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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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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비스티엥 제드나 베일리 가이낙스 입니다· 만나뵈어 반갑습니다·]

[실베린이다·]

비비는 검은 연기의 통로를 지나는 와중에 돌연 말소리를 들었다·

소리가 난곳으로 고개를 휙 돌렸지만 그곳은 시커먼 어둠 뿐이었다·

그건 분명 비비 자신의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환청이 분명했다· 

그리고 또 다시 말소리가 들린다·

[···그 아이는 어중간하게 살아서 재앙이 되어 고통받느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공국에는 해가 될 존재이기도 하죠·]

[방법이 있을 겁니다·]

[그게 가능했다면 저 또한····]

이번에도 실베린의 목소리다· 과거의 일이 재현되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린다·

비비는 아직도 그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

아버지와 실베린과의 대화에서 나온 말들이다· 비비는 문 뒤에서 우연히 엿듣게 된 것이었다·

그러던 중 데미안이 말을 던졌다·

“무엇을 듣던 그건 진짜가 아닙니다·”

비비가 앞장서는 데미안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그대도 저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는가?”

“전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비비가 손목을 엮은 새끼줄을 꼭 잡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내가 미쳐가는 건지 아님 이 공간이 이상한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구나·”

데미안이 딱 잘라 말했다·

“후자일 겁니다·”

잠시 뒤 그들은 통로를 빠져나왔다· 돔 형태의 공간이 나타났다·

천장을 비롯한 사면의 벽이 검은 연기로 막혀 있어서 거대한 밀실에 갇힌 듯했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면 검은 연기들이 모든 걸 집어삼킬 것만 같이 숨이 막혔다·

“여긴····”

그리고 돔 형태로 트인 공간엔 여섯 개의 비석이 원형으로 배치되었고 각각의 비석 앞에는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무엇 때문에 이토록 강력한 결계로 막아놓은 것일까· 데미안은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항아리를 자세히 보니 거기엔 고대 문자가 적힌 부적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데미안은 말없이 검을 뽑아들고 천천히 비석 앞으로 다가갔다·

   그 뒤를 졸졸 따르는 비비도 긴장된 얼굴로 침을 삼켰다·

각각의 항아리에선 마력이 느껴졌다· 보통의 마법사들은 흉내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마력이 항아리에서 뿜어져 나온다니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데미안이 물었다·

“여기 적힌 문자들을 알아보시겠습니까?”

그의 시선이 비석에 향하고 있다·

비석엔 바르비시아 지역에서 통용되는 문자로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무언가 휘갈겨져 있었다·

“로메다 숲의 숲지기 케톤이라고 적혀 있구나·”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비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하지만 이상하구나· 너무도 이상해·”

그녀는 비석들에 적힌 이름을 하나씩 훑어보았다·

광휘의 칸달루시아·

돌의 현자 데머번드·

환수의 조력자 아카록스·

그녀의 심장이 거칠게 쿵쿵대기 시작했다· 한때 각지에서 이름을 날렸던 마법사들의 이름이었다· 이 비석들과 그들이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소생자 기드온·

   거기다 공국의 기사들과 증발되었던 그 마법사의 이름도 함께 있었다·

비비는 곧바로 데미안에게 알렸다·

“전부 마법사들이다· 그리고 이 중에 내가 말했던 실종된 마법사의 이름이 있다· 기드온· 나는 이자를 기억한다·”

“····”

데미안은 얼굴이 굳은 채로 생각에 잠겼다·

“아직은 죽은 게 아니다· 마력이 약동하고 있어·”

“그게 무슨 말입니까?”

“죽은 사람에게선 마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다· 한데 이들에게선 마력이 나온다· 그 말은 아직···”

“항아리 안에 산 채로 갇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대여섯 살의 어린애 하나도 들어가기 버거울 정도의 크기· 그 안에 다 큰 사람이 들어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항아리 하나가 저혼자 덜컹거렸다·

이 둘의 시선이 동시에 그곳으로 집중되었다·

바로 로메다 숲의 숲지기 케톤의 비석 앞에 놓인 항아리였다·

“들으셨습니까?”

“환청이냐고 묻는 것이냐? 나도 똑똑히 들었다·”

데미안이 항아리 앞으로 다가가자 다시 한 번 덜컹거렸다·

“어쩌면 사람의 몸은 버려지고 다른 형태로 봉인되어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차라리 그런거길 바란다· 저런 데에 산채로 갇혀있느니 구울로 사는 게 낫겠다 싶을 지경이니까·”

데미안이 목검으로 항아리를 툭툭 쳐보았다· 속이 비어 있는 것처럼 맑은 소리가 났다·

곧이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항아리에서 더욱 강한 마력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 마력은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력의 기운이 바닥을 한 번 쓸어내더니 급기야 흙바닥에 무언가를 써내기 시작했다·

[내 마력을 흡수한 자는 누구지?]

비비는 데미안의 등에 숨고는 말했다·

“사 살아···있는 건가?”

데미안이 금방이라도 항아리를 깨버릴 것처럼 목검을 꽉 쥐고 말했다·

“내가 그랬다·”

그러자 푸른 마력이 바닥에 글씨를 써낸다·

[난 계속 꿈을 꾸고 있었다· 나는 반복되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억겁의 시간동안 고통받았다· 그리고 난 처음으로 한 번도 보지 못한 꿈을 꾸었지· 푸른 사슴이었다· 그것이 내 기억속에 뛰어들더니 나는 깨어났다· 그리고 네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비비가 의아한 듯이 중얼거렸다·

“푸른···사슴?”

“너는 누구지?”

