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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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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그날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날 저녁·

소녀는 창가에 서 있었다·

이 밤은 약속된 밤이다·

시시각각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보고 있어도 바깥 풍경은 소녀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만 커져간다·

‘할 수 있어·’

소녀는 스스로를 격려하고 다짐했다·

[신비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그윽 극극극!]

등 뒤에서 들려온 소리·

소녀는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

‘빙벽 속 여인·’

빙벽 안 그녀의 표정은 평온히 미소 짓고 있지만 슬퍼 보인다· 떠올릴 때면 눈물이 난다·

하지만 소녀는 울지 않았다· 이제 울지 않기로 했다·

지금은 울먹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소녀는 돌아서며 양손을 두 영물을 향해 내밀었다·

[응?]

[극?]

두 영물이 갸웃했다·

그러던 한순간 소녀의 펼쳐진 손바닥 위로 하얀 서리가 회오리처럼 휘감겼다·

단지 그뿐이었다· 한데 놀랍게도 서리가 사라진 소녀의 손바닥 위에는 각각의 얼음 조각이 놓였다·

조각의 형상은 두꺼비와 새·

얼음으로 된 금섬과 색관조였다· 정교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두 얼음 조각에서 금섬과 색관조는 활짝 웃고 있었다· 몇 날 며칠을 조각한다 해도 이처럼 만들 수는 없을 것 같았기에

두 영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와와와와와와 굉장해!]

[그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소녀가 미소 지으며 얼음 조각을 내려놓았다·

“선물이야·”

[정말?]

[그윽?]

“응· 고마웠어·”

자신들의 형상을 한 얼음 조각을 보며 좋아 날뛸 준비를 하던 색관조와 금섬의 동작이 뚝 멈췄다·

[신비야 어디 가?]

[그윽?]

고마워서도 아니고 고마웠다니·

소녀의 말이 마치 먼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작별의 선물인 것처럼 들려온 것이다·

“가긴 내가 어딜 가·”

소녀는 무슨 소리냐며 배시시 웃었다·

하지만 마음의 말은 다르다·

‘그래 먼 길· 난 오늘 밤··· 죽게 될지도 죽이게 될지도····’

천화서고 오라버니·

그는 강한 사람· 그저 알 수 있다·

두근 두근 두근·

소녀는 그가 무서워 견딜 수 없다·

하지만 맞서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해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밤이 깊어간다·

빙궁인들은 빙벽 주위로 모여들었다·

현유신녀와 장로들은 물론이고 모두· 누구 할 것 없었다·

이 밤은 특별한 것이다·

빙궁의 90년 숙원이 끝나는 밤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는 이미 들었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반신반의·

알고 있지만 전부 믿어지는 건 아니다·

물론 이야기는 놀랍다·

궁주의 행방 소녀 그리고 빙벽 안 현이신녀·

‘행방이 묘연한 궁주께서 반로환동했다고?’

‘소녀가 궁주님이었다니!’

‘현이신녀에게도 지옥이었다는 건····’

과연 그런 것일까?

의문은 더 있다·

정녕 천화서고 대공자는 빙벽을 제거할 수 있는가·

그럴 리가·

믿을 수 없다·

장장 90년이다·

그 긴 세월 빙궁이 해내지 못한 걸 새파랗게 젊은 서생이 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의 천공단 또한 카앙 카앙 카아아앙! 요란한 소리만 냈을 뿐이었다·

숙원이 괜히 숙원인가·

하지만 우습다·

역설적이게도 숙원이기에 빙궁의 마음들은 기대하게 된다·

이윽고

스스슷! 스슷! 스윽!

