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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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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꾸에엑!

용화청은 부랴부랴 다시 별채로 향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분명 잘 정돈되었던 일이 틀어지려니 한순간이었다·

일이 꼬여도 어찌 이리 꼬일 수 있는 건지·

다행히 별채에 천공단은 아직이었다·

멧돼지를 찾는 것이 순탄치 않은 모양·

용화청은 대신 반갑게 맞아주는 대공자와 마주했다·

“각주 아니십니까? 오늘 자주 뵙습니다· 근데 어인 일로 다시 오셨습니까? 땀까지 흘리시고·”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용화청은 사정을 설명했다·

“···니다· 난화서원의 묵 공자가 다 알고서 말을 꺼내는데 얼마나 당황스럽··· 어··· 대 대공자····”

설명을 맺어가면서 용화청이 더듬거렸다·

어느샌가 대공자의 안색이 노기를 띤 채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각주! 난화서원이 알다니 그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

“죄 죄송합니다·”

용화청은 사실 그렇게까지 죄송한 건 아니었지만 대공자가 워낙에 정색을 하니 왜인지 죄송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허허 거참····”

후공은 너털거리며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정작 자신이 천공단을 활용해 약왕문을 두 번이나 휘저었고 그중 간밤에는 은앙개와 소천개에게 지시해 서신을 떨궈놓고 오게 한 장본인이었지만 시치미를 뚝 뗐다·

용화청은 점점 움츠러들었다·

“묵 공자의 호위가 쥐처럼 저희 쪽 사정을 엿들은 듯합니다· 철저히 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틈이 있었던 듯합니다·”

“그러게 조심 좀 하시지· 약왕문은 어찌 일을 이리도 허술하게 하신단 말입니까·”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솔직히 저도 아직까지 경황이 없군요·”

후공은 언짢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실망이 매우 큽니다· 저는 천공단에게 귀문의 본관 쪽으로는 눈도 돌리지 말라고 매순간 주의를 주며 지냈거늘 각주께선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었던 겁니까·”

혀만 안 찼다뿐이지 혀 차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기에 용화청이 땀을 뻘뻘 흘렸다· 왜인지 자신이 수하가 된 기분이었다·

“뭐 이쯤 하죠· 이미 벌어진 일 후회한들 달라질 것도 없으니· 생각할수록 각주의 처사는 한심합니다만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

“그래서 난화서원의 묵 공자는 왜 저를 보자고 한답니까? 문서해독을 마친 것도 아닌데 굳이 만날 일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그럴 시간이 있으면 한 글자라도 해독하는 게 낫지 싶은데····”

용화청이 애써 웃음을 지어냈다·

‘그럴 시간이라니····’

말이야 바른 말이다만 머리를 식힌다며 장서각을 찾던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두 분이 대화가 통하면 협력의 여지를 찾을 수도 있다 싶습니다· 대공자 만나보시겠습니까?”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네?”

“묵 공자의 요청을 거절한다면 제가 자신이 없어 피하는 것으로 보일 터· 제 모양새만 우습게 될 테니 이 만남은 이미 성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

용화청은 그제야 이해했다·

천화서고와 난화서원·

두 가문의 명성과 위상 그리고 경쟁 관계를 고려해볼 때 이 상황은 두 천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그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바로 묵 공자를 데려오겠습니다·”

용화청은 대답도 듣지 않고 신법을 펼쳐 달려갔다·

지금은 후회나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었다·

한시가 급했다·

이왕 만나는 것 최대한 충돌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공단이 자리에 없는 지금이야말로 최적의 시간·

***

각주 용화청을 뒤따라 별채를 향하던 묵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무리 봐도 각주의 상태가 괴이한 탓이었다·

‘경황이 없음을 감안한다 쳐도 사람이 너무 다급해 보이는군·’

서두르는 모양새가 달려가지만 않는다뿐이지 어떻게 봐도 허둥대는 각주의 모습은 마치 불난 집에 불을 끄러 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각주·”

“네 말씀하십시오·”

마음이 급한 용화청이 살짝만 걸음을 늦추며 답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어째 서두르는 모습이십니다·”

“그게 지금 멧돼지를 잡으러···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이왕 만나는 것 빨리 보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온통 멧돼지 생각에 빠져있던 용화청이 자신도 모르게 실언하고 말았다· 바로 무마했지만 묵영은 이미 걸음을 멈춘 뒤였다·

“멧돼지라니요?”

