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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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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7

호위대는 하천을 따라 길을 나아갔다·

적당히 바람도 불고 볕도 따스한 날이라 그런지 공녀도 웬일로 마차 창을 열어두었다·

나는 공녀의 마차 옆에서 행군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이따금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인지는 몰라도 비비는 내 쪽을 향해 눈을 고정하고 있었다·

나도 고개를 돌려 비비를 바라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돌연 기분이 나빠진 듯이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쳐버렸다·

지극히 평화로운 여정이었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신령제’에 관한 것인데 이따금 마주치는 마을 주민들의 얼굴에 구김살이 없는 걸 보면 크게 문제가 생길 것 같진 않았다· 더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마을과 마을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강으로 이어지는 하천의 하류에 도달했다·

그곳에선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과 조약돌 위에서 춤 연습을 하는 어린아이들이 보였다·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여정에 피로감이 쌓은 기사들도 그 잔잔한 풍경을 보며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듯했다·

비비가 마차를 세우고 관심을 보였다· 

“듣던 것과는 달리 평화롭고 아름답구나·”

그러고는 보좌관을 불러 물었다·

“이 지역은 나무마다 빨랫줄처럼 길게 끈을 걸고 꽃을 장식하는 게 전통인가?”

“농번기에 들기 전에 신에게 기도를 올려 풍년을 기원하는 신령제가 곧 열린다고 합니다· 가는 곳마다 다들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다른 쪽 냇가에서 놀던 한 무리의 처녀들이 비비의 마차를 보자 발을 첨벙거리며 다가왔다·

그들은 몸을 낮춰 어설픈 몸짓으로 예를 표했다· 그러곤 한 여자가 대표로 나서서 말했다·

“바르비시아에 귀하신 분이 지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희는 공국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공녀님이 귀하신 분이라는 건 알아요·”

젊고 어린 처녀들이 한 무리 다가오니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된 호위대에 훈풍이 불었다· 

제럴드가 나서서 말했다·

“물러나라·”

“공녀님과 기사님들은 신령제에 안 오시나요? 신령제의 날엔 멀리서 온 손님은 누구든 환대하는 게 바르비시아의 전통이에요·”

이 처녀들은 공녀에게 관심이 있다기보단 건장하고 다부진 기사들에게 시선이 돌아가 있다· 그리고 나에게도 눈꼬리를 씰룩이며 은근한 신호를 보냈다· 하기야 이런 변두리 땅에서 짝을 찾을 기회가 쉽게 오는 건 아니겠지

제럴드와 니엘렌이 중간에 끼어서 칼같이 잘라냈다·

“썩 물러나라·”

이 둘이 매정하게 나오자 여자들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죄 죄송합니다·”

그들은 풀죽은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기사들도 덩달아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그 광경을 가만히 보던 비비가 제럴드에게 말했다·

“신령제엔 무슨 일을 하죠?”

제럴드가 답했다·

“확실치는 않습니다· 다만 바르비시아에 산개해 있는 정착민들이 모여 춤을 추고 곡물과 술을 풀고 가축을 잡아 성대하게 축제를 연다고 합니다· 건기가 아니면 이렇게 모이기 어려우니까요·”

“저들을 다시 불러오세요· 지루하고 고된 여정에 잠깐의 휴식도 나쁘지 않겠죠·”

***

우리는 당초 목적지에서 길을 살짝 틀었다·

“신령제의 제단으로 가시려면 푸로스 강을 건너셔야 해요·”

마을 아낙네가 손으로 가리킨 건 강이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작고 얕았지만 여러 대의 마차를 대동하고 이동하는 이상 튼튼한 골조의 다리를 찾아 건너야 했다· 푸로스 강을 건너는 다리는 하나 밖에 없었다·

안내에 따라 멀리 떨어진 다리까지 이동해야 하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번거롭게 돌아갈 필요는 없었다·

잔잔히 흐르는 강을 바라보며 마법사들이 일렬로 나란히 선다·

그들이 일제히 합창하듯 주문을 외니 강바닥에서 시퍼런 무언가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무려 여섯이나 되는 얼음 기둥이 간격을 두고 자라더니 아치 모양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삼십 분 만에 마차가 건너고도 버틸 정도의 얼음 다리가 탄생했다·

