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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244

EP.244

문 뒤에서 노크와 함께 시종의 목소리가 울렸다·

“시장님·”

“들어오게·”

시장 아르노비오는 뒷짐을 지고 집무실 벽에 걸린 초상화를 가만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엔 각 시대별로 대륙을 호령했던 대마법사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었다· 

비서가 들어오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곤 말했다·

“대마법사의 제자가 초대를 수락했습니다· 한 시간 이내로 연회장에 도착할 것입니다·”

“알았네·”

“이전에 말씀하신 건····”

“그대로 진행하도록· 난 그 소년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군·”

“알겠습니다·”

비서가 다시 고개를 숙이곤 문을 닫고 나갔다·

아르노비오는 집무실 벽을 따라 쭉 걸었다· 그리고 맨 끝에 걸린 붉은 머리의 마법사의 초상화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 여인의 그 눈을 바라보며 아르노비오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태양의 눈··· 태양의 눈····”

그는 벽에 걸린 초상화를 떼고 손에 들었다· 그리고는 머리를 쓸어넘기듯 손가락으로 그림을 훑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

마차가 약속 장소에 멈추니 한 여시종이 다가와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대뜸 물었다·

“데미안 경 맞으십니까?”

“···어 시장님의 초대를 받고 왔습니다·”

“데미안 경을 이렇게 직접 안내하는 영광을 누려 무척이나 기쁩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헤일리가 날 보며 어깨를 한 번 으쓱한다· 자신에게는 아무런 인사도 없어서 의문스러운 표정이다· 하지만 내가 눈짓으로 적당히 눈치를 줬지만· 시종은 헤일리에겐 끝까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우리는 여시종의 안내를 따라 원형계단을 올라갔다· 시종은 허리를 꼿꼿하게 피고 두 손을 복부에 올린 딱딱한 자세로 앞장섰다·

“누가 보낸 겁니까? 시장님의 명령입니까?”

“아 아닙니다· 바스티안 부인과 켈러웨이 아가씨 다아시 아가씨 올랜도 부인 메로니아 쌍둥이 아가씨까지 데미안 경에게 무척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저는 그분들을 대표해서 데미안 경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전 그분들을 뵌 적이 없는데요·”

“데미안 경의 활약상은 이미 사교계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사고 현장에서 직접 그 용맹한 모습을 목격하신 분도 많고요· 특히 바스티안 부인과 올랜도 부인께선 현장에서 몸을 날려 자신은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따로 모시고 싶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

“경이로운 원소 마법을 다루셔서 데미안 경에겐’북쪽의 왕자님’이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프리실라로 하늘범선에서 떨어진 선원을 구하긴 했다만 귀부인을 몸을 날려 구한 적은 없었다· 귀부인들이 멋대로 만들어낸 이야기다·

참다 못한 헤일리가 슬쩍 한마디 던졌다·

“저에 대한 이야기는 없나요?”

시종이 말꼬리를 흐린다·

“어···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뭔데요?”

“죄송합니다·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괜찮으니까 말해봐요·”

시종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금발 숫처녀··· 라고들 부르십니다·”

“···?”

“다른 말로는 제국 촌년이라고도 하고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그런 말을····”

시종이 뒷수습을 위해 칭찬을 건넸다·

“주로 젊고 아리따운 영애분들께 그런 짓궂은 별명을 붙이신답니다·”

“하 재밌네요·”

긴 터널 같은 원형계단의 끝이 보인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우리 눈 앞에 보이는 건 지평선과 시뻘건 노을 빛이었다·

강렬한 빛 때문에 

시종이 자부심이 묻어나오는 표정으로 말한다·

“하늘정원이라는 곳입니다·”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건물이 빽빽한 이 도시에서 지평선 너머의 해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다· 

우리가 선 이 최상층에는 유리로 된 돔과 정원이 가꿔져 있었다· 반질반질한 하얀 석재 바닥 잘 가꿔진 화단에는 꽃이 활짝 펴 있고 정원수도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다·

외부 발코니 너머로는 클라리디움 남서부의 웅대한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명당에 지어진 호화로운 놀이터다·

정원에는 이미 술잔을 들고 연회를 즐기는 귀족들로 가득했다·

“시장님은 어디 계십니까?”

