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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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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5

데미안은 느긋하게 자리로 돌아갔다· 

펜릴이 흥미로운 장면을 본 듯이 팔짱을 풀었다·

이를 본 제럴드가 물었다·

“어디 특별한 게 있습니까?”

그녀는 설명에 앞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제대로 뭘 보여준 건 아니니 뭐라 평을 할 수는 없습니다· 검을 저렇게 정확하게 던지는 건··· 어디에서나 금기시하는 겁니다·”

사람 대 사람의 교전에 있어서는 상황에 따라 검을 내리는 게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마수와의 교전에 있어선 달랐다·

마수 앞에서 검을 버리는 건 죽겠다는 소리나 다름 없다· 

검이 두 개라면 모를까· 하나뿐인 검을 던지는 건 기사들에겐 최악의 행동이었다·

잠깐 대화를 나누는 사이 다음 학생이 나와서 준비를 끝냈다· 눈이 꿰뚫린 키라클로는 철창으로 돌아가고 새 괴수가 밖으로 나왓다·

직전에 데미안의 전투 방식이 영감을 주었는지 그 다음 학생은 활을 들고 있었다·

전투에 돌입하고 학생은 열심히 활을 쏴댔지만 키라클라가 앞발로 전부 쳐낼 뿐 제대로 박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이를 본 제럴드가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상하네요· 칼을 던지는 것보다 화살의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데 어째서 통하지 않는 겁니까?”

데미안의 검은 제대로 적중하고 훨씬 빠른 활이 오히려 통하지 않으니 이상한 일이었다·

“안면부는 대부분 갑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눈이나 주둥이를 맞추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반응 속도는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요·”

“그러면 데미안이란 소년의 공격은 왜 제대로 적중한 겁니까?”

“···해를 등지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키라클로는 해가 들어오지 않는 숲이나 동굴 골짜기 등에서 서식합니다· 그덕에 빛에 굉장히 민감하죠· 바로 던지지 않고 몇걸음 위치조정을 한 것이 햇빛을 정면으로 보도록 유도하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제법이군요· 키라클로의 특성이 세간에 잘 알려져 있습니까? 미리 알고서 작점을 짠 걸까요?”

펜릴은 고개를 저었다· 

“북방에서만 볼 수 있는 종인데 북부인들 마저도 잘 모릅니다· 키라클로 자체가 아종들이 많아서 그 습성들이 가지각색이라 구분하기 어렵고요· 마수학 사전을 통으로 외우지 않는 한 미리 특성을 알기는 힘들 겁니다·”

제럴드는 데미안의 인적사항이 적힌 서류를 확인했다· 마수와는 거리가 아득히도 먼 평화로운 위젤 출신이었다·

데미안은 잠시 관찰한 것만으로 약점을 꿰고 정확한 일격을 날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운이 좋아서 이터니아에 들어온 건 확실히 아니군요·”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실력을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단순히 명령만으로 찾아온 것이지만 제럴드도 이제 점차 데미안에 대한 흥미가 솟아났다·

그는 팔을 들고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신호를 보냈다·

곧이어 시종 하나가 제럴드의 곁으로 다가왔다·

“데미안이라는 소년에게 공녀님께서 매달 주최하는 사교회 초대장을 전해주도록·”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리고···내가 개인적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의사도 전해주겠나?”

***

전투부 수업을 끝마치고 대련장 밖으로 벗어나자 마자 누군가가 내 이름을 소리쳤다·

“데미안!”

“···?”

고개를 돌려보니 소리가 난 곳엔 트리샤가 나무 그늘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녀는 날 발견하고는 검정 스커트를 펄럭이며 내 앞으로 달려왔다· 그러곤 숨을 헐떡이며 내게 물었다·

“끝났어?”

“뭐가?”

“전투 실습! 나 구경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끝났지· 그리고 타 학부 학생은 구경 못 할걸?”

“왜? 우리 마법부에선 대련은 전부 공개하는데?”