같은 호위대에 속하는 기사들도 놀랍다는 듯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들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닌 모양이다·

나는 마냥 감탄만 할 수는 없었다· 마법사를 상대해야 할 생각에 고민이 많아진 탓이다·

우리는 강을 건너 두어시간을 더 나아가 제사터에 도착했다· 둥글게 울타리처럼 비석이 줄지어 솟아 있고 그 중앙엔 작은 연못이 있었다· 그 뒤엔 궁전의 기둥으로 쓸 법한 하얀색 돌기둥이 우뚝 버티고 있다· 듣기로는 신령비라는 일종의 상징물이라고 했다·

그곳엔 이백여 명의 정착민들이 모여 축제 전야제 준비로 한창이다· 한쪽에선 돼지와 소를 모아 놓고 도축을 위해 칼을 갈고 있고 한쪽에선 민요를 부르고 의식을 위한 연습한다· 

다른 한쪽에선 남녀가 웃통과 젖가슴을 그대로 다 드러내고 몸에 하얀 점토로 붓질하듯 서로의 몸에 문양을 그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남정네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쏠린다·

짐승의 송곳니와 발톱을 엮은 목걸이를 걸친 한 노파가 두개골을 장식한 지팡이로 땅을 짚으며 우리들 앞으로 다가왔다·

“귀인이다· 귀인이 오셨도다·”

그러고는 외형과는 안 어울리게 품위 있는 몸짓으로 비비의 마차에 예를 올렸다·

“비비 공녀께서 신령제에 함께하러 오셨구나! 신께서 분명 기뻐하실 것이다!”

노파는 휙 돌아서서 일꾼들에게 소리쳤다·

“환대의 원칙에 따라 어서 술과 고기를 가져와 귀인들을 대접해라!”

***

제단에 쌓아둔 장작더미에서 산더미 같은 불길이 솟아나 저녁을 밝혔다· 일렁이는 불길을 끼고 성대한 연회가 벌어졌다·

호위대 병사들은 연회에 한 발짝 떨어져서 꿈쩍 않고 버티다 공녀의 허락이 떨어지니 조금씩 경계를 풀고 녹아들기 시작했다·

왁자지껄한 말소리와 함께 술잔이 이리저리 부딪친다·

처음 보는 형태의 민속 현악기가 경쾌한 리듬으로 곡을 연주한다· 곧이어 젊은 남녀가 캠프파이어에 두런두런 모여 민속춤을 추기 시작했다·

기사들 몇몇이 마을의 처녀들과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춘다·

호위대장 니엘렌은 공녀의 천막과 가까운 곳에서 홀로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풍경이지만 나는 도무지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호위대의 여정은 평화롭게 끝맺지 못하리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술을 안 좋아하고 축제를 즐길 줄 몰라서인 건 두 번째다·

비비는 병사들이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즐기도록 두고 싶은 건지 그냥 피곤한 건지는 몰라도 천막에 박혀서 나오질 않았다·

그렇게 밤이 깊어지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비의 세족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

내가 물 양동이를 들고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탁상에서 글을 쓰다 말고 한숨을 쉬며 예민하게 쏘아붙였다·

“너는 왜 연회를 안 즐기는 거지?”

너는 놀 줄도 모르냐고 타박하는 말투다·

“이게 제 일입니다·”

그녀는 못 이기겠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는 긴 니삭스를 하나씩 벗어 던지고는 맨다리 상태로 의자를 돌렸다·

“물은 어디서 길어왔지? 멀리까지 나가야 했을 텐데·”

“제사장 중앙에 있는 연못에서 길어 왔습니다·”

“그 물은 신성하게 여기는 것 같다만 괜찮은 것이냐?”

“마을 사람들도 그 물을 길어다 마시는 데 쓰고 요리에도 넣고 목욕하는 데에도 씁니다·”

“···”

나는 양동이를 비비의 앞에가 가져다 놓았다·

비비가 먼저 발을 담그려 하자 내가 제지했다·

“아직입니다·”

나는 성수를 꺼내 양동이에 몇방울 뿌리고는 손으로 휘휘 저었다· 공녀는 성수 담근 물이 아니면 안 되니까·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성수를 섞자 그 물은 돌연 잉크를 뿌린 것처럼 시꺼멓게 변해버렸다·

“···”

“···”

우리는 양동이에 생긴 기이한 변화를 보고 동시에 행동을 멈췄다· 비비가 재차 확인하려는 듯이 묻는다·

“나한테 장난을 치는 건가?”

