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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Musical Genius Chapter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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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천재를 위하여 – 159화 >

“대표님 강현 씨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들어드리겠습니다.”

간절함이 가득 깃든 목소리였다. 예술의 전당 이사장의 얼굴에는 목소리만큼이나 간절함이 역력히 드러나 있었다.

그가 이토록 아침 일찍 임혜라를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저희 예술의 전당에서 강현 씨의 독주회를 열면 안 되겠습니까?”

강현의 두 번째 독주회를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었으니. 반면 임혜라는 쉽사리 확답을 내릴 수 없었다.

“대표님 혹 저희 예술의 전당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이사장님.”

아무렴 예술의 전당은 과거 예술의 목욕탕이라 불릴 만큼 취약했던 울림통을 개선하기 위해 숱한 보완과 재공사를 거치지 않았던가.

하물며 파이프오르간의 설치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악기들을 위해 최첨단으로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객석 또한 이천 석이 넘는 대규모라 현재는 어디 가도 모자람이 없는 최상의 콘서트홀이다.

“저희 예술의 전당 직원 일동은 강현 씨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날 잔음이 남지 않았던 콘서트홀의 문제점도 고쳤을 뿐 아니라 강현 씨의 연주가 3층 외진 부분에까지 깊숙이 들리도록 설계를 보강했습니다. 과장을 더해 말하자면 카네기홀 부럽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임혜라는 예술의 전당 이사장이 이토록 열성인 까닭을 모르지 않았다.

그는 자타공인 강현의 열렬한 팬이었다. 클래식에 무지하던 예술의 전당 이사장이 음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지난날 강현의 연주 때문이라나 뭐라나.

이사장은 런던 심포니 앵콜 공연 이후로 상사병에 걸린 사람마냥 틈만 나면 갤러리로 연락해 추가적인 강현의 독주회 소식이 없는지 물었을 정도였다.

“이사장님 저희도 이사장님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서는 확답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독주회의 레퍼토리도 아직 다 짜이지 않은 초기단계이며 현이 어떤 식으로 연주를 진행할지 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실.”

“설마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왔었습니까?”

임혜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이야기가 어디서 샌 것인지 강현의 두 번째 독주회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세계 각국의 콘서트홀에서부터 연락이 빗발치지 않았던가.

보스턴 심포니홀은 물론 런던의 로열 알버트홀 그리고 카네기홀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콘서트홀 거의 대부분에서 연락이 온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처음에는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애초에 오케스트라 협주도 아닌 독주회가 아닌가.

그러나 얘기를 들어보니 모두 다 적극적으로 강현의 독주회를 열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아시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단한 관심이었다.

“오케스트라 협주도 아니고 단 2번째 독주회인데 그리 많이 연락이 왔단 말입니까?”

“예 이사장님.”

“허어―!”

예술의 전당 이사장의 눈동자에는 황망한 기색이 서렸다.

클래식 역사에 획을 그은 콘서트홀들과 불과 건축된 지 10년이 갓 넘은 예술의 전당은 그 역사적 가치와 시작점부터가 달랐으니. 비약을 하자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아닌가.

예술의 전당 이사장은 자신의 마지막 임기 안에 강현의 독주회를 듣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고 다녔을 정도였다. 허나 그것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슬프지 않고 배길까.

“이사장님 저희는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콘서트홀이라고해서 무조건적으로 지향하지는 않습니다. 연주자의 컨디션과 레퍼토리와 알맞은 공간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임혜라는 이사장의 눈동자에 서린 걱정을 읽었는지 부연했다.

“마지막 선택은 현의 몫입니다.”

* * *

“오빠아―!”

벌써 며칠 째 손유하가 작업실을 방문하고 있었다. 항상 양손에는 먹을 것이 가득하고 눈가는 초승달처럼 반개한다.

첫 재회 때 느꼈던 도도한 고양이는 어디가고 이제는 라브라도 리트리버처럼 순한 강아지가 되어 있었다.

“오빠 이것 좀 먹어봐.”

“잡채?”

“응 내가 만든 거야!”

어째 요리 솜씨가 생각보다 발군이지 않은가. 잡채는 물론이고 다른 반찬들까지 손수 만든 것이 많았으니 누가 보면 신부 수업이라도 받는 줄 알겠다.

졸지에 유하를 만나고 며칠 새 몸무게가 2㎏이나 쪘을 정도이니 왜 어른들이 내조의 여왕을 만나면 허리 벨트가 늘어난다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지난 삶에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포만감이 아닌가.

“오빠 미현이 언니한테 들었는데 갤러리로 팬레터가 많이 왔다는 게 사실이야?”

“어?”

