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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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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5

비비의 목소리가 어둑한 습지에 울려퍼진다· 이 음산한 곳에 한 여인의 슬픈 곡조가 울려퍼지니 악몽을 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이었다·

비비는 한 곡을 마치고 다시 고요해진 늪지를 둘러보며 말했다·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 같구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 땅의 신을 직접 찾아갈 생각을 하다니 생각하는 게 남들과는 다르구나·”

“빨리 만나냐 늦게 만나냐 정도의 차이입니다·”

그녀의 얼굴에 잠시 어둠이 감돈다· 

우리의 표류는 이제 끝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 끝은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는 건 나도 비비도 알고 있다·

어쩌면 누군가의 죽음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

“저주받은 공녀와 함께해 너 또한 고난을 겪는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선택한 겁니다· 공녀님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

비비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나는 일이 꼬일 걸 다 알고 동행한 거다· 그러니 그녀를 탓하고 자시고 할 생각은 없었다·

비비가 말없이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다시 구슬픈 가사를 읊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삼십 분쯤 지났을까·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과부가 된 부인은 여신에게 빌었네-”

[과부···된···인은···여신에···었네·]

그러다 노래를 중간에 끊어내고 나를 돌아보았다·

“들었느냐···?”

나도 들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비비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낮고 음울하면서··· 평범한 인간의 것과는 결이 다른 목소리였다·

비비가 노래를 멈추니 따라부르는 소리도 정확히 끊겼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고 음산한 공기만 맴돈다· 소리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았다·

비비가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팔에 돋아난 닭살을 쓸어냈다·

“이곳에선 영혼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게 사실이었구나· 끔찍한 땅이다·”

그리고 우리의 뒤쪽에서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메아리쳤다· 비비가 화들짝 놀라 몸을 들썩였다·

이곳은 절대 어린아이가 있을 수 없는 곳이다·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있는 게 확실했다·

“우릴 보고 있는 건 확실하군요·”

소더튼 순환계에서는 정령들이 이런 장난을 쳤었지· 여기는 그 역할을 유령들이 대신하는 것 같았다·

“계속 노래를 부르면 되겠느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비는 크게 심호흡하고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두 소절쯤 지나니 다시 무언가가 이를 따라 부른다· 여전히 희미하면서 낮고 음울한 톤이다·

비비가 눈을 꾹 감고 노래를 마저 불렀다·

나는 목검을 뽑고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

정오가 다 되어가는 시각인데 하늘은 점점 어두워진다· 음산한 환경 분위기 유령의 목소리 불길한 징조까지 한대 어우러져 비비는 점점 움츠러들었다·

그러다 그녀는 다시 노래를 멈추고 말했다·

“내게 속삭이는구나· 이번에도 들었느냐?”

“아뇨 이번에는 듣지 못했습니다·”

“노래를 따라부르다 말고 너를 버리라고 말했다· 소름이 끼치는구나·”

“절 버리라구요?”

“그래· 널 버리고 자기와 함께 가자는 소리를 하더구나·”

“···제게 가까이 오십쇼·”

“좋은 생각이다· 마침 나도 그러고 싶었거든·”

앞장서서 움직이던 비비는 간격을 좁히고는 내 옷소매를 꽉 붙들었다·

“죽은 자의 영혼을 이렇게 생생하게 접하게 될 줄은 몰랐구나· 너는 무섭지 않느냐?”

“이젠 익숙합니다”

“····”

그러다 비비가 다시 몸을 움찔했다·

“또 들리는구나·”

그러고는 몸을 오른쪽으로 틀고는 손을 지목했다· 그곳엔 물안개와 거무죽죽한 늪이 펼쳐져 있었다·

“저기다· 저기서 소리가 들린다·”

나는 옷소매를 붙든 비비의 손을 풀고 깍지를 꼈다· 그녀의 손이 희미하게 떨린다·

“준비··· 되셨습니까?”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어서 가자꾸나·”

한 손에는 목검 다른 한 손에는 비비를 붙잡고 천천히 그녀가 가리킨 곳으로 이동했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발이 정강이까지 푹푹 빠진다· 

그렇게 나아가 보니 나도 무슨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흑···흐으으윽 흐으으윽”

길고 가늘게 흐느끼는 소리였다·

죽은 나뭇가지로 그늘진 곳 아래에 한 남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비비의 손이 부르르 떨린다· 우리는 이미 노파에게 당한 적이 있었기에 사람을 보아도 그게 진짜일 거라는 생각은 일찍이 접었다·