“아닙니다·”

성수는 보통의 더러운 물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성수는 영적으로 오염된 것에만 검게 변질된다· 비비도 이를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사태 파악이 끝난 듯이 비비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연못에서 물을 길어왔다고?”

맞다· 이곳 주민들이 서슴없이 마시고 요리에도 써먹던 그 물이다·

“그렇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가 있는 곳으로 다급한 발소리가 다가온다· 그리고 니엘렌이 언지도 없이 냅다 천막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공녀님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비비가 동시에 옆을 돌아보았다·

“뭐죠?”

“직접 보셔야 하는 문제입니다·”

니엘렌의 표정 또한 심각하게 얼어붙어 있다· 비비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고는 급하게 구두를 신고는 바로 밖으로 나왔다·

***

비비의 호위병들은 일제히 병장기를 챙겨 들고 소집한 상태였다·

제사장에서의 축제 분위기는 가라앉고 모두 의식 준비를 위해서인지 엄숙하게 한곳을 둘러서고 있었다·

곧이어 지팡이를 든 노파가 한 무리의 젊은 남녀를 대동하고 제단으로 이동한다· 

이거 미끼조로 나섰을 당시 동굴 벽화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풍경이다·

젊은 남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새끼줄로 손목이 엮인 채로 끌려 나왔다·

이들을 제단 중앙에 우뚝 솟은 바위 앞에 세우고는 소리쳤다·

“죽음의 땅에서 가엾은 백성을 굽어살피시는 신이시여 당신의 축복 덕에 우리의 어린 자식들은 살이 찌고 땅은 생기를 분출하나이다· 당신에게 공물을 바치어 앞으로의 십년을 기원하겠나이다·”

뒤이어 다른 남자들이 주전자를 들고 와 끌려온 젊은 남녀에게 콸콸 쏟아내기 시작했다·

기름이었다·

끌려온 이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한 듯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눈을 질끈 감았다·

“뭣들 하는 게냐!”

비비가 버럭 고함을 치고는 앞으로 나섰다· 그녀의 뒤에는 무장한 병사들이 뒤따랐다·

곧이어 그녀를 중심으로 길이 열렸다·

제사를 주관하던 노파가 역정을 냈다·

“당신이 귀인이라는 건 알지만 이건 우리들의 일입니다· 더군다나 의식을 방해했다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공국의 법도엔 인신 공양을 용납하지 않으며 또한 그 어떠한 신도 무고한 인간을 제물로 요구하지 않는다·”

“이건 우리가 유지해온 방식입니다· 공국은 말라비틀어져 가는 바르비시아의 백성들을 굽어살핀 적이 있습니까? 우리들이 마수의 주둥이에 찢겨 나가고 죽은 자식을 삶아 먹을 때 당신들은 궁전에서 파티나 벌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우리의 방식으로 살아나갈 뿐입니다·” 

“제물로 타죽나 마수에 찢겨 죽나· 무의미한 의식에 무고한 이가 죽는 건 마찬가지다·”

노파가 거친 쇳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이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공물이 되기 위해 길러졌습니다· 이 아이들도 운명을 알고 있고요· 의식을 방해하면 분명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이에 노기가 차오른 비비가 소리쳤다·

“이 신령제인지 뭔지 하는 것은 오늘부로 끝이다· 내가 눈을 부릅뜨고 있는 한 이 의식은 다시는 치르지 못할 것이다·”

기사들이 일제히 칼끝을 세우고 제단으로 들어가 기름에 젖은 젊은 남녀를 끌어냈다·

주민들은 자기들의 신성한 의식이 방해받자 공황에 빠진 얼굴이었다· 하지만 기사들의 전력이 압도적이었기에 연신 소리만 질러댈 뿐 달려들지는 못했다·

“이 제단을 다시는 사용할 수 없도록 전부 부숴버려라! 저 썩은 물 웅덩이도 흙으로 메워버려라!”

