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have javascript enabled! Please enable it! Doggone Academy Chapter 115 - English Novel
Switch Mode

Doggone Academy Chapter 115

To access the list of chapters and reading pages, click the link below.

EP.115

“아젤리스는 뭐야· 그곳이 네 고향이야?”

“아니· 아젤리스 클로비네 다 비르 테브리스· 이게 내 진짜 이름이야·”

트리샤는 황녀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라는 말을 기억해냈다· 고아의 이름은 짧고 명문가의 이름은 길다· 데미안은 트리샤가 얼마나 귀한 집안 출신인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한편 본명을 알려줬다는 건 모종의 신뢰를 얻었다는 걸 의미했다· 데미안은 마음을 먼저 열어준 트리샤가 조금은 고마우면서 한편으론 부담감을 느꼈다·

친밀해진다는 건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했다·

거기엔 과거도 분명 포함될 것이다·

“트리샤도 좋고· 아젤리스도 좋네·”

“내 이름 다 못 외우면 우리집 못 들어와!”

“····”

“우리 집 엄청 넓어· 일주일 내내 구경만 해도 모자랄 걸? 먹을 것도 엄청 많아·”

“부잣집 딸래미구나·”

“맞아· 나한테 잘 보이는 게 좋을걸?”

데미안은 야영지에 가까워지자 트리샤에게 주의를 주었다·

“이제 거의 다 왔어· 말하지 마·”

트리샤는 금방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힘차게 대답했다·

“응!”

남들 앞에선 트리샤에게 무뚝뚝하게 대할 필요가 있었다·

아침부터 두 남녀가 사라졌다가 갑자기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돌아오면 그것만큼 의심스러운 것도 없을 것이었다·

야영지에서 서른 걸음을 남겨두고 트리샤를 근처 바위에 앉혔다· 

“잠깐 기다려·”

그리고 뒤돌아 야영지에서 포션을 가져오려는 찰나· 루나의 늑대와 눈이 마주쳤다·

“···?”

늑대는 수풀 사이에 가만히 앉아서 트리샤와 데미안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지켜본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데미안을 찾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늑대는 데미안을 보고는 앞발을 폴짝폴짝 띄우며 따라오라는 신호를 주었다·

***

까마귀들이 하늘을 빙빙 돌며 골짜기에 늘어진 도마뱀 사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곤죽을 만들어 놨네·”

칸디넬라 교수가 뒷짐을 지고 쑥대밭이 된 골짜기를 슥 둘어보았다·

그 옆에는 나무로 된 가면을 쓴 엘프 귀의 소녀가 나란히 걷고 있었다·

“교수님은 그 녀석이 환수와 조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모를 일이지· 실력이 있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니까· 환수를 만나는 데엔 운도 따라야 해·”

칸디넬라 교수는 이름없는 용의 사체 앞에 다가갔다· 그리곤 그 몸에 난 흔적을 유심히 살폈다·

가면을 쓴 뾰족한 귀의 엘프 소녀가 그녀의 옆에 서서 말했다·

“순환계 실습을 이미 두세 번은 치러 본 사람 같네요·”

위험지대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이는 것부터 대담한이 요구되는 것이었는데 거기에 이어 심장까지 따로 챙겨가는 영특함을 발휘했다·

“그치? 제법이란 말이지·”

칸디넬라는 그러곤 혼자 중얼거렸다·

“하아 아까워· 너무 아까워·”

“···뭐가요?”

“어? 그 애 말이야·” 

“실력이 아깝다는 말씀이신가요?”

칸디넬라는 가볍게 씩 웃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애· 내가 데려올 수도 있었거든·”

뾰족한 귀의 소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는 되물었다·

“데려오다니요?”

“실베린은 그 아이를 구울들이 창궐한 미개척지에서 발견했다지· 어떻게 그런 곳에서 찾아냈을까· 기묘한 만남 아니니?”

