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have javascript enabled! Please enable it! Doggone Academy Chapter 132 - English Novel
Switch Mode

Doggone Academy Chapter 132

To access the list of chapters and reading pages, click the link below.

EP.132

리그베드 중앙 광장에 위치한 공국 소유의 대저택 앞에는 중무장을 한 기사들이 살벌하게 진을 치고 있었다· 

공국의 후계자인 가이낙스 공녀가 그곳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비가 리그베드 전체를 통틀어 가장 삼엄한 곳이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오후가 되자 그 앞으로 한 마차가 멈춰섰다· 

그리고 저택 앞에 도열해 있던 기사들이 이를 보자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파라솔을 든 시종 하나가 마차 앞으로 달려가고 다른 시종이 마차 앞에 임시 발판을 깔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챙이 긴 모자를 쓴 아리따운 여성이 우아하게 내렸다·

바로 비비 가이낙스 공녀였다·

보좌관 제럴드가 그녀의 옆에 따라 붙었다·

“파티는 어떠셨습니까 아가씨·”

“····”

“그냥 별 다를 거 없는 무도회였죠·”

공녀는 무심하게 대답하고는 저택 내부로 들어섰다·

현관에 들어서고 복도를 지나는 동안 제럴드는 손짓으로 호위병들과 시종들을 돌려보냈다· 

그녀가 민감하게 여길 만한 안건을 들고 온 터라 괜히 애꿎은 이에게 불똥이 튀지 않게 하지 위해서였다·

“본국으로부터 소식이 전해져 왔습니다·”

“말해보세요·”

“수도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참사로 인해 공국의 지도계층에 대한 호위를 더욱 강화하라는 엄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가씨의 귀환에도 더 많은 병력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래요·”

“그리고···참사 원인 조사를 위해 공국에선 교단과 실베린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가이낙스 공녀는 그레이트홀을 가로지르다 우뚝 멈춰섰다· 하지만 돌아서지 않고 보좌관에겐 등만 보일 뿐이었다· 

제럴드는 눈을 질끈 감았다· 실베린에 대한 비비의 분노와 열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게서 제왕적인 면모를 일부 물려받은 비비에겐 자신의 머리 위를 군림하는 실베린의 존재는 죽어도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가이낙스 공녀는 그렇게 수초간 멈춰있다가 말했다·

“누가 그런 요청을 한 거죠?”

“대공께서 직접 성도에 요청하셨습니다· 실베린 님은 성도에서 대륙 회의를 마치고 곧장 공국으로 이동하실 것입니다·”

“····”

굳이 무슨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녀의 속에 무엇이 끓고 있는지 제럴드는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알았다는 한마디도 없이 다시 홀의 끝까지 이동해 거대한 벽난로에 마법으로 불을 피웠다·

그리고 그 난로 앞에 놓인 긴 식탁을 보았다· 거기엔 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성대한 만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공녀의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성대하게 차릴 필요는 없는데·”

“···죄송합니다· 파티에 다녀오신 다음날엔 간소하게 차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이낙스 공녀는 와인병과 잔을 챙기고 테이블에 앉았다· 

제럴드가 시종을 부르려 하자 공녀는 말렸다·

“됐어요· 그보다 제가 부탁한 건 어떻게 됐죠?”

“그리고··· 대마법사의 제자 데미안이란 학생을 지명한 호위 의뢰가 거절됐습니다·”

와인을 들이키는 공녀의 눈빛이 순간 섬찟하게 꿈틀거렸다·

“····”

“호위 인력 보강 명령이 내려온 만큼 즉시 전력감으로 배치 가능한 고학년 학생 위주로····”

그리고 말하는 중간에 식탁 위에 놓인 접시들이 와장창 소리를 내며 우르르 쏟아졌다·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비비의 마법력이 무작위로 발산된 것이 그 원인이었다·

“요청한 건 그게 아닌데요·”

제럴드가 급하게 몸을 낮추고 사죄를 표했다·

“아가씨····”

비비는 뚝뚝 끊어지는 어조로 경고하듯이 말했다·

“저는 그 소년이 필요하니까 데리고 와요·”

