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박된 신(3)
우득 우드드드득!
백운의 손에 잡혀 있던 뇌봉 여왕은 저항해 보려는 듯했으나 주변이 복사꽃 향기로 가득 차오르자 결국 완전히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뇌봉 여왕의 전신에서 새하얀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새싹들은 뇌봉 여왕을 뒤덮고 그대로 뿌리를 내리며 자라나 덩굴의 형태로 그녀를 칭칭 감아 버렸다·
우드드득!
마침내 뇌봉 여왕을 나무로 된 감옥 안쪽에 가둬 버린 백운은 수결을 맺기 시작했다·
드드드드드드!
[소환· 천련대산·]
공간이 찢어지며 광한계의 신령한 산·
천련대산이 99층에 소환되었다·
동시에 뇌성해의 천지영기가 마치 광한계의 천지영기와도 같은 파동을 뿜기 시작했다·
[성사로서 명하나니· 이제 이 세계는 사흘 동안 광한계의 일부 지역이노라·]
뇌성해 시련의 탑 대기 공간부터 99층에 달하는 모든 층이 천련대산에서 나온 빛에 물들었다·
그리고 시련의 탑 99층까지의 제어 권한을 얻은 백운은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열려라·]
쩌어어억!
허공이 그대로 열려 버리며 100층으로 가는 문이 열렸다·
* * *
치이이이이-
‘성공했나?’
나는 눈앞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수미검무는 제대로 들어갔다·
그러나 금진조는 겉으로 보기엔 큰 이상이 없는 듯했다·
얼마 후 금진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뭡니까 이건· 제가 주인으로 있는 뇌성해에서 뇌성해의 힘을 빌리는 검무라니· 큭큭··· 실속이 좀 없으시군요·]
‘백운에게는 통했거늘··· 진선과 성반기의 차이인 건가·’
내가 아연해할 때였다·
쩌어어억!
갑자기 99층의 입구가 열리며 그 너머에서 상상도 못 한 인물이 나타났다·
백운 성사였다·
동시에 99층 너머로 어째서인지 광한계와도 같은 영기의 파동이 진하게 느껴졌다·
금진조는 눈매를 꿈틀거리며 백운을 향해 비웃듯 말했다·
[내 자식 같은 뇌봉왕을 잔인하게 죽이고 오다니· 너무하시는군· 백운·]
백운은 코웃음을 치며 받아쳤다·
[네 자식이 아니라 살점 덩어리겠지· 아무런 애착도 없는 주제에 감정을 흉내 내지 좀 말아라· 네 애착이란 오직 뒈져 버린 금신자에게만 통할 뿐이란 것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그 말에 금진조의 눈매가 더더욱 싸늘하게 변하였다·
[폐급이 된 주제에 주절주절 입은 잘 놀리는구나··· 진인이었을 시절에도 감히 나를 쳐다보지 못했던 것이 감히 내 앞에서 고개를 쳐드는 것이냐· 오래간만에 다시 내 발을 핥게 만들어 줘야겠구나·]
[금신자가 자기 침으로 더럽게 핥아 놓은 발 따위 거저 줘도 안 핥는다· 그리고 원래 진인들은 진선을 직시하면 안 돼· 너 따위에게 수그러들어 직시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 개열기의 특성 때문에 그랬던 것뿐이다 이 되다 만 선수 놈아· ···그리고 자꾸 폐급이 되었다고 주절주절거리는 것 같다만····]
파아아아앗!
백운 성사에게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왔다·
그녀 본인의 힘과 더불어 광한계의 힘까지 동시에 뿜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광한계의 성사인 이상· 네놈은 설령 진짜 진선이라도 딱히 내 위가 아니다·]
구구구구구!
