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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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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화· 그저 강호·

후공은 몸을 돌려 걸었다·

고작 다섯 걸음을 디딜 때 풍경이 스러져가며 바뀌었다·

단주가 영역 안으로 들어서자 낭인왕이 회수했던 오행기를 다시금 다섯 방위에 꽂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은소소는 어리둥절을 금치 못했다·

놀라움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안에서 설명을 들었다·

그래서 모산의 오행기의 묘용이 이 정도였나 싶어 놀랐고 대공자가 천연덕스럽게 천금서고의 선우진이라고 둘러대는 모습을 보면서는 머리에 수많은 물음표가 떠올랐다·

왜 정체를 숨기지?

상대가 누구길래?

대체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 거야?

천공단은 뭘 하려는 거고?

대공자가 흑전의 초대장을 원했던 것과 연관이 있는 건가?

궁금한 건 많았지만 은소소는 물을 수 없었다·

중상을 당한 노인이 위중했고

대공자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방금까지 불청객 앞에서 어리버리 얼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무심함 속에 범접하기 힘든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난 이후 처음 마주한 대공자의 위압감에 은소소가 놀란 눈이 되어 바라볼 때 항마삼협이 빠른 어조로 보고했다·

“형님 목숨이 경각에 달했습니다· 내부 장기가 훼손되지 않은 것이 없고 내부 출혈도 극심합니다· 머리도 진탕되었는지 의식이 없습니다· 이 상태로 어찌 경공을 펼친 건지····”

후공은 눕혀져 있는 노인에게 다가가 직접 살폈다·

처음 보는 노인이었다·

그리고 죽어간다·

화타를 불러온다 해도 살릴 수 없는 상태·

추격하던 셋은 흑전·

초대장의 여부를 알고 있으니 확실하다·

그리고 신법의 속도를 보건대 흑전의 최상층부다·

‘그럼 이 노인은?’

확인해보자·

파파팟!

대영혈을 시작으로 귓가의 청궁혈을 지나 지창 승장혈을 연달아 점혈한 후 내려와 목과 어깨 쪽의 천정과 견정혈을 점했다·

타점된 일곱 혈도에 깃든 삼악의 기운이 호응하길 기다렸다가 마지막으로 정수리 백회혈을 건드린 순간

“흐어업!”

노인이 숨을 한 번에 몰아쉬고 눈을 부릅떴다·

안광이 폭사한 것도 잠시 상체를 벌떡 일으켜 앉았다·

기사회생한 것 같은 모습·

하지만 아니다·

살아난 것이 아니라 그저 강제된 회광반조·

생의 마지막 불꽃이고 길어야 일각이다·

“여 여긴···?”

노인이 둘러보다가 한 사람을 보더니 눈이 악독해졌다·

“상관월··· 네 네놈이 어찌 내게 이럴 수 있느냐!”

“···?”

지목당한 언교운이 ‘왜 내게?’라는 표정으로 눈만 몇 번 빠르게 깜박였다· 그러다 두목의 시선이 느껴져 바라보니 두목이 고개를 끄덕인다·

언교운은 바로 이해했다·

두목이 말해온다·

노인은 혼란 상태· 착각하고 있다·

넌 이 순간 상관월이 된다·

정보를 캐내라·

곧바로 언교운이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실실거렸다·

“그럼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지?”

“이 배은망덕한 놈! 널 제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내 일생일대의 실수였구나· 넌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 짐승이 되었느냐!”

“사부 당신은 물러터졌어· 힘을 지니고도 제대로 쓸 줄 모르니 한심할 따름이지·”

새로 주어진 정보는 곧바로 활용되었다·

“부족한 게 무엇이냐! 널 위해 하지 않은 것이 없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흑전은 네 것이 될 것인데 어찌 이리도 잔혹할 수 있단 말이냐!”

“클클 당신 명이 길잖아! 죽질 않잖아! 천년만년이야· 언제 죽을 줄 알고 그걸 기다리고 있나·”

노인은 흑전의 전주·

그리고 상관월은 흑전주의 제자·

아까 그놈이?

후공은 미소 속에 살기를 피워내던 삼십 대 초반의 사내를 떠올렸다·

몇 가지 의문점도 풀렸다·

그동안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던 흑전이 왜 지천을 지원하고 동맹관계가 되었는지·

흑전에 반란이 일어났다·

제자가 스승을 살해하는 패륜이 일어났다·

그놈이 흑전주였다·

“내 아우는 어찌 되었느냐? 죽였냐?”