“팬레터뿐만 아니라 실제로 만나려고 찾아오는 여자들도 있다며?”

손유하의 눈빛이 어찌나 강렬한지 잡채를 먹다 체할 뻔했다.

암 지난 영국 왕실공연 이후로 팬레터가 부쩍 늘어나지 않았던가.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에서 날아들었으니. 하물며 나를 보기 위해 갤러리 앞까지 찾아오는 팬들이 있었을 정도였다.

오죽하면 팬클럽이 생기겠다는 미현이 누나의 우스갯소리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머리가 아파올 정도였다.

“오빠 이제 곧 있으면 졸업인데 대학은 어디로 갈지 정했어?”

“대학이라.”

“사실 나 오빠랑 같은 학교 다니고 싶은데. 미셸이 그랬단 말이야. 대학교에 가서 캠퍼스 커플을 하면 엄청 좋데―!”

이것 봐라 미국에서 하이틴드라마를 즐겨 봤나 보다. 벌써부터 CC 이야기라니.

손유하는 아이비 리그의 어느 대학이라도 단번에 합격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였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지만 그닥 흥미가 동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괜히 음악원도 아닌 대학에서 공부를 한다고 4년을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아직까지는 별로 생각이 없어. 할아버지는 내가 유명대학에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지만.”

“그래?”

손유하는 내심 아쉽다는 눈빛을 감추지 않았다. 타국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나 또한 그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다.

“유하야 오빠가 연주해 줄까?”

“연주?”

“그래 예전에는 나 만날 때마다 바이올린 켜달라고 했잖아.”

기분 전환이라도 할까 싶어 건넨 말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손유하는 밝게 미소 지어 보였다.

손유하의 손을 잡고 이끈 곳은 다름 아닌 갤러리의 옥상이었으니.

땅거미가 내리고 달빛이 스며들 즈음 갤러리의 옥상은 한 폭의 그림처럼 변한다.

하물며 오랜만에 집어 든 ‘환상’이 자신을 켜달라고 아우성치지 않는가.

지잉.

거대한 호수 아래 유영하는 별처럼 미끄러지듯 울려 퍼지는 글리산도였다. 환상이 마치 인어의 노래처럼 은은한 선율을 자랑하고 있었으니.

활을 쥔 오른손에 힘을 빼고 긋는다는 느낌보다는 호수에 파문이 이는 것처럼 현을 매만졌다. 트레몰로가 유하의 심장 소리처럼 떨리지 않는가.

지잉.

끝없는 평안과 사랑을 말하듯 특별한 기교나 화려한 고음이 없는 곡이었다.

서정적인 시를 읽는 것처럼 선율은 편안하기 그지없었으며 끝음을 처리하는 분산화음은 아찔함을 주기보단 오히려 신비스러움과 몽롱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이름도 없는 무제의 곡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 어떠한 명곡보다도 손유하의 가슴을 떨리게 하기에 충분했으니.

활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바닥을 향할 때였다.

쪽.

손유하가 그대로 뒤꿈치를 들고는 연주료를 지불했다.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별들이 빛나며 만월이 쏟아져 내렸다.

* * *

“현이 바이올린 독주회를 연다고요?”

백발의 바이올리니스트 히로세가 목소리를 높였다.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예 선생님. 현재까지 정확한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2번째 바이올린 독주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매니저 고로의 이야기에 히로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지난 몇 년간 그토록 기다렸던 현의 독주회가 아닌가.

영국 왕실공연에서 지휘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는 놀랍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었다.

예컨대 음악적 재능은 바이올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으니. 어린 마에스트로라는 이명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게 데뷔 무대까지 치렀다.

“지휘를 너무나도 뛰어나게 해 한동안은 바이올린을 켜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히로세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아무렴 강현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엄청난 관심을 보였던 그녀가 아닌가.

“고로 아무래도 지금 당장 한국으로 가야겠어요.”

“한국으로요?”

“현과 함께 바이올린을 켜보고 싶거든요.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곡을 연주해도 아주 멋질 거예요. 2개의 바이올린이 서로 대립하면서 화려한 악상을 선보이는 것 말이에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려요. 하지만 부탁을 하려면 직접 만나서 얘기해 봐야지 않겠어요?”

매니저 하세가와 고로의 얼굴에 당혹이 서렸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히로세는 일본에서 영웅시되는 거장이 아닌가.

그런 그녀가 이토록 누군가에게 함께 연주를 하자고 청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반대면 몰라도.

“선생님 외람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께서 직접 현에게 부탁을 하실 필요까지 있으시겠습니까. 제가 따로 연락을 취해보는 게 어떨까요?”

