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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236

EP.236

나는 꿈 속을 헤매고 있었다·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굳어 옴짝달싹할 수 없다·

“어느 여름날 그 남자는-”

안개 속에서 어느 여자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맑고 고운 목소리지만 음정이나 박자감이 그리 좋지는 않다·

악몽일까· 귓가에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그렇게 서서히 정신이 선명해진다· 곧이어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내 머리맡에는 제니아가 앉아서 내 귓가에 대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시골 처녀와 만났네에-”

“선배?”

“이제 일어났네· 우리 거의 다 도착한 거 알아?”

나는 몸을 움직였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제 보니 밧줄에 돌돌 묶여 있었다·

“간밤에 폭풍이 쳐서 너 뿐만 아니라 다른 애들 다 묶어놨다·”

“····”

“어때 이렇게 섹시한 세이렌이 깨워주니까· 홀려서 정신 못차리는 거 봐라·”

“선배··· 음치십니까?”

“뭐?”

“····”

제니아의 얼굴이 한순간에 심술이 가득해진다· 그녀는 내 팔뚝을 전력으로 찰싹 때리고는 말했다·

“내가 무슨 음치야!”

그러고는 우다다 뛰어서 선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묶어준 건 좋은데 풀어주는 것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몸이 침대에 꽁꽁 묶인 게 꼭 외딴 섬으로 이송되는 죄수꼴이다·

곧이어 릴리트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녀는 오자마자 선실의 냄새에 당황한 듯 손등으로 코를 가렸다·

“읏····”

“····”

저 반응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남학생들이 머무는 이 선실은 환기도 안 되고 바다의 짠내와 습기 그리고 사흘동안 씻지 못한 십대 남자들의 냄새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코가 예민한 여자들은 견디기 힘들겠지·

릴리트는 문 앞에서 목을 빼며 잠든 이들의 얼굴을 살피다 날 발견하고는 쪼르르 다가왔다·

“내가 풀어줄게·”

“도착한 거야?”

“이제 거의·”

릴리트는 밧줄을 풀다 말고 출입문을 활짝 열고서 다시 돌아왔다·

“···냄새가 나네·”

“내 냄새 아니야·”

릴리트가 넌지시 말했다·

“음··· 데미안이 남자 냄새가 가장 강해·”

“····”

그러고는 날 밧줄의 매듭을 풀다 말고 내 가슴팍에 코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았다·

“···맞아· 가장 강한 것 같아·”

그러곤 다시 매듭을 푸는데 열중했다·

사흘을 씻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변명하려 했지만 릴리트의 모습을 보니 그 생각이 쏙 들어갔다·

때하나 묻지 않은 새하얀 살결에 퀭한 기운 없이 머리와 얼굴도 뽀송뽀송하고 은은한 꽃향기가 난다· 씻지 못한 건 둘 다 똑같은데 무슨 마법이라도 쓴 건지 첫날과 다름 없는 귀족아가씨였다·

릴리트는 뭔가를 확인하려는 듯이 다시 내 몸냄새를 맡았다·

“···?”

그녀의 입꼬리가 웃음을 참는 것처럼 희미하게 씰룩거린다· 왜 저러는 걸까·

“다른 분들은 데미안이 풀어···줄래?”

릴리트는 구속을 풀고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일어나서 침구를 정리하고 보니 머리맡에 벗어두었던 옷이 보이지 않았다· 간밤에 배가 흔들리며 어딘가로 미끄러진 모양이었다· 

갑판으로 올라오니 물감으로 칠한 듯한 파란 하늘이 나를 반겼다·

부원들은 저 멀리 사흘만에 모습을 드러낸 육지의 풍경을 감상하는 중이다· 

“와·”

나도 마도학의 도시 클라리디움의 전경을 보고는 눈을 떼지 못했다·

책에서 본 그대로다· 산을 깎아서 만든 것처럼 원뿔 형태로 밀집한 도시였다· 뒤로 갈수록 언덕을 타고 계단처럼 뻗은 건물들· 새하얀 석재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청동 빛깔의 지붕들이 변칙적이면서도 조화롭게 솟아 있다· 

그리고 모든 건물의 지붕에 풍량 측정기를 닮은 독특한 마도구가 빙글빙글 돈다·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 색색의 연기들은 과연 마도학이 일상화된 도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도시의 중앙 고지대에서 말뚝을 뒤집은 모양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쭉 뻗은 하얀 건물은 행정을 담당하는 시의회다· 

그리고 항구 쪽엔 황동색 거대한 수문이 자리잡고 있었다· 범선 열 척이 동시에 드나들어도 충분할 정도로 웅장하다·

모두가 감탄하는 와중에 헤일리는 혼자 떨어져서 난간에 배를 대고 몸을 숙이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그녀는 그냥 웃느라 몸을 가누지 못한 것이었다·

“아···· 큭큭 크흐흐흐·”

“선배?”