노인의 눈이 어떤 갈망으로 이글거렸다·

“어떻게 됐을 것 같아?”

“····”

노인이 주륵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에 언교운의 마음이 약해졌다·

“···살아있어·”

하지만 노인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살아있다 한들··· 살아있는 것이 아니겠지· 부모가 없는 널 위해 천애고아인 널 위해··· 우리는 스승이기 전에 너에게 부모였다· 한데··· 너는··· 너는····”

스승은 둘·

상관월은 공동 제자·

노인의 아우 또 다른 스승의 생사는 알 길 없다·

“이것이··· 삶인가· 이것이··· 내 인생인가· 멋지구나· 찬란하구나 내 인생이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흐느끼던 노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이 웃음이 아니란 건 모두 알고 있다·

멋지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삶의 회한 지난날에 대한 후회 그리고 실망과 분노가 뒤섞인 웃음은 어떤 울음보다 슬펐다·

소천개가 소매로 눈물을 훔쳤고 당초도 입을 틀어막고 눈가가 젖어갔다· 다른 이들도 모두 노인을 바라보지 못하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키운 제자에게 죽임을 당한 노인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있을까·

어린 제자를 높이 들어올리고 깔깔 웃는 제자의 모습에 기뻐하던 시간 잠들었는지 확인하며 머리맡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시간· 잘 먹고 있는 것만 봐도 그저 흐뭇했을 시간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 제자가 칼을 꽂았다·

삶의 마지막이 이런 결말이란 건 스승에겐 너무 가혹한 일이다· 하염없이 터져나오는 웃음만큼이나 노인의 눈물도 하염없이 흘러나왔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한순간 웃음이 잦아들었다·

노인은 고개를 떨군 채 생을 마쳤다·

언교운의 울음이 터져나온 건 그때였다·

*

후공은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상관월이 오길 바랐지만 놈은 오지 않았다·

실망한 건 아니었다·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천향은 남겨졌고 색관조가 돌아오면 추적에 나설 수 있다· 찾지 못한다 해도 흑전의 경매장에 놈은 올 것이다·

하루가 지나 무흔신투가 돌아왔다·

일행은 송채현을 지나 야산에서 조우했다·

“왜 그래? 표정 뭔데? 왜 다들 씩씩거리고 있어? 나 없는 사이에 무슨 일 있었던 건가?”

무흔신투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내 상태가 똑같아졌다·

“와아 개 호로새끼네! 시발 그게 사람 새끼야!”

“내 말이·”

“걱정 마· 내가 모조리 훔쳐줄 테니까! 흑전 놈들 뼈를 발라버리 테니까 말씀이야!”

“누가 걱정을 한다고 그래!”

“어··· 깜박했네·”

호기를 부리다 한소리 들은 무흔신투가 머리를 긁적였다· 천공단주가 있는데 걱정이 될 리가·

“신투·”

“넵 대공자님!”

부름에 무흔신투가 쪼르르 달려갔다·

원래도 태도가 공손했던 무흔신투였지만 이젠 아예 기었다· 상대는 무려 공청석유를 건넨 이· 보고 있기만 해도 공경과 감사 존경심이 무럭무럭 피어난 탓에·

오체투지!

무릎을 꿇는 것으론 성이 안 차 배를 깔고 엎드려 두 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하지만

“뭐하냐?”

후공이 미간을 찡그렸다·

무흔신투가 엎어진 채로 답했다·

“오체투지입니다· 대공자님 제 충성심입니다·”

“안 일어나면 죽인다·”

“넵!”

바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들어보자·”

“네 목양산 정찰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결론적으로 무흔신투는 흑전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후공은 이해했다·

해당 일자가 오지 않았으니 그럴 만했다· 도리어 뜻밖에도 이쪽에서 흑전을 만났고 내부 사정을 알게 된 것이니 소득은 충분했다·

무흔신투의 말이 이어졌다·

“언질해주셨던 대로 초대받은 이들은 각자 다른 장소를 안내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목양산 인근에서는 초대받은 것으로 보이는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 살피면서 여러 고급 마차를 발견했고 그들의 대화 또한 엿들을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띈 이들만 삼십여 가문·

모두 부유한 가문들이었고 그들의 대화 속에 ‘흑전’과 ‘경매’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후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1차 접선 장소는 각각 다르다·

