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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Chapter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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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화· 그래, 그렇게 웃는 거다·

후공은 나직히 입을 열었다·

“송화야·”

“네? 네 공자님·”

설마 불려질 줄은 몰랐던 송화가 당황해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미안하구나· 말한다 말한다면서 여태 못 했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앞으로는 밤에 들여다보지 말거라·”

범항 때문에 버릇이 잘못 든 송화였다·

무슨 고생인가· 게다가 한참 젊은 나이여서 잠을 푹 잘 자는 게 중요하거늘 깊이 잠들지도 못하고 밤마다 이렇게 들여다봐서는 좋을 게 없다·

“···네·”

“크흠····”

대답이 영 시원찮았다·

아무래도 설득시키려면 진지한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허투로 듣지 말거라· 너를 위한 것도 있지만 원래대로 치면 그거 나쁜 거다· 나도 사생활이 있는 것이야· 너 때문에 내가 거··· 엉뚱한 짓도 못하고··· 신경 쓰고··· 응? 어쨌든··· 알아들었겠지? 내일도 모레도 그런다면 당장 본가로 돌려보낼 테니 그리 알아라·”

“네 공자님·”

송화가 알아듣고 웃었다·

간곡한 말보다 더 마음이 편해진 탓이었다· 주인의 경지를 생각해 보면 이제 이 습관도 고쳐야 할 때였다·

송화가 돌아간 후

후공은 천향의 연계를 확인했다·

은영문 네 장로의 연계를 지웠고 처음 시험한 두 참새의 연계도 지워냈다· 남은 건 오직 ‘다섯 번째 역용자’였다·

창문을 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후공은 이내 창 너머로 신형을 날렸다·

밤이 되길 기다린 터다·

사람의 왕래가 없고 세상의 향은 밤이 오면 잦아든다· 천향만이 더욱 진하게 피어난다· 포착하기 좋다· 빠르게 더 넓은 곳을 둘러볼 수도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거의 한 시진이 넘어간다·

남쪽에서 동쪽으로 합인과 합주 지역을 빠르게 돌고 나니 처음과는 비할 바 없이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후공은 내심 혀를 찼다·

‘한심하다고 해야 할지 기특하다고 해야 할지·’

“잠시 쉬어갈까요?”

“아니··· 저는··· 괜찮··· 괜찮···습니다·”

남궁연이 곁에서 헐떡대면서 겨우 말을 맺었다·

창가로 신형을 날려 출발할 때였다·

같이 가시죠!

이렇게 외치는 소리와 함께 남궁연이 기세 좋게 지붕에서 뛰어내려 따라붙었다· 남궁연이 뒤처지지 않게 중간 중간 속도를 조절했지만 이 모양이었다·

‘자신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테지·’

“괜찮다니 대단하십니다· 그럼 조금 빠르게 갑시다!”

“네? 네···· 좋습···니다·”

남궁연이 울 것 같았기에 후공은 웃고 말았다·

하지만 남궁연에게 그 미소를 바라볼 겨를 같은 건 없었다·

***

중년 사내로 보였다· 그는 방 안에 있었다· 처량해 보인다· 방 안 구석에 다리를 끌어모은 채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울고 있는 것일까·

상처받은 걸까?

슬퍼 보였다·

잠시 후 방문이 열리며 여인이 들어섰다·

30대 초반 정도의 여인은 요염했고 몸매가 아름다웠다· 그녀의 눈매와 입가에는 묘한 매력이 아른거렸다·

“뭐해?”

여인은 방 안 탁자에 앉으며 물었다· 시선은 탁자 옆 창밖을 향했다· 사방이 어두워 풍경이랄 것도 없었지만 그녀는 막연하게 눈길을 주었다·

대답은 없었다· 여인이 다시 물었다·

“뭐해?”

방금 처음 물은 것처럼 똑같았다·

“그냥··· 떨고 있어·”

중년 사내가 들릴 듯 말 듯 응얼거렸다·

“식사 안 했어?”

“했어· 많이 먹었어· 두 개나 먹었어·”

“그런데 왜?”

“자꾸 생각 나·”

“누가?”

“천화서고 대공자·”

“그이를 만났어?”

“응 오늘 보고 왔어·”

“그가 봤어?”

“그도 봤어· 날 봤어· 그가 날 봐주었어· 놀랐어·”

“알아본 거야?”

