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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Chapter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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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9

남자가 앞으로 나서자 골렘의 시선은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골렘의 몸을 감도는 마력의 기세가 더욱 날카로워졌다· 

왜인지는 몰라도 시온보다 가면의 남자를 더욱 경계하는 것 같았다·

골렘이 선제공격으로 바위를 집어 마구잡이로 던지기 시작했다·

매 초마다 두어개씩 날아오는 돌덩이들을 남자는 물흐르듯 빗겨보냈다·

날아오는 크기 속도 각도까지 전부 제각각이었는데 그는 한 치의 실수도 보이지 않았다·

민첩성 자체는 시온보다 몇 수 아래였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움직임이 극도로 간결하고 효율적인 덕이었다·

잠깐의 빈틈이 생기자 그는 곧바로 검파를 날려 골렘의 왼쪽 어깨를 날려 버렸다·

콰앙!

골렘의 몸이 반동으로 한차례 기울었다·

팔 한쪽을 날려보낸 덕에 돌세례가 사그라들었다· 이에 다시금 검파를 쏘아 오른쪽 어깨도 파괴했다·

골렘의 양 팔이 바닥에 떨어지고 통제를 벗어난 바위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가장 방해되는 두 팔이 없어진 틈을 타 남자는 빠르게 골렘에게 접근했다·

‘무슨 계획인 거지?’

팔을 파괴해봐야 잠깐의 시간만 벌 뿐이다·

마검을 유지하는 데에는 기력이 엄청나게 소모된다· 그러니 다른 부위를 공격할 시간에 코어를 공략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시온이 짐작한대로 골렘이 다시 두 팔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날아갔던 돌들이 다시 골렘에게 빨려들었다·

회복 속도가 이전보다 훨씬 빨랐고 십초도 안걸려 먼저 파괴되었던 왼쪽 팔이 다시금 모습을 갖췄다·

남자는 소강 상태를 틈타 몸통 쪽으로 달려가 시온이 남긴 두터운 검흔에다 새파란 구체를 하나 던져 넣었다·

그러고는 골렘의 몸을 밟고 튀어올라 다시 모양을 갖춘 왼쪽 어깨에 검을 휘둘렀다·

남자가 휘두른 칼에 단단한 바위가 케이크처럼 가볍게 잘려나갔다·

“···!”

시온이 세 번에 걸쳐 칼질을 해야 절단 되던 부위였다· 아직 시벨린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긴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남자의 마검이 압도적으로 강력했다·

검을 다루는 폼은 오랜 수련을 거친 검사라기 보다는 들짐승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이러한 모습 덕에 남자의 정체를 알아내기 더욱 힘들었다· 검법에서조차도 특정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 정말 말 그대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간 같았다·

그러는 사이 골렘의 오른쪽 팔이 다시 복구되었다· 이제는 굳이 파괴하는 게 무의미하다 느껴질 정도의 빠른 속도였다·

코어를 지켜내기 위한 골렘의 공격이 한층 거세졌다·

골렘이 손으로 찍어내는 족족 바닥이 갈라지고 돌가루가 튀었다·

이대로 전투를 지속하면 그레이스 산 정상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다급하게 공격을 피해가며 또다시 파란 구체를 몸통 속에다 던져 넣었다· 

‘뭘 넣고 있는 거지?’

시온보다도 민첩하지 못했던 탓에 시간이 갈수록 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와중에도 두 개의 구체를 더 던져 넣었다·

한계에 맞닿은 남자는 문어발처럼 자유로이 움직이는 골렘의 팔에 정통으로 맞고 날아갔다· 

시온은 눈살을 구겼다· 그녀도 경험해봤듯 한 대만 맞아도 그 충격으로 거동이 상당히 불편해진다· 그러면 이전보다 더 힘들게 싸움을 치러야 했다·

그는 오십 걸음 쯤 멀리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잠시 누워서 숨을 고른 후 남자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거리를 둔 상태에서 남자는 포션 한 병을 꺼냈다· 

시온은 그 포션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활력 포션···?’

약이 잔뜩 오른 골렘이 그에게로 빠르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도망쳐야 할 것 같은 상황에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포션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는 가만히 서서 골렘을 지켜보았다·

그녀로서는 그가 무얼 하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지축을 울리며 근접해가는 와중에 골렘의 몸통에서 시퍼런 빛과 함께 폭성이 터졌다· 

그 반동으로 거대한 몸이 잠시 기우뚱했다·

그것을 기점으로 몸통에서 연달아 폭성이 울렸다·

골렘의 몸이 몇차례 뒤틀리고 쩍쩍 갈라지며 균열이 생겼다·

그리고 몸통에서부터 어깨와 다리로 새하얀 서리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를 지켜보는 시온의 눈이 점점 커졌다·

‘마법 폭탄?’

