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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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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1

아득히도 먼 거리· 포효를 내지른 생물이 이들을 찾아올 확률은 낮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포식자들은 먹이를 찾는 감각이 극도로 예민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 존재에게 특수한 감지 능력이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공포를 한 번 맛본 덕에 이전과 같은 평온함은 더는 느낄 수 없었다· 무의식 깊은 곳에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이 각인된 것이다·

때마침 데미안이 정찰을 마치고 내려왔다·

그리고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쏠렸다·

그는 느긋한 발걸음으로 납작 바위로 다가갔다·

지극히 태연한 모습을 보고는 세실이 물었다·

“사탕아···너는 못 들었어?”

“들었지·”

“···우리 괜찮은 거 맞아?”

“그놈이 먼저 찾아오지 않으면 무탈하게 지나갈 거야· 대략적인 위치를 알았으니까 나중에 찾아갈때 수고를 덜겠네·”

세실을 비롯한 그룹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 괴수를 찾아간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찾아간다고···?”

그는 무심하게 답했다· 

“아니 너희랑 갈라지고 난 뒤에 찾아가야겠지·”

귀찮은 숙제를 대하는 듯한 말투였다·

“····”

역시 사고방식 자체가 달랐다· 그는 도리어 그 괴수를 자신의 사냥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흔들림 없는 그의 모습을 보니 세실도 진정제를 삼킨 것처럼 긴장이 풀렸다· 사탕이 마저도 호들갑을 떨었으면 오히려 불안감은 가중되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는 기대했던 것처럼 흔들림이 없었다·

애당초 그는 제발로 이 땅에 발을 들인 인간이었다· 그 사실은 다시금 상기하니 이 남자의 광기가 지금 상황에선 믿음직스럽게 다가왔다·

자립심이 강한 세실 마저도 사탕이에겐 기대고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옆에 꼭 붙은 트리샤의 얼굴을 보았다· 트리샤는 사탕이를 마치 자신이 부리는 호위기사인 것마냥 흐뭇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트리샤··· 괜찮아?”

그러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고는 표정 관리를 하며 말했다·

“아 언니··· 나는 아직 실감이 안나서 잘 모르겠어····”

“····”

그리고 같은 그룹원인 마르타와 베르탕을 보았다· 그들의 얼굴엔 사탕이에 대한 불신이 묻어나왔다· 그들의 실질적인 리더인 세실마저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팀이 분열될 수도 있었다·

입장을 확고히 해야만 한다·

마음을 다잡은 세실은 데미안의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서리바람 폭탄을 전부 꺼내 앞에 내밀었다·

“이거· 다 맡길게·”

베르탕이 화들짝 놀라 세실을 만류하려 들었다·

그건 세실이 가진 가장 위력적인 무기였다·

“야 지금 뭐하는···!”

세실은 고개를 돌려 단호하게 베르탕의 말을 잘랐다·

“닥쳐·”

그리곤 다시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데미안도 이에 난색을 표했다·

“너무 많아·”

“주는 거 아니야· 쓸만큼 쓰고 갈라질 때가 되면 남은 건 돌려줘·”

“이런 건 직접 만든 사람이 더 잘 활용할 텐데·”

“’마도학자는 본인이 무얼 만드는지 모른다’는 속담이 있어· 직접 만들었다고 해서 마도구의 잠재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있는 건 아니야· 너라면 나보다 잘 쓸 것 같아서 맡기는 거야·”

“····”

어중간한 것들은 전부 버리고 가장 좋은 패에 배팅하는 것이 그녀의 선택이었다· 

전체 수석을 놔두고 누굴 믿겠는가· 더군다나 그는 1학년 최고의 정령사와 함께하고 있었다·

그는 세실의 말을 듣고 묵묵히 서리바람 폭탄을 챙겼다·

***

시온은 공기 중에 퍼져있는 희미한 냄새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분명 사람이 피워낸 장작불의 냄새였다·

한참을 나아가 그녀는 어느 한 절벽을 마주했다· 냄새는 그 벽을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이를 따라 쭉 이동하니 작은 동굴을 마주했다·

