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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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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7

“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설마 이런 공간이 실제로 존재할 줄이야.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빛나는 오로라. 그 아래에 놓인 화려한 건물.

   거대한 황금으로 된 태엽 위의 마법진은 이곳이 바로 마도공학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장소 때문인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오로라가 있는 걸 보면 극지방 주변이란 뜻인가?

     

   시간상 남극일 리는 없을 테고 그럼 북극 근처일 가능성이 컸다.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 같은 북유럽에서도 오로라가 가끔 등장한다고 들었으니 대충 그쪽에 가깝겠지.

     

   지나온 노선을 통해서 추측해보려 해도 꽤 오랫동안 사방이 꽉 막힌 터널을 지나왔기에 섣불리 예상하기가 어려웠다.

     

   “여기 위치가 어디쯤인가요?”

     

   열차가 완전히 정차한 것을 확인한 뒤 옆에 있던 기관장에게 물어보았다.

     

   “지금 당장은 알려줄 수 없다네. 자네가 멤버십에 가입한다면 그때 알려줄 걸세.”

   “대충 예상했던 대답이네요.”

     

   하긴 평범한 일반인에게 함부로 알려줄 느낌은 아니긴 했다. 내가 평범한 일반인이란 뜻은 아니지만.

     

   “저기 보이는 정문으로 들어가면 된다네.”

   “네? 같이 안 들어가시는 건가요?”

   “기관사가 열차에서 내릴 수는 없는 법이지. 반대로 돌아가 승객을 태워야 하지 않겠나.”

     

   그러면 저기에 혼자 가야 하는 건가.

   반나절 내내 강제로 붙어있으면서 떠들어댈 때는 제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막상 낯선 곳에 혼자 남게 된다고 생각하니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하물며 평범한 장소가 아니라 수수께끼 같으면서 상당히 수상한 집단의 본진이니 더더욱.

     

   “걱정하지 말게. 안으로 들어가면 안내인이 따로 있을 테니까.”

   “알겠어요. 일단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열차가 출발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뒤늦게 돌아갈 차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집까지 어떻게 가지···?

     

   떠나는 열차는 붙잡을 새도 없이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돌아갈 방법은 나중에 천천히 고민하도록 하고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름 괴도로 활동하면서 웬만한 건축물은 다 구경해봤다.

   마법 아카데미를 비롯해 궁전 집행 본부 심지어 바닷속의 용궁까지.

     

   그런데 학회 건물은 그와 비교해도 최고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심미적으로 완벽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쩌면 배경의 영향이 큰 걸지도 모르겠다. 한밤의 오로라는 치트키니까.

     

   잡생각을 지우고서 정문으로 다가가니 아무도 없는데도 자동으로 스르르 열리는 문.

   괜히 최첨단 기술력을 지닌 조직의 아지트가 아니라는 건가. 하긴 이 정도야 지금껏 봐온 마도공학을 떠올리면 딱히 놀랄만한 것도 아니었다.

     

   진짜 경악할 만한 것은 바로 뒤에 등장했다.

     

   쿵!

     

   “으악!”

     

   안으로 쭈뼛쭈뼛 들어가자 난데없이 툭 튀어나오는 철제 인형. 마치 인사를 하듯 고개를 푹 숙이며 가만히 있는 모습을 떨떠름히 바라보았다.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그나저나 이거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진짜 안드로이드인 거야?

     

   아까 기관장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질문을 던져보았다.

     

   “···혹시 네가 안내인이니?”

     

   스르르. 말은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들고 일어나 뒤돌아서 앞장서는 인형.

   아무래도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한 분위기에 긴가민가하면서도 일단 뒤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둘러본 내부 구조는 과연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탁 트인 홀에 배치된 장식물 하나하나도 여태 봤던 그 무엇보다 세련됐다고 확신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검정과 황금의 색 조합이 이미지 자체를 고급스럽게 만들어주었다.

     

   처음 열차 티켓을 봤을 때부터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진짜 디자인 하나는 기막히게 뽑는구나. 굳이 마도공학이란 기술력이 없이 디자인만으로 승부를 봤어도 먹혀들지 않았을까.

     

   인형을 뒤따라 학회의 건물을 탐방하며 느낀 점은 하나였다.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를 제외하곤 누구의 인기척도 감지되지 않았다.

   넓은 공간을 배회하는 존재라곤 안내인과 똑같은 철제 인형들 뿐.

     

   뭔가 순식간에 장르가 바뀐 것만 같은 느낌을 받으며 문득 떠오르는 의문.

     

   혹시 내가 만나려 하는 부회장이란 인물도 안드로이드는 아니겠지?

     

   진짜 그런 거라면 그림이 너무 이상해지는데.

   한 소녀의 죽음을 바라는 최첨단 기술력을 가진 안드로이드 집단이라니.

     

   이건 괴도를 추종하며 혁명을 부르짖던 조직과도 비교가 안 될 만큼 너무 개성이 넘치잖는가.