마침내 골렘은 꽁꽁 얼어 버렸다·

포션을 다 들이킨 남자는 빈 병을 옆에다 휙 던지고는 얼어서 석상처럼 변한 골렘을 잠시 감상했다· 거장이 빚어낸 역작을 보는 것마냥·

그리고는 칼을 크게 휘둘러 검파를 쏘았다·

콰앙!

이는 빙결된 골렘의 몸을 강타해 상체의 절반을 날려 버렸다·

그리고 뒤이어 날아온 검파에 남은 몸통이 산산조각이 났다·

쿠구구구구-

그리고 몸통이 지탱하던 나머지 부위들이 힘을 잃고 바닥에 떨어졌다·

몸통의 중심부였던 곳 암석들이 사라지고 남은 빈 공간에 새빨간 크리스탈이 부유하고 있었다· 

골렘의 코어였다·

뒤이어 마지막 검파가 마침내 크리스탈을 강타했고 이는 산산조각이 되었다· 가루가 된 조각들은 산바람을 타고 허공으로 날아갔다·

잠깐의 정적 뒤에 멀찍이 있던 마법의 석판이 마력을 받고 푸른빛을 띠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마법의 석판을 중심으로 마법진이 펼쳐지고 난장판이었던 주변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사방에 나뒹굴던 바위들이 요란스레 움직이며 지면을 평탄하게 짜맞췄다·

마지막 관문이 비로소 끝났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다·

설마설마 했는데 남자는 정말로 골렘을 혼자서 해치웠다·

그제야 시온은 스승과의 내기에서 자신이 졌다는 걸 깨달았다·

난대없이 나타난 저 남자 때문에·

패배감보다는 당혹감이 더욱 컸다·

저런 말도 안되는 이상한 놈이 나타날 걸 스승님은 다 알고 내기를 한 걸까? 

남자는 마검을 소멸시키고는 시온에게 다가갔다·

그가 앞에서 쪼그려 앉아 시온의 발목에 손을 대려 하자 그녀는 곧장 쳐냈다·

“손대지 마·”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품 안에서 포션을 꺼내더니 시온의 발목을 붙잡고 콸콸 부어댔다·

“지금 뭐하는···!”

뼈에 금이 간 듯했던 강한 통증이 삽시간에 가라앉기 시작했다·

시온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남자가 가지고 다니는 것들이 하나같이 알수 없는 것들 투성이였다·

그녀가 혼자 일어나려 하자 남자가 부축해주었다·

시온은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왜 쓸데없이 오지랖이야?”

역시 대답은 없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몇차례 도움을 받은 탓에 시온의 경계심은 다소 풀어져 있었다· 

남자는 시온을 부축하고선 마법의 석판 앞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그녀는 석판에 다다르자 남자의 부축을 떨쳐내고 혼자 힘으로 섰다·

둘 중 석판에 먼저 손을 찍는 사람이 전체 일등이었다· 다른 이들이었으면 눈이 뒤집혔을 만도 한데 남자는 석판에 손을 대지 않고 시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듯 보였다·

“손바닥 안찍고 뭐해?”

시온은 낌새를 잠시 살피고는 말했다·

“설마 같이 찍자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 진짜 웃기는 놈이구나?”

같이 싸웠으니 같이 찍어야 한다 이건가?

시온은 이미 자신이 밀린 이상 일등의 자리를 가져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남자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속내에 나름의 생각이 있는 건가?

시온은 오로지 혼자서만 행동했기에 가산점을 챙길 만한 여지가 없었다· 이터니아의 점수 책정 방식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남자가 만약 다른 협력 가산점을 챙길 수 있다면 같이 손바닥을 찍어도 그가 수석이 될 것이다·

일이 잘못되어도 최소 공동 수석이니 자리를 완전히 뺏을 일은 없었다·

시온은 한숨을 쉬었다·

착잡한 심경이었다· 또래를 상대하면서는 처음 맞이하는 패배였고 거기에 이어 내기에서 졌으니 꼼짝없이 이터니아에 사년씩이나 묶여야 했다·

지금같은 상황에선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 몰라· 그래 찍어·”

그 둘은 손바닥을 펴고 석판에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같이 석판에 손도장을 찍었다·

시온은 일부러 남자보다 조금 늦게 손을 찍었다·

손을 떼니 석판에는 새파란 손자국이 남았다가 이내 사라졌다·

“끝이네·”

