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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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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2

검은 도마뱀 군단이 절벽을 타고 우수수 내려왔다· 양옆에서 몰려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운데 설상가상으로 그들을 공포에 떨게하던 포효까지 울려퍼졌다·

가까이서 들으니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위압감이 굉장했다· 얼마나 강력한지 고막이 찌릿하게 아플 정도였다·

베르탕은 그대로 공황에 빠졌다·

여자애들 앞에서 겁먹은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건 어찌할 수 없었다·

“우···우리 다 죽게 생겼는데·”

무슨 호사를 누리겠다고 위험지대에 발을 들인건지 뼈저릴 정도로 후회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세실이 독설을 내뱉었다·

“죽을거면 너 혼자 죽어·”

검은 도마뱀들이 순식간에 이들을 둥글게 애워싸고 점차 포위망을 좁히기 시작했다·

루나와 가면의 남자만이 그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는 목검을 뽑아들고는 혼자 거리를 벌리고 나왔다· 상대를 분산시키기 위한 것 같았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조금도 겁먹지 않은 태도를 본 베르탕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루나는 정령의 언어를 외기 시작했다· 정령의 힘을 끌어올린 탓인지 눈에 푸른색 마력의 광채가 깃들었다· 

모두 등을 맞대고 포위망을 경계하는 와중에 숨결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그들을 감쌌다· 정령이 일으킨 것이었다·

곧이어 다섯의 늑대 정령이 그들 앞에 현현했다· 

루나가 소환한 건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곧이어 물안개와 시냇물이 소용돌이터럼 한 곳에 응집하더니 이는 말의 형상으로 변했다·

열댓 마리의 푸른 말들은 증기 같은 콧김을 뿜으며 후방에 자리잡았다·

 마르타도 하급 풀의 정령을 소환하고 베르탕도 제압용 포션을 준비했다· 그래봐야 상대의 움직임을 막는 덩쿨 포자를 자라게 하는 것이었다· 본래 불살을 목표로 실습에 임했기에 치명상을 입히는 것은 없었고 그 부분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루나의 정령들이 그룹원들을 엄호하듯 주위에 선 덕에 도마뱀들은 비교적 쉬운 상대인 사탕이에게로 먼저 접근했다·

그는 혼자 고립된 상태에서 사방에서 몰려드는 적들을 맞이했다·

마구잡이 사냥이 시작되었다·

사탕이는 도마뱀들을 몰고 백스텝을 밟으며 그룹원들과 더욱 멀어졌다· 그것들은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으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부 빗나갔다·

앞에서 오는 것 뿐만 아니라 좌우 심지어 뒤에서 오는 것까지 미끄러지듯 피해냈다·

칼을 휘둘렀지만 외피가 단단했던 탓에 단번에 베어내지는 못했다· 그러자 곧장 전략을 바꿔서 약점인 눈과 복부를 공략해냈다·

도마뱀이 점프해서 들어오면 허연 뱃가죽을 그어버리고 다른 도마뱀의 머리를 툭툭 밟아 이동하면서 안구를 칼로 관통했다·

신기한 건 위태위태한 상황에도 움직임이 여유롭고 가벼웠다는 것이다· 심지어 전력을 쏟는 느낌도 아니었다·

베르탕 같은 검술의 문외한이 보더라도 보통내기가 아닌 움직임이었다·

도마뱀들이 약이 올랐는지 우르르 몰려 그를 추격했다· 다른 도마뱀의 몸 위를 기어오르고 점프를 해서 날아들고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들었다· 그렇게 몇 번 빙글 돌고나니 도마뱀들이 겹겹이 쌓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서리바람 폭탄을 던져버렸다·

퍼엉!

그렇게 수십마리가 잘 깎은 얼음 조각상처럼 변해버렸다· 대처가 너무 침착해서 그 모습을 보던 베르탕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루나의 활약도 그에 못지 않았다·

푸른 말들이 주변을 돌며 기병대처럼 도마뱀들을 쓸고 지나가는 덕에 도마뱀의 진영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틈을 비집고 덮치려드는 것들은 늑대들에게 물어뜯겼다· 제법 안정적인 수비였다·

그 둘이 괴물같은 기량으로 선전하자 베르탕은 침을 삼켰다· 그리고 그는 트리샤의 옆으로 이동했다· 수비벽이 아무리 공고해도 한두놈은 새어나올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늑대들을 비집고 도마뱀 한 놈이 달려들었다·

트리샤가 소리쳤다· 

“여기! 한 놈 뚫고 들어왔어!”

기회를 잡은 베르탕이 소리쳤다·

“내가 상대할게!”

그러고는 제압용 포션을 양 손에 쥐고 도마뱀을 겨냥해 던졌다·

파찰음과 함께 내용물이 공기중에 분사되자 곧장 덩쿨이 자라나와 도마뱀을 옭아맸다· 플랜테라를 제압할 때 사용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도마뱀은 몸이 납작한 덕에 별 무리없이 구속을 빠져나왔다·

“···!”

