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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232

EP.232

트리샤가 내 반응을 보고 의문을 표했다·

“왜 그래? 내가 이상한 말 했어?”

“대충 둘러댄 거 아니야?”

“아니 진짜야· 항상 엄마가 되고 싶었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쭉!”

안타깝게도 그건 이루어지기 힘들다· 

사랑하는 짝을 만나고 일찍 엄마가 되어 가정을 꾸릴 운명이었으면 이터니아 그리고 감옥같은 미궁 속에 갇히지 않았을 것이고 공간을 찌그러트릴 정도의 악마적인 마법력도 이터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무겁기만한 꼬리표도 없었을 것이다·

트리샤의 앞날도 동화의 마지막 장처럼 ‘모두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식의 결말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어딘가에서 새들의 지저귐 같은 소녀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앗 차거!”

“이리 와봐! 여기 진짜 투명해!”

“꺄악!”

생각보다 가까운 곳이었다·

“엇 데미안 저기!”

트리샤가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다섯 명의 소녀가 맨발로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었다· 너무도 해맑고 즐거워 보여서 보는 나조차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다·

거리가 있어서 손가락 마디 크기 정도로 작게 보이지만 문제는 우리를 볼 수 있는 위치에서 놀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몇몇은 굉장히 익숙한 실루엣이었다· 전에 봤던 사람 아닌가?

저들 중에는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양갈래 머리· 연분홍빛 머리가 돋보이는 소녀도 끼어 있다· 

아뿔싸 예술가 모임에서 보았던 제국 아카데미의 소녀들이었다·

저들의 정체를 확인하니 팔뚝의 털이 곤두서버렸다· 이 꼴로 마주한다면 결코 좋은 이야기가 오갈 수 없었다·

“아·”

“왜 그래? 아는 사람이야?”

“응· 쟤들 제국 아카데미에서 견학 온 애들이야· 소문 들었거든·”

“···진짜?”

가면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 트리샤가 급하게 일어나 짐을 놓아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곤 무언가를 챙겨오더니 내 얼굴에 얹었다·

내 가면이었다· 

“아니 내 얼굴보다 네 얼굴을 가려야지·”

“깜빡했어!”

“뭐?”

“이미 늦은 것 같아! 데미안이라도 이제 사탕이 해!”

트리샤가 대충 얼버무린다·

그리고 우려했던 대로 제국 무리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크게 소리쳤다· 

“야아! 너희들!”

그래 백발의 소녀와 몸에 흉터 가득한 남자는 어디서든 이목을 끌기 쉽겠지· 큰일이다·

자기네를 봐달라는 듯이 팔을 머리위로 크게 흔들어댄다·

나와 트리샤는 긴장한 얼굴로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우리는 반나의 속옷차림으로 모래사장에 누워있었다· 이 얼마나 흉한 꼴인가· 마땅히 숨을 곳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안좋은 소리를 할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귀를 기울였다·

한데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 크게 메아리쳤다·

“너희! 청춘이다-아!”

트리샤가 꾹 붙잡았던 정신줄을 놓치고 웃음을 터트린다· 보조개가 깊게 파인 미소와 함께 내 몸을 툭툭 쳐댄다· 

“풉! 푸하하! 큭큭····”

“····”

어릴적 신전의 분수대에서 리자와 물장구를 치던 때가 문득 떠오른다· 꾸중을 칠 줄 알았던 수녀님에게서 들은 말도 똑같았다· 

“쟤들 착한 애들 같아!”

잔뜩 굳어버린 내 얼굴을 보곤 트리샤가 날 진정시키려 든다· 

“그래 우리는 마저 쉬자·”

“그래!”

다시 몸에 긴장을 풀고 편하게 햇살을 맞았다· 저들도 우리는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끼리 소리지르며 잘 놀았다·

그러다 또 다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밝은 기운을 풍기던 조금 전과는 다르게 우려가 섞인 비명과 탄식이 퍼졌다·

“어떡해!”

자세히 보니 제국 무리 중 한 명이 물살에 휩쓸려 허우적대고 있었다·

곧이어 우리가 있는 하류로 천천히 떠내려오기 시작했다·

“앗 데미안!”

트리샤도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했는지 다급하게 나를 부른다·

“트리샤 물 근처로 절대 가까이 오지 마·”

나는 곧장 물에 뛰어들었다· 소녀는 물에 얼굴이 잠겼다가 발버둥 쳐서 떠올랐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눈에 확 들어오는 연분홍 머리 덕에 위치를 파악하기는 쉬웠다· 

이곳에 저런 연분홍 머리는 하나밖에 없다· 이름이 뭐였더라· 그래 미샤· 미샤였지·

나는 물살이 강해지는 곳 바로 앞에서 기다리다 떠내려가는 소녀의 목을 붙잡았다· 그녀는 물귀신처럼 팔을 이리저리 허우적거리며 말했다·

“살 살려주세 커헉· 엄마···!”

