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have javascript enabled! Please enable it! Doggone Academy Chapter 98 - English Novel
Switch Mode

Doggone Academy Chapter 98

To access the list of chapters and reading pages, click the link below.

EP.98

데미안은 가까이 있는 다른 정령에게 다가갔다· 그것은 어중간하게 뒷걸음치다가 대번에 발목이 잘리고 그에게 머리를 붙잡혔다· 

그는 거침없이 검은 정령을 분해해나갔다· 철저하게 고통을 주고 괴롭히는 방식으로·

다시금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듣고 있자니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그리고 그 기이한 광경을 지켜볼수록 루나를 짓누르던 불길한 기운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검은 정령들이 급기야 데미안을 피해 도망치려 들었다· 하지만 그는 놓아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데미안은 땅 위에 이어진 그림자의 연결고리를 아무렇지 않게 집어들고는 하나씩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지옥에라도 끌려가는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땅을 긁어댔지만 소용 없었다·

속절없이 끌려온 검은 정령은 데미안에게 무참하게 도살당해야만 했다·

대체 데미안은 정체가 뭐길래 저것들을 일방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걸까· 

그가 지닌 능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실베린이 별 이유 없이 그를 제자로 들인 게 아니란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루나에게 데미안은 실베린 다음으로 특별하고 기이한 존재였다·

루나의 몸은 점점 가벼워지고 저주의 족쇄도 점차 희미해졌다·

그리고 숲에 숨어서 루나를 지켜보던 수많은 사념체들에게 공포가 감돌았다·

루나는 그제야 연극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를 노리는 사념체들이 이 연극의 진짜 관객이었다·

사람을 잘못 건드리면 어떤 최후를 맞는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열댓 마리의 검은 정령이 데미안에게 찢겨나가 최종적으로 한 마리만 남게 되었다·

데미안은 마지막 한 마리도 건성으로 하는 법 없이 무자비하게 토막냈다· 주변을 맴도는 사념체들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검은 정령의 처절한 비명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마지막 한마리를 전부 분해하고 마침내 그의 손에서 검이 사라졌다·

마침내 모든 게 끝났다·

데미안은 현기증을 느끼는지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수호목에 등을 기대고 주저앉았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이제 조용해서 좋네·”

그녀를 짓누르던 기운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 뿐만 아니라 주변을 얼씬거리던 사념체의 기운도 말끔히 지워졌다·

쏴아아

바람이 불자 숲에서 나뭇결이 쓸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랫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소리였다· 세상이 너무 조용해져서 무뎌졌던 감각들이 다시금 깨어났다·

루나도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 깊이 억눌러놨던 감정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내색하고 싶지 않았지만 통제할 수가 없었다·

루나는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쏟아냈다·

“응···조용해서···좋아····”

***

평화로운 저녁· 트리샤는 식탁에 턱을 괴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리리아가 맞은편에 다소곳이 손을 무릎에 올리고 앉아 있었다·

그 둘은 서로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데미안을 기다리는 동안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데미안은 약속했던대로 주방에서 산크로티스식 애플파이를 만들고 있었다·

지루하고 어색한 기다림 끝에 데미안이 김이 모락모락나는 애플파이를 쟁반에 들고 들어섰다·

이 둘의 얼굴이 데미안을 보고 동시에 환해졌다·

데미안은 애플파이를 식탁 중앙에 둔 다음 남은 집기들을 챙기기 위해 다시 움직였다·

리리아도 일어서서 도우려 하자 데미안이 단호하게 말했다·

“괜찮으니까 앉아요·”

그가 다시 자리를 비우자 이 둘의 얼굴은 이전처럼 생기가 없어졌다·

그리고 그가 접시와 포크 나이프를 챙기고 돌아오자 합이라도 맞춘 것처럼 또 다시 얼굴이 환해졌다·

“오래 기다렸지· 어서 먹자·”

데미안이 나이프로 파이를 팔등분하고 트리샤의 접시엔 한 조각 그리고 리리아의 접시엔 두 조각을 얹어 건넸다·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트리샤의 얼굴에 돌연 짜증이 묻어나왓다·

“왜 나는 한 조각이야?”

“리리아는 재료 구해오느라 고생했으니까·”

트리샤에게 맡긴 일이었지만 재료 수급 방법을 아무것도 몰랐던 탓에 결국 이는 리리아의 손에 넘어갔다·

리리아가 뿌듯한 얼굴로 애플파이 한토막을 잘라 입에 넣었다· 그러고는 입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별 거 아니에요· 그게 제 일인걸요···!”

리리아의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가 트리샤의 신경을 은근히 자극했다· 하지만 뭐라 태클을 걸 수 없었다· 트리샤는 정말 아무것도 한 게 없었으니까·

데미안이 리리아에게 물었다·

“맛이 어때요·”

“으음! 너무너무 맛있어요!”

트리샤는 볼을 살짝 부풀린 채로 파이를 포크로 찍어 한입 물었다· 입에 넣고 씹는둥 마는 둥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그녀의 표정이 점점 울상이 되자 데미안은 재빨리 파이 한 조각을 집어서 트리샤의 접시에 얹어주었다·

“부족하면 더 만들어줄 테니까 맘껏 먹어· 재료도 남아돈다·”

“····”

표정은 여전히 시무룩했지만 맛은 있었는지 트리샤의 포크질이 약간 빨라졌다· 재빠른 응급처치 덕에 그녀의 기분이 더 악화되는 상황은 넘길 수 있었다· 

리리아가 먹다가 말고 데미안에게 물었다·

“데미안 님은 안 드세요?”

