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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Chapter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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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화 그리하여 복될 것이며 (11)

이건 안 터진다· 크러셔는 폭발로 생긴 구름 속에서 확신을 세웠다· 이건 못 터트린다· 그녀의 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내리는 결단이었다·

“쯧!”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크러셔는 허리춤에 걸려 있던 밧줄과 후크를 풀어 사탄의 옷가지에 대충 걸었다· 촤르륵! 그녀의 몸이 연결된 밧줄을 통해 상공을 아찔하게 누볐다·

“오! 나 좀 받아 주라!”

그러다 급하게 걸렸던 후크가 빠져 버렸을 때 그녀는 아래쪽으로 손을 뻗었다· 등반을 하던 베르세르크의 손이 크러셔를 정확히 붙잡았다·

“야 눈알 겁나 단단해!”

“···옷이랑 몸만 단단한 게 아닌가 보군·”

처음 칼을 박았던 시점 칼날이 천을 가르며 아래로 쭈우욱 미끄러지지 않았을 때부터 예상은 했다· 그러나 보통 생물이라면 연약하기 짝이 없을 안구마저 단단하다는 것은 썩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크러셔를 제 어깨 위로 올린 베르세르크의 눈이 가늘어졌다·

“일단 어깨까지 다시 올라가지·”

“나 먼저 던져 줘! 밧줄 내려 줄 테니까!”

“좋다·”

후크가 빠지긴 했지만 밧줄 자체는 튼튼한 것이다· 크러셔가 그것을 피력하자 베르세르크는 그녀를 자신의 한 손바닥에 올려 그대로 위로 던졌다· 크러셔의 조그만 몸이 부웅 떠올라 사탄의 어깨를 다시 디뎠다·

[아오! 하여간 양심 없는 새끼 아니랄까 봐 몸 진짜 질기네!]

[쯧·]

물론 사탄의 어깨에서 베르세르크를 끌어 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작의 날갯짓이 계속해서 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있지만 사탄도 끊임없이 몸을 움직였던 탓이다·

“아이 씨! 더럽게 흔들어 대네!”

사탄의 공격 대상이 주작으로 변경된 직후가 특히 심했다· 팔이 위로 들리며─정확히는 등에 손을 대기 위해 들자─어깨 근육이 뒤틀린 것이다·

“늦었다·”

“밧줄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하나 그 역경 속에서도 두 사람은 끈끈하게 서로를 도왔다·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의한 두 사람이 기어이 사탄의 어깨 위에 섰다·

“이야 나가 제일 늦었나 보구마잉·”

“그래· 늦었다·”

“어 네가 꼴찌야·”

“거 괜찮다 한마디 해 주면 어디 가시가 돋소?”

용병 주제에 궁시렁궁시렁 말많은 이도 등반에 성공했다· 투덜거리는 말과 달리 미스틸테인의 눈은 침착함만을 위에 덧바르고 있다·

“이놈 보통 딴딴한 게 아니더만· 방도 있소?”

“못 박나?”

“어이쿠 나가 못 박을 곳이 어디 있겄소· 박기 싫은 곳이 있는 거제·”

“꼭 저렇게 말하는 놈이 제일 인기 없던데·”

강풍이 몰아치는 상황임에도 추잡한 손 모양을 참지 못한 크러셔가 낄낄 웃었다· 전부 사탄이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었다·

“기회 줄 테니까 이번엔 잘 박아 보라고·”

“이것 참 구멍 한번 이쁘게 내 봐야 쓰겄구만·”

“처음 길은 내가 열지·”

그렇다고 그들이 놀고만 있느냐? 그건 또 아니었다·

그들은 현재 옷이면서 흙 같은 질감을 가지고 바위도 돋아나 있는 사탄의 의복을 툭툭 건드려 보는 중이었다· 사유는 첫째로 옷을 뚫어야 살갗을 공략할 수 있고 둘째로는 사탄의 가죽이 예상보다 더 단단하여 셋이 일점사 하는 게 더 효율적이겠다 판단한 까닭이었다·

짧은 대화만으로도 서로의 의도를 파악한 세 사람이 분업한 역할에 따라 무기를 들었다·

“머리통에 박아 주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군·”

“동의하는 바지만 저긴 너무 흔들리고 위험해·”

“거기에 쪼까 위협적이제· 역시 여기가 딱이요·”

사탄이 그들을 취급조차 안 하는 건 분하나 어찌 보면 그것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공격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기회·

“어디 목에 가시가 박혀도 무시가 되는지 보자고·”

“이왕이면 마빡에 박아도 무시해 줬음 좋겄는디·”

“방금까지 거긴 위협적이니 안 된다고 하던 사람 어디 갔지?”