그곳에서 해당 일자에 흑전과 만난 후 본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적어도 오십여 가문은 넘겠구나·”

“네 그렇게 보입니다·”

“크흐음····”

후공은 손가락을 까닥이며 인지하고 있던 정보에 새로운 정보를 덧입혔다·

초대장 하나에 동행 가능한 인원은 넷·

거기엔 가문 외 외부인도 가능하다·

이차 장소로 이동하기 전 두건과 가면을 착용하고 경매장에서 사용할 이름은 새로 부여받는다·

그렇게 경매에 참석하게 될 최소 인원은 거의 이백여 명·

경매품이 낙찰된 뒤 보물을 손에 넣은 이들의 신변 안전은 흑전이 책임진다·

이 정보에서 새로운 정보로 인해 뒤쪽이 달라졌다·

흑전은 이제 안전을 책임지지 않는다·

흑전의 주인은 바뀐 것이다·

경매가 시작되기 전 초대받은 모두를 돌려보낸다?

하지만 모두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하나라도 놓친다면?

후공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경매에 참여하는 것이 낫다·

모두를 곁에 두는 편이 지키기 쉽다·

그리고 일격·

“대공자님! 혹시 대륙전장의 왕소한을 아십니까?”

“왕소한? 왕소한이 왔다고?”

후공이 갸웃했다가 이내 확인했다·

“아! 역시 알고 계시는군요· 네 안휘 북부의 대륙전장도 이번 경매에 참가하나 봅니다· 왕소한이란 놈이 어찌나 큰 소리로 떠드는지 몰래 들을 것도 없었습니다·”

“허허····”

후공은 그만 너털거리고 말았다·

안휘까지 초대장이 갔다는 것이 당황스럽고 서문세가를 공략할 당시 보았던 왕소한의 통통한 모습도 떠오른 탓이었다·

그 외 무흔신투가 파악한 가문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부유한 가문이라는 점· 천룡의 세가나 강호 문파들은 초대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이 향이다·”

무흔신투를 보낸 후 후공은 색관조에게 세 개의 향을 맡게 했다·

“넌 이번에도 잘 해낼 테지?”

[까르르르르르르르르르! 주인님 제 별호가 신뢰에 보답하는 색관조인걸요·]

“하하하하하!”

[그으으으으으으윽!]

색관조와 금섬이 흑전을 찾아 날아올랐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은소소와 당초가 다가왔다·

“대공자 만리향도 다룰 줄 아나 보군요·”

“만리향까진 아닙니다· 백리향 정도?”

“하하하!”

은소소가 웃음을 터뜨렸다·

대공자는 늘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내는 터라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저 농담을 즐겨 하는 사람이 아니란 것도 그녀는 알고 있다·

지금에 와선 현 상황도 모두 들었다·

대공자는 천하제일인의 신검을 찾고 있다· 이미 두 개를 회수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흑전에 있다·

“은소저 목양산에는 저와 소저만 갑니다·”

“네·”

상황을 아는 데다 흑전주의 죽음을 목도했기에 이제 흑전의 경매는 은소소에게 더 이상 강호 유람이 아니었다·

그저 강호·

혹은 죽음·

당초가 군소리를 내지 못한 것도 당연한 일·

그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천공단 또한 마찬가지·

천공단은 외곽에 머무른다·

그럼에도 할 일은 많을 것이다·

***

날이 바뀌어가고

시일이 가까워지며 이곳 저곳에서 흑전과 경매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건 태인루도 마찬가지·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그곳 주루의 별채에서도 술잔과 함께 비장한 각오가 오갔다·

“만박선생 이번 경매에서 꼭 명검을 구해야 합니다·”

“자넨 사람이 왜 그런가· 너무 이상해·”

“뭐가 말입니까?”

“아니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젊은 사람이 왜 그러냐고!”

“그만큼 중요하니까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선생도 지난번에 보셨잖습니까· 제 친구 검이 얼마나 후지던가요· 여기저기 긁인 자국에다가 색도 시커멓고· 그게 검입니까 쇳덩이지!”

“알았다고! 알았어!”

“다짐을 하시라는 거지요!”

“시발 내가 잘한다고 했잖아!”

“네 그런 각오입니다· 마음에 듭니다·”

“염병하네·”

주양과 만박자가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불평진인만 술잔을 기울이며 노래를 불렀다·

“랄랄라~~~ 랄라라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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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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