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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227

EP.227

담벼락 너머로 벌써 잔잔한 연회의 소음이 들린다·

너무 점잔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술잔을 부딪치며 고성방가를 지르는 것도 아닌 딱 적당히 무르익은 활기가 전해져 온다·

세실이 대문으로 향하다 말고 내 앞을 막아선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내 뺨을 툭툭 문지른다·

“아직도 그 편지 생각하고 있지?”

“티 나?”

“아니 근데 나도 엄청 신경 쓰여서 너도 똑같겠구나 싶었어·”

“너는 왜 그리 신경 쓰는데?”

“그냥 궁금하잖아· 대체 누굴까· 네가 이렇게 매달리는 걸 봐선 꼭 잃어버린 가족이나··· 헤어진 옛 연인 같기도 하고·”

“···글쎄·”

“소설 같은 데서 보면 꼭 너 같은 애가 소젖 짜는 주근깨 빨강 머리 시골 처녀한테 홀랑 넘어가서 말도 없이 귀향하더라구·”

“나 같은 애?”

대체 날 뭐로 보길래 그런 상상을 하는 걸까·

세실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심리를 읽어내려는 것처럼 내 표정을 요목조목 살핀다·

“으음 아니야?”

“차라리 그런 거였으면 마음이 편했을걸·”

여기서 이렇게 머리를 쥐어짠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닿지도 않는 먼 곳에서 미지의 존재가 날 지켜본다는 건데·

“좋아· 여기서 그만 하자· 다 왔으니까 하나 약속해줘· 편지 생각은 대문에 들어설 때까지만·”

괜스레 세실에게 미안해졌다· 많이 기대한 자리일 텐데· 다른 거에 정신이 팔려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면 실망스럽겠지·

“응·”

“대문을 넘고 나서는 세실 생각만·”

“가자·”

“대답· 대답·”

세실이 치근대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 덕에 주의가 환기되었다·

“그래 할게·”

대문 앞에 서니 중갑을 두른 기사 둘이 우리에게 초대장을 요구했다·

준비한 초대장을 보여주고 무리 없이 통과했다· 

안뜰에서는 귀족들의 연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소녀들을 세우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 분위기를 띄우는 악단· 간이 연극· 마법으로 부리는 화려한 불꽃 묘기까지· 

또 몇몇은 술잔을 들고 모여 예술론에 대한 열정적인 토론을 하고 있었다·

 “리그베드에 다른 파티도 많은데 여길 고른 이유라도 있어?”

“여기가 제일 세련됐잖아· 그리고 마도학 경연 대회가 미적 감각이 좋으면 가점을 준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조금 배우기도 하고·”

그러던 중 한 서른 남짓 되어 보이는 간신배 수염의 남성이 우리 쪽을 보며 소리쳤다·

“세실리아!”

그는 꼬부라진 발음과 함께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세실이 내게 귓속말했다·

“앗 저 사람 조심해·”

“왜?”

“여자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래도 널 반기는 거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라····”

“···?”

세실이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그냥 내 애인인 척해· 눈치껏 적당히 맞장구쳐주고·”

“····”

간신배 수염이 세실에게 와서 악수를 청한다· 마른 체구를 풍성하게 만드는 둥근 라인의 튜닉 손목에 치렁치렁 달린 보석들· 이국적인 눈매· 이제 보니 눈썹을 진하게 그리고 귀걸이까지 했다·

“오 세실리아! 이터니아의 금록석· 7월의 여인!”

세실이 반쯤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세실이요· 세실·”

그는 내 얼굴을 보고는 입 모양으로만 소리 없이 감탄사를 외쳤다·

“여기 눈이 빠질 정도로 멋진 청년도 반가워요· 이름이?”

“데미안입니다·”

“음 부르디스 율라베·”

날 바라보는 그의 눈에서 금방이라도 불꽃이 튀어나올 것 같다·

“예?”

