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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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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화· 미녀도의 남은 날은····

반양장의 밤·

이제 각자 처소로 흩어졌다·

‘좋군· 뜻밖의 선물이야·’

후공은 잠을 청하지 않았다· 좌정한 채 연공에 몰두했다· 선물을 열어 확인하고 있었다·

선물을 건넨 이는 은령존·

은령존은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결코 준 적이 없다고 생각할테지만 후공에겐 선물이었다·

화극삼주의 끝·

화극이 마지막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생사를 넘나들면 사람은 강해진다·

소멸의 두려움을 겪은 자는 달라진다·

그런 이치는 사람만이 아닌 듯하다·

화극도 존재가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자극받아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삼악과의 유대는 더 강렬해졌다·

삼악이 사라지고 나면 그때는 모든 게 의미 없다· 화극은 그런 원초적인 의식 아래 삼악을 붙들었고 유대는 깊어졌다· 그리고 지금도 화극은 끝도 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그 기세에

금극과 수극이 일시 움츠러들 지경·

그러니 흡족하기 그지없었다·

화극이 완성된 후 결과물이 궁금해졌다·

회영십존에게 화극을 선보일 수 있을지도·

남은 건 다섯·

온다면 몇이나 올까·

셋 혹은 그 이상·

하나가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는 반드시 회영사존도 있을 터·

그는 멀리서 은령존의 죽음을 슬퍼했으니 멀리서 깊은 허망함에 사로잡혔으니·

‘그는····’

쌍둥이!

회영오존과 같은 모습·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난 이·

회영사존의 눈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슬픔에 잠겨 있었다·

밤이어서 다행이었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으니·

또한 빠르게 나아가는 중인 것도 다행이었다·

새조차 이 슬픔을 알아차릴 수 없을테니·

아우가 죽었다·

그는 보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한날한시에 태어났기 때문일까·

똑같은 얼굴이어서 그럴까·

어릴 때부터 그랬다·

아프면 함께 아팠고 기분이 좋으면 멀리서도 알 수 있었다· 문득 아무 까닭 없이 미소가 그려지곤 했다· 또 어느 때는 이유도 없이 놀라 심장이 주저앉기도 했다· 손에 들고 있는 걸 떨어뜨릴 때도 있었다·

그건 마치 또 다른 자아를 느끼는 것과 같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건 설명할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가라앉거나 갑자기 기뻐하는 일·

두 번의 환혼 후에도 같았다·

더 이상 같은 모습이 아니게 되었어도 같았다·

얼마 전까지 아우는 은발의 노인·

자신은 중년의 사내·

모습이 달라졌어도 이어짐은 그대로·

그렇기에 알 수 있다·

아우는 극한의 두려움을 느꼈고 형용하기 힘든 슬픔에 사로잡혔다·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에 들고 있던 술잔을 놓쳤다· 깨져나간 술잔의 조각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봤다·

술잔이 깨져나가 흩어진 모습이 마치 아우의 최후의 모습처럼 보였다· 이런 슬픔 이 정도의 허망함은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니 죽음·

귀운종에 당했다고?

귀운종이 그리 강했다고?

믿을 수 없다· 고작 살아남은 아이들이 성장했을 뿐이지 않는가·

그래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아마도 기억을 잃었을 것이다·

결국 정기신의 분리에 이르러 존재마저 잊었을 것이다· 그 마지막 순간에 가까워지면서 슬퍼하고 허망함에 빠졌을 테지·

‘그래야 해!’

같은 은발·

하지만 아우보단 젊은 중년 사내의 모습·

원래는 은발이 아니었다· 스스로 은발로 물들였다· 완전히 달라졌지만 조금이라도 아우와 같아지고 싶어서였다·

“귀운종!”

크게 외친 소리는 멀리 퍼져나갔다· 한밤에 소리를 들은 이들은 움츠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무···무서워·’

‘큰 소리일 뿐인데··· 왜 이렇게 두렵지?’