“전말이 궁금하긴 하군요·”

“거기 원래는 내가 가야할 곳이었어·”

“····”

“사정이 꼬여서 결국 이렇게 됐네· 참 신통방통한 녀석인데 생각할 때마다 엄청 손해 본 느낌이란 말이지·”

농담하는 것처럼 가볍게 흘린 말투였지만 칸디넬라의 목소리에는 미련이 담겨 있었다·

세상 일은 모르는 것이다· 칸디넬라가 갔다고 한들 실베린의 경우처럼 똑같이 흘러갔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칸디넬라는 그렇게 누군가에 미련을 가질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녀는 에르제베트나 모르구스 같은 이터니아의 중역이다· 실베린 젤단 같은 전설들과 북부 대재앙을 막아낸 영웅이기도 했다·

인재라면 대륙 어디에서든 발굴해서 길러낼 능력과 지위가 있는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녀가 데미안이란 소년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 그만큼 높게 평가한다는 소리였다·

칸디넬라는 목이 잘린 괴수의 사체를 점검하며 말했다·

“괜한 소리를 했구나· 무시하렴· 가르칠 제자가 있는 건 인생의 큰 행복 중 하나지· 우스갯소리로 실베린은 다 가졌으니 제자복은 없을 거란 말을 하곤 했는데· 그마저도 틀릴 거라곤 미처 몰랐네·”

“이번에 성도로 가셨다면 다른 기회가 있었을 텐데요· 신성검의 계승자가 나와서 발칵 뒤집혔다고 들었습니다만····”

“재주도 좋네· 그런 기밀 정보는 어떻게 알았어?”

“기사단···임무 수행 중에 우연찮게 들었습니다·”

“흠 그래· 좋은 기회지· 성도에 영웅들을 소집한 데엔 그 녀석의 스승을 구할 목적도 있었을 거야·”

“신성검은 소드마스터조차 쉽게 쥐고 휘두를 수 없는 물건이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소녀가 머뭇거리자 칸디넬라가 기지개를 피며 확실하게 답해주었다·

“완전히 과장된 말은 아니야· 내가 두 눈으로 직접 그 검의 위력을 봤거든· 대륙을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꼽을만한 명검이고 선택받은 사람만이 휘두를 수 있지·”

신성검의 주인이 된 소년은 소드마스터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교수님은··· 신성검에는 크게 흥미가 없으신 겁니까?”

“난 성도에 이미 다녀왔단다·”

“···네?”

칸디넬라는 소녀를 보며 씩 웃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뭔가를 알고 있지만 말해 줄 수는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서 가자· 이러다 또 싸우는 거 놓치겠다·”

***

야영지에선 이미 일행들이 전부 잠에서 깬 상태로 서 있었다·

다들 안색이 좋지 않았다· 마르타와 베르탕은 안색이 창백했고 세실 또한 불안한 듯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곧이어 세실과 루나가 나를 발견하고는 다급하게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트리샤를 봤어? 상황이 엄청 급해·”

나는 손으로 트리샤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

“발목을 접질러서 저쪽에 쉬고 있어· 누가 가서 치료해줘야 할 것 같은데·”

세실은 마르타를 불러서 트리샤를 치료하도록 보냈다· 표정을 보니 트리샤가 사라져서 그런 게 아니었다· 다른 무언가가 그들을 질리게 만들었다·

루나가 내 옷깃 끝자락을 살짝 잡고 툭툭 잡아당기며 주의를 끌었다·

“오고 있어····”

“···누가?”

