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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Chapter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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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화 그리고 복될 것이니 (3)

“설마····”

처음 계단 위에 당당히 서 있는 인형을 두고 데스브링거는 경악을 채 감추지 못했다· 너무 예상외의 등장이고 형태였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데스브링거의 눈이 사람 손바닥만 한 크기의 인형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하얀까마귀?”

─맞아요·

“아니 진짜?”

대가리가 좀 클 뿐이지 손바닥으로 쥘 수 있을 것 같은 이 인형이 정말 하얀까마귀라고? 진짜? 진심으로?

데스브링거는 섣불리 확신할 수 없는 사실을 두고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곁눈질로나마 인형의 재질과 위험성을 파악해 보았다· 혹시라도 모를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천으로 만들어진 인형이 아니야· 진짜 살가죽을 썼어· 안구도 가짜가 아닌 실제 눈알을 박아 넣었고·’

그 결과 나온 판단은 저것을 이루는 대다수가 산 생물체의 부위라는 것· 꼭 인간의 것이 아니더라도 산 짐승에게서 뜯어내 만들었을 가능성이 컸다· 최소한 안구나 머리털 종류가 그랬다·

‘시이발 생명 계열 마법사들은 다 이 지랄인가?’

고급 인형을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인형하면 보통 단추와 모피 천 아닌가? 근데 이 새낀 왜 하필 사람 가죽을 꿰매고 소형 동물의 눈알을 빼서 박아 넣었지? 진짜 미친 새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네요· 악취미라고 생각하나요?

“그럼 시발 아닙니까요?”

─후후 저라고 살을 자르고 기우는 게 재밌진 않답니다· 다만 인지와 실제 사이의 감각이 멀어지면 아무래도 조종이 힘들어지는지라·

“그래서 그 대두는 편한가 봅니다?”

─머리가 유난히 크게 만들어진 건 저도 유감이에요· 하지만 이 정도 사이즈가 아니면 단말기로서의 최소 성능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렇다고 몸까지 같이 키우자니··· 알잖아요? 크면 클수록 눈에 잘 띈다는 것·

그래· 사실 지금도 상당히 눈에 띄긴 한다· 머리와 몸통의 비율이 1:2인 인간 형태의 괴생물이라니· 그것도 전체 사이즈는 손바닥만 한·

그나마 기척 자체가 자그매서 망정이지─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쥐나 고양이의 기척이겠거니 하고 착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방금 전까지의 그가 그러했듯─이것보다 더 컸다면 의아함을 품고 색출을 시작한 인간이 튀어나왔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무가치한 대화는 여기까지 할까요? 피차 바쁘니까·

그사이 하얀까마귀의 인형이 폴짝 계단을 뛰어내렸다· 계단 한 칸의 높이만도 못한 게 참 용기 넘치는 행동이었다· 머리가 저렇게 크면 균형 잡기 힘들 텐데 좀 대단하기도 하고·

부욱!

─아·

···정정· 뒷말은 취소하겠다· 두 번째 폴짝거림에서 인형은 착지에 실패했다· 부욱 하고 찢어진 어깨에서 튀어나오는 건 목화솜이나 천 뭉치 따위가 아닌 시뻘건 핏물이다·

─미안하지만 저 좀 들어 주시겠습니까? 저쪽과 이쪽을 동시에 조종하려니 머리가 아프네요·

“정말 이게 뭔····”

대명장의 말이 맞았다· 생명 계열 마법사랑은 상종하는 게 아니었다·

데스브링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인형의 뒷목을 잡고 들어 올렸다·

─조금 부드럽게 들어 줄 수는 없습니까? 이렇게 벌레 잡듯 들면 저도 좀 불쾌한데요·

“미친 또라이 범죄자 새끼가 뭐래· 지랄도 참 다채롭게 하십니다?”

