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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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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2

“흠···.”

     

   그녀가 제출한 서류를 유심히 살폈다.

     

   다른 내용은 그렇다 쳐도 직업란에 적혀있는 내용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무직이시라고요.”

   “···네.”

     

   너무 티 나는 거짓말이라 이걸 어떻게 지적해야 할지조차 망설여졌다.

     

   고아원에서 나온 지 몇 달 만에 집도 구하고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도 마련했다.

   직업도 없는 무직 백수로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기부금은 어떻게 마련하신 겁니까?”

   “그게 중요한가요?”

   “혹시 문제가 될까 걱정돼서 여쭤보는 겁니다.”

   “일해서 번 돈이에요. 얼마 전에 그만둬서 지금은 무직 상태일 뿐이에요.”

   “흠. 일단 알겠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둘러대는 변명임이 분명했으나 굳이 자세하게 파고들진 않기로 했다.

     

   후원자의 익명성과 사생활은 지켜주는 게 맞겠지.

   당장 설립 이사인 나조차 정체를 밝힐 수 없는 괴도 출신이니까.

     

   “돈은 편하신 방법으로 언제든 주시면 됩니다. 아까 보셨던 것처럼 전부 서류로 작성해 공개할 테니 횡령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걸로 끝인가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내가 더 자세하게 묻지 않자 안도한 건지 한시름 놓은 표정이 된 줄리엣.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요.”

     

   그녀는 시크하게 악수를 나눈 뒤에 사무실을 떠났다.

     

   아까도 말했듯 사생활은 지켜줄 것이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재단 이사인 뤼팽으로서의 이야기고 괴도 레이븐은 적당히 뒤를 캐도 상관없을 것이다.

     

   이건 만약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만약 그녀가 정말로 셜록이 맞다면 앞으로 괴도 활동에서도 대비하기가 훨씬 수월할 테니까.

     

   물론 바로 오늘부터 시작하진 않고 천천히 시간을 두며 조사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당장 내일부터 있을 아카데미 중간시험을 준비해야 하거든.

     

   ‘솔직히 벌써 망했단 생각이 물씬 들지만.’

     

   [후후. 힘내거라.]

     

   왜 응원의 말을 들었는데 힘이 나긴커녕 오히려 얄밉게 느껴지는 걸까.

     

   밤을 새워가며 벼락치기로 공부할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절로 내쉬어졌다.

   에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힘없이 터덜터덜 집으로 복귀했다.

     

     

   ***

     

     

   “피곤해···.”

   “너도냐···?”

     

   아카데미의 아침.

   나란히 앉은 나와 레이첼은 동시에 피로를 잔뜩 호소해댔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어제 밤을 꼬박 새우며 공부했던 모양이다.

   원래 꼭 공부 못하는 놈들이 괜히 평소에 빈둥거리다 시험 기간에 이런다니까.

     

   거기에 내가 속한다는 게 참 씁쓸할 뿐이다.

     

   반면 우등생들을 보아라.

   율리아와 샤론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 않은가.

     

   심지어 율리아는 주말에 그런 사건까지 겪고도 흔들림 하나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나도 같이 휘말린 셈이긴 하지만.

     

   아무튼 오늘부터 한 주 동안 이어지는 시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아카데미 고등부로 올라와서 치르는 첫 시험. 여기서 성적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분류가 나뉘게 된다.

     

   상급생. 중급생. 하급생.

   사실상 아카데미 내의 절대적인 신분이나 다름없는 이 등급으로 모든 대우가 달라진다. 신분을 올리는 유일한 방법은 성적을 잘 받아 다른 학생을 꺾고 올라가는 것뿐.

     

   그야말로 무한 경쟁. 잔혹하리만큼 치열한 성적 절대주의 세상이다. 원래 마법사란 족속 자체가 일반적인 로망과 달리 주구장창 공부만 죽어라 해야 하는 존재이니 어쩔 수 없긴 했다.

     

   “안 되겠다. 나 조금만 잘 테니까 5분 전에 깨워줘.”

   “너 한번 자면 절대 안 일어나잖아.”

   “그러니까 뺨을 때려서라도 깨우라고···.”

     

   더는 버틸 수 없던 건지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버리는 레이첼.

     

   옆에서 자는 모습을 보니까 괜히 나까지 하품이 막 나오고 눈꺼풀이 감기려 한다.

     

   안 된다. 지금 졸아버리면 기껏 머릿속에 쑤셔 넣은 마법 공식이 전부 날아가 증발해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나도 이론보다는 실전에 강한 타입인가 보다.

     

   책을 펼쳐놓고 열심히 읽는데 왜 눈에 들어오질 않는 걸까. 오히려 가만히 있을 때보다 더 졸려오기 시작했다. 불면증에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도 없으리라.

     

   “으윽···.”

     

   안 된단 걸 알면서도 눈이 감기는 걸 막을 수가 없다.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버티지 못하고 꾸벅꾸벅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내 뺨을 쿡 찌르는 무언가에 의해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다.

     

   “으악!”

   “어머나.”

     

   내 반응에 깜짝 놀랐는지 눈을 깜빡이는 여학생.

   누군가 했더니 꽤 의외의 인물이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달리아?”

   “많이 피곤해 보이네.”

     

   당연히 율리아나 샤론인 줄 알았는데.

