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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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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0

데미안은 그 설명을 듣자마자 바로 의심부터 했다·

연금술의 정수 오랜 제조 기간 독점적 레시피로 인해 적은 생산 물량·

돌팔이 연금술사의 뻔한 레파토리였다·

연금술의 기초를 익히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3대 물약이 있다· 젊어지는 약 사랑에 빠지는 약 마법사가 되는 약·

수많은 연금술사가 평생을 바쳐 연구했지만 아직 세상에 나온 적은 없고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도 희박했다· 말하자면 연금술의 이상향과 같은 것이다· 추구는 하지만 도달할 수 없는 것·

연금술 기초 개론서에도 그런 포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꾸준히 강조했었다· 

포션 하나로 영혼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말은 과장이다· 

한 연금부 학생이 데미안과 같은 생각을 했는지 손을 들고 교수에게 말했다·

“외람되오나 교수님께선 저희들을 상대로 약팔이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탐욕에 젖은 눈빛을 보고는 라캄 교수는 너털 웃음을 지었다·

“좋은 지적이야· 허허 이것들 눈빛을 보게· 이러니까 연금술 돌팔이들이 귀부인들을 털어먹지· 안 그런가? 포션 하나로 인간의 영혼을 지배할 수 있으면 그 대단한 걸 왜 자네들에게 주겠나? 내가 써먹어야지·”

연금부 학생들 대부분이 웃음을 터트렸다· 

라캄 교수는 학생들 마음을 쥐락펴락 가지고 놀고 있었다·

“노화를 늦추는 약은 있지만 젊어지는 약은 없고 마력 운용을 보조하는 약은 있지만 마법 능력을 주는 약은 없다네· 이것도 마찬가지야· 이 포션을 마신다고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지는 일은 없을 걸세· 이건 단지 원래 있던 마음을 풍성하게 가꿔줄 뿐이지· 감정이 더욱 깊어지도록 말이야· 좀 돌아가는 곳에 지름길을 뚫는 걸세·”

몇몇 이들이 실망한 듯 웅성댄다·

“그렇지만 이건 현존하는 포션 중 신화 속에나 등장하는 ‘사랑의 비약’에 가장 근접한 것임은 확실하지·” 

라캄이 덧붙이길 그 포션은 사람마다 효과가 천차만별이고 지속시간도 두세 달 정도라고 했다· 

누군가에겐 그것마저 절실한 것이겠지만 데미안에겐 솔깃한 보상이 아니었다· 

편법으로 사랑을 얻는다 해도 결국엔 그걸 유지하는 건 사람에게 달려 있다· 자격 요건이 미달이면 무슨 짓을 해도 결국 버려진다· 데미안은 이미 경험해봤다·

물론 가치가 큰 물건이니 판매나 교환을 목적으로 이용한다 해도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데미안은 포션을 얻는다면 비싼 값에 팔아버릴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라캄이 조교들에게 무언가를 가져오라는 듯 손짓했다·

“자 잡담은 줄이고 이제 조추첨 해야지·”

조교들이 마법의 상자를 들고 교단 앞에 놓았다·

강의실이 기대와 설렘이 섞인 웅성거림으로 뒤덮인다·

“다들 알겠지만 이번 수업에서 그룹 조장은 연금부 학생이 맡는다· 다른 학부도 추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테니 불만은 넣어두도록· 연금부를 제외한 타 학부 학생들은 이 상자에서 제비뽑기를 한다· 거기서 나온 조장과 한 그룹이 되는 방식이다·”

준비 기간동안에는 모든 명단과 그룹표를 공개하고 실습에 들어가기 하루 전에 비공개로 전환된다·

그룹원의 영입과 방출은 연금부 조장의 재량으로 결정된다·

조교가 스무 명씩 호명하면 앞으로 나와 상자에서 종이를 하나씩 뽑았다· 트리샤 세실 시온 릴리트 등등 데미안과 일면식이 있는 이들 모두 추첨을 끝내고 마침내 데미안의 차례가 다가왔다·

데미안은 상자에 손을 넣고 종이 한장을 뽑았다·

그리고 거기에 적힌 이름을 확인했다· 어디서 한 번 들은 것 같은데 정확히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 이리스 세멜라 ]

조교들이 그룹 명부를 전부 기록하고 라캄이 수업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상기했다·

“자네들의 목표는 순환계를 존중하고 그 안으로 편입하는 것이다· 조원은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다만 추첨한대로 가는 게 점수 페널티가 적다는 걸 알아두게나· 자네들만의 최적의 방법을 찾아 준비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조교에게 문의토록· 이상·”

수석 혹은 최상위 성적을 노리면 그룹원을 전부 합이 맞는 사람으로 교체하는 게 유리하다· 등락에 심각한 영향을 줄 만큼 큰 페널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와는 다르게  고만고만한 수준에선 작은 점수도 큰 차이를 내니 중상위권을 노린다면 페널티 없이 가는게 유리했다·

그렇게 수업은 우선 마무리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치열한 그룹 재편성에 돌입할 시간이었다·

교수가 자리를 떠나자 곧장 강의실은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해졌다·

그룹원과 조장을 서로 확인하려고 사람 이름을 큰소리로 외쳐대고 강의실 내에서 한바탕 대이동이 벌어진다·

그리고 데미안의 귀에도 한 여자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스쳐갔다·

“이리스 뽑은 사람···?”

***

“데미안이라고? 주변에 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몇명 있었어· 이렇게 보니까 정말정말 반가워·”

주황빛이 감도는 오렌지색 머리카락· 이리스는 명문가 외동딸스러운 인상의 소녀였다· 말투나 인상에서부터 순하고 배려심이 가득해서 생판 모르는 남의 고민도 밤새 들어줄 것 같았다·

“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응 자세한 건 잘 모르고 그냥 어쩌다 듣기만 했어· 실베린 교수님이랑 같이 위젤에 있었다면서·”

같은 조로 추첨된 다른 남학생이 끼어들었다· 

“나는 기억나?”