“으흐으으윽 흐으윽·”

비비가 물었다·

“이런 곳에서 무얼 하는 것이냐·”

남자아이가 울음을 뚝 그치고 우리를 돌아보았다·

“···집으로 가고싶은데 무서워서 움직일 수 없어요·”

비비가 내 얼굴을 보며 어떻게 할 것인지 물음을 띄운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비비가 이를 확인하곤 아이에게 말했다·

“너희 집으로 우리가 함께 가주겠다·”

“안돼요···· 누나 옆에 그 사람은 두고 저와 함께 가요·”

“이 사람은 내 친구다· 왜 안된다는 것이냐·”

“싫어요· 그 사람 싫어요·”

“이 남자는 나와 함께 갈 것이다·”

자세히 보니 그 남자아이는 늪지 위에서 쪼그려 앉아 있었는데 발이 조금도 빠지지 않았다·

“그 남자와 함께 가면 모두가 화 낼 거예요·”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어두운 습지로 달려가 멀어졌다·

비비는 아이가 지나간 곳을 가만 바라보았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거기에 발자국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따라가보죠·”

“···그래·”

우리는 숨을 죽이고 아이가 달아난 곳을 뒤따랐다·

대낮인데도 하늘이 점점 어두워진다· 개기일식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태양을 삼킨다는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었다·

그리고 더 깊게 들어가니 그 인근에서 사람의 흔적이 하나둘씩 보였다·

나뭇가지에 걸린 헤진 드레스· 그것을 본 비비가 겁먹었는지 내게 몸을 붙이고 말했다·

“이 드레스는··· 제국의 양식이구나· 왜 이토록 먼 타국의 땅에 걸린 건지 의문이다·”

더 나아가니 두터운 갑주를 걸친 채로 죽은 누군가의 유골이 보인다· 손에는 긴 장검이 쥐어져 있던 걸로 보아 기사 같았다·

“이자는···공국의 갑옷을 입고 있구나·”

늪지에서 연꽃처럼 솟아오른 누군가의 손뼈· 어깨죽지가 통으로 사라진 채로 앉아 있는 유골·

또 다른 곳에는 목과 손가락에 호화로운 액세서리들이 걸린 유골이 보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죽고 방치되어 있었다·

마치 방랑자들을 끌어들여 집어삼키는 개미지옥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제대로 온 게 맞는 것 같군요·”

“그래 저승길을 통과하는 기분이구나·”

한동안 나아가 우리가 그 끝에서 마주한 것은 호수였다· 

잉크를 털어 넣은 것처럼 물밑이 새까맣게 물들어 있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 비비가 인상을 찡그리며 코를 막았다· 그리고 밑에서는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여기는 지옥이 틀림없다·”

일전에 마주했던 남자아이가 호숫가에 걸어나와 우리에게 소리쳤다·

“저 남자는 여기 데려오면 안 돼요·”

“····”

“여기 데려오면 안 된다고· 안 돼· 안 돼· 안 돼에에!”

아이가 고함을 지르다 못해 귀가 아플 정도의 괴성을 터트렸다· 비비는 깜짝놀라 귀를 막았다·

 “공녀는 우리의 제물이다아아!!”

아이의 얼굴이 점점 부패하며 흐물거린다· 그리고 순식간에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우리는 급하게 그가 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그 자리에는 오랜기간 방치된 듯한 어린 아이의 유골이 남아 있었다·

맞잡은 손에서 비비가 부들부들 떠는 게 느껴진다·

“사람 놀래키기 좋아하는군요·”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뭔가 뭔가가 오고 있다·”

“···?”

“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너무도 큰 마력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

그녀의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눈의 초점도 사라졌다· 비비가 나를 올려다보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안된다· 이 이건 우리가 상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온 세상이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불 하나 비추지 않는 완전한 어둠이 모든 걸 뒤덮었다·

***

데미안의 손에서 작은 정령이 나타났다· 

“삐약!”

정령의 날개에서 불꽃이 쉼없이 뿜어져 나온다·  완전히 어둠에 잠긴 이 곳에서 유일한 빛을 밝히고 있다·

비비는 과하게 긴장한 탓인지 호흡을 거칠게 몰아쉬기 시작했다· 공황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었다· 

정령의 불빛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어둠이 찾아오니 어디서 뭐가 닥칠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데미안이 작게 뭐라 속삭이자 정령이 손에서 떠나 어딘가로 날아갔다·

그러고는 주변에 말라 죽은 나무들에 불을 붙였다·

곧이어 매캐한 연기와 함께 인근에 불이 옮겨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습기를 버금어 천천히 타오르는 나무들 덕에 주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괜찮으십니까?”