“별빛을 먹고 자란 해바라기란 뜻이죠· 딱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이에요· 뷔슈! 세실리아! 어디서 이런! 빌어먹을 불여우 같으니·”

세실은 또 그 와중에 이름을 정정했다·

“세실 세실·”

“오 미안해요· 그렇지만 세실리아가 더 혀 끝이 더 부드럽게 감기는걸요·”

저 다채로운 표정과 제스쳐는 제아무리 베테랑 배우라도 감히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다·

“소개가 늦었네요· 콩테라고 합니다·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극작이 본업이고 무역이 부업이죠·”

세실이 내게 설명을 덧붙였다·

“리그베드 최고의 극작가라 하면 다들 이분을 꼽아·”

콩테는 겸손을 떨었다·

“음음 그러지 말아요·”

“아 미안해요· 근데 안토니 선생은 아직 안 왔나요?”

“오 그분은 한 시간 뒤에 올 거예요· 자 사랑스러운 우리 이터니아 친구들· 뭐 궁금한 거라던가 더 알고 싶은 게 있나요?”

세실이 말했다·

“음 없어요·”

“우리 율라베는?”

“····”

그가 눈을 좁히고 날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추궁하듯 물었다·

“이런 자리는 처음인가요?”

이런 연회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게 뻔히 보였나· 눈썰미가 좋다·

“네 처음입니다· 리그베드에 예술가가 이렇게 많은지는 몰랐네요·”

“아 전부는 아니에요· 보다시피 예술가를 후원하는 귀부인분들과 평론가도 섞여 있죠·”

“예술과는 담을 쌓고 살아서 저분들 대화에 낄 수나 있을지 걱정이네요·”

“오 오우 걱정 말아요·”

콩테가 손사래를 치고는 망을 보듯이 뒤를 한 번 살폈다가 다시 내게 얼굴을 가까이하고 말했다·

“속물들의 말장난에 현혹되지 말아요· 발렌시아 학파· 클라리디움 입체파 페트라적 심상의 표현 블라블라 알아듣기 어려운 말로 고상하고 형이상학적 예술을 탐구하는 척 온갖 잘난 척 다 하지만 사실 저 속물들 머릿속엔 저급한 욕망 두 개 밖에 없어요·”

“···?”

그가 얼굴을 더 가까이한다·

“···바로 돈이랑 섹스죠·”

그러곤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눈을 찡긋한다·

예술가다운 거침없는 표현 덕에 다소 동요한 세실이 입술을 달싹였다·

“저···희는 그런 속물적인 거엔 관심 없어요· 그냥 예술을 즐기러 온 거고 저분들도 그럴 거예요·”

그녀가 짐짓 여유로운 척 은은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자 콩테가 손가락으로 세실의 관자놀이를 톡톡 두드리고는 어린아이에게 훈육하는 것처럼 말했다·

“순진한 율라베는 조심해요· 관심 없다 필요 없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사실 그거에 가장 미쳐 있으니까· 교역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이런 사기꾼들을 정말 많이 만나요·”

음····

“아 아니···!”

세실이 고장난 태엽 인형처럼 허둥거렸다· 얼굴이 눈 깜짝할 새에 홍당무처럼 붉게 달아오른다·

혓바닥 하나로 세실을 놀려먹는 건 쉽지 않은데·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그러면 또 봐요· 무쉬!”

남자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는 걸 보니 놀려먹기 고단수다·

그가 떠나고 난 뒤 물을 끼얹은 듯한 묘한 침묵이 이어졌다· 세실이 내 소매를 툭툭 잡아당긴다· 내 몸을 건드리는 데 스스럼없던 그녀가 갑자기 루나처럼 소심해졌다·

“아니야· 알지?”

“응?”

“아니라구·”

세실이 답답함을 표현하고자 몇번 발을 탁탁 구른다·

“알았어·”

“너어····”

“예술가··· 만만치 않네· 그치?”

“하··· 억울해·”

세실이 내게서 등을 돌리고 손부채질을 해대며 얼굴을 식혔다·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얼굴에 힘을 주느라 고역이었다· 민망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으니까·

***

세실은 포도주 두 잔을 비우고서야 비로소 평정을 되찾았다·

나는 세실의 주벽을 적당한 선에서 관리하며 연회장을 구경했다·

눈앞에서 묘기를 부리는 마법사가 우리를 보고는 장미꽃의 환영을 만들어 낸다·

세실이 은근슬쩍 내게 팔짱을 끼고는 마법사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리그베드도 이제 볼거리가 많아지겠구나·”

“뭐 때문에?”