실험이라는 명목으로 이 자식 손에서 뒈진 인간만 기백일 것이다· 심증에 불과하다곤 하나 손가락까지 걸 자신도 있었다· 그만큼 이 새끼의 성질머리는 보통이 아니었다·

─차라리 어깨에 얹어 주시죠· 이렇게 하면 당신도 손 하나를 못 쓰지 않습니까?

“염병 바퀴벌레를 얹어도 이렇게 기분 더럽진 않을 텐데·”

바퀴벌레는 급할 때 먹을 수라도 있지 이 마법사는 어디 쓸데도 없다· 그냥 끔찍하기만 하지·

“그래서 필요하단 도움이 뭔데요·”

하나 그는 투덜거릴지언정 녀석을 패대기치지 않았다· 손 하나를 쓸 수 있고 없고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썩 유리한 상황은 아니어서 말입니다·

무엇보다 저 거리에 있는 대악마는 이 정신병자보다 더 악랄하고 혐오스러운 존재였으니·

저것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약간의 불쾌함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탑 문에 다다른 데스브링거의 몸이 납작 엎드렸다· 쾅! 멀리서 들려온 진동이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저 싸움에 끼어들라고 하면 던져 버릴 겁니다요·”

─걱정 마세요· 저도 그런 걸 바라지는 않으니까· 날카로운 단검을 그렇게 소모하는 건 낭비지 않습니까·

“그럼?”

데스브링거는 찬 바람을 맞으며 문 바깥으로 일반 단검을 내밀었다· 굳이 일반 단검을 쓴 이유는 부정검이 빛을 삼키는 대가로 무언가를 표면에 비치지도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심하세요· 반사광이 닿습니다·

“뭐래·”

마이스터가 쓰던 값비싼 볼록 거울이라면 모를까 싸구려 단검의 빛 반사는 질이 썩 좋지 못하다· 노을이 거의 져 가는 지금이라면 더욱 그렇다·

“암살자로 살아온 거 아니면 입 다무십쇼·”

무엇보다 그는 이것을 실전에 도입하기 위해 지금껏 몇 번이나 조건을 달리해 가며 시험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마이스터와 모험가의 도움도 좀 받았고·

그러니 괜찮다· 그는 흐리멍텅하게 비치는 소 떼의 모습을 보며 자신을 가졌다·

“존나 시발 저걸 어떻게 죽여·”

···반사광에 한해서만 그러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괴물들은 그가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저것들은 죽여도 의미가 없습니다· 한낱 꿈조각에 불과하니까요·

“한낱 꿈조각이 지금 거리 다 때려 부수고 있는뎁쇼?”

─대악마의 꿈자락이잖습니까· 그건 감안해야죠·

쿠웅!

소 떼가 인간지네와 충돌했다· 몇 마리의 소는 충돌 시점에서 허공으로 치솟았으나 일부는 기어이 지네의 몸통을 분쇄하고 짓밟았다· 으깨진 시신들이 거리를 피 칠갑으로 만들어 놓았다·

“···지나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음 그래도 노력은 해 주시길 바랍니다· 악마를 죽이려면 이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지 않겠어요?

“뭐 이 새끼야? 말 다 했습니까요?”

─물론 저도 노력은 할 거랍니다·

으득 으득 으드득·

소 떼가 지나간 후 남겨진 지네의 일부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멀쩡한 꼬리 부분과 짓밟혀 파편화된 머리 부분이 다시 결합을 시도한 것이다·

“···역겨워·”

머리만 남았다면 두개골을 굴려서 팔만 남았다면 손바닥으로 바닥을 질질 끌어서 발목만 있다면 철퍽철퍽 뛰어서·

그렇게 꼬리의 단면으로 모여든 육편들이 서로를 접붙이고 접목하며 다시 지네의 형태를 갖췄다· 부활이었다· 설사 잃어버린 분량으로 인해 몸길이가 다소 짧아졌을지라도·

─하지만 효율적이죠·

“지랄····”

지네는 그 상태에서 부서진 건물과 망가진 거리를 다다다다 기었다· 그때마다 인간 지네의 몸뚱이 겉면에 자리 잡은 팔들이 무언가를 주워 표면의 머리로 가져갔다· 전부 사람의 살점이었다·

