그 자체다·

나는 별자리들을 통해 우주 그 자체와 연결되며 일순간 전율을 느꼈다·

‘이게 우주····’

감히 말로 표현하는 것조차 불경스러울 정도로 장엄하다·

차라리 신성한 수준의 무한한 공간!

그것이 바로 성계이자 우주인 것이었다·

휘잉-

나는 월악부터 시작하여 영유월감에 이르기까지 단악감법의 모든 초식을 펼치기 시작했다·

적진성산의 초식을 만들 때부터 이미 하나로 녹아들기 시작한 단악검법이었다·

하지만 나는 오늘 더더욱 단악검법을 하나로 녹여내기로 마음먹었다·

초식과 초식이 이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내 체내의 ‘별의 고리’가 맹렬히 회전하며 세계 그 자체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단악검법의 초식과 초식이 이어져 원을 그렸고 그 원이 체내의 별의 고리와 겹쳐진 순간이었다·

촤아아아악!

마침내 우주 전체와 연결되었던 별자리를 통해 세계 전체의 힘이 내게 빨려들기 시작했다·

내 검형(劍形) 안쪽으로 우주 그 자체가 빨려드는 것만 같았다·

혈음은 그렇게 말했었다·

감히 필멸자의 정신 하나만으로 자신의 힘에 도달할 수 있겠느냐고·

그 말이 맞다·

모든 속도와 시공간을 초월한 영역에 정신에 일시적으로 정신을 접속시켰다 해도 저들은 이 영역에 너무나 편안하게 존재하는 이들·

나 하나로는 이들을 이길 수 없다·

‘그러니 나 하나만의 정신을 쓰지 않는다·’

나는 나와 연결된 시(尸)들·

그리고 그 시들의 체내에 있는 ‘세계’에 연결되어 그 세계에 나의 정신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시들을 매개로 연결된 우주에 나의 정신을 불어넣었다·

우주 곳곳에 있는 먼지·

별빛 냉기 열기 천지영기의 작용들·

그 모든 것에 ‘선역에 도달한 내 정신’이 일순간 깃든다·

물론 진짜로 우주 전체의 힘을 빌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간절히 이 세계 전체에 염원하며 검을 내질렀다·

‘부디 힘을 빌려주소서·’

무수한 회전 뒤에 나는 혈음의 일격을 향해 검(劍)을 뻗었다·

세계 전체의 힘이 눈앞에서 달려드는 또 다른 세계의 힘을 향해 뻗쳐 나갔다·

다음 순간·

—!

나는 나를 향해 달려들던 붉은 파도와 함께 폭발하였다·

‘아아····’

드디어·

991회차에 도달하여 진선의 일격과 동귀어진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었다·

그것이 나의 구백아흔두 번째 회귀(回歸)였다·

* * *

992회차·

“다시 한번!”

동귀어진으론 안 된다·

이 일격을 맞고 살아서!

홍범과 전명훈이 모아 준 천겁을 맞은 후에!

완전한 쇄성기가 된 이후 혈음을 능멸할 수 있을 때까지 더더욱 이 검을 발전시킬 것이다!

나는 검무(劍舞)를 추었다·

그것은 끝없는 원(圓)으로 이뤄진 검무였다·

원을 그려 점을 만들고 그 점을 퍼뜨려 별자리를 만들고

그 별자리를 통해 우주의 힘을 빌린 이후 단악검법 전체를 통합시킨 검무를 추며 최후의 일격을 쏟아붓는 것·

그것이 바로····

‘단악검법· 제 삼십삼초·’

“수미(須彌)!”

쩌엉!

다시금 검이 박살 난다·

이번에는 동귀어진하진 않았다·

그저 검이 산산조각 나고 내 몸의 모든 진기가 빠져나갔을 뿐·

“하···· 하····”

나는 나를 덮쳐 오는 성겁을 보며 웃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그것이 나의 구백아흔세 번째 회귀(回歸)였다·

* * *

993회차·

나는 검무를 추며 검을 뻗었다·

푸확!