“회의가 끝나면 오실 겁니다· 그때까지 자유롭게 즐기시면 됩니다·”

시종이 싱긋 웃고는 자리를 떠난다·

헤일리가 한번 쓱 둘러보며 말했다·

“연회는 우리가 오기도 전에 잔뜩 무르익은 것 같은데·”

여자 서너명을 어깨에 끼고 다녀며 탐욕스럽게 웃는 귀족·

화단으로 가림막이 쳐진 테이블에는 주사를 부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술 술 더 가져와!”

“아이 씨 좀 만진다고 닳어?”

“자 무릎 위에 앉아 봐·”

점잖은 귀족의 연회가 아닌 환락 파티에 가까웠다·

중년 귀부인은 젊은 기사들을 끼고 다녔고 어린 소년 시종들은 몇몇 여성들의 발을 씻겨주고 있었다·

헤일리가 말했다·

“나 여기 알아·”

“···?”

“오해하지 말고 들어· 이런 곳을 경험해봤다는 게 아니야· 난 이런 곳은 죽어도 싫으니까·”

“선배랑은 전혀 안 어울리는 곳입니다·”

“여기 꽤나 유명한 곳이야· 플로리아의 하늘정원· 삽화에서 본 거랑 똑같아· 나이 든 마도학자가 일생을 바쳐 가꾼 곳이래· 가난한 사람을 돕기 좋아해서 이곳에서 재배한 약초로 빈민들을 돕고 어린아이들을 불러서 이곳에서 미술을 가르친다고 들었어·”

“···그랬던 곳이 왜 이렇게 된 거죠·”

“모르겠어·”

우리 앞에 초점을 없는 한 귀족이 비척대며 지나간다· 한 눈에 봐도 제정신이 아닌건 알 수 있었다·

헤일리가 긴장한 얼굴로 침을 삼킨다·

정원 곳곳에는 살갗이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에 눈 밑이 퀭한 여성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살면서 저렇게 야한 옷은 처음 봐·”

“저도 처음입니다·”

한 시종이 술병이 담긴 쟁반을 들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헤일리는 긴장을 풀고 싶었던 건지 습관적으로 잔 하나를 낚아챈다· 그러고 급하게 들이키려는 순간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막았다·

“선배·”

헤일리가 순간 토끼눈을 뜨고 날 바라본다· 그리고 내 뜻을 알아챈 듯이 술잔을 도로 내린다·

“어····”

“여기선 아무것도 안 먹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연회장 구석에서 만취해 있는 이들 중에 약에 취한 듯한 행동을 보이는 이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이런 환락 파티에선 낯선이가 건네는 술은 받아마셔선 안 된다· 그 안에 어떤 약이 들어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나 헤일리같은 젊은 여자는 더더욱 조심해야 했다· 

“잘했어· 네가 여자를 돌같이 보고 금욕적인 성격인 게 이렇게 든든할 줄은 몰랐네·”

“가시죠·”

헤일리가 내 팔짱을 끼고 나와 발을 맞췄다·

우리가 연회장 중앙을 가로지르자 몇몇 이들이 시선이 우리를 따라붙는다·

수군거림·

클라리디움의 귀족들이 우릴 접시에 올리고 잘근잘근 씹어대기 시작했다·

우리는 한 석고 조각상 앞에 멈춰섰다·

기름을 바르고 뒤로 넘긴 머리· 팔자 주름이 깊게 페이고 수염은 깔끔하게 다듬었다· 옹졸해 보이는 작은 입· 두드러진 광대뼈· 시장 잡상인이 어울릴 법한 중년의 남자다·

조각상 아래에는 인물을 설명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진보의 선지자· 클라리디움의 시장· 아르노비오·

“우리를 부른 시장이군요·”

“남의 정원 중앙에 자기 조각상을 떡하니 두다니 자기애가 대단하시네·”

“이 자리에 초대한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가볍게 담소를 나누는 식사자리를 기대한 내 자신이 너무도 순진하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우리에게 불청객이 찾아왔다·

“으으 야 너 너!”

배가 나온 한 귀족이 헤일리의 어깨를 덥석 잡는다· 그러고는 꼬부라진 혀로 말했다·

“느어··· 새로 드을어온 접대부냐?”