흙바닥에 다시 글씨가 생긴다·

[하녹스와 플렌체의 오랜 친구· 로메다 숲의 숲지기· 그리고 이제는 작은 요강에 갇힌 영혼 부스러기·]

“여기는 무얼 위한 곳이지? 너는 흑마법사인가?”

[우리는 이 저주받은 땅과 환수에게 바쳐진 제물이다· 아쉽게도 우리에겐 오래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내 영혼은 이제 거의 바스러졌고 쇠약해졌다· 내 오랜 동료들의 영혼은 이미 저주에 희생되었고 나도 머지 않았다·]

“이 땅의 환수에게로 가는 법을 알려줄 수 있나?”

[아니 너는 이미 환수의 부름을 받고 있다·]

“우리가 널 그냥 놔두면 네 최후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 단지 안에서 조용히 환수의 일부가 되거나 빠져나와서 레이스가 되거나·]

“레이스가 된다고?”

[이승을 떠도는 마법사의 영혼은 결국 레이스가 될 뿐이지·]

“····”

[날 꿈에서 깨운 너는 대체 누구인가· 네가 찾아오니 결계에 갇혀 있던 악령들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너에게서 강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내 영혼 마저 그대를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하지만 신성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난 일개 호위병에 불과하다·”

[네 신분과 지위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영혼의 눈으로 너를 느낄 뿐이다· 일개 호위병이지만 너는 내 존재를 소멸시킬 수 있다· 너는 우리들의 고통을 끝내줄 수 있다· 우릴 지워냄으로써 환수의 힘을 걷어낼 수 있다·]

비비가 의아한 듯이 혼자 중얼거렸다·

“어떻게 끝낼 수 있단 말인가····”

그녀와는 달리 데미안은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러고는 손목의 새끼줄을 풀어내고는 비비를 돌아보며 말했다· 

“위험하니까 저한테서 스무 걸음 정도 떨어지십쇼· 그리고··· 십초만 눈을 감아주시겠습니까?”

“대체··· 무슨····”

비비가 데미안을 가만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속으로 걸음을 세며 뒤로 천천히 물러났다· 그리고 의구심 어린 감정을 뒤로하고 자신의 눈을 가렸다·

데미안이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항아리에 대고 말했다·

“소멸이 두렵지 않나?”

[전혀·]

데미안이 허공에 손을 뻗자 그 주위로 강력한 마압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마지막 전하고 싶은 말은?”

곧이어 흙바닥에 또렷하게 글씨가 새겨진다·

[성도의 대주교에게 ‘다섯 개의 루비를 찾으러 왔다’고 전해라· 그건 이제 네 것이다·]

***

비비는 속으로 십초를 세고 긴장된 마음으로 눈을 가린 손을 천천히 내렸다· 별다른 일이 벌어진 것 같지는 않았다· 

데미안은 맨손으로 가만히 서 있었고 여섯 개의 항아리 전부 자를 대고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두동강이 나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데미안이 비비를 보고는 다가와도 좋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서둘러 데미안에게 다가가 왼쪽 손목을 잡아 당겼다· 그리고 풀어놓았던 새끼줄을 재빨리 엮어냈다·

“빙의라도 당하지 않을까 몹시 걱정했다·”

“절 여전히 데미안으로 보십니까·”

그녀가 질색했다·

“하나도 재미 없다· 끔찍한 유머감각이구나·”

비비가 황급히 새끼줄을 엮어내는 동안 데미안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검은 연기들 틈으로 먹구름을 투과한 대낮의 햇빛이 내려왔다·

비비도 하던 걸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검은 연기들이 서서히 걷히고 결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었다·

“···대체 뭘 어떻게 한 것이냐?”

“해달라는 걸 해줬습니다·”

“····”

그리고 데미안이 갑자기 비비를 자기 등 뒤로 밀어냈다·

“아직 끝난 건 아닌 모양입니다·”

그의 시선이 서서히 걷혀가는 결계 너머로 향한다· 

연기가 사라지면서 단절되었던 외부 공간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누군가의 통곡 소리가 비비의 귀에 닿았다·

데미안과 둘이 움직이면서 처음 맞이하는 살아있는 사람의 소리였다·

장례식장에 퍼지는 곡소리처럼 어느 노인의 가늘고 긴 흐느낌이 정적을 채운다·

결계가 완전히 소멸하고 곡소리의 주인이 점차 시야에 들어온다·

백걸음 쯤 떨어진 곳에서 한 노파가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비석과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바로 마법사들을 봉인하던 것과 똑같은 모양이었다·

환각을 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예고 없는 등장이었다·

데미안이 비비의 손목을 꽉 쥐고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비비는 노파에게서 기시감을 느꼈다· 노파의 모습이 점차 선명해지고 악취가 코를 찔렀다· 노파의 살점 일부가 썩었지만 살아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비석에 쓰인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

[비스티엥 제드나 베일리 가이낙스]

거기엔 그녀의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비비는 등골에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소름이 돋았다·

데미안이 꽉 붙잡지 않았다면 아마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았을 것이었다·

근처로 다가가자 노파의 흐느낌이 끊겼다· 노파는 작게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예언이 망가졌다· 여신의 피가···아직도 아직도 숨통이 붙어 있다·”

“어디서 굴러들어온 놈이 예언을 망쳤다· 질서가 틀어지고 균형이 무너졌다·”

노파의 목이 기괴하게 뒤로 꺾여 그들을 노려본다·

   낯익은 얼굴· 역시나 비비의 직감대로 니엘렌에게 목이 날려나갔던 그 제사장이었다·

그리고 벌레가 파먹은 눈알을 부릅뜨고 데미안에게 악에 받친 소리를 질렀다·

“네놈이 축제를 망친 원흉이렸다!”

노파가 관절을 비틀어대며 썩어가는 몸뚱이를 강제로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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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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