그의 머리는 기름통에 한 번 담군 것처럼 반질반질 윤기가 났다· 각지고 삐뚤어짐 없는 가르마가 강박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이리스가 멋쩍은듯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 이름이 뭐였더라? 아직 소개를 못 들은 것 같은데····”

“아···그래? 나는 라이샌더· 마법부·”

“너무 반가워·”

우리의 시선은 남은 한 명에게 집중됐다·

덩치와 살집이 제법 우람한 그는 소개도 없이 내게 말을 던졌다·

“네가 대마법사의 제자라고?”

“····”

다들 침묵을 고수하자 그제서야 자신을 소개했다·

“아아 나는 제국 오를로 공작가 장남 폴슨이다· 전투부고 아버님은 황실 재무장관이시니까 들어볼만큼 들어봤을 거라 생각한다·”

황실 재무장관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이리스의 얼굴이 순간 경직됐다·

폴슨이 이리스에게 말했다·

“너도 황자님 초대장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연금부 수석이니까· 입학식 피로연 때 우리 한 번 봤었지?”

이리스가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그랬나? 아···그 프란츠 황자님이랑 옆에서····”

“내가 황자님 옆에서 까마귀 백작 이야기 했는데 기억 안나나?”

“앗 아! 기억나· 어머 그게 너였구나!”

이리스의 목소리가 반가움으로 들떠 올랐다·

그 둘은 서로 피로연 당시의 이야기를 몇마디 더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폴슨이 황자에 관해 언급하자 이리스의 목소리 톤이 다소 상기되었다·

입학식 피로연과 황자라는 키워드 덕에 벌써부터 둘의 유대가 형성된 것 같았다·

이에 기름진 머리의 라이샌더도 삐질거리며 끼어들었다·

“나는 기억 안나나본데 거기 나도 있었···거든· 반갑다·”

이에 이리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우와 우리 그룹 너무 좋게 배정됐다· 피로연에 갔던 사람이 세명이나 있는 거야? 거기에 그···· 실베린 교수님 제자까지 있구·”

라이샌더가 아첨하듯 한마디 덧붙였다·

“연금부 수석이 우리의 조장이라는 게 핵심이지·”

수석이라· 어쩐지 폴슨이란 놈이랑 피로연 이야기를 할 때부터 느낌이 이상하다 싶었다·

이리스가 손사레를 치며 겸양을 떨었다·

“앗 아니야· 수석이라고 해도···아직 노력해야할 게 많은걸·”

이리스는 나에 대해서 좋게좋게 봐주는 것 같지만 한편으론 묘한 위화감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 위화감은 나만 느끼는 모양이다· 세 명 다 피로연 이야기가 나오니 표정에 은근한 자신감이 흘렀으니까·

듣자하니 연금부 수석이라는데 환수의 뿔에는 과연 욕심이 없을까· 그걸 노리려면 쟁쟁한 인원으로 팀을 구성해야 할 텐데·

우리가 소개를 나누던 와중에 강의실의 다른 다른 그룹에서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왔다· 

“미안 우린 정령사가 필요해서·”

“우린 원래 계획했던 그룹이 있어서 나가줘야겠어·”

“마도학부 두 명은 필요 없어·”

다른 그룹은 가차없이 구조 조정을 하고 있었다·

그때 바로 직감할 수 있었다·

‘이들과는 끝까지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아직까지 확정하기는 이르다만 마음의 준비는 해놔야겠다·

가만 생각하던 와중에 폴슨이 손가락으로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야 나중에 실베린 교수랑 따로 접선하게 네가 좀 도와라·”

“····”

나는 폴슨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얘는 뭔데 상하관계가 정해진 것처럼 명령조로 말하는 걸까· 그러자 폴슨이 덧붙였다·

“표정이 왜 그러지? 오를로 가문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 너한테 이득일 텐데· 잘 생각해 봐라·”

최근 몇 번의 전투로 인해 내가 폭력적인 성격이 된 건지· 아니면 그냥 이놈이 원래부터 맞을 놈인지는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다짜고짜 싸움판을 벌일 수는 없었으니 노기를 적당히 숨겨야만 했다·

실베린이 전에 조언했었지· 학기 초에는 계급주의 때문에 트러블이 제법 생길 거라고· 이런 일에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안 된다·

곧이어 이리스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중간에 끼어들었다·

“잠깐 개인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우리는 순환계 실습 준비가 먼저니까·”

***

라캄 교수는 교수실에서 햇빛을 맞으며 차를 홀짝였다· 북부의 잿빛 풍경에서 벗어나니 몸이 다 가벼워졌다·

그러던 중 조교가 문을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새로 개편된 그룹표입니다·”

“아아 이리 주게나·”

그는 명단표를 한 번 쭉 훑어보고는 흡족하게 웃었다·

“잘 진행되고 있구만·”

물갈이를 한 그룹보다 안 한 그룹을 찾는게 더 빠를 정도다· 

추방당해 그룹에 소속되지 못한 학생들도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이 순환계 수업은 협동심과 적응력을 길러주는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지만 또 다른 목적도 있었다·

그건 바로 신입생 길들이기였다· 

거꾸로 뒤집힌 성적표를 받고 충격에 빠져있을 모습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이번 수업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밑바닥에 처박힐 것이다·

철저하게 준비할수록 낮은 성적을 기록한다는 건 꿈에도 모를 것이다·

지난 성적 통계를 보면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부류는 언제나 같았다· 그건 바로 추방당해서 그룹도 없이 무작정 순환계에 내던져진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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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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