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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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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8

그레이스 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강도가 점점 세졌다·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시온의 마검 시벨린 또한 산의 마력을 받아 푸른 광채가 더욱 진해졌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플랜테라들이 맹수처럼 달려들었다·

그녀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 플랜테라가 대여섯구씩 잘려나갔다·

무언가가 시온의 발목을 붙잡았다·

하반신이 잘린 플랜테라가 마지막까지 시온의 다리를 붙들고 있었다·

이것들은 마치 벌집을 건드린 침입자를 마주한 말벌들처럼 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그녀는 곧장 칼을 휘둘러 플랜테라의 손을 잘라내고는 계속 달려나갔다·

올라갈수록 햇빛을 가리던 녹음이 옅어지고 바위와 자갈들이 밟혔다·

곧이어 나뭇가지와 잎사귀들이 보이지 않는 탁 트인 하늘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산마루에 도달했다·

시온은 갑자기 들이닥친 눈부신 햇살에 잠시 얼굴을 가렸다·

빛에 적응하고 처음으로 시야에 들어온 건 백걸음 쯤 떨어진 곳에 놓여진 마법의 석판이었다·

그녀는 검을 집어넣고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옆쪽에서 자갈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시온의 눈동자가 커졌다·

당연히 정상에는 혼자여야 했다· 그녀는 분명 선두였다· 뒤따리오는 이와의 격차도 압도적으로 벌려 두었다·

그런데 그런 시온의 믿음을 깨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천연덕스럽게 눈앞에 서 있다·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심지어 그녀와 똑같이 동료조차 두지 않았다·

시온은 동물적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저 인간은 저 밑에서 허우적대는 놈들과는 격이 다른 자신과 같은 부류라는 걸·

“너 뭐야?”

시온이 입을 열자 그제야 그가 몸을 돌렸다·

검붉은 머리에 가면을 쓰고 한 손에는 목검을 들고 있다·

정상까지 올라오며 격렬한 전투를 치렀는지 피가 어깨를 타고 흘러 내려와 목검 끝으로 뚝뚝 떨어졌다·

“····”

시온은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필린의 대장간에서 잠깐 마주했던 남자·

추천서를 받았다는 소리를 잠깐 엿듣고 눈여겨보긴 했었다·

추천서를 받으면 분명 지역에서 이름을 날리는 수준이어야 하는데 그를 끼고 도는 소문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아무리 잘나도 빅터나 게일을 밑도는 수준일 거라 지레짐작했었다·

그리고 그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 남자가 이번 시험 최대의 복병이었을 줄이야·

남자의 눈은 기이할 정도로 강하게 빛이 나고 있었다· 포션이나 마법의 영향인 것 같았다·

목검 가면 발광하는 눈·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다만 전투 능력은 시온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똑같이 정상에 올라온 시온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가면의 남자는 시온을 향해 먼저 지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피가 줄줄 흐르는 처지면서 그 태도는 퍽이나 여유롭고 신사적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지원자라면 석판에 눈이 멀어 허겁지겁 달려갔을 것이다·

가만히 서 있었던 걸 보면 저 남자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 앞에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너 진짜 교활한 놈이구나?”

다른 지원자를 등쳐먹어서 올라온 게 아닐까 하는 웃긴 생각마저 들었다·

사기꾼 같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확실한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아무리 사기를 잘 쳐도 이런 곳에 혼자 올라오는 건 불가능하다·

“아쉽게도 나도 다 알고 있어·”

허튼 수작은 통하지 않는다·

시온은 주먹만 한 돌덩이 하나를 집어던졌다· 돌덩이는 멀리 날아가 석판과 그녀가 서 있는 곳의 중간지점에 툭 떨어졌다·

이에 반응해 곧이어 지축이 울리기 시작했다·

돌이 떨어진 곳이 점점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곧이어 집채만한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었다· 단순히 운이 좋거나 남을 등쳐 먹어서 올라온 이들을 걸러내고 최고의 실력자를 선별해내는 시험이었다·

골렘을 파괴하지 않으면 마법의 석판은 작동하지 않는다·

크오오오-

골렘은 자갈들이 떨릴 정도로 묵직한 포효를 내지르고는 석판을 가로막고 우뚝 서서 도전자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주먹이라도 한대 맞으면 곧장 반죽이 될 것처럼 크고 육중했다·

시온은 마검 시벨린을 꺼내곤 남자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가라 했지? 뭐 한 번은 장단에 맞춰줄게·”

이터니아에서의 마지막 승부가 될지도 모른다· 한 번쯤은 놀아줘도 되겠지·

시온이 몇 발짝 앞으로 나서자 골렘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그녀의 양발에 걸린 아티팩트에 마력이 서리기 시작했다·

준비가 끝나자 곧장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평범한 인간의 세 배에 달하는 속도로 순식간에 골렘에게 달려들었다·

골렘이 곧장 시온에게 팔을 내려쳤다·

콰앙!

지반이 전부 무너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강한 타격이었다·

시온은 가볍게 옆으로 피해내고 골렘의 손 위에 올라탔다·

그대로 징검다리를 건너듯 어깻죽지까지 올라가 왼쪽 어깨에 칼을 휘둘렀다·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부웅!

시퍼런 검이 골렘을 쓸어냈다· 시벨린은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어깨의 삼분의 일을 잘라버렸다· 

또다시 한번 휘두르니 남은 절반이 떨어지고 마지막으로 떨어지며 체중을 싣고 휘두르니 골렘의 왼쪽 어깨가 그대로 두 동강이 나버렸다·

크오오오오!