그야말로 묵영 입장에선 뜬금없는 짐승의 출현이었다·

용화청이 입술을 앙다물었다·

변명할까 했지만 그러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가 더 길어진다· 뭐든 진실만이 짧고 명료하다·

“천화서고 대공자의 수하들이 지금 멧돼지를 잡으러 갔습니다·”

“수하들?”

“네 천공단이라 칭하는데 인원이 제법 됩니다· 게다가 그 수하들이 워낙 기이하고 개성이 강한 이들이지요· 한데 지금 마침 멧돼지 사냥을 갔습니다· 대화를 나누기엔 그들이 없는 편이 낫기 때문에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묵영이 미간을 좁혔다·

“그러니까 제가 고작 천화서고 수하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그 그럴 리 있습니까·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닙니다·”

용화청이 급히 손을 내저었다·

묵 공자의 반응도 이해하지만 여기서 천공단을 설명하면 또 한 세월이다· 무엇보다 천공단은 말로 설명이 잘 안 되지 않는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진면목(?)을 이해하기는 힘든 일·

이때 분화십창도 언짢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묵 공자의 호위로서 상대적인 모욕감을 느낀 그가 당장 폭발할 듯 얼굴을 붉혔다·

묵영이 급히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리곤 용화청을 향해 입을 열었다·

“각주께선 제 곁에 있는 분이 보이지 않으시나 봅니다·”

“그럴 리 있겠습니까· 공자의 호위께선 강서 제일창(第一槍)이라 불린 분화십창이 아니십니까· 하지만 천공단은 협명과 악명을 겸한 이들도 있는 데다 다들 괴이하기····”

“거기까지 하시죠·”

“네?”

묵영은 반문하는 용화청을 향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각주께서 미리 말씀해주시지 않았다면 저희 쪽에서 실수를 저지를 뻔 했군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괴이한 이들이라···· 분화십창께서는 예의 없는 자들에게 손속이 거친 면모가 있어 저는 늘 그 부분을 염려했었습니다·”

“···?”

“모르고 갔다면 하마터면 그들을 크게 다치게 할 뻔했군요·”

“···??”

용화청이 눈을 연신 빠르게 깜박였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가 누굴 다치게 한다는 건가·’

하지만 용화청의 그런 모습을 묵영은 당황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분화십창을 향해 묵영이 차분히 입을 열었다·

“천공단이란 이들이 무례하여도 그들을 거칠게 다루어 상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분화십창이 호응했다·

그는 묵 공자가 왜 이런 말을 꺼냈는지 듣자마자 이해한 터였다·

천화서고 대공자를 만난다는 것의 의미·

이는 기재들의 싸움이자 가문의 대결인 셈이었다·

그리고 방금 자신도 이 대결의 한 축이 되었다·

상대를 위축시키고 위압감을 보여라·

적당한 선에서 상하게만 말고 험하게 다루어도 좋다는 암시였다·

“그럼 가시죠·”

“네 가십시다·”

용화청도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재촉했다·

천공단에 대해 더 설명해봤자 시간만 지연될 뿐이다·

역시 최선은 천공단이 멧돼지를 잡으러 간 사이에 이야기를 끝내는 것이었다·

**

하지만 삶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하던가·

삶이란 변화무쌍한 것·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꾸에에엑!

별채에 거의 이르렀을 때 커다란 괴음이 들려왔다·

용화청의 얼굴은 삽시간에 구겨졌다·

‘···돌아왔구나·’

이건 어떻게 봐도 돼지 멱 따는 소리였다·

옆이 부스럭해서 보니 묵 공자와 분화십창이 흠칫했다가 시선을 느꼈는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용화청이 다시 앞서 걸었다·

“가시죠· 멧돼지 잡고 있나 봅니다·”

