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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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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4

마을 사람들이 성기사들을 보자 위험을 직감한 것처럼 길을 비켜섰다·

성기사 호송대가 앞장서고 실베린은 그 뒤를 따랐다· 마검의 학자 로베르 페이스는 성도를 향해 나아간 지 이제 겨우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실베린은 옆에서 나란히 말을 타고 가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미간을 구겼다·

그건 단순한 피로가 아니었다· 안색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뻘뻘 흘린다· 별거 아닌 것에도 화들짝 놀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흑마법에 시달리고 있다는 징조였다· 이런 일이 다가올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조금 이른 시기에 흑마법이 발현했다· 어쩌면 흑마법사는 그가 성도의 부름을 받을 것이란 걸 예상하고 트리거를 걸어 놓은 것인지도 몰랐다·

실베린이 그를 보며 말했다·

“얼마나 참을 수 있겠어?”

“모르겠습니다· 꿈··· 꿈 때문에 도무지 잠을 청할 수 없습니다·”

“괜찮다면 이제 무슨 꿈을 꿨는지 말해줄 수 있겠어?”

로베르 페이스는 결심을 못 한 듯이 입을 달싹거렸다·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 그건·”

“네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우리가 알아야 해·”

그는 한동안 고심하다 결국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제겐 가족이 있었습니다· 간밤의 꿈에서 제 가족을 만났습니다·” 

“음 가족이 있었는지는 몰랐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부인은 인간이었고 자식들은 전부 입양아였습니다· 모두 죽은 지 십수 년은 더 됐지요·”

“그런데?”

“꿈에서 나타난 제 가족들은 마치 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했습니다· 그 부드러운 피부 목소리 눈빛· 전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만난 것 같았습니다· 정말 깨기 싫어질 정도로 그립고 따스한 광경이었습니다· 그 행복한 순간을 다시 경험할 수만 있다면 전 모든 걸 바칠 수 있었습니다·”

“····”

“그런데 갑자기 정체불명의 남자가 제 꿈에 나타났습니다· 그 남자는 저의 집에 침입하고서는 제 가족들의 머리채를 잡고 거실로 끌어오더군요· 그 푸른 머리칼의 젊은 남자는 제 가족들을 끌어내 한 명씩 칼로 난도질을 해댔습니다· 먼저 제 아내부터 눈과 혀를 뽑고··· 배를 갈라서 내장을 다 끄집어내더군요·”

로베르 피에스는 입술을 꽉 물고 턱을 부르르 떨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제 아내는 제 이름을 부르며 도와달라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까지··· 저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굳어버렸죠· 그건··· 그건····”

“거기까지 말해도 괜찮아· 뭔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니까·”

그는 말하다 말고 돌연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다·

“다 당신은 이게 뭔지 알고 계십니까?”

흑마법사가 지적 생명체를 가지고 노는 방법 중 하나였다·

“다른 징후가 없었다면 그건 아마 ‘꿈을 걷는 자’일지도 몰라·”

“그것도 흑마법사입니까?”

“아니 흑마법사보다는 좀 특이한 마법사에 가까운 족속들이지· 흑마법사의 사주를 받고 네게 접근했을 수도 있어·”

‘꿈을 걷는 자’ 또한 마법사의 한 부류였다·

마법적 재능이 충만하지만 일평생 식물인간으로 살아온 탓에 그 재능이 발현되지 못한 이들 중 일부는 다른 마법사들이 갖지 못하는 특수한 능력을 개방하게 된다· 바로 사람들의 꿈에 들어가는 능력이었다·

이들은 마법에 무지한 인간들에겐 서큐버스나 몽마라고 불리고 있었다·

“‘꿈을 걷는 자’들이라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몰라· 네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지는 못하니까·”

“그렇지만··· 그 끔찍한 꿈은····”

“네 공포 반응이 스스로 불러낸 것이겠지· ‘꿈을 걷는 자’들은 네가 기억을 끄집어내도록 유도할 뿐이지 그걸 전부 통제할 수는 없어· 그거 말고 다른 징후는 없었나?”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꿈에서 마지막으로 그 남자가 제게 다가와 제 배에 비명검을 쑤셔 넣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아침에 보니····”

그가 덜덜 떠는 손으로 로브의 매듭을 풀고 열고는 셔츠를 들어올려 복부의 맨살을 내보였다·

거기엔 명치에서 단전까지 수직으로 푸른 흉터가 생겨 있었다·

이를 본 실베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침에 갑자기 생긴 건가?”