은령사존은 그런 두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느끼는 것만이 아니다·

“후으으으읍·”

가느다란 호흡으로 돌아오는 수많은 두려움을 흡입했다· 영약을 복용한 것처럼 몸에 힘이 차올랐다· 두려움은 양분· 누군가의 공포는 내력을 강대하게 채워 준다·

목소리 때문이 아니다·

그는 위축시키는 자·

그가 외치지 않아도 그저 스쳐 지나는 길이어도 사람들은 겁에 질렸다·

잠들지 않고 보채며 울던 아이들은 울음을 멈췄고 달래던 아이의 엄마도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두리번거렸다·

또 누군가는 우울해졌다·

내공을 지닌 이들이 그랬다·

두려움에 위축됨과 동시에 급격히 삶의 의욕을 잃었다·

‘삶은 대체 무엇일까?’

‘나는 왜 살아가야 하지?’

‘하루하루 똑같은 날· 벗어놓은 어제라는 옷을 다시 입고 오늘을 살아가는 나날이 무슨 의미가 있지?’

누구나 그런 생각을 떠올릴 때가 있다·

그래도 살아간다·

삶의 어느 순간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기도 하는 것이다· 술잔을 기울이며 털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좀처럼 떨쳐내지 못했다·

어느 객잔

“술을 더 가져오너라·”

“대인 문을 닫을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미 많이 드셨고요·”

점소이의 말에도 영허상인은 고개를 저었다·

“한 병만 더 마시마·”

“그럼 딱 한 병입니다요· 그런데 대인 어쩐지 으스스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습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는군요·”

“후후 귀신이라도 있을까 봐? 넌 어린아이가 되었나 보구나·”

“헤헤 그러게 말입니다·”

점소이는 머리를 긁적이며 물러났다·

역시 영허상인이셔· 아득한 경지에 오른 이는 다르긴 다르다· 이유 없이 두려운 밤·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까지 떨리는데 역시 절세 고수는 다르다·

상인은 화경의 고수·

중원칠괴와도 견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원칠괴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성숙노괴가 온다 해도 영허상인을 어찌하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쾅!

쨍그랑!

갑자기 들린 소리에 점소이가 돌아봤다·

내심 혀를 찼다·

‘그러게 그만 드시라니까·’

영허상인이 탁자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점소이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안색은 하얗게 질려갔다·

영허상인과 같은 드높은 고수가 술에 취해 쓰러질 수 없다는 것이 떠올라서였다· 또한 탁자에 진득하니 핏물이 번져가고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었다·

‘누 누가?’

이런 절세 고수를 눈 깜짝할 사이에 죽인다고?

그럴 수 있나?

‘귀···귀신이야!’

아니 회영사존이 지나가고 있어서였다·

마음까지 침잠시키는 그의 공능 때문이었다·

곳곳에서 자결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한순간 삶의 의미를 잃고 무기력해진 이들이 죽어갔다· 어제까지 환호성을 질렀던 이들도 오늘을 맞아 삶에 새로운 목표를 정했던 이들도· 오늘보다 더 기쁜 날은 없을 것이라 말했던 이들도 같았다·

스스로 목을 긋고

스스로 칼을 역수로 쥐고 심장에 밀어넣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영사존은 기쁘지 않았다·

사람들의 공포를 흡입해도 또 화경에 이른 이가 죽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조급해질 뿐·

버틸 수 있는 건 최소 화경의 극·

현경에 이른 자라도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이러고 있는 게 무슨 의미지?

내가 왜 싸워야 하지?

이긴들 어떻고 패배한들 무슨 의미인가·

그런 깊은 허망함에 젖게 되고 물들어간다·

하지만 자결하지는 않는다·

자결하지 않는 자를 찾고 싶었는데 그런 자가 없다·

그렇기에 회영사존은 두려워졌다·

공포를 안겨주고 돌아오는 공포를 흡입하는 중임에도 회영사존은 스스로 공포에 물들어갔다·

‘그래 기억을 잃고 어딘가를 떠돌지도 모른다·’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누구냐!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런 외침을 듣길 바랐다·

그렇게 나아가며 탄외존(呑畏尊)은 한 곳을 떠올렸다·

악인곡·

십존 중 넷이 악인곡에 의해 이미 죽음을 맞았다·

아우의 실종도 악인곡의 소행이 아닐까· 그렇게 떠올리니 악인곡으로 마음이 기울어갔다·

‘하루만 더· 하루만 더· 아니 그보다 더·’