뭍까지 다다르자 미샤의 겨드랑이를 붙잡고 질질 끌어 모래 위에다 옮겼다·

수영도 못하는 몸인데 두꺼운 로브까지 걸치고 있다· 이러니 물살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리지· 마법은 잘해도 다른 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모양이다·

미샤는 몇모금의 물을 토해내고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 하아· 어 어떻게····”

양갈래 머리를 비롯해 동행하던 소녀들이 그녀의 이름을 소리치며 급하게 달려왔다·

“미샤! 미샤!”

반쯤 물에 젖은 상태로 우르르 몰려온 소녀들이 미샤의 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괜찮아? 아픈 건 없어?”

“으 응··· 근데 너무 추워····”

중상을 입지도 않고 의식이 남은 것도 확인하고는 내쪽을 돌아본다·

내 가면 그리고 내 몸의 흉터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훑는다· 트리샤는 어느틈에 내 옆에 꼭 붙어 서고는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너희··· 고마워·”

“천만 다행이야· 너희가 없었다면····”

그러다 양갈래 머리가 의심 가득한 시선으로 날 뜯어본다·

“너 혹시 우리 아버지가 보낸 비밀 호위야?”

“···?”

“하 맞네!”

***

미샤가 몸을 온전히 추스르고 제국 소녀 5인방은 떠날 채비를 했다·

미샤는 쇼크가 큰 건지 구해준 내게 고맙단 말은 커녕 눈조차 마주치려 들지 않았다·

자신을 페이나라고 소개한 소녀가 내게 다가와 귀띔을 했다·

“쟤 벌거벗은 남자랑 살결이 이렇게 크게 접촉한 게 처음이래· 네가 이해해· 부끄러워서 그런 거니까· 엄청 고마워할 거야·”

“····”

“그리고 사탕 아니 뭐더라? 달콤이라 그랬나? 달콤이· 그래·”

“왜?”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 그 흉터· 어디서 맞춘 거야?”

“어디서 맞추다니?”

이 흉터가 맞춤 드레스도 아니고 대체 무슨 말이지·

“아니 진짜 같아서·”

“진짜···인데?”

페이나는 말을 더듬었다·

“엇 아니 이게 진짜라구?”

트리샤도 궁금하다는 듯이 말했다·

“흉터를 어떻게 맞춰?”

“아 제국 귀족들한테 진짜 유행이거든· 몸에 있는 거친 흉터가 남성성을 부각시켜준다고· 막 인위적인 흉터를 만들어 넣고 은근 슬쩍 과시하고 그런다니까? 또 그게 여자한테 먹혀· 웃기지?”

“····”

“제국에서 그런 남자들은 진짜 구역질 났는데 이거 보니까 왜 그러는지 알 것 같아· 이상하게··· 음··· 계속 보게 되는? 그런 게 있네· 딴딴한 몸이랑 잘 어울리고· 한 번 만져봐도 돼?”

그러자 트리샤가 대신 소리쳤다·

“안돼!”

“음 그래?”

페이나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내고는 뜬금없이 뒤에 있는 친구를 불렀다·

“야 시리! 이리 와봐!”

그러자 몇걸음 뒤에서 로브에 붙은 모래를 털던 양갈래 머리가 우리쪽으로 달려왔다·

“왜?”

“네가 검 많이 써봐서 알잖아· 이거 흉터 진짜야?”

“이거?”

“응·”

질문을 받은 양갈래 머리는 예고도 없이 내 앞에 와서는 복부를 더듬거렸다· 트리샤가 도끼눈을 뜨고 그녀를 째려본다·

“이걸 어떻게 만들어 내? 꾼들이 만든 상처는 되게 어설퍼· 호박에 줄 그은 것 같다 해야하나? 아무튼 그래· 칼 좀 맞아봤다 마수한테 좀 물려봤다 하는 사람은 다 알아봐·”

저 둘은 내 흉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저 멀리서 로브를 방어적으로 돌돌 두른 미샤도 내게 시선을 고정하다 눈이 마주치니 휙 돌아섰다·

“어머 진짜야?”

“응· 와 이런 흉터 경매에 부치면 집 몇채를 줘서라도 살 사람도 있겠는데?”

