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have javascript enabled! Please enable it! Doggone Academy Chapter 91 - English Novel
Switch Mode

Doggone Academy Chapter 91

To access the list of chapters and reading pages, click the link below.

EP.91

세실은 떠날 때와는 다르게 조금 당당한 모습으로 사탕이 앞에 나타났다·

그는 벽에 몸을 기대고 세실이 골라둔 책을 읽고 있었다· 독서에 몰입하는지 그녀가 와도 알아채지 못했다·

“흠흠·”

세실이 헛기침을 하자 그제서야 그가 고개를 돌렸다· 

“일단 따라와· 여긴 대화하기엔 좋은 장소는 아니니까·”

그녀는 먼저 자리 잡았던 열람실 책상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도중에 세실이 말을 걸었다·

“너도 참 독하구나· 여기까지 와서도 가면을 안 벗고·”

“이제는 내 몸 같아서 편해· 하나 줄까?”

안 줄 거 뻔히 아는데 말은 청산유수였다·

“됐네요· 그거 써서 뭐하러 예쁜 얼굴 다 가려?”

그가 뒷짐을 진 손에서 무언가를 하나 건넸다·

바로 그건 책이었다· 이는 세실을 놀리려는 의도가 명백했다·

그녀는 책을 받아들고 사탕이의 어깨를 아프지 않게 퍽퍽 때렸다·

“야 사탕아 솔직히 말해봐· 너 캠퍼스에서는 가면 벗고 다니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난 밤새도록 도서관에 있었거든· 가면을 쓰고 왔다면 한 번 쯤은 눈에 잡혔겠지· 그 말은 들어올 때 가면을 벗고 들어왔다는 소리고·”

“난 창문으로 들어왔어·”

말도 안되는 소리를 건조한 말투로 툭툭 내뱉어서 묘하게 설득될 것 같았다·

“못하는 거짓말이 없어· 아무튼 일과중에는 평범한 학생 행세를 하고 다닌다는 거네· 그치?”

“비슷해·”

“부활동도 하겠네? 어디로 갔어?”

“음···미술부?”

“잘도 그 폐쇄적인 미술부에 들어갔겠다· 거긴 사탕이 같은 음흉한 남자는 안 받는다네요·”

“····”

“관심 받는 거 안 좋아하니까 비주류 쪽으로 갔을 확률이 크고···· 엄청 잘생길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잘난 애들은 다 얼굴값 하거든· 그거 알아? 잘생기고 예쁜 애들은 얼굴 가리고 다니는 걸 못 견뎌해·”

“····”

일종의 떠보기였다· 그의 반응 하나하나가 정체를 유추하는 데에 나름의 실마리가 될 수 있었다· 사탕이가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그녀는 반 농담식으로 위로을 던졌다·

“괜찮아 사탕아· 잘생기지 않은 게 뭐 어때서· 남자 구실만 잘 해도 괜찮아·”

잡담을 마치고 세실은 자신이 공부하고 있던 열람실 테이블을 손으로 톡톡 건드렸다·

“일단 앉아·”

세실이 의자에 앉자 그도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몸을 앞으로 살짝 숙여서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말했다·

“그래서 꽁꽁 숨어 있다가 갑자기 가면까지 쓰고 날 찾아온 이유가 뭐야?”

가면을 쓰지 않았다면 못 알아봤을 텐데 굳이 가면을 썼다는 건 정확히 세실에게 용건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는 잠시 세실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곧이어 주머니에서 쪽지 한 장을 꺼내서 앞으로 밀었다·

“이걸 해석할 수 있겠어?”

“뭔데? 한 번 보자·”

세실은 쪽지를 확인했다·

각기 다른 3개의 언어로 짧게 글이 적혀 있었다·

“음···· 첫번째는 제국 동부 산크로티스어네· 그 다음은 대륙 북부의 부르크뤼어고 남은 건 봉바론 지역 언어고· 해석해 줘?”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의 몸은 무얼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너무도 당연한 것 같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배학의 발전은 연금술에는 재앙이다· 재배학 덕에 주류 연금술 학파는 지역성이란 개념을 잃었다·”

“마법과 대척점에 있는 학문은 아마 연금술일 것이다·”

사탕이는 잠시 침묵했다·

세실은 간단하다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

“어때 꽤 괜찮지?”

“응·”

그러자 세실은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수고비 줘·”

그는 주머니에서 꽃잎 사탕을 하나 꺼내서 그녀의 손에 올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 관계에 통용되는 화폐가 뭔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세 개니까 곱하기 삼 해야지·”

“····”

그는 고민하다 마지못해 두 개 더 얹어주었다·

세실은 사탕 하나를 까서 바로 입에 넣고는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건 문장만 떼어놓고 보면 제법 급진적인 내용이네· 연금술 공부해? 세 개가 끝이 아닐 텐데· 뭐가 필요한 거야?”

연금술에 관한 내용인 걸 보면 곧 있으면 맞이할 합동 수업을 준비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심이 머리에 스쳤다·

“해석을 보조해줄 사람이 필요해·”

“···그냥 전문을 나한테 보여주면 안 돼? 그게 훨씬 편할 텐데·”

“안 돼·”

“연금술 레시피랑 관련된 거라서 그런거야? 그렇다면 어느정도 납득이 가네· 그런데 보조한다는 게 정확하게 무슨 의미야?”