“저는 안 배고파요·”

데미안은 그 둘이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리리아와 대화의 물꼬를 트기 전에 트리샤가 먼저 선수쳤다·

“데미안 내일 합동 수업 조 배정하는데 아직도 정한 거 없어?”

이제 합동 수업이 하루 앞까지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그 수업이 뭘 평가하고 어떤 보상을 내리는지 알려진 게 그리 많지 않았다·

합동 수업 조 추첨은 무작위로 진행된다는 것 정도만 소문으로 들었다·

“···나는 그냥 조 배정받는대로 할 생각이야·”

루나와 그룹을 한다면 아무래도 좋은 위치에서 출발할 수 있겠지만 그건 계획에 두지 않았다·

루나는 아직 더 안정을 취해야 했으므로 합동 수업 참여 여부는 미지수였다· 더군다나 남자 공포증이 아직 완전히 나은 것도 아니었기에 야영까지 해야하는 그룹 활동에 무작정 같이 하자고 제안할 수는 없었다· 도움 받은 것 때문에 안 내키는데도 데미안의 제안을 억지로 받는 상황은 보고싶지도 않았다·

데미안으로서는 조용히 빠지는 게 최선이었다· 애초 목표가 ‘광대’가 되는 것이었으니 원하는 건 다 이룬 셈이다·

“····”

“세실한테는 이야기 해봤어?”

“응· 근데 힘들 것 같아· 언니한테 네 장점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언니는 그룹원을 바꿀 생각이 없대· 만일 자리가 생겨도 사탕이가 먼저지 데미안 네가 들어올 일은 없다고 했어·”

“····”

자리가 나면 무조건 데미안이 들어간다는 말이긴 했다· 

다만 데미안은 가면을 쓴 모습으로 그룹 활동을 할 생각이 없었다· 이 점은 트리샤도 수긍했다· 아무래도 야영을 비롯한 여타 활동들을 하다보면 정체를 들킬 위험이 컸다·

애초 자리가 날 일 자체가 없었으니 데미안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 데미안이 기억하는 세실은 눈앞의 이득 때문에 친구를 버릴만한 성격이 아니었다· 만약 그런 성격이었다면 진작에 성적 수준이 비슷한 최상위권 학생들과 그룹을 맺었을 것이었다·

합동 수업 뿐만 아니라 이 다음에게 그룹을 짤 일이 제법 많을 것이라고 했다· 데미안도 이제 믿고 의지할만한 동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리리아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저어기···궁금해서 그런데 혹시 사람 이름이 진짜 사탕이에요···?”

트리샤가 잘 걸렸다는 듯이 말했다·

“이건 어른들 이야기니까 애들은 끼면 안 돼!”

이에 리리아가 도끼눈을 뜨고 트리샤를 째려보았다·

데미안은 리리아의 접시에 애플파이를 얹어주고는 달래듯이 말했다·

“사탕이는 별명이에요· 별명·”

이상한 기싸움을 안 하는 게 동료 1순위 조건이다만 잘난 사람만 모인 이터니아에서 과연 그런 인물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게 문제였다·

***

마법부 학장 듄켈은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필라이온 대도서관의 사서에게서 보고를 전해들었다·

“무명 기사단에서 합동 수업 호위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터스 클래스 출신들로 구성된 무명 기사단이 한동안 이터니아에 체류하기로 정해졌다· 이터니아의 전력 보강을 위한 것도 있었지만 미지의 위험으로 인해 북부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게 크게 작용했다·

“잘 됐네·”

이터니아의 핵심 인력은 대부분 외지에 파견을 나가 인력이 부족했다· 합동 수업 실습은 광활한 외지에서 행해진다·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에 실습지 외곽까지 경계 인력을 배치해야 했는데· 무명 기사단이 거들기로 했으니 이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수호목의 상태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아 그건 나도 들었네·”

마법 학회에선 수호목과 루나에게 기생하던 그것들에게  ‘그림자 정령’이라는 정식 학명을 붙였다·

무명 기사단의 북부 활동을 중단하게 한 원흉으로 지목된 존재였다·

기이한 점은 제대로 된 연구가 진행되기도 전에 마스터스 클래스의 어느 1학년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데미안이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듄켈의 눈이 깊어졌다· 

실베린의 제자는 듄켈에겐 엄밀히 따지면 사손에 해당했다· 실베린이 어떤 제자를 들이게 될까 늘 궁금해했었다· 자신과 비슷한 대마법사의 재능을 거두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마스터스 클래스 보고서에 따르면 데미안은 거의 모든 점에서 실베린과 반대였다· 성별은 물론 대마법사는 커녕 마법과 정령술에 대한 재능은 거의 전무하고 성격까지도 완전히 달랐다·

실베린의 제자가 검을 다루는 아이라고 했을 때 의아한 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디서 이런 걸 주워온 건지 실베린의 운과 안목은 믿기 힘들 정도로 탁월했다·

그는 일전에 흑마법사와의 일전이 치러진 현장을 머릿속에서 다시금 복기했다· 시체 거머리 피바다 구울의 시체로 쌓인 언덕 하늘에 떠돌던 레이스· 지옥의 풍경이었다·

그건 열일곱 소년의 힘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헌데 그는 방어선을 사수한 끝에 흑마법사를 물러나게 하고 그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더 나아가 흑마법사의 잔재인 그림자 정령까지 처치해서 수호목을 해방시켰다·

단순히 특출난 재능이라는 말로는 규정할 수 없었다· 그 이상으로 독보적이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oggone Academy [Damn Academy]

Damn Academy, 망할 놈의 아카데미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My childhood friend went to the academy.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