견제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걸 이용해 도모하는 행위니만큼 사탄이 그들의 공격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처분 순서가 끊임없이 뒤로 미뤄지게 그렇지만 정신 차리고 봤을 때 칼이 턱 끝까지 들이밀어진 상태도록· 오직 그렇게 해야만 했다·

“시작하지·”

보잘것없으나 위대한 시도가 사탄의 어깨에서 시작되었다·

* * *

[못 잡냐? 못 잡냐? 진짜 못 잡네· 바아보!]

나는 주르륵 흐르는 코피를 닦아 내며 라텔을 원형으로 되돌렸다· 원본 되는 자가 쓸데없이 끈질겨서 그런가 그 검도 참 튼튼했다· 싫은 건 아닌데 참 악착같은 목숨이었다·

[그대 설마 내 애검을 부수려고 하는 거야?]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작정하고 부수려 하는 거랑 부서져도 좋다 여기는 게 어디 같나·

거기에 나라고 해서 라텔이 꼭 싫은 건 아니었다· 아무렴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고 부피와 무게 조절이 가능한 검을 세상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심지어 라텔은 마력만 충분하면 내구도도 거의 무한이다시피 한 녀석인데·

‘네 갈비뼈는 좀 부서져도 좋다고 생각해·’

[그대···!]

단지 그거다· 소재가 마음에 안 들어도 너무 안 든다·

오직 그 이유뿐이었다·

「···그레트헨· 제가 보기엔 이제 좀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갑자기?’

「···탓하려는 건 절대 아니에요· 단지 그냥··· 그냥··· 좀 조급해지신 것 같아서·」

그런가? 나 지금 조급해하고 있었나?

「물론 그레첸께서 잘못한 건 조금도 없어요! 저는 그냥 어차피 저 속에 끼어들기는 어려울 테니까··· 이왕 틈이 난 거 숨 한번 돌리셨으면 해서·」

확실히 저 난장판에 내가 끼어들기란 어렵다· 인퀴지터만 있다면 모를까 주작까지 다른 쪽에서 푸다닥거리고 있으니 당연하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내가 좀 서두르던 것 같네·’

오만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하지 않았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다· 함에도 몸을 갈아 가며 여기까지 온 건 인퀴지터 혼자 사탄을 상대하게 만들기 싫었던 순 내 욕심 때문이었고·

하니 지금은 파우스트의 말마따나 숨 한번 고를 차례다· 거대한 싸움 앞에서 쉬어도 되나 싶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타이밍이 달리 안 나오는 것도 사실이고·

“···쓰읍 나도 오만처럼 부작용 없이 시간을 돌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단약은 몸을 재생시켜줄지언정 과다 복용했을 때의 부작용이 심각하므로 제외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몸을 부작용 없던 상태로 단숨에 돌려줄 무언가였다·

마치 사탄이 내 공격을 null로 만들어 버린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니 신성력은 삭제 안 됐네·’

그럼 녀석이 삭제할 수 있는 건 같은 마기뿐이란 소린데··· 이러면 내가 쉬어도 될 이유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나는 조금 더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보다 아까부터 병실이 깜빡깜빡 보이는데 이건 안 고쳐지냐?’

[마흔 번 넘게 육체를 소실시켜 놓은 주제에 그게 지금 할 말이야 그대?]

「육체 상태가 워낙 안 좋아서····」

[친애하는 그대· 내가 아무리 재생에 특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육체를 단시간에 이 정도로 날려 먹는 것까지 허용할 것 같아? 테세우스의 배도 이렇게 빨리 판자를 갈아 치우진 않았어· 알아?]