“여기 예술가들 대부분 클라리디움 출신이거든· 이번에 단체로 이주하고 새 후원자를 찾으려고 모임을 연 거야·”

“리그베드에 큰 호재라도 있는 건가·”

“클라리디움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첨단 마도학으로 무장한 대도시잖아· 마도학자가 아닌 이상 후원을 받기도 어렵고 주거비도 감당하기 힘들 거야·”

“제국이나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리그베드가 그나마 출신지 차별이 적대· 꾸준히 자본도 돌고 각국의 돈 많은 귀족도 자주 들르고 거기다 금기도 적어·”

“어쨌든 우리한테는 잘 된 거네·” 

미술부 수업을 듣다 보면 귀에 박히듯 듣는 말이 있다·

예술가는 대도시로 가야 한다·

사람이 많아야 돈이 모이고 작품에 투자해 줄 부자에게 눈에 띌 기회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리그베드도 나름 큰 도시이긴 하지만 클라리디움만큼은 아니다· 비도 많이 오고 안개도 많이 껴서 그리 쾌적하지도 않다· 터전을 옮기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굳이 이주를 감행하게 된 자세한 사연이 듣고 싶어졌다·

문득 세실이 고개를 들고 취기가 젖은 투명한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좋다· 전에 무도회 때보다 더·”

“응·”

“···우리 자주 놀러 오자·”

세실이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약한다· 약속을 남발해도 될까 싶었지만 나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음 구경거리를 위해 이동하던 중 세실이 돌연 걸음을 멈췄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생쥐를 본 것처럼 그녀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진다·

“뭐야· 쟤가 왜 여기 있어?”

“왜?”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멀끔하게 차려입은 휴버트가 우리에게 술잔을 들어 인사를 보냈다· 드워프 혈족의 자랑 아니랄까봐 가슴이 반쯤 드러난 귀부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세실의 발음이 또박또박 굴러간다· 휴버트를 보자 정신이 번쩍 든 모양이다·

“아 제발·”

그가 기어코 귀부인들을 떨쳐내고 우리한테 다가온다· 

휴버트가 내 어깨를 툭 치며 아는척을 했다·

“왔냐?”

슬쩍 주먹 인사를 건넸지만 내가 물끄러미 바라만 보자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아니나다를까 세실한테는 예전처럼 깐죽거리기 시작했다·

“너 그럴 줄 알았어· 사탕이 밖에 없어요오 징징거리다가 결국 얼····”

“시끄러·”

“잘했어· 사람이 얼굴 보고 대화하는 맛이 있어야지·”

“그만 그만·”

“너도 내면을 중시하는 척 말만 번지르르····”

“그래! 나랑 안 맞는 놈은 버리고 지조없이 더 괜찮은 놈이랑 논다!”

“난 그냥 응원하는 거야· 진심으로·”

이 둘의 대화가 한 편의 단막극처럼 느껴진다· 둘 다 내 정체를 알았지만 그 사실이 공유가 안 된 상태로 대화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던 중에 연회장이 별안간 떠들썩해졌다·

정문으로 한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서고 모두가 그들을 보며 입을 가리고 웅성거린다· 방금 세실을 놀렸던 콩테가 바쁘게 달려가 환영했다·

“미샤! 안토니! 발렌티나! 미안해요· 너무 반가워서 환영 문구가 생각이 안 나네요·”

다섯 명의 소녀들이 우르르 들어온다· 옷은 연회에 안 맞게 온단이 질질 끌리는 로브를 걸치고 있다· 격식을 차릴 새도 없이 급하게 온 모양이다·

“괜찮아요! 우리 미모 보고 말문 막히는 거 많이 봤어요!”

“보고싶었어요 아저씨!”

소녀들이 까르르 웃는다·

그 뒤로 붓과 캔버스를 든 시종이 한 명 따라붙는다· 호위 기사처럼 보이는 덩치는 따라들어가다 문지기에게 제지당했다· 소녀들은 행색이나 따르는 사용인들로 미루어보아 예술가도 후견인도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출신이나 화제성만으로 초대받은 유명인사겠지· 저런 이들이 많아야 이곳이 더 선망받는 자리가 될 테니까·

소녀들의 자신감 넘치는 멘트들은 실베린 덕에 기준치가 높아진 내 눈으로 봐도 나름 근거가 있었다·

휴버트가 새로 온 이들을 보며 비장하게 중얼거렸다·

“소문대로 왔군·”

세실이 흥미를 보였다·

“누구? 아는 사람?”