명의 계위에서 내려온 붉은 파도가 반으로 쪼개졌다·

“하하····”

처음에는 인지조차 못 했지만 이제는 보인다·

핏빛의 바다 같은 혈음의 몸에서 뿜어진 붉은 폭류(瀑流)가 홍범을 향해 뿜어지는 과정 자체가 생생히 인지된다·

‘검이 박살 나지 않았다·’

나는 싱긋 웃었다·

다시 한 걸음 나아갔다·

비록 모든 기운을 사용하긴 했지만 검을 온존한 채 혈음의 일격을 막아 낸 것이다!

콰르르릉!

나는 다시금 성겁을 맞아 내며 눈을 감았다·

그것이 나의 구백아흔네 번째 회귀(回歸)였다·

* * *

994회차!

995회차!

996회차!!

997회차!!

“아····”

나는 문득 내가 어떠한 황홀경(恍惚京) 안쪽에 진입해 있음을 눈치챘다·

눈앞에서 붉은 폭류가 홍범을 향해 날아간다·

명의 계위에서 내려온 폭류였다·

선술이라고 하기도 미약하며 혈음으로선 장난식으로 내지른 공격이지만 어쨌든 진선격의 일격이었다·

몇 번의 죽음을 통해 이제는 저 공격을 검도 부러뜨리지 않고 모든 기운을 소진하지도 않은 채 쪼개 버릴 수 있단 확신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드디어 새로운 초식을 대성(大成)했구나·’

초식을 습득한다고 해서 완벽히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초식을 만든 창시자조차 그 초식을 만들고 단련하고 개선점을 찾아가며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형을 찾아 내면화시키는 것·

그 경지에 도달하는 것만이 초식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대성하는 법이었다·

위잉!

동시에 나는 기이한 경험을 하였다·

세상의 모든 것이 검(劍)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눈앞의 혈음도 검·

공허간의 시들도 검·

우주에서 비춰지는 성겁도 검·

성겁을 내리는 별빛 하나하나도 전부 검이었다·

‘아····’

나는 새로 만든 초식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악검법 33초는 ‘세계의 힘을 빌리는’ 검무임과 동시에 대막사해성 등이 적용되어 ‘세계에서 힘을 끌어오는’ 법술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계에서 힘을 빌린다’는 말은 곧·

세계와도 같은 존재라면 내가 펼치는 검무를 통해 내게 ‘힘을 빌려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강신(降神)·

검무(劍舞) 속에 어떠한 신적인 존재가 강림하는 것이 느껴졌다·

: : 그대 검(劍)으로 도(道)를 구하려 하나? : :

나는 어쩐지 그 신적 존재의 질문에 홀린 듯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 : 검(劍)의 구도(求道)가 경지에 이르른 즉· 그대는 본좌의 눈에 찼노니 신자(信者) 삼을 요량도 있노라· 하나 도움을 주는 것은 다른 문제· 그대 나의 도움을 구하고자 한다면 능력을 보여야 할지니· 검(劍)과 선(仙)을 합일하여 보아라· : :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무(武)의 측면에서만 지금껏 검을 다뤄 왔다·

그리고 이 정체 모를 진선은 내게 법술의 측면과 무공의 측면에서의 검법을 합치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파아앗!

나는 휘광 속에서 검무를 펼쳤다·

마치 옆에서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내 검로와 법술 신통과 인력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합쳐졌다·

귓가에서 만족스러운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게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내 검법에 탄복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정신이 흔들렸고 당장에라도 그 [누군가]에게 귀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이 존재는 검(劍)의 극점에 이른 존재다·

다만 심족은 아니고 홍수령 같은 검수(劍修)로서 신과 같은 존재인 게 느껴진다·

아아 귀의하고 싶다·

이분께 귀의하여 이분의 한 자루 검(劍)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피륙이 존재하는 인간의 삶은 지친다·

그냥 한 자루 검으로써 철로써 살아가고 싶다·

그래 귀의····

: : 네 이놈!!! : :