“시온이· 우리쪽으로 다가오는데 기척을 감추지 않아·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어·”

기척을 감추지 않는다는 말은··· 기습이 아닌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말이다· 

내가 피하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루나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였다· 

사실 저들도 그리 겁먹을 필요가 없었다· 왜냐면 오늘부로 우리는 갈라질 거고 시온은 세실 그룹을 놔두고 나를 계속 추격할테니 말이다· 

세실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사탕아···몸도 온전하지 않을 텐데 괜찮겠어? 도움이 된다면 우리가 합심해서 도와줄게·”

의리는 고맙다만 그럴 필요는 없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 싸움에 트리샤를 비롯한 다른 이들을 휘말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랑 루나는 여기 남아서 시온을 맞이할 거야· 너희와는 여기서 갈라지는 거고·”

“사탕아····”

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너희는 떠나·”

세실은 착잡한 얼굴로 가만 있다가 마지못해 베르탕을 돌아보며 손짓했다· 그러자 베르탕은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나는 죽어가는 모닥불 앞에 앉아서 장작을 던졌다· 그리고 얼려두었던 심장 고기를 꺼내서 꼬챙이에 꿰었다· 한바탕 소란을 대비해 속을 든든히 해두기 위함이었다·

루나는 내 행동에 별다른 의문을 표하지 않고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식사를 기다렸다·

***

급하게 찾아가지 않았다· 전날 밤 찾아갈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은 건 사탕이의 체력이 온전한 상태에서 싸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안개·”

사탕이가 위치한 곳에 점차 다가가자 수증기가 짙게 드리웠다· 축축하고 기분 나쁜 안개였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니 새하얀 장막 너머로 새빨간 불빛이 보였다· 

몇 걸음 남기지 않은 걸 확인한 시온은 허리춤에서 마검 시벨린은 꺼냈다· 

손에 점차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만남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모닥불에 다가가자 그 앞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는 가면의 남자가 보였다·

그루터기에 몸을 기대고 한쪽 무릎은 세워서 팔을 걸고 다른 한 쪽 다리는 쭉 뻗어서 퍽이나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시온이 먼저 점잖게 인사를 던졌다·

“안녕·”

“···안녕·”

“이름없는 용은 네 솜씨지? 제법이네·”

“왜 날 찾아오는 건데?”

시온의 검에 푸른색 검광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야 네게 빚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 스승님이 널 무척이나 보고싶어 하시더라고·”

가면의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옷에 붙은 흙을 툭툭 털었다·

“그건 좀 곤란한데·”

“걱정 마· 오늘 내가 네 가면을 벗겨서 정체를 숨길 필요도 없게 만들 테니까·”

“····”

가면의 남자는 황금빛 눈동자로 시온을 가만히 주시했다·

그 가면 속에서 씩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시온은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칼 뽑아·”

마검의 힘에 짓눌려 모닥불이 조금씩 흔들리더니 마침내 꺼져버렸다·

“내가 검을 뽑으면 네 팔다리 중 하나는 무사하지 못하게 될 텐데·”

그의 도발에 시온이 정면으로 응수했다·

“아니 네 팔다리가 잘리겠지·”

“네 팔다리가 잘릴 건데?”

“아니 네 팔다리야·”

“아니 네가 잘릴 거야·”

열이 오른 시온이 아티팩트를 발동해 한번의 도약으로 그에게 뛰어서 칼을 휘둘렀다·

칼을 안 뽑으면 직접 뽑게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곧바로 목검을 꺼내 시온의 검을 막아냈다·

캉!

시온의 공격을 받아낸 남자의 디딤발이 뒤로 한참 밀려났다·

“이렇게 말이 많은 타입인 줄은 몰랐네·”

“····”

“장난감은 넣고 진짜 무기를 꺼내·”

그는 검을 쥔 손이 얼얼한지 팔을 툭툭 털었다·

시온은 재정비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다시금 가속해서 그에게 전력으로 칼을 휘둘렀다·

캉!

고막이 따가울 정도로 큰 타격음이 퍼진다·

남자는 감각적인 반사신경으로 시온의 검을 빗겨쳐냈지만 힘에서 밀려 또 다시 뒤로 한참을 날아갔다·

그는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자세를 가다듬었다·

시온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겉으로는 밀리는 형국이었지만 제대로 압도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