“그렇습니다·”

“‘꿈을 걷는 자’ 이야기는 그냥 없던 걸로 하지·”

“····”

흑마법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제대로 된 자료는 세상에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소실됐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흑마법에 대응하는 방법 또한 제대로 정립된 게 없었다·

이 세계에 보전된 흑마법 사료는 극소수다· 그나마 남은 것들도 북부 죽음의 땅 너머 미지의 영역 아래 잠들어 있었다·

로베르 피에스가 짊어진 것 또한 실베린이 본 적 없는 유형의 저주였다·

성도에 도달하기까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계산이 끝난 그녀는 말고삐를 잠시 놓고는 품 안에서 양피지를 꺼냈다· 그러곤 손끝에 바람을 후 불고는 손톱으로 빠르게 글자를 적기 시작했다·

그녀는 로베르 베이스의 증상을 빠르게 적어내고는 스티치에 물려 하늘로 올려보냈다·

로베르 페이스가 스티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성도에 보내신 겁니까?”

“아니·”

제대로 된 해결책을 얻어낼 거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나마 이 세계에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집단이었다·

어떠한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 그리고 그곳을 탐사하는 집단은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었다· 

이터니아의 최정예 부대 무명기사단이었다·

***

나는 안개 속을 걷고 있었다· 아무런 굴곡도 없는 평탄한 자갈길· 숨을 들이쉴 때마다 옅은 물비린내가 느껴졌다·

그 속에서 나는 알 수 없는 것에 이끌려 나아가고 있었다·

이곳이 어디인지도 몰랐고 어딜 향하는지도 몰랐다·

이 앞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곧이어 재를 뿌린 것처럼 검회색으로 물든 호숫가에 다다랐다·

묘한 기시감에 잠시 휩싸였다· 나는 불현듯 호숫가의 경계에 서서 몸을 숙였다· 

그리고 물에 비친 형상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내 모습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

젊고 눈빛이 또렷하고 푸른 빛을 띠는 머리카락의 남자였다·

그의 모습을 보자 나는 이 모든 게 꿈이라는 걸 자각했다·

이 장면은 며칠 전에도 꿈에서 마주했던 것들이었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내 앞의 남자가 시체 같은 몰골이었지만 지금은 꼭 살아있는 사람 같았다·

그 남자는 멍한 시선으로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만지려 들었다· 하지만 물살이 가볍게 흔들릴 뿐 내가 있는 세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나는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물살이 다시 잠잠해지자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날 보며 입을 뻥긋거렸다·

[너는 어째서 잡히지 않는 ···]

그리고 문장이 다 완성되기도 전에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가시정원 기숙사· 내 방의 어두침침한 천장이 시선에 들어온다· 안개에 산란된 옅은 달빛이 커튼 틈으로 새어 들어온다· 아침이 되기엔 한참 남은 시각이었다·

머리가 아프고 막노동이라도 한 것처럼 몸이 무거웠다· 그리고 오른쪽 손이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갑갑했다· 

손을 들어 올리니 무언가가 같이 딸려온다· 다른 누군가의 팔이었다·

내 손은 누군가의 깍지가 끼워진 상태였다·

머리를 옆으로 돌리니 침대 모서리에 엎드린 누군가의 머리가 보였다· 길게 흐드러진 은빛 머리카락· 옅은 달빛에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 침대에 누군가가 머리를 베고 엎드려 있었다·

내 움직임을 감지한 것인지 여자가 미동하며 천천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트리샤···?”