“아 신입 아 나 죽어 너 제니아한테 음치냐고 했다며?”

“···네·”

헤일리는 웃느라 숨도 못쉴 지경이었다·

“제니아 삐졌잖아! 아··· 미치겠네· 흐흐흐 큭큭큭·”

“실수한 겁니까?”

그녀는 힘겹게 숨을 고르고 말했다·

“야 아끼는 후배 깨워주겠다고 노래까지 불러줬는데 음치세요? 하면 누가 기분 좋아· 큭큭큭· 음치가 맞긴 한데·”

이게 그리 웃긴 일인지는 모르겠다· 여자들의 웃음 코드에 맞는 건가· 난 그 노래 때문에 악몽을 꿨다·

제니아는 홀로 선수부에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 꿍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헤일리가 간신히 평정을 되찾고는 크게 소리쳤다·

“얘들아 곧 있으면 사전 검문이니까 이쁘게 하고 있어· 괜히 수상쩍게 굴지 말고! 우리가 이터니아의 얼굴이야· 알지?”

우리의 배는 천천히 웅장한 관문 앞으로 다가갔다· 문이 얼마나 거대한지 우리 범선 전체에 그늘이 덮였다·

곧이어 관문 통제실 쪽에서 세 남자를 태운 나룻배가 우리를 향해 노를 저으며 다가왔다·

선원이 사다리를 내리자 배를 붙인 남자들이 이를 타고 갑판으로 올라왔다·

그들은 새옷 냄새가 날 것 같은 빳빳하고 하얀 제복을 입고 숏소드를 허리에 차고 이십대의 외형을 하고 있었다·

처음 올라온 남자는 근엄하게 굳은 얼굴인데 뒤이어 올라온 둘은 배 안에 가득한 아리따운 소녀들을 보고 얼굴이 헤벌쭉해졌다· 그러고는 지들끼리 귓속말을 해대는데 목소리가 너무 커서 우리한테도 다 들렸다·

“제국선 아니었어?”

“이터니아가 여학교였나?”

근엄한 표정의 남자가 헛기침을 하자 귓속말은 뚝 끊겼다· 

헤일리가 앞으로 나서고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가다듬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장 위대한 도시 클라리디움의 수호자 가디언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이터니아 파견단의 학생 대표 헤일리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치마를 살짝 들어 품위있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남자들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절도있는 동작으로 경례를 했다·

“이터니아의 인재를 이렇게 뵙게 되어 무척 영광입니다·”

“저희 이터니아 파견단의 명단과 여타 자료들은 에르제베트 티어스의 이름으로 공식적으로 시의회에 전해졌고 사전 허가도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이건 그저 형식적인 절차이니 저희는 바로 돌아갈 겁니다· 관문이 열리는 데는 시간이 제법 걸리니 잠시 대기해주십시오·”

클라리디움의 경비대는 가디언이라고 불렸다· 도시 행정을 관할하는 시의회 직속 기관이 아닌 의회와 상인회 그리고 몇몇 대가문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사조직이라고 들었다· 

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임에도 무력 행사와는 거리를 둔 건지 실용성보다는 품위에 치중한 복식이었다·

가디언들이 떠나고 곧이어 관문에 연결된 거대한 톱니가 살벌한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관문이 느리게 열리고 선박에 드리운 그늘도 차차 물러난다·

우리의 눈 앞에는 갈매기와 각국을 대표하는 형형색색의 선박들· 그리고 생명력이 넘치는 항구의 전경이 펼쳐졌다·

그 멋진 광경에 푹 빠져서 나는 이곳이 멸망을 앞둔 도시라는 것도 한동안 까맣게 잊어버렸다·

배가 선착장에 정박하는 동안 우리는 서둘러 짐을 챙겼다· 나는 허리에 프리실라를 차고 준비를 끝냈다·

갑판과 육지가 연결되고 부원들이 가방을 들고 뒤뚱거리며 하선했다·

제니아가 자기 몸뚱이만한 가방을 들고 나오자 나는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갔다·

“선배 주세요·”

“됐거든?”