     

   차오르는 불안감을 애써 무시하며 마침내 도달한 어느 화려한 방문 앞.

   인형이 문을 열자 사장실처럼 보이는 내부도 역시나 매우 깔끔하고 현대적이었다.

     

   이쯤 되면 패배감이 들 정도다.

   나름 우리 재단 정도면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 디자인이라 자부했는데 학회 앞에서는 명함을 내밀기 부끄러운 수준이었으니.

     

   안으로 들어가니 누군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일단 겉보기엔 다행히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아니면 깜빡 속을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진 안드로이드일지도.

     

   시원하게 뒤로 넘긴 올백 머리와 날카로운 뿔테 안경.

   전체적으로 차가운 인상의 몸에 딱 맞는 정장을 입은 사내였다.

     

   그는 방 안으로 들어온 나를 정확히 응시하며 사무적인 어조로 인사를 건넸다.

     

   “반갑습니다. 크로 모리스 씨.”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신 건가요?”

   “학회의 정보력이라고 대답해두죠. 일단 얘기를 나누는 게 우선인 거 같은데 앉으시겠습니까?”

     

   안 돼. 기죽지 말자. 내가 이래 봬도 온갖 풍파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고.

     

   당신이 아무리 대단해봤자 일국의 공주보다 지위가 높겠어? 호수의 정령이랑 눈싸움 해봤냐고. 나는 매일 여신이랑 농담 따먹기도 하는 사람이야.

     

   자신감을 억지로 주입한 뒤 눈을 부릅뜨며 맞은편에 착석했다.

   상대는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곧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대강 얘기는 들었습니다. 저희 멤버십을 구독하고 싶다고요.”

     

   얘기를 어느 틈에 들었대? 기관장이 알려줬다기엔 나랑 쭉 붙어있으면서 자기 할 말만 떠들기 바빴었는데. 설마 우리의 얘기를 몰래 도청한 건가?

     

   “네. 솔직하게 말하면 단순히 회원이 되는 것만을 넘어서 더 가까운 관계가 되고 싶은 거죠.”

   “그런 야망은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당신이 브리타니아를 떠들썩하게 만든 괴도라는 것도 그리 중요하진 않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기관장에게 회원이 되기 위한 자격 조건은 들었겠죠.”

   “···네. 한 소녀를 죽이는 데 보탬이 되어야 한다. 맞나요?”

   “정확합니다.”

   “대체 왜죠?”

     

   내 질문에 그는 안경을 고쳐 쓰며 덤덤히 대답했다.

     

   “그것이 학회가 설립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

     

   납득이 되긴커녕 더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마도공학회가 설립된 목적이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라고? 닥터 프랑켄이 죽으면서 잃어버린 마도공학 기술을 보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알던 표면적 이유와는 너무 다르다.

     

   당연하게도 이것만 듣고 납득할 수는 없었다.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부회장님?”

   “그게 제 직책임은 맞지만 부를 때는 그냥 편히 오퍼레이터라 불러주시길.”

     

   부회장이 더 편한데.

   기관장도 그렇고 이 학회는 이름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호명법이 따로 존재하는 모양이다.

   단순히 직업으로 부른다기엔 부회장이 아니라 오퍼레이터라고 하니 그건 아닌 것 같고.

     

   아니 지금은 이름 따위보다도 의문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였다.

     

   “확실하게 말해주세요. 그 목표인 소녀가 뭘 잘못한 건가요? 아니면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죽이려는 건데요?”

   “흠. 꽤 긴 얘기가 될 것 같군요. 처음부터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드디어 진실이 밝혀질 순간이 찾아오자 나는 귀를 쫑긋 세우며 이어질 얘기에 최대한 집중했다.

     

   “이곳까지 안내해준 안내인을 보셨습니까.”

   “네. 혹시 안드로이드인가요?”

   “안드로이드? 로봇을 뜻하는 거라면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그들은 말하자면 골렘에 가깝죠.”

     

   안드로이드와 골렘.

   두 단어가 가리키는 이미지는 비슷할지 몰라도 작동 원리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마도공학은 그 두 가지를 하나로 섞은 기술.

   즉 안내인을 비롯해 학회를 돌아다니던 인형들은 과학과 마법이 접목된 안드로이드 골렘인 셈이다.

     

   솔직히 학회가 이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왜 이런 기술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건가요? 열차도 존재를 아는 사람이 매우 드문 걸로 아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직 마도공학이 미완성 상태인 기술이기 때문이죠.”

   “미완성이라고요?”

     

   오퍼레이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인류를 구원할 천재는 미래를 이끌어갈 기술을 개발했으나 완성 직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현재의 마도공학이죠. 잠재력은 넘쳐나지만 불안정합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이어지는 설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왜 이 기술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느냐 물었나요? 마도공학을 사용할수록 세상은 멸망해가기 때문입니다.”

   “···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요즘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거 같아용

조만간 벚꽂도 예쁘게 피겠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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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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