그을린 향기가 그곳에서 가장 진하게 나고 있었다· 전날 내렸던 비를 피해  누군가 동굴에서 야영을 했을 거라 쉽게 추론할 수 있었다·

시온은 동굴로 들어갔다· 그곳엔 재만 남은 모닥불과 검게 타버린 꼬치가 보였다· 이를 발로 뒤적이니 죽지 않은 불씨가 보였다· 떠난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모닥불 주위엔 사람이 둘러앉는 흔적이 있었다· 동굴에 머무른 이는 세명· 아직은 그 남자의 흔적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밖으로 나온 시온은 동굴 입구에 남은 기이한 흔적을 추적했다· 

거대한 멧돼지의 발자국· 그리고 무언가가 그것을 쓸고 지나간 흔적이 있었다·

그 끝에서 나온 건 몸이 반으로 갈라진 채로 널부러진 멧돼지의 사체였다·

절단면은 강력한 힘으로 으깬듯이 일그러져 있었다· 마치 강력한 파동이 이 일대를 쓸고 지나간 것 같았다·

이런 강력한 힘을 쓰는 남자를 알고 있었다· 

의혹은 이제 확신이 되었다· 시온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기가 맴돌았다·

그녀는 칼자루를 매만지며 혼잣말을 했다·

“얼마 안 남았네····”

***

마르타가 지도를 들고 눈 앞에 보이는 지형을 몇차례 확인하며 말했다·

“길이 없어·”

세실과 베르탕이 그 옆에 붙어서 같이 지도를 확인했다·

“제대로 확인한 거 맞아?”

“응· 분명 이 앞에 잔도가 있다 그랬는데· 봐 없잖아·”

세실이 확인해 보니 마르타는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주변 지형물들은 지도와 일치했지만 길이 나 있어야 할 곳이 뚝 끊겨 있었다·

길 왼쪽은 높다란 암벽· 앞과 오른쪽은 낭떠러지가 펼쳐져 있다·

세실은 팀을 전부 불러 모으고 새로운 경로에 대해 논의했다·

암벽 등반은 불가능 했다· 장비도 갖춰지지 않았을 뿐더러 바위가 습기를 머금은 탓에 쉽게 미끄러졌다· 

“지대가 낮은 계곡을 따라 가야겠어·”

베르탕이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근데 거기는····”

우회로는 있다· 문제는 그들이 서있는 곳이 괴수의 소리가 난 지점에서 멀리 돌아가는 유일한 경로였다는 것이다·

심각하게 고민하던 와중에 루나의 늑대 정령이 입에 무언가를 물고 정찰에서 복귀했다·

그 입에 물린 건 커다란 도마뱀이었다· 몸 길이는 성인 남자를 눕힌 것보다 훨씬 길었고 몸에는 흑요석을 덧댄 것처럼 단단하고 윤이 나는 검은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정령과 대화를 나눈 루나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뒤에서 우리를 미행하고 있던 놈이래· 언제부터 붙은 건지는···모르겠어· 그리고 무리가 더 있는 것 같아·”

무리라는 단어에 모두가 촉각을 세웠다·

“우릴 먹잇감으로 보는 모양이네·”

루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적으로 움직인대·”

루나와 데미안은 심상치 않은 징조임을 직감했다· 도마뱀의 생김새가 꼭 용과 닮았기 때문이다· ‘날개없는 용’과의 연관성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무리를 지어 행동하고 계획적으로 미행하는 걸 봐선 파충류 이상의 지능을 갖췄을 수도 있었다·

“잔도가 무너진 것도 우연이 아닐 수도 있어·”

“나도···그렇게 생각해·”

먹잇감을 자기들의 영역으로 유도한다· 

바로 몰이 사냥이었다·

먹고 먹히는 싸움을 피하기엔 이미 늦었단 걸 의미했다·

데미안은 망설임 없이 결단을 내렸다·

“일단은 움직이자· 적어도 해가 지기 전까지 협곡을 지나야 하니까·”