신형들이 연달아 빙벽 앞으로 내려섰다·

천화서고 대공자와 천공단이었다·

각각의 신법이 놀라워 빙궁인들 몇몇이 탄성을 토했다·

“뒤로 물러나 있으렴·”

후공은 안고 온 소녀를 내려놓고 말했다·

천공단은 바로 물러났지만 소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꾹 다문 입술을 하고 올려다봤다·

후공은 피식 웃었다·

“착하지· 어서·”

소녀의 눈빛이 강렬해졌다·

‘내게 다정하게 굴지 마·’

눈물이 날 것 같아 더 노려봤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그래 지금은 물러날 때· 소녀는 말을 따랐다· 지금은··· 지금은····

후공은 빙벽 앞으로 다가가 빙벽의 하단에 손을 가져갔다·

화극의 요결을 운용했다·

아직은 화극이 일주에 불과하지만

‘염화·’

이미 확인했다· 염화는 빙벽을 녹인다·

그날과는 다르다· 그날은 시험· 오늘은 전력을 다한 화극의 염화·

지옥의 불길이다·

새파란 불길이 솟구치며 손을 뒤덮는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빙궁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삼매진화’·

빙궁인의 입장에서 삼매진화는 특별할 것이 없다·

모두의 얼굴에 실망스러운 표정이 떠오른 순간 지옥의 불길이 치솟았다· 빙벽을 타고 올라가며 뒤덮었다·

“헉!”

“이 이게 무슨···?”

“삼매진화가 아니라고?”

실망은 순식간에 경악으로 바뀌었다·

삼 층 전각 높이의 빙벽의 외벽은 푸른 불길에 휩싸였다· 마치 빙벽에 기름을 미리 부어놓고 불을 지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다르다·

멀리 떨어져있음에도 열기가 느껴져 주춤 뒤로 물러나야 했기에 이 불길은 타는 기름 따위일 수 없었다·

이내 경악은 더 커졌다·

그 무엇으로도 깨뜨리지 못하고 녹일 수 없는 빙벽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하얀 수증기가 뭉게뭉게 피어나면서 빠르게 빙벽이 줄어든다·

도대체 이 열기는 무엇인가·

어떤 공법이기에 강기로도 어쩌지 못하는 빙벽을 녹이는 것인가·

화극이다·

용암의 강렬한 불길마저 비웃는 화극의 불꽃·

“말도 안 돼····”

보고도 믿을 수 없어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다· 그 와중에도 빙벽은 점점 줄어갔기에 몇몇은 허탈함에 빠지기도 했다·

현유신녀라고 다를 건 없다·

듣고도 의심을 떨쳐내지 못했거늘·

“이리도 간단히····”

90년의 숙원이 무엇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게 녹아내릴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하지만 이것이 어찌 단순한 공능일까·

뿜어지는 수증기는 마치 밤의 구름처럼 빙벽 위에 머문다· 여태 모든 수단을 동원해보았던 터·

그리하여 이제 대공자를 바라보는 모두의 눈은 달라졌다· 더 이상의 의심은 우매함이다·

‘그럼 이제 다음으로 벌어질 일도····’

이제 빙벽은 끝나간다·

빙벽 속 현이의 모습도 확연해졌다·

순간 불길이 한층 강화되었다· 주황색이 되는가 싶더니 이내 더없이 파란 불꽃·

그 커다란 화염이 남은 빙벽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푸스스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와 동시에 대공자의 손이 들리면서 파란 불길은 대공자의 손아귀로 빨려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일까·

의문은 크지만 미뤄두었다·

빙벽 한가운데 그 안에 머물던 여인 현이신녀의 몸이 떨어져내리고 있었기 때문·

빙궁인들은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쳤다·

빙궁의 90년 지옥·

보지 않으려 해도 보게 되는 빙벽· 생애 동안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보냈기에 빙벽 속 현이에 대한 공포는 머릿속에 깊숙이 각인된 상태·

그녀가 남겼다는 마지막 말을 듣고 자랐다·

‘언젠가 다시 볼 날을 기대한다·’

설산 장문인의 딸이자 북해빙궁의 궁주가 되었을지도 모를 여인· 거기에 극음지체·

스스로 빙벽을 형성한 그녀가 빙벽을 깨고 나오는 날 빙궁은 끔찍한 지옥을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매일의 새 아침을 무겁게 했다·

이 밤 전해듣게 된 말은 달랐지만 과연 그럴까?

그때였다·

허물어져내리는 현이신녀를 향해 빛줄기가 쏘아졌다·

빛줄기 뒤로 하얀 서리를 그리며 나아간 건 소녀·

“한려신(寒麗身)?”