아 목숨 걸린 일이라고 잔소리하는 거 봐라· 그리고 테세우스의 배 이야긴 왜 나오는 거야? 테세우스의 배는 판자 하나하나씩 갈아 치우다가 모든 판자가 교체되었을 때 시작되는 역설이잖아·

여긴 제로부터 시작하는 몸 재구성이고·

[육체를 마기로 화하고 마기를 육체로 되돌리는 게 자유롭다고 해서 정말 육체였던 마기가 전부 소멸해도 된다 생각─!?]

‘그만 그만·’

나는 심상 속 분노에게 쟁반 노래방을 선물해 주며 귀를 막았다· 하여간 저 새끼는 자기 생명만 귀한 줄 알아서 난리였다· 지금도 내가 쉴 것 같으니까 득달같이 달려들고·

‘아무튼 안 된다는 거지·’

「···죄송해요·」

‘사과하라고 물은 말이 아니야·’

그냥 답답해서 물어본 것뿐이다· 밤하늘 위로 덧씌워지듯 투영되는 격자 무늬 천장이나 바삐 오가는 간호사나 얼굴의 낯 이따끔씩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 따위가··· 안 그래도 급했던 마음을 더 서두르게 만들고 있진 않은가 싶어서·

“···차라리 잘됐지·”

일이 끝나면 이 싸움이 끝나면· 나는 그들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보이는 풍경은 내 각오를 다지게 해 주는 응원이 될 것이다·

“일어나면 가장 먼저 다녀왔다고 말할 거야·”

괘씸하고 얄미운 꼬맹이 하나 도와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그 꼬맹이 때문에 정말 고생했다고 이런저런 투정도 부릴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고 말할 것이다· 그래도 구했다고· 빌어먹을 애송이한테 살아서 나쁠 것 없다며 기회 한번 주고 왔다고· 그렇게 말할 것이다·

“떳떳할 수 있게 마지막까지 노력해야겠지·”

나는 본능적으로 내 눈 색이 변하는 걸 느꼈다· 마기의 흐름이 변한 건 딱히 아닌데 참 기묘한 기분이었다·

“멀쩡히 살아 있군·”

“···계명인가·”

그때 싸움이 이는 곳과 좀 떨어진 곳에서 계명이 터벅터벅 걸어오는 게 보였다· 방금 전까지 있는 힘껏 달리던 것 같던데 거리가 가까워지니 모델 워킹으로 걸음을 바꾸는 게 이쪽도 참 성격 보인다 싶었다·

“···힘을 소화했나 보군·”

“대강은·”

나는 마기가 느껴지기 시작한 계명을 보며 순간 미안함이 들기 시작했다· 아까는 미처 떠올리지 못했지만 잘 생각해 보면 내가 그녀에게 한 짓은 최악 그 자체였던 탓이다·

‘심장을 생으로 먹으라 한 것도 한 것이지만 오만은 계명과 관련된 존재였는데····’

부모··· 라고 하기엔 원수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지만 아무튼 증오나 그 비슷한 감정이 섭식에 대한 불쾌감을 전부 희석시키지도 않았을 거다·

아울러 오만은 짜증나게도 인간과 상당히 흡사한 모습이었다· 속알맹이가 무엇이 됐건 인간이라면 그 일부를 섭취할 때 역함을 느끼기 좋다는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두 번 이상 따져 보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 그레첸 잘못이 아니에요· 저쪽도 싫었다면 거부하지 않았을까요?」

[그대 그딴 곳에서 발휘할 배려를 나한테 좀 보일 수 없어?]

역시 다른 사람에게 특히 계명에게 권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당시의 내가 정말 무슨 정신머리로 그런 제안을 한 건지 의심이 될 정도였다·

“미안하다·”

“···뜬금없군·”

“그러니까 아까─”

“필요 없다· 그대가 쓸데없는 곳에서 마음 쓰는 인간임은 잘 알고 있으니·”

“쓸데없다니····”

“불필요한 사과보단 다음 일에 집중하지·”

그런데 상대방 태도가 너무 칼같아서 더는 사과도 못 하겠네·

나는 계명의 까칠하면서도 냉철한 태도를 보며 결국 화제를 넘겼다·

“그래· 마침 나도 다른 쪽으로 묻고 싶던 게─”

“사탄이 도망갈 확률이 있다·”

“···뭐?”