결국 세 시간을 더 걸어서 우회로에 진입했다· U자 형태로 파인 긴 골짜기였던 탓에 앞뒤만 막으면 그대로 포위될 수밖에 없었다·

폭 자체는 마차 열 대가 동시에 지날 수 있을정도로 넓었지만 양 옆에 펼쳐진 높다란 절벽 덕에 심리적으로 좁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절벽엔 작은 폭포가 드문드문 보였는데 고도가 높았던 탓에 지면에 닿기 전에 절반이 물안개가 되어 바람에 섞였다·

골짜기 깊은 곳에는 햇볕이 들지 않았다· 발이 닿는 곳은 전부 이끼로 미끌거렸고 옆에는 실개천이란 말을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 물줄기가 흘렀다·

자연 경관에 감탄할 겨를이 없었다·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다들 걷기만 해서 그런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데미안이 앞장서고 그 뒤로 나머지가 따랐다·

곧이어 먼저 앞으로 정찰을 나간 루나의 늑대 정령이 복귀했다·

세 마리의 늑대가 각각 도마뱀을 하나씩 물고 돌아왔다· 잡아온 물도마뱀의 수가 늘어났다는 건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늑대 정령과 대화한 루나의 눈이 조금씩 커졌다· 그녀는 데미안에게 다가가 말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전투를 준비해야 될 거야·”

“수는?”

그녀는 단어 선택을 고민하며 머뭇거리다 말했다·

“···많아· 아주 많아·”

데미안은 품안에서 포션을 한 병 꺼내 단번에 들이키고는 말했다·

“애들을 부탁해·”

“응· 조심해····”

루나는 부릴 수 있는 정령이 많으니 넓은 영역을 커버하기에 더 적합했다·

데미안은 동료들과 같이 싸우다가 무리의 우두머리가 나타나면 동료를 후방에 보내고 단독으로 상대할 계획이었다· 

그는 잠시 뒤따라오는 세실 무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세실과 꼭 붙어 있는 트리샤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도 복잡한 심경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데미안을 주시했다·

데미안에게 트리샤는 양가감정을 일으키는 존재였다· 정체를 아는 사람끼리 함께하면 차라리 편하겠다 싶다가도 트리샤가 마음 속에 묻어둔 리자와의 기억을 불러올 것 같아 피하고 싶어졌다· 

실습에 방해만 되니 떨어뜨리고 싶다가도 어쩔땐 곁에 두고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확실하게 지켜내고 싶어졌다·

루나가 데미안의 마음을 읽어내기라도 한 듯이 물었다·

“친구가 신경···쓰여?”

데미안은 고개를 저었다·

“어서 끝내고 짐들은 털어내자·”

그는 다시 앞장서서 나아갔다· 나머지도 그를 따라 움직였다·

그렇게 십분 쯤 나아가다 이상한 것을 발견한 트리샤가 절벽을 올려다보며 세실에게 물었다·

“언니 저기 절벽에···보여?”

“뭐가?”

“이상한 구멍같은 게···있어·”

트리샤는 손을 가리켰다· 절벽의 울퉁불퉁한 곳에 그림자가 져서 그런 건지 분간이 잘 안가는 애매한 크기의 음영이 군데군데 보였다·

세실은 망원경을 꺼내서 확인했다· 정말 구멍이 맞았다· 사람하나 서 있기 힘들 정도의 크기였다· 동굴보다는 그냥 굴이라고 하는 게 어찌보면 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구멍에서 순간 시커먼 무언가가 빠져나와 절벽을 기어 내려갔다·

“···!”

마치 바퀴벌레 같이 날렵했다·

하나가 아니었다· 그 주변의 다른 구멍에서 시커먼 것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루나의 늑대 정령들이 경고라도 하듯 격렬히 짖어대기 시작했다·

세실이 곧장 소리쳤다·

“사탕아! 그것들이 오고 있어!”

잠시 뒤 더 공포스런 일이 벌어졌다· 그룹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그 포효가 다시금 골짜기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 진원지는 무척 가까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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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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