다른 포션을 꺼내려던 찰나 그의 눈앞에 무언가 바람을 가르고 날아들었다·

사탕이가 손에 쥐고 있던 목검이었다·

그것은 트리샤를 덮치려던 도마뱀의 머리를 관통했다·

“아 아니····”

베르탕은 검이 날아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사탕이는 수십 마리의 도마뱀을 몰고다니는 와중에도 트리샤의 상황까지 파악하고 있었다· 뒤통수에 눈이라도 달린 건지 믿기지 않는 전투 감각이었다·

그는 도마뱀의 주둥이를 쉴새 없이 피하며 소리쳤다·

“다시 던져!”

“응!”

트리샤가 재빨리 움직여 박힌 검을 낑낑대며 뽑고는 그에게 던져냈다·

사탕이는 허공에서 검을 낚아채고는 바로 앞쪽에 폭탄을 떨궜다· 그리고는 뒤쪽에 날아드는 도마뱀의 배를 관통하고는 몸뚱이를 방패삼아 냉기 폭발을 막아냈다·

펑!  

또다시 수십 마리가 한대 얽혀서 얼음이 되어버렸다·

정말 세실이 생각한 대로 폭탄을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루나는 상대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리려는 듯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그녀의 손짓에 따라 바람이 불더니 곧이어 실개천의 물을 머금고 작은 용오름이 생겨났다·

그것은 엄청난 바람소리를 내며 상대가 밀집한 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대단한 위력이었다·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어 도마뱀 무리는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고 후방으로 빠졌다·

남은 건 쉰 마리 가량· 수백에 달하는 머릿수를 압도했지만 아직은 안심하기엔 일렀다·

우두머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은 도마뱀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돌연 뒷다리로 몸을 세웠다·

그리고는 목을 부풀리고선 일제히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꾸륵! 꾸르륵! 꾸륵!

그 기괴한 울음 소리는 골짜기를 타고 메아리쳤다·

사탕이는 잔당들을 놔두고 무언가 감지한 듯이 골짜기 끝으로 시선을 돌렸다·

곧이어 발밑으로 커다란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골짜기 깊은 곳에서 발걸음 하나하나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거대한 무언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였다·

그늘진 골짜기에서 새까만 무언가가 절벽을 타고 기어나왔다·

집채만한 몸집· 기다란 목과 짐마차도 한 입에 삼켜버릴 것 같은 커다란 입· 불에 타는 것 같은 선홍색 눈동자· 흑요석을 두른 것 같은 비늘· 놈이 절벽에 발을 디딜 때마다 바위가 쿠키처럼 으스러졌다·

그림책에서 보던 흑룡과도 유사했다· 날개만 달렸으면 정말 드래곤이라 해도  믿었을 무시무시한 외형이었다·

위험지대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는 ‘날개없는 용’이 틀림없었다·

사탕이는 말없이 동료들에게 물러나라고 손짓했다·

그러고는 앞으로 나섰다· 

베르탕이 보기엔 이건 승부가 성립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 

목검으로 할 수 있는 게 보이질 않았다· 저 괴수의 강철같은 외피 앞에선 그저 이쑤시개나 다름 없었다·

그 괴수는 전투 현장을 한 번 보고는 다시금 크게 포효했다·

베르탕은 이를 악물고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

“젠장 젠장 젠장! 이제 좀 도망치는 게 어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사탕이의 손짓대로 천천히 뒤로 물러날 뿐이었다·

남아있던 도마뱀들이 일제히 우두머리가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괴수가 손으로 바위를 으스러뜨리고는 사탕이가 서있는 쪽으로 던져버렸다·

커다란 바위들이 눈사태같이 빠르게 굴러들어왔다· 

그는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돌덩이들을 보고는 옆으로 다섯걸음 움직이고는 자리에 멈춰섰다·

트리샤가 그 모습을 보고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사탕아 피해!”

놀랍게도 열댓개의 바위들이 정확히 그가 서있는 곳만 남기고 통과했다·

그의 태도는 시종일관 침착하고 여유로웠다·

괴수는 바위를 연달아 던져대기 시작했다· 엄청난 돌세례에도 그는 돌맹이 하나 몸에 허락하질 않았다·

괴수는 절벽에 붙어서 내려오질 않았기에 서로 유의미한 타격을 주지 못했다·

베르탕은 잠시 눈을 비비고 그 둘을 번갈아 보았다·

그 커다란 몸뚱이를 두고도 내려와서 싸우지 않고 돌만 던져대는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괴수 쪽이 사냥감이 되어 구석이 몰린 듯한 구도였다·

사탕이는 비처럼 쏟아지는 바위들을 피하며 루나를 향해 소리쳤다·

“저것 좀 떨궈줄 수 있겠어?”

루나가 앞으로 나서서 크게 외쳤다·

“응!”