그녀는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

내일은 전투부 수업이 있었다· 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내 실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무서울 정도로 강력한 마검과 강철보다도 날이 잘 드는 목검 심지어 그리폰 포션까지 그 수업에선 쓸 수 없다· 그러니 평범함에 익숙해져야 했다·

수련주에는 입학시험 때처럼 그레이스 산에 플랜테라를 푼다· 오늘은 그것들을 잡으면서 평범한 검에 대한 감각을 키울 생각이었다·

나는 기숙사에 들러 로브와 검을 챙겼다· 그리고 입학시험 당시 소집 장소였던 그레이스산 초입부 잔디밭으로 향했다· 그곳엔 수련용 플랜테라들이 비가 우수수 쏟아지는 와중에도 우뚝 서 있었다·

날씨가 이 모양이니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 외로 다른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릴리트였다· 

그녀는 머리카락이 흠뻑 젖어서 미역처럼 늘어진 상태로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술부 수업이 끝나고 바로 이곳으로 온 모양이었다·

플랜테라 두 구씩 이끌고 실전처럼 전투에 몰입한 상태였다·

릴리트의 마법 영창 소리가 빗줄기 틈으로 연신 울려퍼졌다·

내가 온 것도 미처 보지 못한 듯하다·

플랜테라의 몽둥이가 붕붕 위협해도 주늑든 기색이 없다· 플랜테라 또한 수련용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을 만한 타격을 가하지 않지만 그래도 제법 아플만한 일격을 받아 엎어져도  몸을 부르르 떨고 일어나 다시 싸웠다·

나는 그 모습을 잠시 구경하다 주변에 있는 플랜테라를 유인해서 릴리트와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수련에 임했다· 

내 목적은 플랜테라를 잡는 게 아니었기에 공격을 회피하고 무기를 맞대고 합을 재보는 수준에 머물렀다·

난 순환계에서 시온과 검을 맞대던 때를 복기했다· 그녀의 움직임· 시선 스텝 모든 것이 또렷이 남아 있었다· 기본기가 부족한 나는 그것들이라도 끌어다 이용해야 했다·

플랜테라 둘이 내 주변을 둘러싸고 몽둥이를 마구잡이로 휘둘러댔다·

릴리트의 마법 영창 소리에 검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더해졌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공격을 피하고 약점을 노리는 건 무난하게 된다· 하지만 확실히 내 ‘보여주기용’ 검술 실력은 투박한 부분이 많았다·

나는 플랜테라를 더 붙여 4대 1로 수련을 이어갔다· 플랜테라의 빗나간 몽둥이들이 땅을 찍어대는 탓에 군데군데 웅덩이가 움푹 파였다·

그렇게 수련하던 와중에 뒤통수에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플랜테라들의 무릎을 잘라내 전부 무력화 시킨 후 그 시선을 확인했다·

릴리트가 멀찍이서 물귀신 같은 몰골로 내 모습을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심지어 어떻게 한 건지 그 옆의 플랜테라들도 멀뚱히 서서 날 보고 있었다·

“····”

“····”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휙 돌아서서 다시 플랜테라와 전투를 시작했다·

***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수련에 임한 릴리트는 먼저 떠나고 나는 혼자 남아 수련을 계속했다·

그리고 트리샤의 수업이 끝날 즈음에 맞춰 마법부 강의동에 향했다·

“데미안!”

강의동을 우수수 빠져나오는 인파들 틈에서 트리샤가 내 모습을 보고는 폴짝폴짝 뛰어왔다· 그 모습을 보니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마중나온 부모가 된 기분이었다·

그녀는 비에 흠뻑 젖은 내 몰골을 보고는 말했다·

“길잃은 강아지 같아!”

“가자· 춥다·”

“잠깐 기다려봐· 나 마법 새로 배운거 지금 쓰면 되겠다· 이거면 금방 따뜻해질거야·”

트리샤가 주문을 외고 마법을 시전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춥다· 가자·”

“이잉 뭐야 왜 안돼····”

“진짜 춥다· 가자·”

트리샤의 얼굴이 금방 또 시무룩해졌다·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건 나 뿐만이 아니다· 얘는 마스터스 클래스 심사를 어떻게 통과한 걸까·

“기다려 내 옷 줄게!”