“수천 년에 걸쳐 일을 도모한 자가 사탄임을 알지 않나· 저자의 가장 큰 힘은 강대한 마기가 아니라 그 긴 시간을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이다·”

“그걸 지금 와서 말하는 이유는?”

“사탄을 정말 죽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입을 닫고 계명을 응시했다·

“···할 말이 많지만 시기가 안 좋군·”

“현명한 판단이다·”

본판이 본판이고 전적도 있다 보니 대충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하여간 진짜 성격 더러워·

“본론으로 돌아와 사탄이 이곳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자신을 쐐기 삼았기 때문이니· 그는 원한다면 언제든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세계에 돌아갈 수 있다·”

“그걸 막을 방도는·”

“없다·”

없다고? 진짜?

“···정말 전무한가?”

“그래·”

아니 정말로 중도에 방해한다든가 가로막는다든가 그런 게 불가능하단 말이야?

하다못해 포○몬에도 그림자밟기가 있는데?! 아니면 저 빌어먹을 사탄 놈 설마 고스트 타입이야? 그도 아니면 아름다운 허물이나 연막탄 소지하고 있어? 진짜 돌아 버리겠네·

‘계명 자존심을 생각하면 이런 걸로 거짓을 말할 리도 없는데····’

나는 계명만 등장하면 심상에서 얼굴을 굳히는 꼬맹이에게 막대 사탕 하나가 떨어지도록 심상을 조절한 후 손가락으로 라텔의 폼멜을 톡톡 쳤다·

“···대안은 있을 테지?”

“새로운 쐐기를 만드는 것· 그것 외에는 없다·”

“그렇군·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지?”

“그대는 할 수 없다·”

나는 딱 떨어지는 말에 눈을 깜빡였다·

“그럼?”

“오직 용사만이··· 신의 힘을 대리할 수 있는 용사만이 가능하다·”

그런가· 그렇다면 쐐기란 건 신이나 신에 근접한 존재만 가능한 역할인가 보지? 근데 인퀴지터가 그쪽을 감당하면 그 뒤엔 싸움이 되나? 안 될 것 같은데·

“직후 용사의 전력은 없는 셈 쳐야겠군· 그래서 내게 말한 거고·”

“그래·”

역시 쐐기 역할을 맡으면 인퀴지터는 자동 리타이어되는가 보다·

“사탄처럼 강행하겠다 하면 불가능까진 아니겠으나 지금처럼 폭발적인 위력은 불가능할 것이다·”

뭐 사실 이 부분이야 괜찮다· 내가 주가 되어 잡은 악마가 한두 마리도 아니고·

“하니 그대· 그대는 당장 싸움에 끼어들기보단 힘의 회복에 주력하도록· 최악의 경우 이쪽에서 도망친 사탄을 전부 감당해야 할지도 모르니·”

외려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다면 그건 역시 이거다·

“유념하지· 그래서 쐐기 역할을 맡는 사람은 많이 아픈가?”

“····”

우리 아기왕김치만두 많이 아프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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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Bad That the Main Character’s a Roleplayer?

Is it Difficult if the Main Character is a Concept Bug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m a roleplayer. A gamer who creates characters according to their classes and happily acts as them. “Don’t… Touch me……” “Talk more and see if you can handle my wrath……” My current character was a Demon Knight who kept a Demon sealed in his right arm! One day while I was just acting as my character and enjoying the game as usual……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 Log out.” [This command cannot be carried out.]“……???” And as if not being able to log out wasn’t enough… “You disgusting Demon! So you finally took over Sir Demon Knight’s body!” “My eyes cannot be deceived! Sir Demon Knight isn’t that kind!” Because of my damn companions I couldn’t even stop role playing! Can this role playing gamer faithful to their setting ever return to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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