─자 슬슬 출발할 준비를 하세요· 악몽을 끝내려면 악몽과 가까워질 필요가 있으니까·

휩쓸려 죽은 자들을 삼킴으로써 다시 덩치를 복구한 지네가 소 떼와 또다시 충돌했다· 이번에도 결과는 비슷했다· 아니 반복이었다·

덩치를 복구하고 잃고 복구하고 잃기를 반복하는 지네가 끝없이 악의 덩어리와 대치했다·

“후·”

그래도 이 정도라면 어찌어찌 나태의 근처까진 갈 수 있을 것 같다· 놈들의 움직임이 제멋대로인 만큼 그의 노력 외에도 다수의 행운이 요구되긴 하겠지만 어쨌든·

“시발 이런 전장이 제일 좆같은 건데·”

데스브링거는 자신의 노련함보다 행운에 더 많이 기대야 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순순히 탑을 나서기는 했는데 그런 그의 머릿속에서는 나아갈 수 있는 길과 만일에 대한 가능성이 이리저리 재어지고 있다·

“이봐요 악몽과 가까워진 다음 해야 할 일이 뭔지나 미리 말하십쇼·”

그는 소 떼의 눈에 들지 않도록 건물의 잔해를 통해 이동했다· 운이 나쁘다면 소 떼와 인간지네에게 짓뭉개지겠지만 그렇다고 돌아가는 선택지를 고를 수도 없었다·

아무렴 저 둘이 만들어 낸 전장의 크기는 커도 너무 컸다· 과장을 좀 보태서 한 지구를 망라할 정도였다·

이걸 돌아갔다간 그가 몸에 주입한 온갖 약물이 효과를 다하게 될 것이다·

─아 그래요· 이건 미리 말해 두는 게 낫겠죠·

그나마 다행인 점을 고르라면 시계가 점차 어두워지는 상황임에도 저들의 존재는 참 눈에 띈다는 것이리라·

데스브링거는 대지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저들이 내는 소리 어슴푸레 보이는 거대한 존재감을 토대로 그들의 위치와 이후 행동을 예측해 움직였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샌님의 일행이 된 후로 악마들 사이에 방치되는 것 그 가운데서 각자도생하는 것은 거의 일상이나 다름없게 되었으므로·

─저 악마는 현실에 꿈을 투사하는 것으로 능력을 쓰는 존재입니다· 즉 잠에 들어야 능력을 쓸 수 있죠·

그런 느낌에서 이번 건은 그리폰에게 쫓기던 그때보단 좀 나은 것 같다· 데스브링거의 귀가 쫑긋거리며 밤이 내려앉는 거리를 걸었다·

“···본체가 따로 있단 소립니까요?”

─아뇨 본체는 저것이 맞습니다·

“저건 자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

─일반적인 개념으로서의 잠만 따지면 예· 저건 자고 있지 않죠· 하지만··· 관념적으론 어떨까요?

“어려운 단어 쓰지 말고 쉽게 좀 말하죠? 하여간 마법사 새끼들은 자기들 아는 게 기본인 줄 알지·”

─흐음··· 그래요· 행하는 것은 결국 당신이니····

두두두두두· 그는 저편으로부터 다가오는 진동에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촤아악· 미끄러지듯 무너진 건물 잔해 안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짓밟힐 때의 충격을 최대한 덜어 내기 위함이다·

─쉽게 말하자면 그거죠· 우리는 아주 가끔씩 그렇지만 흔하게··· 죽음을 긴 잠으로 표현한다는 것· 그렇기에 어떠한 관점에선 죽음도 긴 잠이 될 수 있다는 것·

툭· 낮게 형성된 삼각지대로 몸을 구겨 넣으려니 무언가가 걸렸다· 죽은 자의 팔이었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끝나지 않을 꿈을 우리는 어떻게 죽여야 할까요?