트리샤가 남들 다 보는 곳에서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속에 뭘 더 입긴 했겠지만 이런 곳에서 여자애가 못을 벗어 재끼는 건 영 보기 안 좋다·

“됐어· 네 옷은 작아·”

나는 꼬물대는 트리샤의 손을 붙잡고 움직였다·

강의동을 벗어나 우리는 남들의 시선을 피해 미궁 입구로 향했다·

그리고 나가던 중 허공을 빙빙 돌던 길잃은 스티치 하나가 내 앞에 날아왔다·

실베린의 스티치일까 싶어 황급히 낚아챘다· 그 이니셜들을 보면 분명 오해할 게 뻔했다·

트리샤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모야?”

색이 진한 걸 보니 다행히도 그건 실베린의 것이 아니라 세실의 것이었다·

“맡긴 물건 찾아오라는 편지네·”

마도학부 연구동으로 잠깐 와보라는 짧막한 메시지만 적혀 있다· 크리스탈을 감정해달라 부탁했는데 벌써 결과가 나온 모양이다·

나는 우산을 트리샤에게 건넸다·

“먼저 기숙사에 들어가 있어·”

***

가면을 쓰고 마도학부의 연구동 건물 앞으로 향하니· 창문 너머로 귀를 찌르는 비명소리가 나를 가장 먼저 반겼다·

“야! 진정해!”

“꺄아아악! 저리가!”

“마취약! 마취약 어디 있어!”

누가 난동이라도 부리는지 유리가 깨지는 소리와 가구가 부서지는 소음도 덩달아 퍼졌다·

현관 앞에서 여학생 하나가 식겁한 얼굴로 펑펑 울며 내 옆을 지나쳤다·

“못하겠어· 진짜 못하겠어·”

큰일인가 싶었지만 반응을 보면 막 사람이 크게 다친다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위험한 거라기보단 대단히 혐오스런 무언가를 상대한다는 느낌이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서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 연구실을 문틈을 슬쩍 들여다 보았다· 열린 틈이 좁아서 내부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 사이로 보이는 건 털달리고 기다란 어느 생물체의 다리였다· 

그리고 한 여자가 기지개를 쭉 피며 그 문을 몸으로 밀며 나왔다· 바로 세실이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어 사탕이? 벌써 왔어?”

소란은 아직도 진행중이었는데 그 안에서 나온 세실은 지극히 태연한 얼굴이었다·

“마도학부는 활기가 넘치네·”

세실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 너도 들었구나· 전투부 수업 준비 좀 도와주느라고· 한 번 볼래?”

세실이 문을 활짝 열어서 내부를 보여주었다·

뒤이어 그 안에 있던 케이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케이지에는 황소도 잡아먹을 것 같은 엄청난 크기의 거대 거미가 갇혀 있었다· 얼굴에 달린 독니가 사람 손만하고 눈이 여덟개 쯤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조교와 몇몇 학생들이 거미의 다리를 빼내서 톱으로 무언가를 잘라내고 있었다·

“확실히 관상용으로 기르기엔 무리가 있네·”

세실이 큭큭 웃으며 말했다·

“전투부 실습용 마수야· 내일 1학년 애들이 상대해야 할 걸?”

“···저걸?”

“응· 마도학부는 보조만 해서 천만 다행이지· 저런 거랑 어떻게 싸워· 전투부 안 가길 잘했어·”

“실습하다 누구 하나는 죽겠는데·”

“물론 발톱이랑 독니 독침은 우리가 다 제거할 거야· 그것 때문에 이 고생이었지·”

“····”

그러던 중 세실이 내 몰골을 보고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근데 사탕아· 너 왜 다 젖었어· 실연이라도 당했어?”

“그냥 어쩌다 보니·”

“어머 얼굴 엄청 창백해· 감기걸리겠어·”

얘 봐라· 가면으로 얼굴 가리고 있는데 능청스럽게 다 보인다는 듯이 말한다·

세실이 물기를 닦아주는 척하며 은근슬쩍 손가락을 가면 속으로 밀어넣었다·

나는 점잖게 세실의 팔을 내리며 제지했다·

그러자 세실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지 말고 볼 한 번 만지게 해주면 실습과 관련해서 재밌는 정보 하나 알려줄게·”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