나는 틱틱대는 제니아를 무시하고 가방을 냅다 뺏어서 대신 육지로 옮겼다· 토라진 거 달래주는 데엔 백번 미안하다는 말보다 이렇게 챙겨주는 게 훨씬 효과가 좋다· 내 오랜 경험이었다·

제니아는 허리에 손을 올리고 콧바람을 뿜어댄다·

“하여간· 얄미워·”

육지에선 낯선 사람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검고 긴 머리· 실베린보다는 조금 작지만 여자치곤 큰 축에 속하는 키 그리고 하얀 제복을 입은 가디언이었다·

“로잘린 선배!”

헤일리는 그녀를 보자마자 가족이라도 만난처럼 포옹했다·

“헤일리 헤일리가 맞니? 이게 얼마만이야· 그 햇병아리 헤일리가 이렇게 성장했다고?”

둘의 대화로 짐작하건대··· 오래 전에 이터니아를 졸업한 선배가 아닐까 싶다· 그러고보니 여기선 졸업한 선배가 우릴 인솔한다고 그랬었지·

“이젠 제가 미술부 대장이에요·”

제니아가 은근슬쩍 나와 릴리트의 등을 툭툭 밀어서 앞으로 보낸다· 

“미술부가 어떻게 단체로 여길 오니· 무용부랑 연극부가 뭐 크게 실수해서 몰락이라도 한 거야?”

제니아가 은근슬쩍 끼어든다·

“여기 두 신입의 공이 컸죠!”

나와 릴리트는 얼떨결에 앞으로 나서서 로잘린의 환영을 받았다·

그녀는 날 보며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네가 그 대단한 신입이구나· 데미안? 헤일리한테 들었어· 실베린 교수님 수제자· 마법사들에겐 질투받는 공공의 적· 맞지?”

“···맞습니다·”

“나도 실베린 교수님이 교단에 계실적에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

“어땠습니까?”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전설적이었지· 남자들은 지들 또래의 여자 말고 전부 교수님한테 푹 빠져서 난리였는데 말이야·”

“그럴만도 합니다·”

실베린은 충분히 그정도 인기를 몰고 다닐 사람이다·

“그런 분이 왜 널 선택했는지 정말 궁금해· 그니까 나쁜 뜻이 아니라 순수한 호기심으로·”

“사실 제자라기보단 그냥 잠시 거둬주신 거에 가깝습니다·”

그녀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한다·

“그게 궁금하다는 거야· 나중에 둘이 따로 이야기하자구·”

“···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장님은 대마법사를 거의 숭배하시는 분이라 네게 관심이 클 거야·”

***

일꾼을 시켜 짐을 숙소로 옮기고 우리는 로잘린을 따라 어딘가로 이동했다·

로잘린은 우리를 인솔하며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1등 역마차는 겉보기엔 좋아도 바가지가 심하니까 절대 타지 마· 도시 외곽 자유개발구역도 부랑아랑 노숙인 좀도둑이 많으니까 얼씬도 하지 말고·”

그러던 중 좁은 도로에서 마차가 우리 옆을 쌩 지나친다·

“꺅!”

몇몇 여학생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다·

마차를 끄는 게 말이 아니라 플랜테라처럼 생긴 양철인형이다·

로잘린이 설명했다·

“저건 빈테라야· 플랜테라를 모방해서 만든 건데· 힘도 없고 머리도 훨씬 나쁜 녀석이지· 아쉽게도 클라리디움의 대지엔 마력이 없어서 

동력원도 따로 구해야 되는데 연료가 되는 마력석이 희귀하고 비싸서 효율도 별로지· 드워프와의 무역 협정이 성사되지 않는 이상 상용화되기 어려울 거야·”

헤일리가 질문한다·

“그럼 저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부자겠네요?”

“응· 아마 클라리디움 4대 대가문 중 한명이겠지· 그리고 비오는 날에는 절대 빈테라 옆에 가지마· 동력원이 번개를 유도하니까 위험하거든·”

제니아가 물었다·

“근데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광명의 거리’로 갈 거야· 너희는 운이 정말 좋아· 거기에 출항식이 크게 열리거든·”

“항구는 이미 한참 멀어졌는데요?”