같은 시각·

풍제는 좌정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자꾸만 떠올라서였다·

환혼의 부작용· 정기신에 관한 것이었다·

정기신의 결합 후 비로소 환혼된 몸의 기억을 흡수할 수 있다· 하지만 분리가 일어난다면 새로 얻은 몸의 기억만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도 날아간다·

그럴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마음 한쪽에 뱀처럼 불안이 맴돌고 있었다·

이미 잃어본 적이 있어서였다·

대형은 돌아왔지만 제갈 아우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살려줘!’

제갈유의 겁먹은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날 버리지 마! 제발 날 떠나지 마!’

제갈유가 울부짖었다·

그것이 마지막 말· 산산이 조각나는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가까웠지만 어떻게 해도 닿지 못했다· 그런 진법은 본 적이 없었다·

당명이 울부짖었고 자신도 울음을 터뜨렸다·

대형만 무심히 바라볼 뿐이었다·

하지만 대형도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동공은 텅 비었고 손은 떨고 있었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지날 때까지 아무도 절벽 앞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그 산을 날려버린 뒤에도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잃어보았기에 돌아온 대형을 다시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힘들었다·

불안은 또 있다·

미녀도·

미녀도는 무엇일까·

하루가 지날 때마다 줄어드는 숫자·

대형만 볼 수 있는 숫자·

하지만 날은 세고 있었다·

그 숫자가 줄어갈수록 신경을 자극해 온다·

그것이 대형의 마지막 날을 표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제 미녀도의 남은 날은····’

당명은 아예 뜰을 거닐고 있었다·

‘십삼 일·’

같은 생각·

같은 불안 때문이었다·

‘미녀도를 찢어버릴까?’

차라리 미녀도를 없애버리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럴 순 없겠지·

대형은 기대하고 있는 듯하니·

또한 대형의 손에서 빼앗을 수단도 없다·

‘망할 미녀!’

반양장의 지붕 위에서 무흔신투와 지귀객이 한 번씩 힐끔거리고 있었지만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 선배 분위기 죽이는데요?

– 나도 떨리고 무섭다·

지붕 위·

암향야를 한 번씩 힐끔거리면서 신투가 소매를 걷어 올렸다·

– 소름 돋은 거 보이냐?

– 난 더 돋았습니다· 그런데 선배·

– 응?

– 후공 따라 다닐 때는 어땠습니까?

그 말에 무흔신투가 으쓱해 보였다·

– 그땐 뭐 그냥 동네 산보하는 느낌이었지· 천하제일인이란 칭호가 딱지치기로 얻은 이름이 아니니까 아주 평온했달까·

– 후공이 그 정도였습니까?

– 그 정도라니· 역대 천하제일인을 다 불러모아도 아마 후공을 감당하지 못할걸·

– 그건 좀····

– 아니 이 새끼 보게· 내가 후공의 비둘기였다고!

– 지금은 대공자님의 비둘기잖습니까?

– 멍청한 새끼야· 공청석유를 받았잖아· 그걸 나 같은 버러지한테 누가 주냐· 그래 안그래?

– 맞습니다· 버러지·

– 아니 이 새끼가 진짜!

지귀객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하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 천화서고는 소식을 들었을까요?

– 그러게· 색관조가 가긴 했는데 먼저 들었을지도·

– 그럼 안 되는데···· 천화서고가 울음바다가 될 텐데····

***

아직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듣고 있었다· 반점에서였다·

“그 이야기 들었나?”

“무슨?”

“악인곡은 뭐야?”

“모를 만하지· 나도 이제 들었으니· 글쎄 이름부터 대놓고 흉악한 놈들의 손에····”

믿고 싶지 않은 말에 윤과 부몽이 얼어붙었다·

함께 있던 송화는 이미 그쪽으로 달려간 뒤였다·

“방금 그거··· 무슨 말인가요?”

확인도 하기 전에 송화의 얼굴은 눈물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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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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