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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Musical Genius Chapter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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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천재를 위하여 – 192화 >

만 번···?

말이 쉬워서 만 번이지 평범한 동작을 단 백 번만 되풀이하더라도 몸이 골병이 날 것이다.

하물며 방금 전 카라스가 보여준 지휘 동작은 전혀 단순하지가 않았다.

베토벤의 운명 합창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 등 가지각색의 수많은 교향곡을 지휘했지만 방금 전 카라스가 보여준 지휘는 궤가 달랐다.

마에스트로?

카라스는 이미 멀찍이 걸음을 옮긴 상태다. 마치 자신의 할 일은 끝났다는 모양새였으니.

그녀가 서 있던 자리에는 방금 전 지휘봉을 대신해 허공을 갈랐던 나뭇가지만이 놓여 있었다.

할 수 있을까.

아무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아니겠는가.

하물며 지난 삶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소법전을 얼마나 봤던가. 법 조항을 외우느라 되풀이했던 깜지 숫자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끈기 하나라면 누구에게도 안 질 자신이 있었다. 결심이 서자 곧장 허리를 숙여 나뭇가지를 주워 들었다.

“후우―!”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데 온몸에 긴장이 잔뜩 들어갔다. 과장을 더해 말하자면 사법고시를 칠 때도 이만큼 떨지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머릿속으로 방금 전 카라스가 보여줬던 지휘 동작을 떠올리자 거짓말처럼 긴장이 녹아내렸다.

팔꿈치와 직선 상의 손목을 조금 더 위로 향하게 했다. 어깨와 발의 보폭마저도 카라스와 닮게 했으니.

서주 부분은 분명 8박으로 시작했으리라. 마치 아기를 안는 것처럼 지휘봉이 천천히 허공을 감싸 안는 순간 빠르게 지평선을 내리그었다.

“다시.”

자신을 향해 낮게 말했다. 카라스가 보여줬던 지휘와는 확연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으니.

분명 똑같이 따라 한 것 같지만 첫 시작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천천히 지휘봉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다시.”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였으니. 머릿속에는 카라스가 보여줬던 지휘 동작들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히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따라 하려고 하면 할수록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마치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뛰라는 것 같은 느낌이지 않은가.

어느새 숲속은 고요를 머금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다시.”

벌써 수 시간이 지났지만 고작 해봐야 열 번 남짓 따라 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카라스처럼 숲의 울림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으니. 여태껏 음악을 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숲속의 동물들은 이 광경을 마치 재미난 구경거리라고 생각한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오기가 돋아났다.

* * *

“마에스트로 괜찮을까요?”

비서 마야의 얼굴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것도 그럴 것이 숲속에 땅거미가 짙게 내리깔리고 있었지만 강현의 연습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벌써 몇 시간째 지휘를 연습하고 있는 것인지 숨 한 번 돌리지 않고 끊임없이 어깨와 팔을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마야 현에게 단점이 무엇일까요?”

뜻밖의 질문이었다. 마야가 보기에 강현이라는 젊은 지휘자는 단점이 없어 보였다.

비단 지휘자로서뿐만이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모자라 세계 각국의 거장들이 그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지 않았던가.

특히 영원한 마에스트로 구스타프의 극찬은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마에스트로만큼이나 음악에는 한없이 냉정한 인물이었기에.

“마에스트로께서도 현을 극찬하지 않으셨습니까. 솔직히 마에스트로께서 다른 지휘자에게 이토록 관심을 보인 일은 제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현의 단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현의 단점은 완벽함에 있습니다.”

“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완벽한 것이 단점이라니. 하지만 카라스의 얼굴은 강경하다 못해 단호했으니.

그녀의 시선은 창밖 너머 숲속에 있을 강현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은 엄청난 재능을 가진 아이입니다. 마치 음악의 신이 그를 가리켜 보살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에요. 어떻게 젊은 나이에 어떻게 저런 재능을 가지게 되었을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과거 모차르트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수많은 음악가들이 이러한 마음이었겠죠.”