나는 격분한 혈음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 : 또 삿된 것을 부르는구나! 음험한 존재들이여 일월천역에서 부디 나가 주시오! : :

다음 순간·

나는 혈음의 진심을 다한 선술의 힘에 전신의 힘이 으스러지며 죽었다·

그것이 나의 구백아흔여덟 번째 회귀(回歸)였다·

* * *

‘벌써 998회차인가·’

길었다·

너무도 길고도 길었다·

지난 회차에선 [누군가]에게 그대로 홀려 버려 귀의당할 뻔했지만 이번 회차에선 달랐다·

‘순수히 나만의 힘으로 혈음의 평범한 일격 정도는 막을 수 있다!’

나는 다시금 황홀경에 빠져들었으나 이번에는 정신을 놓지 않고 오로지 내 정신만으로 검무를 추었다·

검무(劍舞)에 세계(世界)가 깃들며 휘광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나는 다시금 세계 전체가 검으로 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다시금 [누군가]의 목소리가 나를 유혹했다·

: : 그대 검의 구도자여· 본좌를 따라오라· 그리하면 검의 극의를 보여 주겠노라· : :

그리고 나는 거절했다·

“됐습니다·”

: : 무어라? : :

“검의 극의는 제 손으로 보겠습니다·”

츠아아아아!

검무 속에서 새하얀 휘광이 터져 나왔다·

나는 그 휘광 속에서 내게 말을 거는 존재의 정신을 밀어내며 외쳤다·

“남의 손을 빌어 얻은 검의 극의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나이까!”

실패하고 실패하고 실패해 왔다·

실패의 산으로 쌓아온 나의 검이다·

“내 검은 내 것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검의 극의도 나만의 것입니다· 호의는 감사하오나 제 손으로 이루겠나이다!”

나는 검무 속에 강신된 초월적인 존재의 의지를 떨쳐 내며 그 상태에서 혈음의 일격을 향해 검을 뻗었다·

단악검법(斷岳劍法)

제삼십삼초(第三十三招)

수미(須彌)!

세계(世界)의 힘을 빌리는 검무가 또 다른 세계가 쏘아 내는 일격을 향해 날아갔다·

우주 그 자체의 힘을 빌린 검초는 그대로 혈음의 폭류를 반으로 쪼개 버렸다!

‘드디어!’

998회차나 진행된 회귀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완벽하게’ 혈음의 일격을 막아 내는 데에 성공했다!

[홍범!!!]

나는 영언을 터트리며 홍범에게 소리쳤다·

홍범의 입천(入天)이 터져 나옴과 동시에 16회차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네 월도입천은 무슨 이름으로 지을 거지?

-음 좋은 이름은 생각나진 않습니다만···· 이름에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냥 되는대로 부르지요·

-흠 무슨 소리냐· 이름이 있어야 펼칠 때 더 뿌듯할 게 아니냐· 못 짓겠으면···· 내가 지어 주는 건 어떠냐·

-음····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래· 혹 조금 지향하는 바가 있느냐? 이런 말은 넣어 줬으면 좋겠다 싶은····

-딱히 생각나는 건 없습니다만···· 굳이 지어주시겠다면 검(劍)을 넣어 주십시오·

-검?

-예· 주인님의 월도입천은 무형검이니 주인님께 이왕 받는 것이면 검이 들어갔으면 합니다·

-알겠다· 그렇다면····

홍범의 손에 시커먼 어둠이 잡혔다·

어둠은 빛을 살라 먹는 거대한 아가리가 되어 펼쳐졌다·

-저 아무것도 없는···· 허공(虛空)을 베어 내는 검(劍)으로 하자·

16회차의 나는 그의 입천에 그런 이름을 지어 줬었다·

홍범의 수많은 무류가 통합된 검은 아무것도 없이 공허한 저 하늘을 베어 낼 정도로 빼어났으니까·

-마음에 안 들거나 나중에라도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생각나면 얼마든지 말해라· 다른 이름이 생각나면 그걸 써도 좋다·

-아닙니다· 꽤 마음에 드는군요· 허공의 검이라···· 나중에 이보다 마음에 드는 이름이 생각난다면 이 검의 이름은 주인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 물론····

[홍범· 네 입천의 이름은 앞으로····]

나는 영언을 터트렸고 홍범은 떨어지는 성겁을 향해 허공(虛空)의 검(劍)을 휘둘렀다·

-끝내 좋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다음 생이 되더라도 이 이름을 쓰겠습니다·

[허공검이다·]

월도입천(越道入天)

“허공검(虛空劍)!”