그 여자는 놀란 것처럼 깍지를 풀고 일어났다· 그러고는 말 한마디도 없이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여자가 떠나자 갑자기 감당키 힘든 극심한 피로감이 밀려들었다· 나는 더 움직일 생각도 못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

아침이 되고 나는 몽롱한 정신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지난 새벽의 일을 다시금 복기했다· 무슨 꿈을 꿨는지 기억은 흐릿했고 침대 옆에 누워있던 누군가의 이미지도 흐릿했다· 

발에 무언가가 밟힌다· 인제 보니 바닥엔 도둑이 한 번 륍쓸고 간 것처럼 양피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한 장 집어서 정체를 확인했다· 이건 전부 연극 대본이었다·

간밤에 잠든 사이에 트리샤가 내 방에서 무언가를 했던 모양이다· 

“····”

주섬주섬 대본을 주워 정돈하고 주방으로 향했다· 2층은 아직 잠잠한 것을 봐선 트리샤는 아직 잠에서 안 깬 모양이었다·

나는 화덕에 불을 피운 뒤 냄비에 물을 올렸다· 어제 먹다 남은 빵을 접시에 얹고 잼을 만들기 위해 과일과 꿀을 냄비에 넣었다·

그렇게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에 트리샤가 베개를 질질 끌며 부스스한 아젤리스의 모습으로 주방에 들어섰다·

“데미안····”

그녀는 눈을 비비고는 음식을 올려야하는 식탁에 올라가 베개를 깔고 새우잠을 청했다·

“내려가· 곧 있으면 준비 끝나·”

그녀는 잠옷 원피스 치마에 무릎을 넣고 몸을 둥글게 말았다·

“···조올려·”

“너 그리고 내 방에서 밤에 뭐 한 거야?”

그러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트리샤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당황한 듯이 눈동자를 굴리며 횡설수설했다·

“나 나 밤에 잠깐 대본 연습했어···!”

“그걸 왜 내 방에서 연습해?”

“상대 배역이 없으면 집중이 안 돼!”

트리샤가 몸을 일으키고는 쭈뼛거리며 덧붙였다·

“어떻게··· 혹시 시 시끄러웠어?”

그러고 보니 바르비시아에 다녀오기 전에 대본 읽기 연습 도와준다고 약속했었는데· 깜빡 잊고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세상모르고 잠든 날 앞에 두고 대본을 읽었을 트리샤를 생각하지 못내 안쓰러웠다·

“아니 괜찮은데 다음에는 나 깨어있을 때 해· 도와줄 테니까 이상한 곳에 잠들지 말고·”

트리샤가 눈을 몇 번 깜빡이다가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답했다·

“정말?”

“응·”

“좋아! 내 방에서 일단 대본 챙겨올게!”

트리샤는 기운이 솟는 모양인지 우당탕 소리를 내며 주방을 뛰쳐나갔다·

나는 요리하다 말고 그녀의 뒷모습을 확인했다· 그리고 불현듯 간밤에 내 방에서 뛰쳐나가던 그 모습이 떠올랐다·

잠옷을 바꿔 입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변장한 트리샤의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 것일까· 

간밤의 그 모습은 지금의 트리샤와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때는 의식이 몽롱해서 제대로 기억할 수 없었다· 어쩌면 잠깐 깨어났을 때의 일 또한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

첫 수업을 위해 여명이 아직 가시지 전에 나는 미궁을 빠져나와 수호목 앞으로 향했다·

그러자 어딘가에서 윙- 하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수호목 인근 공터의 하늘에서 스티치 하나가 내 쪽으로 힘겹게 날아들었다·

그 스티치는 자기 몸집에 비해 상당히 묵직해 보이는 주머니 하나를 발에 물고 있었다·

그 정체불명의 스티치는 내 앞에 주머니를 떨어트리고는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하늘로 날아갔다·

“···?”

나는 주머니를 들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그 안에는 금화가 한 주먹에 가득 쥘 정도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동봉된 서신 하나를 발견했다·

이를 곧장 집어서 확인했다· 서신에는 전에도 본 적 있는 이름· 바로 검에 있어서 정점을 찍은 소드마스터이자 시온의 스승 게신 그리그의 서명이 적혀 있었다·

“···!”

불길함을 직감한 나는 곧장 단검을 꺼내 멀어지는 스티치를 향해 냅다 던져버렸다·

하지만 그 스티치는 과연 소드마스터의 물건답게 날렵하게 공격을 피하고는 유유히 멀어졌다· 그 궤적은 마치 반송은 어림도 없다는 것처럼 내게 손가락을 흔드는 것 같았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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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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