로잘린이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이건 평범한 출항식이 아니니까·”

***

광명의 거리는 상가를 끼고 십자로 쭉 이어진 대로였다· 총천연색 색유리로 장식된 상가들· 벽에 걸린 알 수 없는 휘장들과 거대한 금속 톱니바퀴들· 그리고 거리엔 출항식을 보러 온 시민들과 이를 통제하는  가디언들로 채워져 있었다·

목마를 탄 어린아이들도 보이고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귀족들도 보인다· 이들의 시선은 전부 푸르른 하늘을 향해 있다· 출항식이라는데 대체 뭘 기다리는 걸까·

거리 중앙에는 마도학을 찬양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아마릴리스가 이번에는 틀린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도시는 생기가 넘쳤다·

활기가 넘쳐서 오히려 내가 짓눌릴 것 같은 기분이다· 털이 곤두서고 묘한 불편감에 속이 미식거렸다·

그러던 중 군중 속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오 온다 온다!”

손가락이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곧이어 저 멀리 보이는 첨탑 뒤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범선이다!”

“뭐야?”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건 하늘에 떠있는 범선이었다·

돛을 펼치고 백조 날개 같은 것이 달린게 느릿하게 날갯짓하며 하늘을 유영하고 있었다·

군중 속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잠깐 저게 하늘범선이라니· 루나가 기념품으로 사달라는 게 저거란 말인가· 아니겠지?

“····”

누군가가 뒤에서 내 옷을 툭툭 잡아당겼다·

몸을 돌리니 내 뒤에는 제니아가 서 있었다·

“뭐가 보이니?”

“네·”

“난 하나도 안 보인다· 키가 작아서·”

나는 그녀에게 등을 보이고 앉았다·

“타세요·”

“뭐하는 거야?”

“목마 타세요·”

“내가 애냐?”

“못보고 지나치는 것보다 낫죠·”

제니아는 잠시 속으로 갈등하다 결국 내 목에 올라탔다·

나는 그녀의 다리를 잡고 번쩍 일어섰다· 제니아가 탄식했다·

“으으 내 가랑이가····”

“선배····”

순간 도로 내리고 싶은 충동이 확 밀고 들어왔다·

제니아가 내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헤일리가 가져온 소설에 이런 대사가 있어서 한 번 해보고 싶었어·”

“이제 잘 보이죠?”

내 허리춤에 있던 프리실라가 갑자기 부르르 떨었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것처럼 검집 안에서 푸른 빛을 점멸했다·

“잘 보여· 근데 야 신입아· 저거 이상한데?”

제니아가 손을 가리킨다·

잘 날던 하늘범선이 반쯤 기울어져 있었다· 

구경하던 인파들도 이상을 감지하곤 웅성거렸다·

기울어진 데에서 그친 게 아니라 점차 고도가 낮아지고 있었다· 마치 비탈길을 내려오는 썰매처럼 속도를 통제하지 못하고 대각선으로 빠르게 허공에서 미끄러지고 있었다· 

저 속도라면 도시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아니 살벌한 기세를 보니 추락이 확실해 보인다· 저런 대형 선박이 추락하면 건물 수채가 연쇄 붕괴될 것이다·

나는 서둘러 제니아를 내려놓았다·

곧이어 탄식과 비명이 울려퍼진다· 조금 더 가까워지니 추락 궤도가 좀 더 명확해진다· 더 심각한 건 하늘범선은 우리가 있는 광명의 거리로 날아온다는 것이었다·

이곳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어버렸다· 인파가 겁에 질려 급하게 밀치고 넘어지고 깔린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가디언들도 속수무책이었다·

“도망쳐!”

로잘린이 크게 소리친다· 헤일리는 부원들을 빠르게 근처에 있는 상가로 밀어넣었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추락하는 범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뜨거워진다· 어쩌면 이 사고가 멸망의 전조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헤일리가 소리친다· 

“데미안! 뭐하는 거야!”

심장이 터질 듯이 뛴다· 궤도를 보면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갈 것이다· 정확한 충돌지점은 우리가 있는 곳이 아니었다·

나는 충돌 예상 지점으로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야! 데미안!”

곧이어 거리가 순간 암전한다· 바로 머리위로 거대한 범선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간다·

부웅-

범선이 몰고 온 돌풍이 거리를 휩쓸며 도망치던 인파를 넘어트리고 유리창을 깨트린다·

범선의 진행 경로엔 신전처럼 거대한 건물과 높게 솟은 종탑이 가로막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냥 두면 건물의 잔해에 깔려 죽을 게 뻔하다·

달리기로는 따라잡는게 불가능한 걸 직감하고는 나는 급하게 프리실라를 뽑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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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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