골렘이 이에 놀란듯 남은 팔다리를 마구잡이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사방이 먼지와 돌조각이 날렸다·

시온은 골렘의 공격을 침착하게 피하며 사정권 밖으로 벗어났다·

그렇게 다시 원위치로 복귀한 시온은 숨을 고르고 남자에게 말했다·

“이제 니 차례야·”

“····”

남자는 시온의 검을 잠시 관찰하다가 비교하는 듯이 자신의 목검을 들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목검을 허리춤에 꽂았다·

그리고 빈 손을 허공에 쭉 뻗었다·

의문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던 시온의 눈이 커졌다·

가공할 정도의 마압과 함께 남자의 손에 빛나는 검이 나타났다·

‘설마 마검?’

어린 나이에 마검을 소유하고 다루는 건 극히 드문 일이었다·

더 놀라운 건 같은 마검이지만 시온의 시벨린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마압이 높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자들은 검을 맞대는 정도로도 정신을 잃을 수준이었다·

‘저게···뭐야?’

검의 재질 또한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리 특별한 마검이라도 검은 검집에서 꺼내지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나진 않는다· 대륙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았지만 저런 류의 검은 처음이었다·

그가 한 손으로 허공을 크게 베어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번쩍이더니 곧장 새하얀 빛의 검파가 골렘의 오른쪽 어깨로 날아들었다· 

콰앙!

이는 무지막지한 폭발을 일으키고는 골렘의 오른팔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

넋이 나갈 정도의 엄청난 위력이었다·

남자는 골렘을 확인하고는 검을 도로 소멸시켰다·

시온은 그 모습을 보고 말했다·

“너 이름이 뭐야?”

“····”

“너 말 못 해?”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온은 불만스러운 듯 팔짱을 끼고는 눈을 좁혔다·

그렇게 기싸움을 하듯 가만히 노려보다가 말했다·

“···그럼 나도 말 안 해·”

그리고 그 둘 사이엔 정적만이 감돌았다·

참다참다 못해 시온은 결국 몸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그녀는 손으로 남자를 지목하고 골렘을 가리켰다·

‘니가 먼저 가·’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남자의 의사를 확인한 시온은 곧장 시벨린을 뽑아 들었다·

먼저 준 기회를 거절했으니 이제 그녀가 골렘을 파괴하고 석판에 일등으로 손도장을 찍어도 뒷말이 나올 여지는 없었다·

크오오오-

골렘이 포효하며 힘을 끌어모았다· 

주변의 바위들이 자석처럼 골렘에게 달라 붙었다· 곧이어 손상되었던 팔이 다시 수복되었다·

골렘은 코어를 파괴하지 않으면 무한정 몸을 복구했다· 조금씩 깎아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강한 한방으로 숨통을 끊어야 한다·

시온은 곧장 골렘에게 달려들었다·

공격성이 최고조에 달한 골렘이 곧장 두 팔을 들어 시온에게 찍어내렸다·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강력한 타격이었다·

콰앙!

시온은 이전처럼 왼쪽으로 몸을 던져 피해냈다· 헌데 골렘은 시온이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해 멈칫한 틈에 팔을 빗자루질을 하듯 옆으로 쓸어냈다· 

시온은 검을 방패처럼 들고 이를 막아 냈지만 몸 전체에 타격을 입고 날아갔다·

바닥에 곤두박질친 시온은 잠깐의 지체도 없이 일어섰다·

그리고 또다시 골렘에게 달려들었다· 이번에 그녀는 골렘의 공격을 유도하고 멀리 돌아갔다· 이에 골렘이 헛손질을 하자 그 틈을 타 지체 없이 몸통 쪽에 달라 붙었다· 

코어가 숨겨져 있는 몸통에 시벨린을 크게 휘둘렀다·

시퍼런 잔광과 함께 골렘의 몸통에 기다란 검흔을 만들어냈다·

헌데 몸통이 워낙에 큰 탓에 코어에 닿기엔 한참이나 부족했다· 

곧장 반격이 날아왔다· 골렘은 바위 하나하나가 전부 관절이었기에 자유자제로 팔을 틀어서 공격할 수 있었다·

그것은 몸통 근처에 있는 걸 허용하지 않았다·

코어를 베어내는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쉴 새 없이 공격을 몰아쳤다·

바위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시온은 혼신의 힘을 다해 몇 차례 몸통을 베어냈지만 파인 자국만 남길 뿐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골렘의 주먹이 수어번의 헛손질 끝에 마침내 시온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그녀는 붕 떠올라 먼 곳에 또다시 곤두박쳤다· 

시온은 피를 한 번 토해내고는 혼자 중얼거렸다·

“아프네·”

한 번 제대로 상대해 보니 알 수 있었다· 이건 혼자서 상대하라고 만든 게 아니었다·

다시 일어서려 하자 곧장 한쪽 발목에 큰 통증이 들이닥쳤다·

“흐윽!”

바닥에 떨어질 떄 한번 꺾인 모양인지 발목이 심하게 부어 걷기 힘들 정도였다·

더군다나 골렘의 공격은 끝난 게 아니었다·

골렘은 바위 하나를 집어들고 시온을 겨냥해 강하게 던졌다·

피하긴 글러먹었다는 걸 직감한 시온은 몸을 간신히 일으켜 검을 허리에 대고 발도 자세를 취했다· 

베어내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바위가 직선으로 그녀에게 날아들었다· 그리고 눈앞에 도달했을 때 새하얀 검파가 옆에서 날아와 바위를 박살 내버렸다·

“···!”

시온은 고개를 돌렸다·

검파가 날아온 곳엔 가면의 남자가 마검을 빼 들고 서 있었다·

시온은 입술을 깨물었다· 죽어도 도움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시온을 잠시 바라보고는 이내 골렘을 쪽으로 걸어나섰다· 

이제는 자신의 차례가 왔다고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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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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