헤일리가 휙 돌아서 앙칼지게 팔을 뿌리쳤다·

“댁은 누구시죠?”

“쿨럭 쿠와악! 퉤!”

남자는 가래침을 모아서 손에 들고 있던 유리잔에 뱉고는 내 앞에 내민다· 모욕을 주려는 게 아니라 날 시종으로 착각하고 한 행동이라 어처구니가 없다·

“종년이··· 무슨 혀가 이리 길어?”

“정식으로 초대받은 손님한테 굉장히 무례하군요·”

남자가 취기를 못이겨 몸을 비틀대며 큭큭 웃어댄다·

“지랄은··· 너 너말야· 방금 나랑 같이 술 마신 사람이 누군 줄 알아? 그분이 말야· 너 너 너·”

검지 손으로 헤일리의 이마를 툭툭 건드리며 말을 잇는다·

“네년이 흥미가 간다고 하신다· 이쁘장하니··· 말이야· 이 놈팽이 새끼는 치우고 가서 마르쿠스 3세를 접대하라고· 밤시중 한 번에····”

나는 참다못해 그 귀족의 멱살을 잡았다·

곧바로 연회장이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닥쳐라· 한마디만 더 하면····”

“이 새끼가 하면 어쩔건데?”

“네 주둥이와 네가 모시는 그 인간의 주둥이까지 같이 찢어주지·”

주먹을 날리려고 힘을 준 순간 프리실라가 부르르 떤다· 곧이어 서리가 내 손을 타고 남자의 얼굴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이 뭐야!”

서리가 남자의 목과 입을 구속해버렸다·

“읍! 읍!”

그는 팔을 허우적거렸다· 멱살을 놓으니 그는 주둥이를 긁어대며 급하게 어디론가로 떠났다·

상류층이라고 보기 힘든 추악한 모습이다· 전부 시장의 손님들일까? 

이 도시는 대체 어디서 어디까지 잘못된 것일까·

주변 상황을 살폈다· 구경꾼들은 전부 잔뜩 겁에 질려 있다· 꼭 맹수를 마주한 것처럼 거리를 벌리려 든다· 이번 일에 괜히 휘말리기 싫은 듯한 모습이다· 헤일리가 내 뒤에서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건드려선 안 될 사람을 건드린 모양이네·”

한 젊은 남자가 내 옆에 다가오고는 호들갑을 떤다·

“마법 마법이군요!”

“····”

“하늘범선을 구한 그 영웅 아니십니까?”

구경꾼들이 다 들으라는 듯이 큰 목소리로 말한다· 그제서야 우릴 보는 시선이 다소 호의적으로 변한다·

“그렇습니다· 손님을 불러놓고 무례한 대접을 받으니 불쾌하군요·”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앞선 신사분의 무례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인사하고는 우리만 들을 수 있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바스티안 부인께서 데미안 경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

발코니로 나오니 시종을 끼고 서있는 귀부인이 눈에 들어왔다·

갈색빛에 풍성한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둥글게 땋은 중년의 여성이었다·

마차 서너대가 지나다녀도 될 법한 이 널찍한 발코니는 텅 비어 있었다·

보이는 거라곤 저 귀부인과 사람키를 훌쩍 넘기는 베일에 싸인 한 상자만 보일 뿐이다·

그녀는 난간에 몸을 걸치고 있다가 우리의 소리를 듣고 몸을 돌렸다·

“그쪽이 데미안 경이군요· 항간에 떠돌던 소문이 과장이 아니군요·”

“절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이죠· 안 그런가요?”

“경치가 좋습니다· 공기도 시원하고· 실내보다 더 좋은데 이곳에 나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군요·”

“저것 때문에 지레 겁먹어서 그래요·”

바스티안 부인이 눈짓으로 베일에 싸인 상자를 가리킨다·

“저게 뭐길래 그러죠?”

“마수를 가둔 케이지예요· 검투사를 불러 마수를 잡게 하는 게 클라리디움 귀족들의 새로운 유희거리죠·”

“제정신이 아니군요·”

“당신도 만만치 않아요· 이 도시 제일가는 망나니의 부하를 때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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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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