차원이 떨리기 시작한다·
아니 양수진이 남겨 놓은 시련의 탑 전체가 떨리는 것 같았다·
‘이게 백운이 작정하고 내는 진짜 힘인가? 내가 지난번에 맞았던 것보다 더욱 강한 것 같은데····’
나는 백운의 힘이 지난번보다 수 배는 강해졌단 걸 깨닫고 이유를 찾다 바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군· 멸신겁천의 구결을 운용해 보니 느껴진다·’
금진조는 백운을 비웃으며 수결을 맺었다·
[이 폐급 놈이 뭐라고 주절대는 게야· 여기가 광한계로 보이더냐? 그리고 네놈 배때지에 꽂혀 있는 주인님의 흔적을 사역할 수 있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모르더냐?]
우우웅!
금진조의 머리 위쪽으로 두 개의 빛덩이가 떠올랐다·
[천현기(天玄旗)· 지황번(地黃幡)·]
쿠웅 쿵!
두 체의 뇌전의 거인이 금진조의 양옆에 나타났다·
그리고 뇌전의 거인들은 각각 거대하고 새카만 깃발과 황금빛의 거대한 깃발을 양손으로 쥐고 있었다·
[휘날려라 천지쌍기(天地雙旗)!]
금진조가 법결을 내뱉으며 선보로 보이는 것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각각의 깃발을 든 거인들이 크게 소리치며 깃발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천현(天玄)!]
[지황(地黃)!]
깃발은 흑색과 황색의 기류 그 자체로 변해 허공에서 회전하더니 서로 마구 부딪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천지(天地)의 음양(陰陽)이 부딪히며 뇌성(雷聲)이 울리며 뇌전이 주변을 덮었다·
[뇌성질비인(雷聲叱非人)!]
금진조가 선술의 일종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발동하였다·
그와 동시에 두 개의 깃발에서 만들어진 뇌전이 백운의 배를 향해 내리쳤다·
본래 그녀에게 뇌전의 창 일곱 개가 박혀 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백운은 딱히 피하려 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콰르르릉!
뇌전이 그녀에게 적중했다·
금진조는 비릿하게 웃으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상하 관계가 이제 좀 인지되느냐 백운? 폐급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면····]
그 순간이었다·
백운은 양손을 공손하게 모으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신자가 청하나이다·]
드드드드!
세계가 진동한다·
동시에 하늘 위쪽에서 백운을 향해 거대한 빛줄기가 내려꽂혔다·
금진조가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 : —! : :
그녀가 선역에서 진선의 언어로 뭔가를 다급하게 외친다·
나는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백운의 배·
그곳에는 이전처럼 거대한 뇌창 7개가 꽂혀 있는 것이 아닌 7개의 자그마한 바늘 같은 것이 꽂혀 있었다·
나는 바로 전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전명훈이군· 전명훈의 도움을 받아서 그녀가 뇌성해에 강림할 동안 뇌전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도록 뭔가 조치를 취한 거야·’
이전에는 백운의 뇌창을 제대로 사역하지도 못했던 전명훈이었으나 아무래도 내 성겁을 건드리면서 이번에 무슨 깨달음을 얻은 모양이었다·
: : ——!!! : :
금진조는 나를 내팽개쳐 버리곤 다급하게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마치 백운이 불러내려는 존재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콰지지지지지직!
그녀의 몸집이 불어나며 그녀는 행성보다도 거대한 뇌전의 벌새가 되어 백운을 내려다보며 우짖었다·
: : —–!!! : :
그녀의 울음소리 단 한 번에 세계 전체가 박살 나는 것만 같다·
실제로 시련의 탑 100층 위쪽의 구조물을 제한 100층 전체·
그리고 그 이하의 99층부터 1층까지의 모든 세계가 금진조의 뇌성 한 번에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일백(一百)의 차원을 울음소리 한 번으로 멸하는 권능!
이것이 바로 양수진이 만들어 낸 뇌수 성체의 힘이었다!
그러나 백운의 기도가 끝나 버렸다·
[광한계의 성사로서 청하나이다· 부디 광한계에서 날뛰는 악선(惡仙)을 제압해 주소서· 이 자리에 오소사····]
드드드드드!