페이나가 양갈래 머리의 등짝을 때렸다·

“아씨 과장이 너무 심하다· 무슨 집 몇채야· 살을 어지간히 붙여야지·”

“아니 진짜라니까?”

제국은 전례 없는 평화의 시대를 누리는 모양이다· 내게 흉터는 생사의 기록이나 마찬가지인데· 제국에선 멋내기를 위한 장식인 걸 보면· 

레이스 몇마리만 제국에 풀면··· 아니 아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양갈래 머리가 우리를 보며 말했다·

“참 너희 이터니아 출신이지?”

그러자 트리샤가 날 지목하며 말했다·

“얘만! 나는 얘 소꿉친구!”

“····”

양갈래 머리가 친구한테 조용히 귓속말을 했다·

“이빨 자국은···알겠네···뱀파이어랑 싸우다···중얼중얼·”

내가 헛기침을 하며 주의를 주자 그 둘은 다시 우리쪽을 바라보았다·

양갈래 머리가 말했다·

“아 달콤이는 교류전 때 볼 수도 있겠네· 아 그리고 우리 만난 거 비밀로 해줄래? 자랑은 아닌데 우리가 어디집 딸내미들인지 들으면 깜짝 놀랄 수도 있어· 감시 전부 따돌리고 몰래 놀러온데다 사고까지 터진거 괜히 새어나가면 곤란하니까 조금만 참아줘·”

트리샤가 큭큭 웃으며 말했다·

“우리 정체도 너네가 알면 뒤집어질걸?”

“···그래?”

나는 혹시 모를 의심의 씨앗을 제거하기 위해 트리샤의 말을 부정했다·

“얘는 그냥 팔랑카스 산맥의 목동집 막내 딸이니까 속지 마·”

“풉 뭔가 그럴 거 같긴 했어!”

“····”

트리샤가 심술 가득한 표정으로 날 올려다 본다·

양갈래 머리가 말했다·

“근데 신분이 어쨌든 너희는 되게 마음에 들어· 나 보기보다 마음이 되게 열려있거든? 교류전이든 뭐든 또 봤으면 좋겠다·”

그러다 뒤쪽에서 기다리던 소녀들이 소리쳤다·

“시린키스! 페이나! 혼나겠어! 빨리 와!”

“앗 우리는 갈게 안녕!”

페이나가 먼저 떠나고 양갈래 머리는 우리에게 부담스러운 손키스를 연달아 날리고는 기다리던 친구들과 합류했다·

나는 한숨 돌리고 트리샤에게 말했다·

“나는 널어둔 옷 챙기고 올 테니까 미리 마차에 올라탈래?”

“응!”

***

바위 위에 한참을 널었지만 아직도 물이 뚝뚝 덜어지는 옷들과 짐을 챙기고 모래 위를 걸었다·

트리샤는 마차에 몸을 바싹 붙인 채로 서서 나를 바라본다· 그녀는 내 모습을 보고 손을 흔든다· 

세워진 마차 뒤로 또다른 마차가 빠르게 지나간다· 화들짝 놀라서 몸을 한 번 웅크리고는 조심스럽게 주변을 경계한다· 그리고는 다시 날 보며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든다·

따스한 햇살 아래 멀리서 내게 손을 흔드는 은발의 소녀·

모래를 머금은 바람이 시야를 흐린다· 희미한 눈으로 보니 꼭 리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덕에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트리샤에게는 미안하지만 누가 청춘이라 할 만한 아름다운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다· 나는 리자의 흔적들을 찾아 머릿속에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나는 리자의 형상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리자는 내게 손을 흔들고 다시 사라진다·

과거의 망령이 내 주변을 맴도는 것일까· 그게 아니면 내가 망령을 놓아주지 못하는 것일까·

나약한 내 마음은 리자와 닮은 트리샤를 탓하고 싶어한다· 이러는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칼리오스의 말처럼 흘려보내야 할 것들이 흘러가지 못해서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오랜 가뭄에도 내 마음은 계속 범람한다· 

시간이 흘러도 난 여전히 진창에 있었다·

기다리다 못한 트리샤가 맨발바람으로 내게 달려온다· 그리고는 몸을 던져 두 팔과 다리로 내 몸에 매달렸다·

“꺄앗!”

“마차에 있지· 누가 보면 어쩌려고·”

“못 참겠으니까· 그보다 오늘 진짜 재밌었어· 그치!”

“···응·”

“데미안이 오늘 이쁜짓 했으니까 내가 보답해줄게!”

“···뭔데?”

“아젤리스가 내리는 재앙!”