여인의 시선이 창가에서 떨어졌다· 중년 사내를 향했다· 사내는 여전히 고개를 파묻고 있었고 그녀의 고운 미간은 살짝 찡그려졌다·

“그래 틀림없어· 그가 내게 다가왔어·”

“이런····”

“곁을 주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벗어날 수가 없었어· 내게 다가왔어· 계속 다가왔어· 아닌 척 지나는 척 계속 다가왔어·”

“무서웠겠다·”

“응 무서웠어· 하마터면 덜덜 떨 뻔했어· 스치고 싶지 않았는데 스쳤어· 기묘했어· 몸을 틀거나 아는 척하면 죽을 것 같았어· 아니 죽었을 거야·”

“운이 좋았네·”

여인이 웃었다·

“그래 운이 좋았어·”

“그러게 거길 왜 들어간 거야·”

“잠깐 구경하려던 것이었어· 남궁가주의 딸이 보고 싶었어· 먹어야 하니까· 먼저 보고 싶었어·”

“어때 보였어? 예뻤어?”

“생각이 안 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아·”

“왜?”

“범항 때문에·”

“범항은 또 누구야?”

“천화서고 대공자가 범항이야· 머리에 꽉 찼어·”

그러냐는 듯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궁금해져· 나도 그이가 보고 싶어지네·”

“멋진 녀석이야· 무서운 놈이야· 아마 너도 보면 놀랄걸·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응?”

“나 말고도 역용한 놈들이 많았어· 넷이나· 그놈들 때문에 살았어· 나 혼자였으면 표적이 되었을 거야· 죽었을 거야·”

“이상한 일도 다 있네·”

여인이 갸웃하고는 말을 이었다·

“이제 그러지 마· 며칠 남지 않았잖아· 귀령주가 곧 와· 엄 부인도 곧 올 거고·”

“맞아 엄 부인이 오지· 엄 부인 엄 부인 엄 부인···· 엄 부인은 맛없을 거야·”

“그때까진 참아· 곧 세상이 놀랄 거야·”

“알고 있어· 후공이 죽었으니까· 그가 없으니까· 마음이 너무 편안해·”

“맞아·”

“그때가 되면 남궁가주의 딸도 먹을 수 있겠지· 그런데 지금은 얼굴이 기억이 안 나· 왜 안 나지? 그 예쁜 얼굴이? 아니 알고 있어· 천화서고 대공자 때문이야·”

귀오령이 파묻고 있던 머리를 들었다·

입가에 끔찍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이내 얼굴이 변했다·

젊었고 서생처럼 보였다· 용모는 단정함 속에 날카로움이 서려있기도 했다·

여인이 미소 지었다·

“그렇게 생겼구나?”

“아니 천화서고 녀석과 비슷할 뿐이야· 무서워서 다 보지 못했어· 하지만 난 알아· 우선 그놈을 먹으면 그러면 무섭지도 않겠지· 태연하던 눈동자가 두려움에 질려 가는 걸 봐야겠어· 일그러지는 표정이 지나고 나면 말라비틀어지겠지· 기대돼· 그 앞에서 웃어줘야지· 으캬캬캬캬캬!”

“멋져·”

귀사령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갈게· 잘 자·”

***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오후에는 몽연몽과 취운개가 잠시 다녀갔고 초저녁에는 칠비단혼의 보고가 있었다· 특이사항도 별다른 진전도 없었다·

저녁이 되면서 후공이 나갈 채비를 갖추니 그림자처럼 바로 남궁연이 따라붙었다·

“지금 나가시렵니까?”

후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은 일찍 가려 합니다· 더 멀리 가 보려고요·”

“그럼 저도·”

“남궁 형은 쉬는 게 어떻습니까? 안색이 영····”

“하하 저는 거뜬합니다·”

내력 소모가 심하고 무리한 탓에 남궁연은 어제와 달리 피부가 거칠어져 있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나아진 점도 보여 후공은 내심 웃음을 머금었다·

‘그래 그렇게 웃는 거다·’

소예와는 딴판인 녀석이라 늘 과묵하게 있는 탓에 후공도 여러 번 본 것에 비하면 말을 나눠본 적이 거의 없었다· 너무 정제된 성격 탓에 표정은 늘 굳어 있고 갇혀있다 싶었는데 조금은 내려놓은 듯하지 않는가· 피부는 나빠졌다만 표정이 밝아졌으면 된 거지·

“갑시다·”

“네·”

반시진이 지나며 서남쪽의 하군을 넘었다·

오늘 남궁연은 여유 있었다·

시간대가 다른 탓에 어제에 비해 오늘은 중간 중간 멈추기도 하고 내달리던 속도도 조절된 탓이었다·

‘어제는 정말이지····’

죽는 줄 알았다· 내심 경공이라면 강호의 젊은 세대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지난 밤 경험으로 저절로 겸손해지고 말았다·