“정녕····”

“구 궁주····”

빙궁인들이 다시 눈을 부릅떴다·

들었지만 믿을 수 없었던 일 중 하나·

반로환동한 궁주·

틀림없었다· 소녀가 펼쳐보인 현란한 신법은 한려신· 궁주의 독문신법이었다·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안겨왔던 소녀였다·

하지만 이제 소녀가 안았다·

자그마한 몸으로 현이를 받쳐들고 천천히 지면에 내려섰다·

그 모습에 후공이 소녀를 향해 갸웃해 보였다·

“무슨 의미지?”

“내가 지켜·”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텐데· 그녀의 패악에 대해서·”

“나도 말했어· 그건 거짓말이라고!”

후공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비웃음에 소녀가 주춤 물러났다·

“너는 누구지?”

“····”

소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물음은 알고 있다· 스스로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어찌 그리도 확신하느냐는 말·

“상관없어·”

“그래?”

“그래· 내 마음이 원해·”

그러면서 소녀는 안아들고 있는 현이를 바라봤다·

마음으로 말했다·

– 걱정 마요· 걱정 마요· 내가 지켜·

들릴 것이다· 이렇게 말해도·

전음이었기에 현이도 들었다·

현이는 눈물이 나려했다·

‘현음···· 나의 어린 사매···’·

이해해달라고 용서하라고 말했지만 90년 전 자신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던 여덟 살 사매·

한데 지금 그때와 똑같은 모습을 한 채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

언젠가 이런 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소망하던 하루하루가 90년이었기에 현이는 그가 떠오른다·

‘천화서고 대공자····’

비록 기억을 잃은 사매라도 아니 기억을 잃었기에 더욱 본연의 마음이라 할 수 있기에 대공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언젠가 사매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왔던 세월이기에·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길···· 그때는····’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떠오른다·

그때 현이는 내려졌다·

소녀는 내려놓은 다음 현이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조그마한 몸으로 방패가 되었다·

천화서고 대공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위를 둘러봐라· 빙궁의 모두를·”

“난 두렵지 않아!”

그런 뜻이 아니다·

“현이를 끝내는 것이 빙궁의 오랜 소망· 너 한 사람보다 내게 중요한 건 빙궁의 모두· 너를 죽여야 한다면 난 그렇게 할 것이다·”

“좋아·”

주륵·

받아들이면서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찌할 수 없다· 소녀는 소매로 눈물을 훔쳐냈다·

고급스러운 의복의 앞섶도 눈물에 젖어든다·

정다웠던 오라버니는 이제 없다·

소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걸음을 연달아 앞으로 내딛어 의지를 보였다·

“어쩔 수 없군·”

더없이 차가워진 오라버니의 음성·

그와 동시에

스르르릉·

주인의 의지에 검령이 검집에서 빠져나왔다· 휘릭 선회하며 소녀를 향해 쏘아져 갔다· 울부짖진 않았다· 이어져 있다· 검령은 주인의 마음을 알고 있다·

쏘아져 나갔다가 중도에 속도가 줄었다·

천천히 나아가 소녀의 미간을 겨냥한 채 허공에 멈춰 겁박했다·

이어지는 말

“물러나라·”

“싫다면?”

“죽게 된다·”

“흥!”

비웃음과 함께 소녀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순간 새하얀 빛살이 검령의 검 끝에 부딪혔다·

쩌저적·

검끝에서부터 얼어붙다가 그대로 추락해갔다·

바닥에 닿기 전 후공은 손을 뻗어 검령을 회수했다·

검령을 손에 쥔 채 내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춥겠는걸?’

그렇다는 듯 검령이 부르르 몸을 떨었기에 후공은 기운을 불어넣어 한기를 몰아냈다·

크아아아아앙!

꼴사납게 추락한 주제에 검령이 다시금 의지를 불태우며 울부짖었다·

‘조용히 해라·’

검령도 알고 있다·

너무 나갔다 싶어 얌전해졌다·

주인이 원하는 건 다르다·

그렇다·

후공이 바라는 바는 현음의 각성·

빙궁의 숙원은 비로소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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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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