트리샤의 입이 내 목덜미에 가까이 붙는다· 그래 또 어디 깨물어서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기겠지 하고 생각하는 찰나·

트리샤의 체향이 봄바람처럼 내 코를 스친다·

쪽·

예상과는 달리 트리샤의 입술은 내 볼을 향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흘렸다·

“아····”

그렇게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키고는 도망치듯 마차로 뛰어갔다·

마차 좌석에 등을 돌리고 눕고는 부끄러움을 타는 건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와중에 치마는 안 가려서 속바지가 훤히 보였다·

“···자 잘 거니까 깨우지마!”

나는 고개를 숙여 트리샤의 흔적을 바라보았다·

물이 뚝뚝 떨어져 진창이 된 내 발밑에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발자국이 깊게 찍혀 있었다·

***

강변이 훤히 보이는 언덕 위에서 가면을 쓴 남자가 말했다· 

“에이미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제국 출신 소녀들을 노려보던 엘프귀의 여자는 가면을 벗고는 말했다·

“정말 괜찮을까요? 무방비로 다 노출됐는데?”

“감정을 꾹꾹 눌러뒀다가 한 번에 터지는 것보다 훨씬 나아·”

“터져봐야 얼마나 크게 터지겠습니까·”

“아직 재앙을 경험하지 못했나보군·”

“····”

“보기도 좋지 않나· 나도 옛날 생각이 나더군·”

“제국 애들은····”

“내버려 둬· 그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할 만한 건 저거지·”

남자가 하늘을 가리킨다· 

하얀 까마귀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고는 강변을 떠나는 마차를 따라붙고 있었다·

엘프 귀의 여자도 그 부분은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우리는 실베린의 저택에 들러 하룻밤 머물렀다· 트리샤를 먼저 아래층에 재우고 나는 홀로 촛불에 의지해 실베린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시간이 남아 공녀에게 보낼 것도 따로 적은 뒤 두 개의 스티치를 창밖으로 날려보냈다·

그리고 밤하늘을 감상하며 잠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오늘따라 유독 트리샤의 해맑은 미소가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것 같다· 이토록 즐거워하는데 왜 더 일찍 챙겨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마음 속에서 피어오른다· 칼리오스가 이런 걸 의도했을까· 그런 거라면 제대로 먹혀든 것 같다·

그러던 중 리리아가 내 방에 노크를 했다·

똑똑·

“데미안님·”

“들어와요·”

리리아가 방에 들어서서는 고개를 꾸벅숙이고는 말했다·

“미샤···라는 분에게서 편지가 왔어요· 여기다 두고 갈게요·”

리리아에게 맡긴 스티치 마커를 따라 날아들었나 보다·

“고마워요·”

“편히 주무세요 데미안님!”

리리아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뒷걸음질로 내 방을 빠져나갔다·

나는 미샤의 편지를 집어들었다· 예술가 모임에서 봤을 때는 날 부담스러워하는 낌새였는데· 이렇게 빨리 편지를 보낼 줄은 몰랐다· 

거기엔 달콤이란 사람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담겼을 뿐 별다른 건 없었다·

우웅- 우웅-

책상에 살짝 기대두었던 프리실라가 검집 안에서 푸른 빛을 점멸한다· 목검한테 괴롭힘 당할 때 말고는 그동안 반응도 없던 것이 갑자기 웬일일까·

나는 검집을 들고 프리실라를 뽑아들었다·

챙!

프리실라의 푸른 자태를 감상하기도 전에 나는 팔을 타고 전해져 오는 기이한 감각에 몸을 움찔했다·

스스스스- 

검신을 타고 서리가 내 팔까지 옮겨붙기 시작한다·

열린 창으로 한기를 머금은 바람이 들이닥치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다·

일방적으로 마력을 흡수하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흡수된 마력이 다른 무언가로 전환되어 내게 전해지는 것 같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는 걸까·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 이름을 불러보았다·

“프리···실라?”

이름을 불러보지만 내가 기대했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력이 순환하면서 프리실라의 기운이 내게로 전해진다· 기이한 감각이다· 마치 검이 내 신체의 일부가 된 것처럼 신체 말단의 감각이 확장된다·

대화는 할 수 없었지만 마검의 감정이 희미하게 흘러온다·

반가움· 오랜 친구와 재회한 듯한 애틋한 감정이었다·

이는 날 향한 것이 아닌 외부에 있는 미지의 존재를 향한 반가움이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탁탁탁탁-

그러던 중 복도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내 방으로 가까워진다·

그리고 리리아가 노크를 하고 문을 열었다·

“데미안님 이거!”

불쑥 내민 리리아의 손에는 검은 편지가 들려 있었다· 아마릴리스의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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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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