“막히는 부분만 네가 관여하는 거야·”

“그런 거라면····”

세실은 잠시 고민했다· 도와주는 건 문제가 안 된다· 그녀의 능력으로 몇 단락 정도는 차 한잔 마실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다만 그렇게 해서 그녀가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좋아· 내가 도와줄게·”

“도와주는 조건은?”

“음···· 아직은 없어· 빚으로 달아두지 뭐·”

세실은 이미 4인 그룹을 짜 놨으니 합동 수업에 그를 영입할 수는 없었다· 자리가 생겨 혹여나 그를 부른다 해도 오지 않을 게 확실했다· 

하지만 당장에 필요한 건 없더라도 그는 빚을 지워둘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었다·

세실이 말을 이었다·

“입학시험 때 서리바람 폭탄에다 이번 것까지 더하면 두 번 빚진 거다· 알지?”

“그래·”

세실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좋아· 일단은····”

그녀는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이 가방에서 검은색 목함을 꺼냈다· 그 뚜껑을 열고 뒤집어 털어내니 스티치 열댓개가 우수수 쏟아졌다· 각 스티치마다 색과 각인이 제각각이라 사탕이는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세실은 한참을 고민하다 빨간색 스티치를 잡고 그에게 건넸다·

“자· 이거 받아· 앞으로 나한테 개인적으로 연락할 때 써· 갑자기 불쑥 찾아오지 말고·”

그는 스티치를 받고 물끄러미 바라보다 말했다·

“특별한 기능이 따로 있는 건가?”

“아니· 기능은 다 똑같아· 그냥 이쁘잖아·”

그리고 마법진이 그려진 손바닥만한 양피지도 추가로 건넸다·

“이것도 받아· 식별용 마법진이야· 내 스티치는 그걸 지니고 있어야 소유자로 인정해 줘·”

마법진에는 사소한 기능이 하나 더 있었지만 그에겐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세실은 속내를 감추고 그가 별 의심없이 받아들기를 잠잠히 기다렸다·

사탕이는 그걸 슥 훑어본 후 곧장 안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고마워·”

“그래· 자주 연락해·”

***

오늘 저녁이나 내일 쯤엔 실베린이 내 편지를 받아볼 것이다· 편지가 안 와서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실베린을 위해 약속을 하나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약속을 위해 미술부 수업에 성실히 임해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술부 수업은 조르지아 교수의 일정 문제로 휴강했다· 

연금부 온실은 미술부 학생들을 위해 개방된 덕에 그곳에 잠시 머물렀다·

나는 이젤을 챙기고 구석에서 목탄으로 스케치를 연습했다· 온실에는 제니아와 파벨라를 비롯한 몇몇 학생이 어느샌가 하나씩 들어와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렸다·

나는 간단한 스케치 연습을 마치고 미궁으로 향했다· 

그리고 엘라 교수의 허락을 받고 필라이온 마도학 연구소의 연금 양조실에 자리를 잡았다·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레시피를 연구할만한 장소는 그곳밖에 없었다· 

언어 사전 세 개와 봉바론어 교본 연금술 개론서 각각 하나를 가지고 레시피 해석 작업에 돌입했다·

세실의 조언에 따르면 제국 동부 산크로티스어 그리고 대륙 북부의 부르크뤼어는 공용어와 문법이 비슷해 단어만 적당히 치환하면 뜻을 찾는 데엔 크게 문제가 생기진 않을 거라고 했다· 봉바론어는 세실이 따로 챙겨준 교본을 기반으로 해석하고 어려운 건 그녀가 해석을 도와주기로 했다·

머리를 식힐 때면 미궁 밖으로 나가 세실에게 스티치를 보냈다· 그러면 이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바로 답장이 날아왔다· 세실은 내가 요구한 해석을 다 적고 마지막엔 항상 본인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남겼다·

[ 너 밥은 먹고 해? 난 조금 전에 산크로티스식 애플파이랑 버터쿠키 먹었지롱· 부럽지· ]

그녀의 도움 덕에 작업은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두 번째 레시피는 조합식 연구의 비중은 적었고 미지의 성분인 ‘테브리스’ 인자를 찾는 즈베레프의 기행기가 주를 이뤘다· 

거기에 추가로 타 민족들의 연금술 전통과 독자적인 조합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짧게 짧게 덧붙여 있었다·

그 에세이엔 연금술에 대한 즈베레프의 철학이 녹아 있었는데 세실이 언급했던 대로 급진적이라 할 만한 주장들이었다· 

다른 연금술사들이 본다면 주류 학파에서 밀려난 자의 일탈 정도로 취급하겠지만 나는 그것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가 없었다·

그것이 학계의 관심을 끌기 위한 억지 주장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폰 포션 제조 과정 자체가 주류 연금술의 제조 공식과는 완전히 어긋난 방식이었지만 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몸소 체감했었다·

즈베레프의 레시피를 습득하려면 그의 이론적 기반과 철학을 배우는 것도 중요했다· 

해석의 진행되면서 즈베레프는 제국 동부 산크로티스 그리고 봉바른 지역을 거쳐 북부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침내 그 북부의 기록에서 ‘검은 정령’ 문제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