“····”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던 묵영의 눈동자가 퀭해졌다·

숲의 끝이자 별채 뜨락의 시작점에서 일행은 희한한 광경과 마주했다·

별채의 뜨락은 이미 도축장·

뜨락 한가운데 큰 구덩이를 파놓았는데 무산쌍웅이 멧돼지를 한 손으로 거꾸로 들고 피를 빼내고 있었다·

콸콸콸·

어떻게 한 건지 피가 말도 못하게 잘 빠져나오고 있었다·

용화청이 다가갈 때는 이미 머리며 몸통 다리를 부위별로 잘라내는 중· 무산쌍웅의 칼 다루는 솜씨는 가히 전문 도축업자를 초월하고 있었다·

“하하 다리 통통한 거 봐·”

“껄껄껄 그러니까 돼지지·”

“쌍웅 아저씨 내장은 버릴 거야?”

“살도 많은데 버리지 뭐·”

천공단은 거의 잔치 분위기였다·

그런 천공단에게 다가가던 용화청이 걸음을 멈췄다·

어쩐지 뒤가 허전했다·

돌아보니 잘 따라오던 묵 공자와 분화십창이 저만치 석상처럼 서 있었다·

안색이 여간 안 좋아 보였다·

용화청이 미간을 찡그리며 내심 혀를 찼다·

‘그러게 서두르자고 이야기를 해도····’

용화청이 먼저 천공단에게 다가가 예를 취했다·

바쁜 천공단은 흘낏 볼 뿐 왔냐며 다들 건성이었다·

그나마 금적자가 성의를 보였다·

“어서 오너라· 어떠냐? 멧돼지가 실하지 않느냐?”

“육질이 좋아 보입니다·”

“하하 이놈 찾는다고 고생 좀 했다· 어 근데 오늘은 혼자가 아니로구나· 저어~ 쪽에 있는 분들은 누구시냐?”

용화청이 즉시 전음으로 답했다·

– 어르신 난화서원의 묵 공자입니다· 대공자와는 대강의 사정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뭐? 난화서원 묵 공자? 아니 숨기기로 했는데 들켜버린 것이로구나!”

“····”

용화청의 안색이 급히 썩어들어갔다·

대화 중에 전음으로 바꿔 말하면 대충 눈치채고 모르는 척해 주는 것이 강호의 도리가 아닌가· 사정도 다 알면서·

용화청이 난감해져 뒤돌아봤다·

묵 공자와 분화십창이 다가오다 다시 걸음을 멈춘 채였다·

‘···들어버렸네·’

해명과 달리 천화서고 측에서는 진즉 난화서원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싶으니 묵 공자의 표정은 돌처럼 굳은 채였다·

실제로 묵영의 불쾌함은 극에 달했다·

그가 용화청을 쏘아보다가 분화십창에게 속삭였다·

“잡스럽고 소란스러움이 말로 할 수 없군요· 혹여 십창께선 저들을 알아보시겠습니까?”

“····”

기대했던 것과 달리 분화십창이 마른 침을 삼키고 안색도 점점 잿빛이 되어갔기에 묵영이 갸웃했다·

“왜 그러십니까?”

“저들은····”

“아는 사람들입니까?”

“항마···삼난····”

그때였다·

천공단 쪽에서 활기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여어~ 거기 너 십창 아니냐?”

“맞네· 창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얼마 만이야·”

“언제 난화서원에 들어간 거냐?”

항마삼협이었다·

곁에 있던 묘빙빙이 갸웃하며 물었다·

“창이 하나인데 왜 열 개의 창이라고 부르는 거죠?”

“창법이 대단해서 그렇지·”

“아! 창을 휘두르면 상대에겐 열 개의 창으로 보인다는 거군요? 여어~ 멋진 별호잖아!”

그런 모습을 묵영이 눈에 노기를 담고 바라봤다·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안하무인이었다·

더 두고 볼 수 없어 분화십창에게 명을 내리려는 순간 분화십창이 바람을 일으키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역시! 강소제일창의 명성은 헛되지 않····’

묵영의 감탄은 중도에 그쳤다·

분화십창이 굉장하게 튀어나가 놓고는 항마삼난이란 이들에게 꾸벅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걸 본 뒤였다·

“선배님들 인사 올립니다· 단번에 알아보시는군요· 그런데 선배들께선 어찌 약왕문에 계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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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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