백운의 뒤쪽으로 거대한 빛의 잔영이 일렁였다·
그 존재는 검극천군과 똑같이 고대의 선복을 입고 있었고 머리에는 면류관을 걸치고 있었으며 얼굴에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
기화된다·
얼굴이 광자(光子)로 변환되며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동시에 내 머릿속에 물속으로 숨는 수둔술·
바닷속으로 숨는 해둔술·
빗속으로 숨는 우둔술·
해일과 지진을 일으키는 선술 백 년간 끊임없이 비를 내려 세계 전체를 멸망시켜 버리는 선술 빙하기를 불러오는 선술 등에 대한 지혜가 뇌리로 각인되어 왔다·
[광명팔선(光明八仙) 제 칠좌(七座)· 대해천군(大海天君)이시여 힘을 내려 주소서····]
짙은 남색 빛이 주변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람광(藍光)을 다스리는 진선·
대해천군의 투영이 백운의 등 뒤에 광배와 같은 형태로 깃들어 그녀에게 힘을 빌려주고 있다·
파사사삭!
나는 람광의 지배자의 허상을 인식한 후· 완전히 머리가 기화되어 버리며 잠시 의식을 잃었다·
* * *
정신이 돌아왔다·
‘여기는····’
나는 다시 내 본체로 돌아와 있었다·
아마 뇌봉 여왕이 내 머리에 걸어 둔 주술마저 빛으로 기화해서 혼백이 본체로 돌아온 모양·
나는 머리를 재생시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이게 도대체····’
나는 완전히 변해 버린 시련의 탑을 둘러보며 입을 벌렸다·
빙하기(氷河期)!
우주 전체에 빙하기가 온 것 같았다!
뇌성해에도 있었던 무수한 별빛들이 전부 얼어 버려 빛을 뿜지 못해 주변이 어둡다·
동시에 주변은 영혼마저 얼어 버릴 듯한 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니 영혼마저 얼어 버릴 듯하단 건 비유가 아니었다·
‘호 혼의 계위가 활동을 정지했어!?’
나는 혼의 계위의 의념들이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활동이 미진한 것을 보며 경악했다·
백운이 불러낸 광명팔선 제 칠좌·
대해천군의 힘이 시련의 탑 전체를 얼린 것도 모자라 거기에 대응되는 혼의 계위마저 얼려 버린 것이었다·
아마 어쩌면 명의 계위까지 일부 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허··· 허어어····]
나는 성맥을 잠시 차단했다·
성맥을 통해 들어오는 천지영기가 모조리 한기로 대체되어 있었기에 계속 성맥을 연결하고 있으면 본원성 자체가 얼어 버릴 것 같았다·
구구구구구!
나는 본원성에서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천지영기를 통해 본원성을 따스하게 데우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날아갔다·
파아아앗!
99층·
백운이 서 있던 곳으로 간 나는 입을 벌렸다·
그곳에는 새하얗게 빛을 뿜어내는 백운을 제외한 ‘모든 것’이 얼어붙어 있었다·
그래····
양수진의 뇌수 성체·
금진조를 비롯한 모든 것이 말이었다·
나는 얼떨떨한 모습으로 백운에게 물었다·
[뇌수를··· 퇴치하신 겁니까?]
후우우우····
백운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녀의 입에서 새하얀 천지영기가 뿜어져 나왔다·
[아니· 도망쳤다·]
[예···!?]
나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일백 개의 차원과 거기에 대응되는 혼의 계위 명의 계위까지 다 얼어붙었다·
그리고 눈앞에는 얼어붙은 금진조의 빙상까지 있는데 도망쳤다는 말인가?
[뇌성해 터줏대감이니 숨기고 있는 게 있을 줄은 알았다만··· 시련의 탑이 108층이었단 건 처음 알았군·]
따악!