홍범의 검이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며 천겁에 접속했고 전명훈의 권능이 발동하며 수백만 개의 천겁을 끌어모았다·

전명훈의 힘과 홍범의 힘이 겹쳐지며 능력이 제곱된다·

순식간에 수백억 수천억에 달하는 성겁들이 통합(統合)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수미(須彌)의 검무를 통해 우주의 힘을 검무에 강신(降神)시키기 시작했다·

첫 번째 성겁은 무조건 맞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맞을 수 있는 천겁은 무조건 극복할 수 있다!

진선의 일격조차 반으로 쪼갠 수미검무(須彌劍舞)가 수백억의 성겁이 합쳐진 첫 번째 성겁을 반으로 쪼개 버렸다·

내 일검(一劍)은 그대로 성겁을 뚫고 공허간과 성계의 경계를 뚫고 우주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하아····]

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거의 일천회차에 달하는 시간의 굴레 속에서 제대로 짓지 못했던 ‘제대로 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우우웅!

내게 의해 바스라진 성겁이 그대로 내 체내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방금 전 나에게 성겁을 날렸던 별들과 내가 제대로 ‘연결되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이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성맥(星脈)이었다·

성겁을 통해 별들과 이어져 성맥을 부여받으며 이 우주에게 제대로 된 ‘별’로 인정받는 것·

그것이 바로 성겁의 정체였던 것이다·

성맥을 통해 온 우주의 별의 힘이 내게 흘러들었다·

의식영역이 미친 듯이 확장된다·

마음만 먹으면 의식영역 자체만으로도 천족 영역 전체를 탐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별들의 힘을 느끼며 인력을 끌어 올려 동료들을 빠르게 내 체내의 별 안쪽으로 불러들였다·

탈진한 홍범과 전명훈 역시 빠르게 회수한 후 나는 그대로 한 걸음을 걸었다·

파밧!

주변의 환경이 변화해 있었다·

이곳은 성계(星界)·

별들의 바다이자 우주(宇宙)라고도 불리우는 무한의 영역이었다·

[드디어···· 진정한 존자(尊者)가 되었다·]

축지법을 통해 차원 도약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공간을 도약할 수 있는 경지·

공허간에서 아무런 중경계의 도움도 받지 않고 바로 성계로 넘어갈 수도 있는 경지·

그것이 바로 쇄성기이다·

쩌어엉!

우주의 한 귀퉁이가 무너지는 것 같다·

저 멀리서 어마어마한 파동과 함께 우주의 일부분이 무너져 내렸고 그곳에서부터 붉은 바다가 나를 향해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 : 노옴 ! : :

나는 씨익 웃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지·]

나는 끝도 없이 흘러 들어오는 성맥의 권능을 느끼며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뎠다·

파앗!

혈음의 모습이 빠르게 멀어져 갔다·

나는 진정한 쇄성기(碎星期)에 도달한 나의 힘을 느끼며 수십 광년의 거리를 뛰어넘어 도망쳤다·

쿠구구구구!

그러나 혈음의 손으로 보이는 것은 아랑곳 않고 나를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이제 쇄성기에 완전히 도달했으니 회귀해도 경지는 유지된다·’

천겁을 맞고 완전히 경지가 고정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성운만 딸려 오진 않을 터였다·

‘이제 이 성계 속에서 도망치며 혈음이 예언한 운명을 능멸할 만한 걸 찾으면 돼·’

그리고 그 후보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때였다·

“···!”