이 둘의 입학시험은 이제 끝났고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에 시온의 긴 머리칼이 흩날렸다· 그녀는 잠시 정상에서 풍경을 감상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강줄기가 산맥을 가르고 흘렀다· 그리고 이터니아의 범선 다섯 척이 그곳에 대기하고 있었다· 

시험을 마친 이들은 왔던 길을 돌아갈 필요 없이 그 배를 타고 하류로 내려가면 된다·

시온은 남자에게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너⋯·”

남자는 기지개를 쭉 피고는 하산길 방면으로 슬쩍 몸을 돌렸다·

그가 걸음을 옮기려 하자 시온은 남자의 소매를 붙잡고는 말했다·

“이름 알려줘·”

“····”

남자가 무시해도 시온은 꿋꿋하게 요구했다·

“이름·”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알려주기 전엔 못 가·”

“····”

“사정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어차피 입학식 때 네 이름 전교생한테 알려질 거야· 나 입 무거우니까 그냥 말해·”

그는 말없이 시온의 손을 천천히 풀어내고 다시 걸어나갔다·

시온은 한 발을 절룩거리며 남자를 뒤쫓아 옷이 뜯어질 정도로 강하게 붙잡았다·

“이름·”

시온이 완강하게 나오자 남자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다·

“····”

남자는 손아귀를 풀어내려고 했지만 시온은 놓아주지 않았다· 이에 못이기겠다는 듯이 그는 목검을 꺼냈다· 그러고는 칼끝으로 바위에다 슥슥 그어가며 문자를 적었다·

시온은 바위에 새겨진 이름을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읽었다·

“···사탕이?”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온이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진짜 이름 아니잖아·”

“····”

도무지 가르쳐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온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됐어· 필요 없으니까 그냥 가·”

그녀는 마침내 옷깃을 풀어냈다· 

이 둘은 어차피 같은 전투부였으니 다시 만나서 칼을 부대껴야 하는 사이였다·

“···대신 다음에 만나면 한 판 붙어·”

***

나는 다시 거점으로 돌아가야 했다·

끝나도 끝난 게 아니었다· 피로감이 잔뜩 쌓여 당장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가면을 벗고 이름없는 사람에서 데미안으로 돌아가 7일을 꽉 채우고 시험을 마감할 예정이었다·

실베린의 제자라고 이름이 알려진 처지이니 적당히 얼굴을 비춰줘야 잡다한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떼우고 7일째 되는 날 하산해서 이터니아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같이 탑승하고 있던 이들은 전부 가장 늦게 도착하거나 미처 도착하지도 못한 최하위권들이라 전부 표정이 죽상이었다·

이들 중에는 세실과 동행중에 시비가 붙었던 기사와 마법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가면을 벗고 있었던 덕에 그들은 날 알아보지 못했다·

강물을 타고 하류로 내려가는데에는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

이터니아 인근 선착장에서 내리니 실베린이 미리 보내둔 마차가 나를 맞이했다·

그렇게 마차를 타고 나는 실베린의 저택으로 향했다·

모든걸 마치고 저택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일주일 밖에 안 됐는데 체감하기로는 몇 달이 지난 것 같았다·

성문 앞에서 나는 마차에서 내리고 중정으로 걸어나섰다·

무슨 일인지 메이드들이 모두 중정에 나와 정원수와 잡초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너무 조용히 들어온 탓인지 이들은 내가 온 걸 미처 눈치채지 못한 듯 보였다·

가만히 주변을 살피던 와중에 나무 벤치에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괴고 있던 실베린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보는 실베린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별다른 환영인사 없이 내 손목을 덥석 잡고는 말했다·

“따라와·”

실베린은 날 붙들고 중정을 가로지르며 어딘가로 끌고 갔다·

“선생님···?”

“급한 일이야·”

리리아가 나를 발견하고선 빗자루질을 하다 말고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손인사를 했다·

나는 끌려가는 와중에 리리아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실베린은 나를 이끌고 본관 건물의 외벽 모서리를 지나 메이드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그늘진 곳으로 이동했다·

손목을 붙들은 실베린의 힘이 제법 완강했다·

말투로 보나 표정으로 보나 뭔가 심각한 일인 것 같았는데·

그녀는 나를 벽에 몰아세우고 말했다·

“말해 봐·”

“···네?”

“너···선생님 안 보고 싶었어?”

나는 잠시 분위기 파악을 못한 상태에서 멍하니 눈을 몇 번 깜빡이고는 말했다·

“그야 당연히 보고 싶····”

실베린은 나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을 끊어 버렸다· 

그녀는 체중을 이용해 나를 벽으로 밀어붙이고는 말했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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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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