백운이 손가락을 튕기자 저 위쪽으로 차원문이 열렸다·
[저 위층으로 도망쳤다· 어리석은 것· 천군의 힘에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 올라가서 잡고 와야겠군·]
천군의 힘·
말 그대로 방금 전 이 자리를 휩쓸고 간 대해천군의 허상은 백운이 인지하지도 못했던 101층 역시 빙하기로 만들어 놓았다·
[아마 놈은 106층에 숨어 있을 게다· 내 예상대로라면 107층은 양수진의 보물창고로 양수진에게 종속된 그 잡놈은 함부로 올라가지 못할 테니·]
[그럼 108층은 뭘 하는 곳인지 아십니까?]
[내 예상대로라면 108층은····]
나는 108층이라는 말에 궁금해서 백운에게 질문했고 백운은 그녀의 예상을 말해 주려는 듯하다 미간을 찡그렸다·
[···아니 됐다· 알 필요 없다· 넌 잠시 쉬고 있어라· 놈을 잡고 양수진의 보물창고로 가서 얼른 종말에 대비해야지·]
부웅!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며 101층의 차원으로 넘어가 버렸다·
나는 잠시 그런 그녀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우····
천지영기가 빨려 들어오며 내핵이 차가워지는 느낌이었으나 나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상상 이상으로 잘 해결되었군·’
솔직히 뇌성해 공략 같은 경우 최소 수천 년은 소요될 걸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외의 변수 등으로 인해 백운 성사가 강림하며 순식간에 해결되게 된 셈이었다·
‘일단 백운 성사가 중경계의 상징들을 되찾으면 종말에 대한 건 걱정이 없겠어!’
나는 희색을 띠며 빙긋 웃었다·
그렇게 되면 1만 년 뒤의 종말을 건너뛰어 무궁무진한 시간이 남아 있는 창세 이후의 세계를 살아갈 수 있을 터였다·
‘우주창세 직후는 천지영기도 평소보다 수억 배는 풍부하니 동료들의 수련에도 도움이 될 터·’
이제 내 목표는 강민희를 찾아 그녀의 정신을 되돌리는 것 정도만 남은 셈이었다·
모든 것이 다 잘 풀리고 있다!
콰직!
“···어?”
나는 어느새엔가 내 옆에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집어넣는 누군가를 쳐다보았다·
금진조였다·
그녀의 동공은 완전히 풀려 있었고 그녀의 눈빛 안쪽은 항거할 수 없는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떻··· 게··· 106층에 간··· 것이····”
그러나 나는 이윽고 그녀의 주변에서 맴도는 구결을 통해서 금진조가 어떻게 백운을 속이고 내 옆에 나타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며 멸신겁천!’
그녀는 내 멸신겁천의 구결 속으로 숨어들어 가 숨어 있었던 것이었다!
운명을 회피하는 멸신겁천!
그 구결 속에서 백운 성사의 예지를 회피해 내 근처에 숨어든 것이다!
히죽
금진조가 웃었다·
어쩐지 소름 끼치는 웃음·
그녀가 내 어깨에 손을 더욱 깊숙이 쑤셔 박는다!
그리고 나는 그를 통해 백운 성사가 어찌 이곳에 강림한 것인지를 이해했다·
‘백운은 내 어깨에 난 검극천군의 성흔을 매개로 강림한 건가!? 그렇다면 지금 금진조가 하려는 일은····’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어깨 넘어·
백운이 강림하는 데에 쓴 광한계 백옥루·
그곳에 백운에 의해 불려 와 있는 내 동료 전명훈을 향해 소리쳤다·
[도망쳐라! 전명훈!!!]
콰지지지지직!
백운이 강림한 통로를 통해 금진조가 손을 뻗어 역행했다·
그녀의 입에서 소름 끼치는 집착이 서린 읊조림이 속삭여진다·
[주인님이돌아왔어돌아왔어돌아왔어돌아왔어돌아왔어돌아왔어그분이그분이그분이그분이그분이그분이이번엔놓치지않아놓치지않아놓치지않아놓치지않아놓치지····]
* * *
광한계 백옥루·
서은현이 뇌성해로 간 후·
백운에게 따로 불려 와 그녀의 뱃거죽에 붙은 뇌창의 위력을 일시적으로 취소시키는 술식을 유지하던 전명훈은 눈을 꿈틀거렸다·
“음? 뭐지?”