“누구긴 우리 교류전 때 적으로 만날 애들이지· 제국 아카데미 황금 세대들·”

세실은 심드렁하게 반응했다·

“음· 진짜 황금세대였으면 이터니아로 오지 않았을까?”

“그래 그게 빌어먹을 정답이네·”

세실이 시계를 확인하곤 내게 술잔을 맡기며 말했다·

“아 안토니 선생이 왔을 거야· 교수님 부탁 때문에 만나서 해야할 게 있거든· 데미안 잠깐 여기서 놀고 있을래? 그··· 이상한 거 하지 말고!”

“다녀와·”

세실은 연회장 본관 건물로 황급히 들어갔다· 

그녀가 떠나간 걸 확인한 휴버트가 손에 든 화이트와인을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본성을 드러냈다·

“캬아 잘들어 친구 황금 세대라는 말은 능력만 좋아서 붙은 말이 아니야· 너도 눈이 달려 있다면··· 뭐 아무튼·”

“····”

제국에서 온 소녀들과 콩테가 무슨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콩테의 시선이 우리쪽을 향하고 또 손짓을 섞어가며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비슷한 나이대에다 아카데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가볍게 소개를하는 모양이다· 

소녀들은 시끌벅적한 환영 인사를 마치고 연회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기회야 친구· 이거 놓치면 평생 지옥에 있는 조상님이 꾸짖을 거야·”

“무슨 기회?”

“우리 무한한 가능성을 이터니아에만 묶어둘 거냐? 진심으로? 같은 학교 여자만 사귀는 건 최악이야· 동기는 더 최악이지· 관계가 틀어져 봐· 식당 강의실 기숙사 어딜 가도 마주치는 지옥같은 4년을 어떻게 버틸 거야?”

“너 전에 그 선배랑 만나던 거 아니었냐?”

기억난다· 이 녀석 무도회 때 한 여선배랑 연인처럼 붙어다녔었다·

“아니 정확히는 뜨거운 감정은 있지만 아직은 좋은 선후배 정도에서 멈춘 관계지· 마치 너와 세실처럼 너와 루나처럼 너와 시온····”

“닥쳐·”

젠장 이 자식이 큰일 날 소리를·

“그리고 친구 선배는 동선도 다르고 먼저 졸업해서 동기보단 훠-얼씬 나아· 넌 진짜 큰일난 거고· 뭐 물론 교수를 건드린 것보단 낫겠지만·”

이제 급기야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뭘 어쩌겠다는 건데?”

휴버트가 빈 유리잔에 은화 한 닢을 넣었다·

“가서 꼬셔야지· 내가 저기 투톤 양갈래 제국녀의 스티치 마커를 딴다에 은화 하나·”

“그러다 벼락 맞는다·”

“친구 이건 그냥 게임이야· 둘이서 끈적하게 노는 것도 아니고 평생 책임지는 것도 아니야· 순수한 마음으로 스티치를 주고 받는 거지· 쟤도 관심을 바라고 있을걸? 인생 너무 진지하면 언젠가 질식한다고·”

은화를 꺼내 그의 유리잔에 넣고 내기에 응했다· 빨리 어딘가로 보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 난 ‘못 딴다’에 하나· 가서 잘 해봐·”

마음대로 해라· 내가 책임지는 것도 아니니·

그제야 휴버트가 넉살좋게 씩 웃는다·

“위대한 시인 알무스의 회고록엔 이런 경구가 있지· 스무 살이 넘었음에도 양갈래 머리를 하는 여자는 전부 미친년이었다·” 

“····”

“난 미치기 바로 직전의 여자를 꼬시는 위대한 모험을 감행하는 거지·” 

휴버트가 무대 위 배우처럼 극화된 어조로 비장하게 외친다·

“제군들 닻을 올려라·”

그러고는 출항 나팔 소리를 흉내내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가 떠나간 자리엔 진한 포도주의 향취가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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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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