극찬이 아닐 수 없었다. 카라스조차도 전설의 마에스트로라고 불리며 20세기의 정점을 찍은 인물이 아닌가.

여느 음악평론가들은 현대 음악사에 그녀보다 더 뛰어난 지휘자는 앞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 단언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그녀조차 놀라게 만들었으니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그게 단점입니다. 한 번도 좌절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에요.”

“좌절 말입니까?”

“수많은 음악인들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에 좌절과 절망을 느낍니다. 그 벽이 누군가에게는 타인이 될 수도 또 다른 이에게는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죠. 저는 현이 그 벽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라스가 강현에게 말했던 ‘만 번을 똑같이 하세요’라는 말은 단순히 만 번이라는 숫자를 해소하라는 말이 아니었다. 기나긴 시간 동안 강현이 무언가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었으니.

문득 마야가 궁금한 눈길로 카라스를 바라봤다.

“마에스트로께서도 그러한 경험이 있으셨습니까?”

“벽에 부딪힌 경험 말이에요?”

“예 마에스트로.”

카라스는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세간에는 불세출의 천재라고 불리며 데뷔 무대부터 전 세계 클래식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카라스였다.

종국에는 오스트리아의 여제(女帝)라고 불리며 오스트리아의 여왕은 푸른 하늘의 성에 있다는 말까지 나돌게 한 장본인이다. 지휘자로서는 정점의 자리에 위치한 그녀였다.

“저도 물론 있었습니다.”

“마에스트로께서 말입니까?”

“처음 지휘를 배웠을 때였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제게 말씀하셨죠. 카라스 넌 지휘자가 될 자격이 없다 하시면서요.”

마야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떠졌다. 하지만 카라스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지난날을 회상하는 추억만이 깊게 서려 있었다.

만월이 차오르는 가운데 카라스는 창밖으로 시선을 두었다.

“현은 정말 신비한 소년입니다. 음악의 신이 재능을 내려준 것도 모자라 저런 끈기와 근성까지 있으니 말이에요. 대화를 할 때면 마치 내 또래의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었습니다. 스승님께서 살아계셨다면 현을 보고 무어라 이야기할지 기대가 될 정도예요.”

* * *

“다시―!”

호흡이 거칠어졌다. 어깨와 팔꿈치를 지나 손끝이 떨리지 않는가.

지휘를 할 때면 마치 파도가 치는 것처럼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았으니. 어느새 등줄기는 물론이고 바지 밑단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다시!”

포기할 수가 없었다. 카라스는 만 번을 그 자리에서 단 번에 소화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의 사고로 생각하자면 분명 오랜 시간에 걸쳐 만 번을 연습하라는 뜻일 터였다.

하지만 한 번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그것이 통용되지 않았으니.

“다시!”

마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계속해서 갈증이 타오르는 것처럼 지휘를 하면 할수록 멈출 수가 없었다. 숲속의 동물들마저도 이제는 숨을 죽여 가며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카라스의 지휘가 떠오르고 있었다.

“다시!”

분명 같은 동작이었지만 카라스와는 달랐으니.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속이 답답하지 않은가.

호흡은 더욱 거칠어지고 땀은 장대비가 흐르듯 흘렀지만 멈출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카라스는 도대체 어떻게 숲을 울리게 만들었던 것일까.

수많은 교향곡을 지휘하고 심지어는 교향곡을 작곡하기까지 했지만 여제의 지휘는 쉽사리 따라 할 수가 없었다.

“다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히려 미로 속에 점점 깊이 들어가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어깨와 팔꿈치는 이미 경련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었다. 안쪽 볼을 씹어가며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만월이 차올랐던 자리에 여명이 차오르고 완연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몸이 땅바닥을 향해 기울어졌다.

쿵!

* * *

“정말 대단한 끈기예요.”