어째 그의 예지에 대흉이 잡혔다·
그리고 동시에 어딘가 아득한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망쳐라! 전명훈!!!]
‘서은현의 목소리!?’
전명훈은 일단 그의 말대로 백옥루에서 빠져나온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서은현! 무슨 소리냐!? 서은현!”
그와 함께 전명훈의 심상에 박힌 서은현의 아심검이 진동하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명훈 지금당장····
그리고 그때·
쾨지지지지지직!
백운이 뇌성해로 강림할 때 사용한 전송진이 있는 백옥루 안쪽·
그곳에서부터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뇌전의 팔이 튀어나와 전명훈을 쫓아왔다·
“···!”
전명훈은 화들짝 놀라며 일단 서은현의 말대로 퇴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전명훈이 인지할 틈도 없이 전명훈은 번개의 손에 잡혀 있었다·
“크윽···!”
그는 번개의 손을 빨아 마시려 해 보았으나 그 뇌전을 빨아 마시자 오히려 수천만에 달하는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그의 뇌리를 울리는 바람에 피를 토해야 할 뿐이었다·
전명훈은 그렇게 뇌전의 팔 너머에서 끊임없이 그를 부르는 속삭임 속에서 완전히 기절해 버렸다·
[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
뇌전의 팔은 기절한 전명훈을 끌고 머나먼 우주의 끝· 뇌성해를 향해 데리고 갔다·
* * *
콰치지지지직!
나는 뇌전의 사슬에 묶여 몸 전체가 움직이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 금진조가 내 어깨를 통해 뭔가를 빼내는 걸 보고 있어야만 했다·
금진조는 내 어깨에서 광한계에 있던 전명훈을 빼내어 소형화시킨 후 소중하게 품에 안았다·
[드디어주인님을손에넣었어이젠내거야다시는내품에서빠져나가지못하게교육해주겠어이젠내가그의주인이될거야나없이는숨조차쉬지못하는몸으로만들어버리겠어····]
“아 안··· 돼····”
[이제뇌성해의진정한주권을손에넣었다내가바로····]
그녀는 전명훈의 몸에서부터 뭔가를 뽑아내어 뇌성해 전역에 흩뿌렸다·
[진정한 뇌성해의 신이다!!!]
콰르르르르릉!
뇌성해 전역에 뇌전이 내리쳤다·
느껴진다·
그녀는 이제 전명훈을 통해 완전한 뇌성해의 지배권을 얻었다·
동시에 뇌전에 맞은 나는 순식간에 뇌성해 바깥으로 쫓겨나 버렸다·
파치직···!
“이 이게····”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황스러운 것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인지 주변에 있는 존자들 역시 황당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 백운이었다·
백운은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뇌성해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앞에 금진조의 인간 형태의 모습이 투영체로 나타났다·
[아하하 당황시켜서 죄송하군요 여러분· 본래는 그냥 거기 있는 그 멸신겁천 사용자에게 뇌성해를 물려준 후 수계로 향하려 했습니다만··· 주인님이 돌아왔더군요· 주인님께서! 주인님께서 다시 환생하셨어요· 믿겨지나요? 히 히히 이히히히히히히! 하지만 역시 주인님께선 전생을 기억 못 하겠죠? 그럼 안 되지· 내게 이런 짓을 해 놓고 자기는 기억을 잃은 채 편히 살아간다고? 절대절대절대절대 안 돼· 그러므로··· 죄송하지만 뇌성해는 제가 십만 년 정도만 차지하고 있겠습니다·]
그녀는 화사하게 웃으며 궁장 치마의 양 끝을 잡아 올리며 다소곳하게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
[앞으로··· 돌아온 주인님을 십만 년간 조교 해야 하니 말이지요· 그럼 여러분 종말 같은 건 제 알 바 아니니 뇌성해 바깥에서 아웅다웅 열심히 해 보시길 바랍니다·]
말을 마친 금진조는 극진한 예를 다해 우리에게 인사를 한 후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48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