곧이어 병사들이 제단의 상징물과도 같던 하얀색 바위에 밧줄을 엮고 힘을 모아 잡아당겼다·

곧이어 흙이 일어나고 바위가 앞으로 기울어 곤두박질쳤다· 바위는 여러 조각으로 쪼개졌다·

주민들 몇몇은 기사들에게 달려들기까지 했지만 힘에서 밀린 탓에 쉽게 저지당했다·

기사들의 칼날을 목전에 둔 탓에 꿈쩍 못하던 제사장 노파가 비비에게 소리쳤다·

그건 필사적 외침이 담긴 저주였다·

“널 따르는 자는 모두 비참하게 죽을 것이다· 네 하얀 피부는 구더기와 파리의 먹이가 될 것이다· 네 지위는 족쇄가 되어 네 숨통을 조일 것이다· 너는 항상 결핍에 시달려 굶주릴 것이며 네년은 혼자가 되어 늪을 헤매다 결국 썩어 문드러질 것이다· 아무도 네 편이 되어주지 않을 것이며 모두가 네 최후만을 바라게 될 것이다·”

니엘렌이 고함쳤다·

“그 입 닥쳐라!”

“하하하! 캬하하하하!”

노파가 저주를 퍼붓고 실성한 듯이 광소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러곤 하늘에 팔을 뻗으며 기도를 올렸다·

“늪의 주인이시여····”

니엘렌이 눈을 부릅뜨고 달려가 곧장 그 여자에게 칼을 휘둘렀다·

​​

검날이 한 번 번쩍이더니 마른 파뿌리같은 머리칼이 휘날리며 노파의 머리가 바닥에 툭 떨어진다·

“꺄아악!”

“제 제사장님이!”

“신의 분노가 닥칠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요란하게 괴성을 질러댔다· 그들은 공포에 잔뜩 질려 있었다·

니엘렌이 피를 닦지도 않고 공녀의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불경을 범한 자는 즉결 처형하겠습니다·”

멀찍이서 바르비시아의 주민들이 노여움을 가득 담고 호위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니엘렌이 본보기를 보인 탓에 그들은 함부로 접근하지 못했다·

비비는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피를 볼 필요는 없어요·”

내 생각도 같다· 더 자극할 필요는 없었다· 이들의 적의는 그저 칼로 위협한다고 떼어낼 수 없는 끈적한 원한이 담겨 있다·

노파의 장렬한 저주의 외침도 보던 이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겼다·

웃은 채로 바닥을 굴러다니는 노파의 머리도 불길함을 더했다·

축제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바르비시아를 가득 채운 활기와 생명력이 사라졌다·

무언가가 비비의 어깨에 툭툭 떨어졌다·

다른 병사들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손바닥을 올린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하늘에서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맑게 개서 별빛이 반짝이던 하늘이었다·

그리고 마을 주민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신께서··· 신께서 분노하셨다·”

***

한바탕 거사를 치른 호위대는 밤을 나지 않고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주변을 감도는 공기가 한순간에 무거워지고 빗줄기는 시간이 갈수록 굵어졌다·

제럴드가 눈을 부릅뜨고 혼자 중얼거렸다·

“분명 우기는 한 달이나 남았거늘····”

그리고 복귀 길에 다시 맞이한 푸로스 강에서 우리는 첫 번째 불길한 징조를 맞이했다·

기사 하나가 황망하게 탄식했다·

“이럴수가·”

우리가 건너왔던 그 작은 강은 눈 깜짝할 새에 범람해 있었다·

거무죽죽한 하늘· 시야를 가리는 비· 폭포수를 수평으로 눕힌 것처럼 콸콸 쏟아지는 흙탕물· 천지개벽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우리가 지나온 곳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다· 

호위대가 불어난 강을 그림 속 풍경이라도 감상하듯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직도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하지 못한 것처럼·

마법사들이 얼음 다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 주문을 외웠지만 얼음 기둥이 세워지기도  전에 물살에 붕괴되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멀쩡했던 병사들이 돌연 배를 붙잡고 복통을 호소했다·

“모 몸이 이상합니다···!”

“배 배가!”

“우욱!”

그들은 배를 잡고 몸을 숙이더니 곧이어 하나둘씩 구토를 해대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것은 고기와 술이 섞인 소화액 같은 게 아니라·

먹물처럼 시꺼먼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였다·

그 역병촌 같은 지옥도 속에서 멀쩡한 사람은·

축제를 즐기지 않았던 비비 그리고 나· 이 둘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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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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