나는 성계를 도약하던 중 한 구역에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하·]

대략 쉰 개의 별빛들이 나를 가로막고 있었다·

본체는 아니고 화신(化身) 정도였지만···· 그 정도임에도 하나하나가 성반기 수준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이들이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죽으라고 성겁을 쐈다만 어찌 된 놈인지 그걸 다 받아먹고 승급을 하는구나·]

명귀계에서 나와 척을 졌던 개열기 50명!

그자들이 나를 가로막는 것이었다·

쿠구구구구!

뒤쪽에서는 혈음의 팔이 따라오고 앞쪽에는 개열기 진인들 50명의 화신들이 나를 막고 있다·

진퇴양난의 상황·

‘수미검무를 한 번 더 쓸 수 있을까·’

기력이 꽤 부족했다·

[···내가 어떤 진선의 분체나 화신 선보일지도 모르는데 감히 내 앞을 막는 것이오?]

나는 공갈을 쳐 보기로 했다·

그러나 개열기 진인 50인은 우습다는 듯 말했다·

[전(前) 명계 수석판관장께서 네놈이 그런 것 따위가 아니란 건 보증하셨다· 여기서 죽여 주마· 같잖은 것아·]

‘이런 제길····’

어쩔 수 없다·

전신이 곤죽이 될 것처럼 떨려 오고 기운은 티끌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검을 휘둘러야 하는 것이 나의 운수인 것 같았다·

나는 수미검무의 초식을 준비하며 검의(劍意)를 끌어 올렸다·

그때였다·

: : 정녕 그대 본좌에게 귀의하지 않겠더냐· : :

[누군가]가 다시 수미검무 속에서 내게 말을 걸었다·

[···필요 없습니다·]

: : ···그런가· 하지만 본좌는 그대가 탐이 나기 시작했다· 그대 본좌의 선보가 되지 아니하겠는가· : :

[필요 없다 말했습니다·]

: : ···할 수 없군· 그렇다면 본좌가 마음을 크게 쓰도록 하지· : :

[···어?]

우우우웅!

나는 저 먼 별하늘 너머에서 [뭔가]가 이쪽을 향해 오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저건····’

내가 펼친 수미검무를 통해 [누군가]가 강신하여 그의 힘을 이곳으로 불러들이고 있었다·

[저 저 저건···!]

[왜 왜 왜 저것이 저기에 떨어지는가!]

[네놈! 네놈 그의 신자였느냐!]

[모두 도망쳐라! 최대한 도망쳐···!]

그것은 검(劍)이었다·

은백색의 빛으로 이뤄진 광검(光劍)이 우주 공간을 넘어 이곳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혈음의 팔이 화들짝 놀라서 물러가는 게 느껴졌다·

광검의 크기는 태양조차 반딧불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그리고 검이 이 공간으로 떨어진 순간이었다·

검도성우(劍導星雨)

데에엥!

일월천역 전체가 울렸다·

광검이 부서지며 개열기 진인 50체가 보낸 화신들이 모조리 터져 나갔다·

화신 너머 본체들까지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 : ——-!!!!! : :

혈음이 궤멸적인 피해를 입고 나동그라졌단 게 느껴졌다·

우주 공간의 한 귀퉁이가 광검에 의해 무너져 내린다·

나는 내게 이 정도로 무지막지한 호의를 보인 [누군가]를 향해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누군가]가 답하였다·

나는 그의 대답에 식겁할 수밖에 없었다·

: : 본좌(本座)는 광명팔선(光明八仙) 제 오좌(五座)· 검극천군· : :

[···!!!]

: : 그대 검의 구도자여· 언젠가 그대를 본좌의 선보로 삼으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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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Score 9.5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On the way to a company workshop, we fell into a world of immortal cultivators while still in the car. Those with spiritual roots and unique abilities were all called to join cultivation sects, living prosperously. But I, having neither spiritual roots nor special abilities, lived as an ordinary mortal for 50 years, complying with fate until my death. That’s what I thought. Until I reg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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