“글쎼 전투부 수업은 마법부 수업보다 재미가 없나보지·”

키라클로와의 일전을 타 학부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대충은 알 것 같았다· 

오늘 전투부 1학년 학생들은 이번 실습에서 많은 시련을 받았다· 괜히 공개해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망신을 줄 이유는 없었다· 학교 생활에 지장만 줄 거다· 

트리샤가 눈을 굴리며 잠시 고민하다 말을 이었다·

“음··· 그런가? 마법부 대련이 확실히 인기가 많다고 듣긴 했어· 마법 대련이 이터니아의 오랜 전통이래· 구경꾼도 많고·”

“듣기만 해도 재밌을 것 같긴 하네·”

마법부 대련이라··· 1학년은 루나가 완전히 군림하지 않을까· 그 무서운 시온도 꼼짝 못하게 할 정도인데·

“그래? 지금도 대련 하고 있긴 해!”

“근데 넌 여기 어떻게 있는 거야?”

트리샤는 마법부 소속으로 알고 있는데· 수업이 아직 안 끝난 거 아닌가?

“나? 성적이 하위권이라 대련 수업에선 제외야!”

천진난만한 얼굴로 자랑스럽게 말한다·

“하 그래· 그래서 어쩐일로 이렇게 찾아온 거····”

내가 말하던 도중 하늘에서 웅웅대는 날갯짓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실금과 이니셜이 보이는 스티치· 마침내 기다리던 실베린의 답장이 날아온 것이었다·

스티치가 트리샤의 정수리 위까지 내려오자 나는 재빨리 낚아채서 주머니에 넣었다·

트리샤는 뒤늦게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가 내렸다·

“뭐야?”

“그냥· 편지·”

트리샤한테 스티치에 새겨진 이니셜은 죽어도 보이고 싶지 않다·

“···누구한테 온 거야?”

“스승님·”

트리샤가 호기심에 부푼 표정으로 말했다·

“스승님 궁금하다· 나도 볼래!”

“사적인 편지를 공유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네가 직접 스승님 허락 받고 오면 보여줄게·”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어딜 감히·

“인자하실 것 같은 이미지인데· 같이 봐도 용서해주시지 않을까?”

“전혀 아니야·”

“스승님 어떤 분이야? 할머니 같은 분 아니야?”

나는 질색하듯 고개를 저었다·

“완전히 잘못 짚었어·”

“어떻게 생기셨는데? 대마법사에 돈 많고 이터니아 교수인 스승님인데 당연히 나이 많을 거 아니야!”

“너도 봤잖아· 기억 안 나?”

“뭐?”

“내 그림·”

“···응?”

미술부에서 ‘친구 그리기’ 수업을 마칠 때 쯤 트리샤는 온실에 놓인 내 그림을 구경했었다· 

스승님을 그린 거라고 말을 안 했었나? 

트리샤의 눈이 점점 충격을 받은 듯이 커진다·

“그 그 빨간 머리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요 근래 봤을 때를 통틀어 가장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대체 어느 부분이 그렇게 충격인지는 내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었다·

“넌 그걸 보고 뭘 그린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아는 사람인 줄 알았지!”

***

트리샤가 날 찾아온 이유는 그림을 마저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내색은 안 해도 속으로 많이 기대했던 모양이었다· 

우리는 사람 하나 없는 온실에 머물렀다·

내가 물감을 챙기고 붓을 빨래하는 동안 트리샤는 그림을 구경했다·

준비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올 때까지 트리샤는 한 그림을 계속 구경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실베린의 그림을 말이다·

그녀는 그걸 보며 속이 답답해졌는지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연신 두드리고는 풀이 죽은 얼굴로 돌아왔다·

“왜 그래?”