   딱히 접점도 없는 그녀가 이렇게 먼저 다가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저번 대련 때 잠깐 얘기를 나눴던 게 사실상 처음 말을 섞은 거였으니 말이다.

     

   “지금은 내가 깨워줄 수 있지만 시험 시간에는 불가능한 거 알지? 부정행위니까.”

   “아 벌써 시간이···.”

     

   잠깐 졸았다 깬 것 같은데 어느샌가 시험 시작까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

     

   “고마워.”

   “뭘 이 정도로.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아까부터 등이 좀 따가워서 말이야.”

   “등?”

     

   그게 무슨 말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니 달리아는 피식 웃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그녀가 옆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율리아가 뒤돌아 이쪽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것이다.

   왠지 부담스러운 시선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제야 표정을 풀고 똑같이 손을 흔들어주는 율리아.

     

   참 레이첼이 5분 전에 깨워달라고 했었지.

     

   “시간 됐어. 이제 일어나.”

   “흠냐···.”

     

   어깨를 툭툭 쳐도 깨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레이첼.

   그나저나 잠꼬대가 이미지와 달리 꽤 귀엽네.

     

   전부터 생각한 건데 은근 레이첼이 여성스러운 면이 있단 말이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청초함을 처음 느껴서 두근거리기도 했었고.

     

   사실 평소의 이미지는 일부러 만들어낸 껍질에 불과할지도.

     

   둘 중 어느 쪽이 좋냐고 하면 당연히 얌전한 레이첼이 훨씬 낫지 않을까.

   일단 자꾸 툭툭 시비 거는 게 별거 아니다 싶으면서도 은근히 귀찮단 말이지.

     

   그런데 얘 왜 안 일어나?

   왠지 이럴 거 같더라. 한번 잠들면 웬만해선 깨어나지 않는 녀석이니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잡고 세게 흔들었다. 그걸로도 미동이 없기에 귓가에 대고 말했다.

     

   “레이첼! 일어나!”

   “으음···. 10분만···.”

   “10분 뒤엔 시험 시간이거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언니는 신경 꺼···.”

     

   이 녀석 완전히 글러 먹었군. 이젠 아예 여기가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에 이르렀잖아.

     

   어쩔 수 없이 필살의 비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조심스럽게 레이첼의 옆구리로 다가가는 음흉한 손길. 아주 세심하게 신경 써서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였다.

     

   “···크흡! 푸힛!! 뭐 뭐야!?”

     

   효과는 엄청났다.

   간지럼 공격에 단 1초 만에 함락당하고 만 레이첼 양.

     

   거의 비명에 가까운 웃음과 함께 화들짝 놀라서는 엉거주춤 일어났다. 표정을 보니 얼마나 당황했는지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건지 얼굴이 새빨개져선 내게 화를 쏟아부었다.

     

   “야! 진짜 뒤질래!?”

   “아니 네가 뺨을 때려서라도 깨우라며.”

   “그렇다고 누가 잠든 여자 몸을 멋대로 만지래?”

     

   아니 뺨을 때리는 것도 몸을 만지는 거거든? 누가 들으면 내가 이상한 짓이라도 한 줄 알겠네. 그런 꼴을 당하기 싫었으면 진작 일어나던가.

     

   그때 드르륵 교실 앞문이 열리며 선생님이 반으로 들어오셨다.

   한창 불평을 쏟아부으려던 레이첼은 불만이 잔뜩 섞인 눈빛으로 내게 속삭였다.

     

   “너 나중에 두고 봐.”

     

   억울해. 부탁을 들어준 것뿐인데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역시 평소의 레이첼보다 청초한 버전의 레이첼이 훨씬 좋다. 다시 돌려내.

     

   아무튼 드디어 시험을 치를 시간이다.

   첫 교시인 ‘마력의 이해’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필수적인 과목으로 알려져 있다. 과장 보태서 이 과목부터 망한다면 다른 과목은 굳이 볼 필요가 없는 수준이랄까.

     

   시험지를 받은 다음 곧바로 시작되는 시험. 조용한 반 안에서 펜을 끄적이는 소리만 이따금 들려왔다.

     

   나도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 뒤 첫 문제부터 읽어나갔다.

     

   “······.”

     

   뭐야. 처음부터 이렇게 어렵다고?

   보통 1번 문항은 가장 쉬워야 정상 아니야?

     

   심지어 단순 암기 문제도 아니고 계산이 필요한 문제였다.

   미쳐버리겠네. 일단 떠듬떠듬 기억을 되짚으며 계산을 시작했으나 끄적이는 내 펜의 움직임에는 자신감이 증발해 있었다.

     

   애써 풀이에 집중하려 해도 자꾸만 머릿속엔 이번 시험을 망쳐버릴 것만 같다는 강한 불길함이 엄습해왔다.

     

   가까스로 1번 문제에 답을 찾았을 땐 이미 5분이란 시간이 허무하게 지나간 상태였다.

     

   총 25문항에 시험 시간은 100분. 첫 문제부터 5분을 허비하면 제시간에 맞추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니 벌써 포기할 수는 없다.

   첫 문제가 나랑 상성이 안 맞았을 뿐 분명 그 뒤부터는 수월하게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서 다음 두 번째 문항으로 넘어갔다.

     

   “······.”

     

   더 어려웠다.

     

   이거 아무래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PIA653005248999님 후원 너무 감사드립니당!!

워령님도 후원 감사드려용!

이걸로 맛있는거 사먹어야겠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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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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