그리고 그 팔의 끝 곱아든 손가락에서 약간의 반짝임이 보였다·

약지에 끼워진 반지가 내는 빛이었다·

“···몰라요 시발·”

염병할 하나부터 열까지 좆같지 않은 게 없네 진짜·

“내가 그딴 걸 알면 이러고 살겠습니까요?”

데스브링거는 후드 속 이마를 짚으며 기도했다·

자신을 덮고 있는 건물의 잔해가 이 이상 무너지지 않기를· 저 괴수 새끼들이 이 위를 밟거나 짓뭉개고 가지 않기를·

그가 이 사달의 원흉을 끝내 버릴 수 있기를·

“그러니 시답잖은 질문은 때려치우고 답만 말하십쇼· 안 그래도 거지 같은 기분 더 더럽게 만들지 말고요·”

···떠난 이들이 몸 성히 돌아오기를·

─···아 그래요· 당신은 선문답을 싫어하죠· 미안합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사람이 감성적이게 돼서 그만·

어깨에 매달린 하얀까마귀가 씨알도 먹히지 않을 말을 뇌까리며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이 상황을 타파할 방도가 이놈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한대 쥐어박기라도 했을 텐데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아무튼 정답은··· 그를 살리는 것입니다·

“뭐요?”

─꿈에서 벗어나려면 일단 깨어나야 하잖습니까· 그리고 지금 나태의 악마가 취한 것은 일반적인 잠이 아니라 죽음이라는 깊은 잠이죠·

“잠깐 아니· 그러면 결국 원점이잖습니까요·”

─아니요· 원점이 아닙니다·

이게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야·

데스브링거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자 하얀까마귀가 또 한 번 웃었다· 정말 즐겁기 짝이 없다는 양 경쾌한 웃음소리였다·

“웃어? 지금 웃음이 나옵니까? 벌레랑 붙어먹을 마귀 새끼야?”

─아 죄송합니다· 단지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자니 웃음이 나와서·

“시발 진짜·”

데스브링거는 마른세수를 한번 한 후 멀어지는 진동을 따라 다시 잔해를 빠져나왔다· 첫 번째 행운은 적어도 그의 손을 들어 주었다·

“내가 배운 건 없어도 상대가 죽음의 개념을 긴 잠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진 압니다요· 그거 결국 불멸이란 소리잖습니까·”

─오 그건 이해하셨군요·

“···개빡치네 진짜· 일 끝나면 댁은 반드시 내가 구겨서 죽여 버릴 겁니다·”

이 쥐새끼 같은 단말기도 죽여 버리고 본체도 죽여 버릴 거다· 그림자까지 붙여 놓은 이상 이번엔 놓칠 일도 없었다·

“아무튼 그런 거면 살려 봤자 답 없기는 똑같지 않습니까요? 살린 후 다시 죽인대도 녀석은 죽음이라는 긴 잠에서 꿈을 꾸어 끝없이 움직일 텐데·”

─그래요 정확합니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그게 맞죠·

“그럼····”

─하지만 그대· 불멸이란 것은 그리 쉽게 이룰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은 알면서 모르는 척할 뿐인 건지·

짧둥짧둥한 하얀까마귀가 빙긋 웃었다·

─앞서 영원을 노래했던 그러나 진창으로 추락하여 사냥당한 많은 것들이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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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Difficult if the Main Character is a Concept Bug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m a roleplayer. A gamer who creates characters according to their classes and happily acts as them. “Don’t… Touch me……” “Talk more and see if you can handle my wrath……” My current character was a Demon Knight who kept a Demon sealed in his right arm! One day while I was just acting as my character and enjoying the game as usual……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And as if not being able to log out wasn’t enough… “You disgusting Demon! So you finally took over Sir Demon Knight’s body!” “My eyes cannot be deceived! Sir Demon Knight isn’t that kind!” Because of my damn companions I couldn’t even stop role playing! Can this role playing gamer faithful to their setting ever return to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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