그러고는 곧장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곧이어 괴수가 붙어있는 절벽에서 바위들이 응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여 골렘의 형상이 되더니 곧장 괴수에게 몸을 던졌다·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골렘과 괴수는 몸이 엉킨채로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루나는 잠깐의 소환만으로도 기력이 많이 소진되었는지 숨을 헐떡거렸다·

남은 건 그의 몫이었다·

요란스럽게 추락했지만 무섭게도 괴수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도리어 분노만 자극했는지 포효를 한 번 내지르고는 몸을 가누고 무서운 기세로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사탕이에게 달려가 앞발을 내려찍었다·

그는 땅이 으스러지는 타격을 몸을 날려 가뿐히 피해냈다· 그런 뒤 상대적으로 작은 몸집을 이용해 괴수의 몸통에 붙어 시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로 몸을 던졌다·

마치 작전이라도 미리 짠 것처럼 루나의 늑대 정령이 빠르게 가세해 주의를 분산시켰다·

괴수는 마구잡이로 팔을 휘둘러댔다·

그는 재빠르게 비늘 틈에다 폭탄들을 박아넣기 시작했다·

외피가 너무도 단단한 탓에 골렘의 공격도 목검도 늑대의 이빨도 먹혀들지 않았다·

폭탄까지 먹히지 않는다면 그땐 정말 위험해졌다·

잘 상대하나 싶었지만 괴수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놈은 몸을 한바퀴 빙 돌려서 꼬리로 지면에 있는 모든 걸 쓸어냈다· 

콰아아아아

꼬리가 쓸고 지나가니 울퉁불퉁한 지면이 편평해졌다·

이를 직격으로 맞은 정령은 소환이 풀려 연기가 되고 근처의 바위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지금까지의 전투 중 아군의 것을 포함해 가장 위력적인 공격이었다·

그리고 사탕이도 이에 직격으로 맞고는 멀리 날아가 폭포에 처박혔다·

“안돼!”

트리샤가 이성을 놓고 폭포를 향해 뛰쳐가려 하자 세실이 붙잡고 말렸다·

몇 초 뒤 녀석의 몸에 박힌 폭탄이 연달아 터졌다·

펑펑 퍼지는 굉음과 함께 놈의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이 공격이 먹히지 않으면 그대로 끝장이었다·

모두가 그 장면을 숨죽여 지켜보았다·

괴수의 신체 일부가 새하얀 서리에 뒤덮여 굳어 있었다· 그것은 잠잠히 있다가 몸을 부르르 털었다· 

스스스스스-

곧이어 한기에 적응이라도 하듯 비늘이 소리를 내며 떨었다· 그리고 검은 빛깔이 서서히 희푸른 빛깔로 물들기 시작했다·

온몸이 희푸른 빛깔로 변한 뒤 그것은 얼음을 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르탕은 절망한 듯이 말했다·

“···아 망했다·”

곧이어 놈이 남아있는 이들을 표적으로 삼고는 전차같은 속도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루나는 다시 힘을 끌어내 소환을 시전했다·

괴수가 달려오는 경로에 돌과 바위들이 한대 쌓아올라가 다시금 거대한 골렘의 형상이 되었다·

집채만한 골렘과 괴수가 몸을 부딪혀 힘싸움을 했다·

인간들은 끼어들 수 없는 고래들의 싸움이었다· 헌데 골렘은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괴수는 두터운 손으로 골렘의 팔을 마구잡이로 부숴버리고는 입으로 머리를 뜯어버렸다·

“아···아····”

마지막 희망마저 찢겨나가자 베르탕은 패닉에 잠겼다·

놈은 방해물을 치워버리곤 전차같은 속도로 루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때였다· 폭포가 있는 쪽에서 강렬한 빛이 쇄도하더니 괴수를 덮쳤다·

콰앙!

귀가 먹먹할 정도의 충격음과 함께 놈은 옆으로 한참을 굴러 절벽에 처박혔다·

그리고 귀를 막은 것처럼 온 세상이 고요해졌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괴수의 기세를 꺾고 어딘가로 치워버렸다· 이제 보니 괴수의 비늘 조각이 사방에 튀어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폭포를 향했다·

짙은 물안개 속에서 사람의 실루엣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손에는 새하얀 빛으로 된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그가 팔을 한 번 휘두르자 강렬한 빛이 일더니 반대쪽 벽에 있는 괴수에게로 날아갔다·

다시금 폭발과 함께 고통에 젖은 괴성이 울려 퍼졌다·

골짜기에서 바람이 불고 물안개가 서서히 쓸려나갔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정체모를 신비한 검을 들고 우뚝 서 있었다·

괴수가 비늘이 절반 쯤 떨어진 몸을 일으키고 벽을 타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검을 휘둘렀고 그 빛의 파동은 다시금 폭발을 일으키며 괴수의 머리를 못질하듯 박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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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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