동이 틀 무렵 돌아왔을 때는 신물이 넘어오고 다리가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그 덕분에 오늘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우스운 꼴을 보여서일까· 엉망으로 온갖 추태를 다 보이고 나니 마음은 가볍고 그에 따라 몸도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뭔가 갇혀 있다가 풀려난 듯했다· 단순히 느낌만은 아닌 듯하니 묘하다· 아버지가 바랐던 것이 이런 것일까? 무너져보고 내려놓길 바라셨던 걸까·

대공자를 보고 있으면 기묘하다 싶긴 하다· 격식이 없으면서도 멈추고 나아감이 자유로워 어떨 땐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고 어떨 땐 완벽한 구상을 가진 듯도 보이는 것이다·

또 한 번씩 천공단과는 깔깔거렸다가 맹의 지부장 몽연몽에겐 한심하다는 눈길을 주기도 하니 대체 어떤 사람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남궁연의 상념은 거기서 끝났다·

갑자기 곁이 허전해서 돌아보니 대공자가 저만치 한참 뒤쪽에 멈춰선 채 미간을 좁히고 있었다·

남궁연은 다가갔지만 묻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대공자가 갸웃했다·

“화골산?”

“네?”

“갑시다·”

남궁연은 갑자기 화골산이 왜 나오나 어리둥절했지만 대공자가 신형을 날린 터라 곧바로 뒤따랐다·

어느새 합인 지역으로 들어온 상태·

후공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천향삼주 속에 옅게 퍼져오는 악취는 화골산이었다· 강호에 화골산이 흔히 쓰인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파나 독공을 다루는 쪽이다·

화골산이 필요한 건

흔적을 지우려는 자다·

합인을 빠르게 관통하면서 밤을 걷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모두 쓸데없는 이야기들· 그러다 들려왔다·

“시발 그 냄새 말이야· 시큼한 것이 맡기만 해도 코피가 터질 것 같았다니까·”

“알아 새끼야· 근데 그거 봤냐?”

“뭐?”

“옷 조각·”

“병신새끼야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도끼가 갑자기 사라졌잖아·”

“그 새끼 몰라? 분명 어디 도박장이든 주루에서 뒹굴거리고 있겠지· 옷이야 흔한 거고·”

대화를 지나쳐가며 인적 드문 마을 외곽에서 찾아냈다·

소로 뒤쪽의 수풀 속·

“으윽!”

수풀에 들어서자 남궁연이 코를 틀어막고 주춤 물러났다· 그제야 남궁연은 대공자가 말한 화골산이란 말뜻을 이해했다·

‘하지만 어떻게?’

바로 근처라면 모를까 먼 거리였다· 도대체 어떻게 정확히 이곳을 찾아올 수 있는지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흐으음····”

후공은 자령안을 통해 면밀히 들여다보며 침음성을 흘렸다· 미세하게 옷 조각뿐 아니라 다 삭아내리지 않은 뼛조각도 보였다·

“겁이 없는 건가 조심성이 없는 건가·”

둘 다일지도·

상식을 살짝 비껴간 현장이었다·

화골산을 뿌리는 건 흔적을 지운다는 의미· 그래서 사용 후에는 땅을 갈아엎거나 흙을 덮으면 깔끔해진다· 많이 수고로운 것도 아니다·

이건 게으르다기보단 유희에 가깝다·

화골산을 뿌리는 것조차·

그건 놈과 닮았다·

천룡대전의 연회를 휘젓고 다니며 아무도 날 보지 못한다며 마치 자신이 엄청난 존재가 된 듯 돌아다녔을 그놈·

후공은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했다·

더 살펴볼 건 없었다· 그놈이든 다른 놈이든 오늘 밤은 이 부근을 중심에 두고 살피기로 마음먹었다·

“남궁 형·”

“네·”

“여기를 중심으로 돌아봅시다·”

“네!”

남궁연이 힘있게 답했다·

지금까진 왜 이렇게 사방을 쏘아다녀야 하는지 대체 무슨 의미인가 의문이었는데 화골산의 흔적을 찾으면서 이해했다·

대공자는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

그 밤·

노파는 질려갔다·

두려움에 질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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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Heavenly Grand Archive’s Young Master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0 Native Language: Korean
The soul of the charming and imposing Murim Alliance Leader, Hu Gong, suddenly possesses the body of a darn young man’s body one day. That young man’s name is Beom Hang. He’s the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 one of the three major archives of the jianghu, yet a sorry excuse of a person. In order to determine why his soul has swapped bodies, Hu Gong begins to train Beom Hang’s body. When the possessed young master of the Heavenly Grand Archive’s movements are totally different from how they used to be, it starts to attract the attention of the jiang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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