“오고 있다···· 나는 저런 마력의 덩어리는 생전 처음 경험해본다·”

비비의 시선이 닿는 쪽으로 데미안도 눈을 돌렸다· 활활 타오르는 불빛이 검은 호수에 반사되고 넘실대는 물결 위로 거대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무언가가 비비의 발목을 꽉 붙잡았다·

“꺅!”

땅에 묻혀 있던 손뼈가 갑자기 튀어나와 그녀를 구속했다·

데미안이 이를 보고 바로 목검으로 쳐냈다· 

“이 이게 무엇이더냐·”

곧이어 주변에서 뼈마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데미안이 서둘러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호숫가 근처에 방치되었던 유골들이 서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내 몸을 돌려줘·]

[아이가 굶어 죽었어·]

[아내에게 돌아가야해·]

그리고 그 유골들이 저마다 중얼거리며 비비와 데미안을 애워싸기 시작했다·

몇 놈이 느릿하게 비비를 붙잡으려 하자 데미안이 검을 휘둘러 박살내버렸다·

데미안은 그러면서 호수를 다시 살폈다· 거대한 무언가가 물살을 가르며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그 놈을 상대하기 전에 해골들을 전부 처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데미안이 먼저 나서서 걸어다니는 유골들을 쳐내기 시작했다·이들은 몸짓이 느렸기에 상대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쳐내고 쳐내도 땅에서 끊임없이 솟아난다는 것이었다· 

“···젠장·”

그때였다·

데미안이 지나왔던 뒤쪽 길 방면에서 푸른 빛이 반짝였다·  비비를 노리던 해골들이 놀란듯이 뒤를 돌아보며 경계한다·

곧이어 거기서 푸른 빛의 사슴이 달려나오기 시작했다·

“···!”

[크오오오]

그 사슴이 다가오자 살아있는 유골들이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사슴이 도망치는 놈들에게 몸으로 박치기를 해대며 경로를 뚫어내고는 데미안의 앞에 멈춰섰다·

비비가 그 사슴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 이건····”

“절 도와주는 친구입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슴이 비비를 바라보며 몸을 낮췄다·

“···!”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타셔야 합니다·”

데미안은 서둘러 비비를 사슴의 등 위에 올려주었다· 그리고는 손목을 엮은 새끼줄을 잘라냈다·

이를 본 그녀가 소리쳤다·

“그대는 어쩌려고 그러느냐!”

“미끼작전 아시지 않습니까· 공녀님은 미끼 역할을 잘 수행하셨으니 가셔도 좋습니다·”

“안된다! 그대도 함께 가야 한다· 내가 내가 허락하지 않겠다!”

데미안은 고개를 젓고는 비비의 왼손을 잡아당겼다· 그러고는 손등에 입을 맞췄다·

이를 본 비비의 눈이 커졌다· 그가 천천히 입을 떼고 비비를 올려다 본다·

숲을 화마가 점차 휩쓸며 열기가 하늘로 솟구친다· 세상은 말 그대로 지옥의 풍경이었다· 그리고 그 검붉은 색으로 물은 세상이 데미안의 눈동자에 반사되어 붉게 일렁거렸다·

그리고 그의 눈빛은 이터니아에서 처음 그를 마주했을 때 보였던 거와 똑같았다·

이 남자는 광인의 눈을 하고 있었다·

“저는 죽으러 온 게 아닙니다·”

“····”

그녀의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데미안이 비비의 손을 놓자 사슴이 그를 뒤로 하고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비비는 멀어지는 데미안의 모습을 눈에서 떼질 못했다·

곧이어 호수를 건너온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 한 마리도 한 입에 삼켜버릴 정도로 거대한 주둥이· 붉게 빛나는 안광· 기다란 몸· 

그건 신화 속에나 존재하던 바실리스크와 똑같은 형상이었다·

데미안은 그 거대 마수를 마주보고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

잠시 뒤 그의 몸에서 새하얀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비비는 눈이 부신 탓에 눈꺼풀을 손으로 가려야만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계확이 변경되어 이번 에피소드는 다음 회차에 마무리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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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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