카라스는 순수한 감탄사를 터뜨렸다. 설마하니 의식을 못 가눌 때까지 연습을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단순한 4분의 4박자 지휘라고 할지라도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게 되는 법이었다.

자신조차도 ‘만 번’이라고 말했지만 그 자리에서 ‘만 번’을 소화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강현은 마치 카라스와 닮은 지휘를 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지휘를 하지 않았던가. 실로 무서운 끈기와 집념이었다.

“환자분의 체력 소모가 컸습니다. 한동안은 휴식을 취하면서 침대 밖으로는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특히 양팔은 근육 경련이 수차례 일어났을 만큼 혹사했으니 한동안 격한 운동은 하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주치의는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었다. 아무렴 분명 음악가라고 했는데 어깨와 팔뚝에 일어난 경련만 보고 있자면 운동선수 못지않은 훈련량을 소화한 것 같았다.

다행이라면 휴식만 취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제야 울먹거리던 손유하의 얼굴이 밝아졌다.

“으으.”

주치의가 돌아가고 한 참후였다. 강현이 천천히 눈을 반개했다. 그 순간 손유하가 왈칵 강현의 목을 껴안았으니.

“아 아파. 유하야.”

누가 보면 파병에서 돌아온 장병을 마주한지 알 정도로 애틋한 모습이다.

카라스는 젊은 남녀의 상봉에 엷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강현은 곧 카라스를 확인하고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죄송합니다 마에스트로.”

“현 뭐가 죄송하다는 건가요?”

“고작 백 번밖에 제대로 연습하지 못했습니다. 생각보다 체력이 받쳐 주질 않아서요.”

카라스는 소년의 끈기에 또 한 번 순수한 감탄을 터뜨렸다. 강현이 얼마나 쉬지 않고 계속해서 연습을 했던 것인지는 카라스가 더 잘 알았다.

백 번이라는 숫자가 적어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과 똑같은 지휘 동작을 반복했더라면 마치 뼈를 깎아 내려가는 고통을 느꼈으리라.

“현 벽을 느꼈나요?”

“느꼈습니다. 마치 앞이 가로막힌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수많은 음악가들이 느끼는 좌절과 절망이었다. 백정훈 또한 벽에 가로막혀 한동안 음악이 정체되지 않았던가. 지금의 강현도 마찬가지이리라. 여태껏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지휘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었으니.

“그런 경험을 전에도 한 적이 있나요?”

강현은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아무렴 지난 삶에 비해 이번 삶은 거짓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음악적인 재능이 넘쳐나지 않는가.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은 소프트웨어도 분명 한몫을 단단히 한 것이리라.

그 덕분일까 남들은 한 번씩 겪는다는 슬럼프조차 겪어본 적이 없었으니. 하물며 음악을 배우면서 어려움도 겪어볼 수가 없었다. 헌데 왜일까.

“현 벌써 일어나려구요?”

처음 겪는 어려움에도 강현은 오히려 승부욕을 느끼고 있었다. 주치의는 한동안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손유하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카라스를 바라봤지만 카라스는 같은 음악인으로서 이미 강현의 마음을 십분 이해했다.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했다. 천재적인 재능과 끈기의 집대성이라니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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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Musical Genius

For the Musical Genius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9 Native Language: Korean
Throughout my life, I had selfishly pursued my own goals, only to find in the end that I was left with nothing. But the day I decided to act for the sake of others, a new chapter began to unfold in my life. “Hyeona, do you know how to play the violin?” my grandfather asked in a very affectionate voice. His eyes filled with anticipation. There I stood with a violin in hand, amidst a gathering of the heirs of the wealthy chaebols. Whether by fate or chance, I raised the bow and placed it upon the strings. And it was at that moment when the winter movement of Vivaldi’s Four Seasons came to life. As I played the violin, the audience erupted in cheers and experienced a sense of awe from my performance. This is the story of a young maestro who would move the world around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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