“고로 날 생각해 주는 건 고맙지만 난 이제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답니다. 어깨와 손가락도 예전 같지 않고요. 주치의 또한 제가 앞으로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시간이 켤 수 없는 시간보다 짧다고 했잖아요. 차라리 잘됐어요. 조금이라도 예전의 선율을 낼 수 있을 때 그를 만난 것 그리고.”

백발이 감정을 드러내듯 크게 출렁였다.

“인생의 마지막에 이토록 황금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게요.”

현의 여왕이라는 이명처럼 그녀는 현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기 위해 움직였다.

* * *

에취―!

강현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콧잔등을 쓸었다. 얼굴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썼지만 아직도 온몸에 오한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어째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린 것이다. 아무래도 지난날 옥상에서 연주를 했던 것이 화근이 되었던 모양.

학교에서는 아침부터 난리도 아니었다. 담임선생님을 시작으로 교장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강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으니.

아무렴 수학능력고사가 불과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제일고등학교의 수석이 학교를 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그나저나 신경 쓸 게 참 많네.”

수학능력고사가 끝나고 난 뒤에는 독주회도 진행해야 했다.

강현은 임혜라 이사장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예술의 전당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열어 달라 청해왔었다는 사실을.

물론 선택은 그의 몫이겠지만 강현은 세계 유수의 콘서트홀보다 왠지 모르게 예술의 전당이 끌렸다.

상념을 떨치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할 때였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 너머에서 낯익은 소녀가 등장하는 것이었으니.

갑작스러운 손유하의 방문에 강현이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오빠 괜찮아?”

누가 보면 불치병이라도 걸린 줄 알겠다. 손유하는 글썽글썽한 눈망울로 강현에게 다가와 허리를 부축했다.

한편 침대에 걸터앉은 강현을 바라보는 손유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자 이거. 감기몸살 심하게 걸렸을 때는 입맛도 없잖아. 고소한 들깨죽 맛있게 해왔어.”

“들깨죽도 만들 줄 알아?”

“당연하지 이런 일 생길까 봐 내가 틈틈이 레시피를 외워뒀었지.”

죽이 어려울 게 뭐가 있겠냐만 만든 사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변하는 음식이 아닌가.

손유하가 만든 들깨죽을 한입 먹은 강현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떠졌다.

아무래도 손유하는 재벌후계자가 아니었다면 요식업계의 대모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강현이 연거푸 숟가락을 들어 올렸다.

어찌 이 고소하고 연륜이 느껴지는 깊은 맛의 들깨죽을 소녀가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천천히 먹어.”

“너무 맛있어서 나도 모르게 빨리 먹게 되네 유하야 아무리 봐도 넌 요리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칭찬을 들어선지 아니면 강현이 손바닥으로 머리맡을 쓰다듬어줘서 그런지 손유하의 얼굴이 잘 익은 홍시처럼 벌겋게 익었다.

강현은 죽을 대접받고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에서 악보집을 꺼내 들었다. 여태껏 만들었던 악보 중에 특별한 것만을 간추려 보관한 것이었다.

“오빠 이게 뭐야?”

“그냥 너 생각할 때마다 악상이 떠올라서 만든 악보들이야.”

손유하의 얼굴에 감동한 기색이 역력했다. 것도 그럴 것이 자신을 생각하고 만든 악보가 이토록 많다니 강현이 항상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닌가.

제목은 따로 없었지만 악보에 서린 음표 하나하나가 마치 연애편지의 글귀들 같아 손유하의 마음을 사정없이 설레게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똑똑.

다시 한번 강현의 방에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현의 어머니 유현자 여사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방안을 확인했다.

내려올 때가 되었는데 별다른 기척이 없어서였다. 일순 방안을 둘러본 유현자 여사가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고 사랑스러워라.”

자신의 아들인 강현이 누워 있고 그 옆으로 손유하가 얼굴을 맞대고 기대어 누워 있는 모습으로 잠들어있었다. 손에는 악보집을 꼭 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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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Musical Genius

For the Musical Genius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Throughout my life, I had selfishly pursued my own goals, only to find in the end that I was left with nothing. But the day I decided to act for the sake of others, a new chapter began to unfold in my life. “Hyeona, do you know how to play the violin?” my grandfather asked in a very affectionate voice. His eyes filled with anticipation. There I stood with a violin in hand, amidst a gathering of the heirs of the wealthy chaebols. Whether by fate or chance, I raised the bow and placed it upon the strings. And it was at that moment when the winter movement of Vivaldi’s Four Seasons came to life. As I played the violin, the audience erupted in cheers and experienced a sense of awe from my performance. This is the story of a young maestro who would move the world around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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