“···됐어·”

어깨가 축 처지고 무언가에 굉장히 실망한 듯 서러운 표정을 짓는다·

“표정 펴· 그 얼굴을 그림에 남길 수는 없으니까·”

“기분이 안 좋은 걸 어떡해····”

마땅한 수가 없으니 나는 무작정 붓질을 시작했다·

그렇게 그리기 시작한지 한 시간 가량이 지나자 트리샤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잠깐 쉴까·”

“흐아암 십분만····”

트리샤는 졸음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쉬자는 말이 나오자 곧장 근처 테이블 위에 올라가 다리를 말고 새우잠을 청했다· 나는 외투를 벗어서 그녀를 덮어주고는 잠잠해진 틈을 타 실베린의 편지를 꺼냈다·

무슨 내용이 있을까 궁금해서 죽는 줄 알았다·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했다·

“···?”

거기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실베린은 성도의 1급 위험 인물을 수감하는 폴리그락스 형무소에 구류되어 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하지만 뒷 내용을 보니 놀란 마음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실베린을 만나고 싶으면 빠른 시일 내에 성도로 와서 면회를 청하도록·]

잠시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필체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공문서에 어울릴 법하게 필체가 조금 뻣뻣해지긴 했지만 분명 실베린의 것이 맞았다· 편지지에서도 늘 그랬던 것처럼 실베린이 자주 쓰던 향수 냄새가 묻어나온다· 

내용만 제외하면 분명 실베린의 것이 맞다· 

그러니까 실베린이 스스로 형무소 관계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본인이 형무소에 갇혀 있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다·

실베린이 나한테 거짓말을 친다고 밖에 설명할 것이 없었다·

갑자기 날 이렇게 속이려는 이유가 뭘까·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걸까·

나는 조심스럽게 종이를 꺼내 답장을 적었다·

[데미안 학생은 기숙사 폭파 사고에 휘말려 혼수 상태에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데미안 학생과의 직접적인 연락은 불가하다는 점 전해드립니다·]

이렇게 하면 되려나···?

***

실베린은 티테이블에 앉아 창밖에 펼쳐진 성도의 풍경을 불만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턱을 괸 팔꿈치 옆에는 보내려다 만 편지가 붓펜과 함께 놓여 있었다·

제자의 질문에 관하여 상세한 답변을 적은 편지는 결국 날아가지 않았다· 그 대신 홧김에 적은 날조 문서가 제자에게 향했다·

실베린이 그러한 행동을 취한 이유는 단순했다·

“매일 쓴다고 해놓고····”

순환계 실습 때문에 바빴다고 하지만 본인이 선언했던 대로 편지는 실습 중에도 꼬박꼬박 보내야 했다· 

그녀로선 벌을 내려도 충분한 상황이고 머릿속으론 어떻게 체벌할지에 관한 계획도 이미 정리된 상태였다·

“···혼 좀 나야겠어·”

그렇게 혼자 시간을 보내던 와중에 누군가 그녀의 방 문을 노크했다·

그리고 그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이터니아의 교감 에르제베트였다·

그녀는 수수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그 얼굴과 몸에서 신비로운 아우라가 흘러나왔다·

실베린은 잠시 제자에 대한 생각을 접고 손님을 맞이했다·

에르제베트가 말없이 창가에 놓인 화분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천천히 식물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손길이 닿자 덜 틔운 꽃 봉오리가 활짝 만개했다· 그녀의 독특한 능력 중 하나였다·

에르제베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케니언 그란디스가 어제 도착했다더군요· 이제 연합 회의에 소집된 인원이 전원 성도에 모였어요· 조만간 회의가 열리겠죠·”

“····”

연합 회의엔 두 명의 마도학자· 일곱의 소드마스터· 네명의 대마법사가 참석한다· 이처럼 거물급 인사들이 한 자리에 동시에 소집된 건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에르제베트는 말을 이었다·

“듣기로는 그 자리에서 신성검의 새 주인이 될 소년을 소개하려는 모양이더군요·”

“···역시 교단은 너무 성급하군요·”

에르제베트는 싱긋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실베린의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교단의 목적은 뻔했다· 성녀 플렌체와 검신 젤단 하트의 관계를 다시금 재현하고 싶어했다·

성검의 새 주인을 젤단 하트의 후계자로 육성하고 플렌체의 뒤를 이을 성녀의 사도로 맺어주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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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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